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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담 스크랩 기억속으로 히말라야 트레킹 5일차 : 도반~데우랄리
포카라콜라 추천 0 조회 524 09.06.08 12:37 댓글 21
게시글 본문내용

5일차 : 도반 - 데우랄리  5시간 소요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왔는데 마차푸차레 너머에서

빛의 폭포가 쏴아 하고 터져나왔다...

 

 깜짝 놀라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지나가던 외국인 트레커 한 명도 같이 바라보고 사진을 찍었다...

 

 

 

 

 

 

 

 

 

 

 

 

 

 

 

 

 

 

 

 

 

 

 

 

 

 

 

 

 

 

 

 

 

 

 

 

 

 태양이 떠오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가는 밝기와 크기가 다르다...

오로라 보는 것도 소원중의 하나인데 그에 못지 않은 장관으로 느껴졌다... 

이 역시 자연의 루미날레인 것이다... 

 

 

 

 

 

 

 

 

 

 

 

 

 

 

 

 

 

 

 

 

 

 

 

 

 

새벽 6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했다...

한국에서 여행 준비과정에선 새벽에 어떻게 눈을 뜨나 싶었는데 산위에선 공기가 맑아그런지

알람이 울리기 전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이때쯤 새로운 아침식사 거리를 발견했는데

구룽 브레드란(140루피) 것이다...

 

네팔 구룽족들이 즐겨먹는다는 것으로 속은 비어있고 찢어서 꿀이나 잼에 찍어먹으면

되는데 기름에 튀긴 것이라 고소함이 이루 말할수 없었다...

 

삶은 감자와(190루피) 같이 먹으면 배도 든든하고, 남은 감자는 싸가지고 가다가

쉬는 시간에 하나씩 먹어주었다...   

 

여기부터는 필터 워터 1리터에 70루피로 가격이 올라간다...

그래도 대기가 더 건조하고 고산병 예방을 위해 어제는 2 리터나 마셔야 했다...

 

 

 

 

 

 

 

 

 

도반을 8시에 출발했다...
다른 팀보다 느린 시간이다...
내 체력을 알기에 1,2시간 더 천천히 그리고
한국에서처럼 아침에 서두르며 살기 싫어 온건데 하며
일부러 천천히 일어나고 천천히 출발한다... 

 

 

 

 

롯지마다 거리와 소요 시간이 기록되어 있는데 약간씩 고도와 시간이 롯지마다 다르다...

특히 다음 나올 롯지까지의 시간은 실제 소요시간보다 더 길게 적어놓았다...

그래야 자기 롯지에서 묵어가거나 식사를 하고 갈 확률이 높아지니까... 

 

 

 

체력에 무리가 왔는지 조금 어지럽기도 하다...

30분 걷고 10분 쉬고를 되풀이해야 겨우 올라가진다...

그래서 더 천천히 걸어갔다...

산이 높아진 만큼 엄청 높아진 폭포도 나오고... 

 

 

 

 

 

 

 

 

 

 

 

 

 

 

 

 

눈이 녹아가는 시즌이라 '눈물'이 흐른다...

석회질이 녹아있어 맑지 않고 회색이다...

 

 

 

 

 

저기 멀리 2920 미터의 히말라야 마을이 보였다...

실제로는 20분 정도 더 걸어야 도착할 수 있었다...

 

 

 

 

 

 

계속 쉬엄쉬엄 걷는다...

 

 

 


정말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움직이며 올라간다...

그러던 중 차츰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물을 계속 마셔준다... 

 

여기서 보이는 산들은 거의 다 암석으로만 이루어진 것같다...

모두 다 바다였을텐데...

 

남극에서 떨어져 나온 인도 대륙이 아시아판과 충돌하여 바다에서 산이 된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려니 너무나 경이롭기까지 하다... 

 

 

 

 

 

 

 

 

 

 

 

무겁게 무엇을 지고 오시는 분이 계시는데...

 

 

 

 

 

 

 

 

 

 

채소다...달 커리를 만들때 쓰인다고 한다...

 

 

 

 

경치는 이제 뒷전이고 오로지 바닥의 돌만을 감상하며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걸어 2시간만인 10시에 히말라야에 도착했다... 

 

 

 

 

 

 

 

 

 

 

히말라야의 롯지는 싱글 100, 더블 200이고...

여행자들을 모아 침대 3개 있는 방을 잡아 도미토리로 하겠다고 하면 1인당 80루피만 내면 된다...

경치는 별로여서 일부러 묵고 싶은 지역은 아니었다...

  

처음 시작할 때 네팔 루피를 8000 루피 정도 들고 왔는데 계산해보니 조금 모자랄 것같아

100 달러를 얼마로 바꿔줄거냐고 물어보니 7200 루피해주겠단다...

(포카라에서는 7600~7700 정도로 환전해 준다) 

 

지누에선 7000 루피해 주겠다고 해서

안 했었지만 여기서는 환전율이 그나마 좋아 어쩔 수 없이 환전해야 했다...   

 

 

 


히말라야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총각에게 거대한 바위산을 보고
산이름이 뭐냐니까 저건 산이 아니고 그냥 '힐' 이라고 한다...

언덕밖에 안 되니 산이름도 없단다...

 

 

 

 

 

 

 

 

그럼 내가 이름을 지어 주겠다고 이제부터 '람로 디디'(예쁜 언니)산이라고
하니 차라리 자기 이름을 따서 부르는게 더 낫겠다고 한다...

 

역시 네팔 사람들의 산에 대한 안목만은 따라갈수가 없다...
2900미터가 넘는 산을 보고 언덕이라하니^^....


 

  

밀크티에(한 잔 50루피) 설탕대신 꿀을 타서 먹으니 더 맛있다...
바보같이 이제와서 발견하다니...


산에서는 '트레커 하니'라고 해서 저렴한 꿀이 있는데
설탕대신 달라고 하면 준다...
어쩌면 설탕보다 꿀이 싼 곳이 이 곳이 아닐까...

 

딜럭도 고생이 심한 것 같아 밀크티 한 잔 사주었다...

 

뉴브릿지에서 처음 만났던 왜소하고 삐쩍 마른 포터를 이 곳 히말라야에서
다시 만났다...


아직 살아있구나 외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는 아직도 올라가는데 28세 이스라엘 처녀는 벌써 5일만에 내려오고 있었다...
(나야풀-지누, 지누-히말라야, 히말라야-ABC-촘롱, 촘롱-간드룩, 간드룩-나야풀)

 

그 포터는 여전히 잘 웃으면서 다니지만 팔뚝이 6센치미터 정도 될까
정말 안스러웠다...

 

사진 한장 더 찍고 나서 초코바를 주었다...
정 힘이 떨어질때 먹고 살아남으라구...

 

잠깐 외치고 다시 자세를 잡는데...

 

 

 

 

 

역시 어색한 정자세다...

지고 다니는 배낭보다 훨씬 갸날픈 몸이 안스럽다...

 

 

 

11시에 다시 출발...
3200 미터인 데우랄리 가는 길은 확실히 어지러웠다...


고산의 희박한 산소가 내게는 벌써 느껴지나보다...

쉬엄쉬엄 가다가 딱정벌레도 찍어보고...

네팔말로 '사이낄라' 라고 한단다... 

 

 

 

 

 

 

 

 

 

 

 

 

 

 

 

 

 

 꽃도 찍어보고...아니 히말라야 잡초인가... 

 

 

 

 

 

 

 

 

 

 

 

 

3000 미터쯤 되니 주변 경관이 조금 스펙터클하게 변한다고 할까...

스케일이 조금씩 웅장해진다...

사실 이제까지 히말라야인데 한국산과 다른게 뭐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저기 보이는 파란 지붕집들이 3200 미터인 데우랄리 라고 한다...

 

 

 

 

 

롯지가 보이든 말든 이제는 천천히 가는게 몸에 익어 신발벗고 풀밭에서

유유자적 쉬어간다... 

 

 

 

 

폭포와 계곡을 바라보며...

성수기 끝무렵이라 빨리 가서 롯지 잡아야할 필요도 없고...

긴장할 이유도 없다...  

 

 

 

 

 

 

 

 

 

 

 

 

실제로 보면 더 위압적인데...

 

 

 

 

 

 

 

 

 

 

얼음녹은 물이 흐르는 계곡건너기와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녹다남은 곳을
지나는게 조금 어려웠지만 딜럭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무사히 건넜다...
혼자였으면 좀 힘들었으리라...

 

 

돌아올때는 기온이 높아져 흐르는 물이 더 세찼다...

나뿐만이 아니고 모든 트레커들이 줄서서 양말을 벗고 건너야 했는데

살짝 미끄러지면 저 바위 중 하나에 부딪칠 기세여서 조마조마했다... 

 

 

 

 

 

겨우내 얼었던 눈과 얼음 덩어리가 4월말의 기온에 푸석푸석해져서 잘못 밟으면

빠져서 다리를 다칠 수 있어 정말 조심조심 건넜다...

 

 

 

 

 

 

 

 

 

 

그렇게 정말 느리게 느리게 왔는데 1시에 도착했다...
도반도 경치가 좋았지만 데우랄리는 정말 굉장했다...

 

신선이 사는 곳같다...
여기는 저 높고 먼 산에서 흘러내리는 설산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이루어진 폭포가 정말 장관이다...

그 맞은편에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설산이 뚜렷이 보여
몇 시간을 바라보아도 지루하지 않았다... 

 

 

 

 

 

 

 

 

더우기 파노라마 게스트하우스에는 입구쪽에 편안히 누울수 있는 바위에
매트리스를 깔아놓아 폭포를 감상하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물론 옷은 춥지 않게 겹쳐입고...

 

이 곳 달밧은(310루피) 맛있었는데 달커리가 충실하고 아차르가 거의 김치맛이 나서 좋았고,
달에서는 아득한 옛날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조기찌게에서 나던 향이 살짝 났다...


어떻게 같은 향이 풍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추억의 맛을 음미할 수 있었기에
너무 좋았다...

갈릭 스프를 곁들여서...(140루피)


 

 

점심먹고 나서는 계속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는다...
책을 안 가지고 왔으면 정말 할일이 없었겠지만...
방에서 좀 졸며 쉬다가...

 


밖에서 가이드와 포터들끼리 떠드는 소리에 잠이 들지 않는다...

밖의 테이블에 앉아있으니 왠 동양인이 부채를 부치며 올라오길래
물어보니 일본인이라고 한다...


촘롱에서부터 왔단다...

나이는 50대같은데 힘이 좋으시다...

 

히말라야에 숙소가 2개 뿐인데 다 풀이라 억지로 올라왔단다...
계속 이야기해보니 작년 12월에는 에베레스트 교코(5100)인가 하는
곳에 다녀오고 자기는 고산병에는 전혀 상관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트레커들에게는 부러운 체질이다...


옷을 얇은 것으로 입고 있어 혹시나하고 물어보니

역시나 홋카이도 출신이 맞단다^^...

 

도착했을 당시에는 숨도 차고 머리도 약간 아팠는데 지금은 적응이 되어

걸어다녀도 숨차거나 한 증상은 없었다...

평지에선 몰랐던 내 몸의 특성을 깨달아 기뻤다...  

 

그래서 내일도 2,3시간 거리인 MBC 까지만 가기로 딜럭과 이야기했다...

고소 적응을 한뒤 ABC 올라가야지 계속 갔다간 몸에 무리가 올게 뻔하니까... 

 

저녁도 달밧으로 먹고 방에서 누워있는데 딜럭이 다른 가이드,포터들과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지누-촘롱, 촘롱-도반,도반-데우랄리,데우랄리-MBC 하고 우리의
일정을 말하는 걸보니 짧은 시간만 걷는다고 자랑하는 것같다...

 

그러니 다른 가이드와 포터들은 '잉?' '엥?' '엉?' '우와~' 하며 다시 물어보고

감탄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포터들은 딜럭보다 2배 넘는 짐을 짊어지고

아침 7시부터 오후 4,5시까지 죽을 각오를 하고 다니고 있는데

딜럭은 8,9킬로 짊어지고 어떤 날은 1시간, 또 어떤 날은 2시간, 3시간만 다니고

하루종일 놀고 있으니 부러움을 살만도 했다...  


나의 저질 체력이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스스로도 행복해진다...ㅋㅋ

 

그리고

반드시 강하고 센 것만이 세상에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음을 깨닫게 되었고
모든 일이나 사실에는 다르게 바라볼수 있는 이면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히말라야 트레킹 가이드 중에는

포터와 다른 자기들의 신분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까지는 좋은데,

자기 손님이 아닌 다른 손님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성질나쁜 것들이 한번씩 섞여있어

가끔씩 기를 죽여줘야 하곤 했는데,

 

딜럭의 이야기를 들은 후로 대부분의 그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한결 따뜻해졌음을 느낄수 있었다...


비교적 어린 나이의 자기 민족인 딜럭이 편하게 다니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 않은가....

 
다음검색
댓글
  • 09.06.08 13:53

    첫댓글 아 정말 직접 보는거랑 사진으로 찍는거는 확실히 틀려요 특히 히말라야는 ㅎㅎ 장엄함 위대함 말로 표현할수없는 그 벅참..ㅋ

  • 작성자 09.06.08 14:14

    사진으론 도저히 표현불가능이죠...ㅋ

  • 09.06.08 15:54

    잉,엥,엉,우와~~...ㅋㅋㅋ저도 꽤 현지인들에게 행복을 주겠네요....언능 가야지....그런데 희말라야트래킹의 성수기는 언제인가요?...암튼 무지 잘 보고 있습니다..생생한 정보도 넘 감사하구요^^...10월정도 포카라갈 예정입니다^^

  • 작성자 09.06.08 16:00

    트레킹 성수기는 3,4월 >10.11월 > 2 > 5 > 12 > 1 > 9 월 순입니다^^

  • 09.06.09 06:28

    감사합니다^^

  • 09.06.08 16:04

    좋은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 작성자 09.06.08 22:59

    계속 모자란 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부지런히 올려보겠습니다...

  • 09.06.08 16:45

    즐기면서 산행하는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 09.06.08 22:59

    한번씩 딜럭과 그랬지요..우린 트레킹온게 아니라 피크닉 왔다고요^^

  • 09.06.08 17:27

    사진을 너무 꼼꼼히 잘 찍으신거같아요. 진짜 제가 꼭 경험하고있는거같네요..ㅋㅋ 다음편 또 기대됩니다..ㅋㅋ

  • 작성자 09.06.08 23:00

    제가 라오스 카페에 글올리는 스타일이지요^^...라오스 남북부 다 돌면서 숙소와 식당의 사진 다 찍으며 놀았거든요...

  • 09.06.08 17:53

    아, 제가 다녀왔던길, 제가 있었던 롯지, 모두 그대로네요. 너무 그립습니다..ㅠ_ㅠ

  • 작성자 09.06.08 23:01

    저도 그리워서 벌써 돌아갈 궁리중입니다^^

  • 09.06.08 20:56

    잔잔하고 아잔한, 그리고 가벼운 리듬(잉,엥,엉,우와~~...)이 읽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

  • 작성자 09.06.08 23:01

    감사합니다^^저와 스타일이 맞으신 것 같아요...올 여름도 더울테지만 건강하게 보내십시오^^

  • 09.06.09 00:23

    '나의 저질 체력이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스스로도 행복해진다...ㅋㅋ >>> 요 대목 읽으며 저도 행복했습니다.

  • 작성자 09.06.09 21:56

    계속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09.06.09 01:35

    사진보면서 갑자기 전기가 찌릿오는 느낌에 제 자신도 놀랐어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인데 님의 사진으로는 그냥 온몸으로 느껴지는거 같아요.. 빛의 폭포, 자연의 루미날레.. 저도 제발 볼수 있었음 좋겠어요~ 님의 정성어린 사진과 글들 너무 좋아요~!!^^

  • 작성자 09.06.09 21:57

    다다님도 꼭 보실 수 있을 겁니다...느낌이 팍팍 와요...언젠가 그 여행기올리시면 제가 처음으로 읽겠습니다^^

  • 09.06.24 20:47

    길하나하나 낮에 익은 느낌이예요. 전 사진이 없어서 너무 보고싶네요. 혹시,,, 데우랄리 파노라마 게스트 하우스에 주인장은 잘 있는지요? 너무 많은 신세를 진 생명의 은인인데...4년이 지난지금 이름조차 가물가물하네요

  • 09.06.28 20:47

    상세한 정보와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 단숨에 읽고 있습니다. 이장님을 찿아 라오스 여행기도 읽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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