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방서예[3198]漢詩 모음(98수)
1. 歲暮(세모)-申鉉豊(신현풍)
老夫淸晨門戶觀 (노부청신문호관) 이 늙은이 이른새벽 문밖을 바라보니
不知昨夜雪衣冠 (부지작야설의관) 알수 없는 지난밤에 눈이 덮혔네
萬塵汚物包銀色 (만진오물포은색) 일만티끌 오물들이 은색으로 감쌓이고
眞宰畵素乍間完 (진재화소사간완) 진정한 화가가 흰그림 그렸구나
天轉地旋回歲易 (천전지선회세역) 하늘땅 돌고 돌아 세상도 돌아서
戊辰年暮日幾殘 (무진년모일기잔) 무진년의 세모가 몇일이 남았는가
白峯山下少人行 (백봉산하소인행) 흰산 봉우리 아래엔 다니는사람 적고
旗幅無飄朝氣寒 (기폭무표조기한) 깃발도 날지않는 차가운 아침이네
2. 夜坐(야좌)-申欽(신흠) 1566~1628
野藤拖地少人行 (야등타지소인행) 들판덩굴 땅에 뻗어있고 지나는사람적은데
露草離離暗水鳴 (로초리리암수명) 이슬맺힌 풀들 무성하고 은은한도랑물소리
數點疎螢流客幌 (수점소형류객황) 두세 점의 반딧불은 객창 휘장에 날고
一聲寒雁過江城 (일성한안과강성) 외마디 찬 소리, 기러기 江城을 지난다
孤燈依壁花成暈 (고등의벽화성훈) 벽에달린 외로운 등불이 흐리게 빛무리 이룬다
小雨經林葉盡驚 (소우경림엽진경) 숲 지나는 가랑비에 나무잎도 놀라는구나
最是殊方腸斷處 (최시수방장단처) 가장 애끊는 일은 타향의 이러한 곳
舊遊零落隔平生 (구유령락격평생) 한평생 옛벗들이 초라하게 떨어져 산다오
3. 感春(감춘)-申欽(신흠) 1566~1628
蜂唼花鬚燕唼泥 (봉삽화수연삽니) 벌은 꽃술 물고 제비는 진흙 무는데
雨餘深院綠苔齊 (우여심원록태제) 비 갠 깊숙한 뜰에 푸른 이끼 수북하다
春來無限傷心事 (춘래무한상심사) 봄 되니 마음 상할 일들 많나니
分付流鶯盡意啼 (분부류앵진의제) 꾀꼬리에 주어 실컷 울게 하리라
4. 木橋(목교)-辛(천)(신천)
斫斷長條跨一灘 (작단장조과일탄) 긴 나무 잘라 여울물에 걸쳐 노니
濺霜飛雪帶驚瀾 (천상비설대경란) 흩뿌리는 서릿발 눈보라에도 세찬 물결 견디네
須臾步步臨心意 (수유보보림심의) 잠시 걸으면서 마음 깊이 생각해보니
移向功名宦路看 (이향공명환로간) 권력 향하는 벼슬길을 보는 듯 하네
5. 白頭山途中(백두산도중) - 申采浩(신채호) 1880~1936
人生四十太支離 (인생사십태지리) 인생 사십 년이 너무도 지리하여
貧病相隨暫不移 (빈병상수잠불이) 가난과 병 잠시도 날 떠나지 않는구나
最恨水窮山盡處 (최한수궁산진처) 한스러워라, 물 다하고 산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 (임정가곡역난위) 내 뜻대로 노래부르기도 어렵구나
6. 夢亡妻(몽망처)-沈彦光(심언광) 1487~1540
十口常資二頃田 (십구상자이경전) 열 식구 두 뙈기 밭 의지해 사니
貧家生理賴妻賢 (빈가생리뢰처현) 가난한 집 살림살이 자네 어짐 덕이었네
艱辛契活曾三紀 (간신계활증삼기) 간신히 먹고 산 지 서른 여섯 해
榮顯功名僅數年 (영현공명근수년) 공명을 누린 것은 겨우 몇 해 뿐
自謂與君同白首 (자위여군동백수) 흰머리 되도록 함께 살자 했더니
何先棄我落黃泉 (하선기아락황천) 날 두고 어이 먼저 황천 가셨나
魂來不覺冥途隔 (혼래불각명도격) 넋이 오매 저승길이 막힌 줄 몰랐더니
夢裏기巾尙宛然 (몽리기건상완연) 꿈속에 푸른 수건 쓴 완연히 그대일세
7. 寄宜仲(기의중)-沈義(심의)1475~*
學道非他在日强 (학도비타재일강) 도를 배움은무엇보다나날이 굳세짐에있나니
精微到處要商量 (정미도처요상량) 정미한 곳에이르려면깊이따져 생각해야 한다
頭邊歲月爭遲暮 (두변세월쟁지모) 머리 위로 세월은 싸움하듯 저물어가는데
少壯無成老益荒 (소장무성로익황) 젊고한창때성취함이없으면 늙어더욱 황량하리라
8. 夜夜曲(야야곡 1) -沈約(심약) 441~513
北斗闌干去 (북두란간거) 북두칠성 난간을 지나니
夜夜心獨傷 (야야심독상) 밤마다 마음 홀로 아프라
月輝橫射枕 (월휘횡사침) 달빛은 베게머리 빗껴 비추고
燈光半隱屛 (등광반은병) 등불은 반쯤 병풍을 가리운다
9. 夜夜曲 (야야곡 2) - 沈約(심약) 441~513
河漢縱復橫 (하한종부횡) 은하수가 종으로 다시 횡으로
北斗橫復直 (북두횡부직) 북두성은 가로로 다시 곧게 떠있다
星漢空如此 (성한공여차) 별과 은하는 부질없이 이러하니
寧知心有憶 (녕지심유억) 어찌 마음 속 기억을 알겠는가
孤燈曖不明 (고등애불명) 외로운 등 침침하여 밝지 못하고,
寒機曉猶織 (한기효유직) 차가운 베틀, 오히려 새벽에 베를 짠다
零淚向誰道 (령루향수도) 눈물을 흘리며 누구에게 말하는지
鷄鳴徒歎息 (계명도탄식) 닭이 우니 헛되이 탄식한다
10. 邙山(망산)-沈佺期(심전기) 656~714
北邙山上列墳塋 (북망산상열분영) 북망산 위엔 무덤들 수없이 많아
萬古千秋對洛城 (만고천추대낙성) 천 만년 洛陽城을 마주하고 있네
城中日夕歌鍾起 (성중일석가종기) 해 지자, 城中에 노래 소리
山上惟聞松柏聲 (산상유문송백성) 산 위엔 소나무 스쳐 가는 바람소리
11. 寒山詩 (한산시) - 拾得(唐) 습득
人生浮世中 (인생부세중) 사람이 뜬구름 같은 세상에 태어나
箇箇願富貴 (개개원부귀) 모두가 다 부귀를 원한다
高堂車馬多 (고당거마다) 높다란 저택에 수레와 말 많아서
一呼百諾至 (일호백락지) 한번 부르면 백인간의 "예" 소리가 난다
呑倂他田宅 (탄병타전택) 타인의 밭과 집을 집어삼키고
準擬承後嗣 (준의승후사) 자손이 이어가게 할 속셈인 거라
未逾七十秋 (미유칠십추) 일흔 살도 못 넘기고서
撚消瓦解去 (년소와해거) 못쓰게돼 가지고 죽어가 버리는 것을
12. 天地一家 - 僧肇禪師 승조선사 384~414
執相迷眞 (집상미진) 모양에 집착하여 참됨 없으면
對面千里 (대면천리) 얼굴을 대하여도 천리같이 먼 것을
虛心體道 (허심체도) 마음을 비우고 도를 체달하면
天地一家 (천지일가) 천지가 한 집 이러니라
四大非我有 (사대비아유) 육체는 내 것이 아니요
五蘊本來空 (오온본래공) 오온 또한 내 소유가아니네
以首臨白刃 (이수임백인) 흰 칼이 목에 닿으니
猶如斬春風 (유여참춘풍) 오히려 봄바람 자른 것 같네
13. 懸崖蘭 현애란 - 僧宗衍(明) 승종연
居高貴能下 (거고귀능하) 높이 있음에도 낮출 수 있음이 귀하고
値險在自持 (치험재자지) 험난함에 처하여도 의젓함이 돋보이네
此日或可轉 (차일혹가전) 오늘 해는 지고 다시 뜰 수 있겠으나
此根終不移 (차근종불이) 이 뿌리는 언제까지나 옮겨가지 않을 것
14. 信心銘 (신심명) - 僧瓚大師 승찬대사
至道無難 (지도무난) 지극한 도가 어렵지 않네
唯嫌揀擇 (유혐간택) 오직 간택심만 버려라
但莫憎愛 (단막증애) 밉다 곱다 마음 없으면
洞然明白 (통연명백) 툭 트여 명백하리
15. 妾薄命 (첩박명) - 李穀(高麗) 이곡 1298~1351
生不識人面 (생불식인면) 평생에 다른 사람 얼굴 아는 이 없어
長年在深屋 (장년재심옥) 오랜 세월 깊은 방에 있었지요
一爲色所誤 (일위색소오) 한 번 내 신세가 잘못되어서
返遭珉欺玉 (반조민기옥) 옥돌을 옥인 줄 알고 속았지요
憎愛古無常 (증애고무상) 미움도 사랑도 부질없어라
朝恩慕乃疎 (조은모내소) 아침엔 좋다더니 저녘엔 멀리하네
泣泣詠秋扇 (읍읍영추선) 서글피 가을 부채 같은 신세를 탄식하며
望絶登君車 (망절등군차) 님의 수레 타는 것 단념했지요
金牀爲誰拂 (금상위수불) 누굴 위해 좋은 침대 먼지를 털리오
繡被久已收 (수피구이수) 비단 이불 넣어둔 지 오래 되었다오
奎空寒月落 (규공한월락) 님 없는 쓸쓸한 방에 달마저 지고
但見螢火流 (단견형화류) 다만 날아가는 반딧불만 바라본다오
沈憂暫成夢 (심우잠성몽) 근심에 겨워 잠시 꿈을 꾸면서
依稀鬪百草 (의희투백초) 어슴푸레 풀 싸움도 해 보았지요
世無相如才 (세무상여재) 세상에 사마상여 같은 재주 없거니
誰令復舊好 (수령복구호) 뉘라서 옛사랑을 되찾아 주리오
16. 苦寒 (고한) - 李穀(高麗) 이곡 1298~1351
朔吹搖空歲暮天 (삭취요공세모천) 북풍이 몰아치는 저무는 날
颼颼老屋讀書氈 (수수로옥독서전) 우수수 낡은 집 글읽는 싸늘한 담요
一寒到骨那能解 (일한도골나능해) 추위가 뼈골에 사무치니 어찌 녹일 수 있을까
萬事關心只自煎 (만사관심지자전) 만사가 뒤설레나 혼자서 속을 태운다
衾鐵夜深明積雪 (금철야심명적설) 깊은 밤 이불은 쇠처럼 차고 눈이 쌓여 훤한데
樵山市近絶炊煙 (초산시근절취연) 나무할 산과 시장이 가까우나 불기는 끊기었다
詩人耐冷今猶古 (시인내랭금유고)시인이 추위 견딤 지금이나 옛날이나 같거니
擬訪梅花澗水邊 (의방매화간수변) 아, 산골 시냇물로 매화꽃 찾아가려네
17.思箴 (사잠)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我卒作事 (아졸작사) 나는 일을 마치고서야
悔不思之 (회불사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思而後行 (사이후행) 생각한 뒤 행한다면
寧有禍隨 (녕유화수) 어찌 화가 따르겠는가
我卒吐言 (아졸토언) 나는 말하고 나서야
悔不復思 (회불부사) 신중히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思而後吐 (사이후토) 생각한 뒤 말한다면
寧有辱追 (녕유욕추) 어찌 치욕이 따르겠는가
思之勿遽 (사지물거) 생각하되 급히 서두르지 말라
遽則多違 (거즉다위) 서두르면 어긋남이 많다
思之勿深 (사지물심) 생각하되 너무 생각에 빠지지 말라
深則多疑 (심즉다의) 생각이 깊으면 의심 또한 많아진다
商酌折衷 (상작절충) 헤아려보건대
三思最宜 (삼사최의) 세 번 정도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18. 違心詩 (위심시)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人間細事亦參差 (인간세사역참차) 인간의 잡다한 일들 언제나 들쭉날쭉
動輒違心莫適宜 (동첩위심막적의) 일마다 어그러져 마땅한 구석 없네
盛世家貧妻常侮 (성세가빈처상모) 젊을 땐 집 가난해 아내 늘 구박하고
殘年祿厚妓將追 (잔년록후기장추) 늙어 녹이 후해지자 기생이 따르누나
雨湆多是出遊日 (우읍다시출유일) 주룩주룩 비 오는 날 놀러 갈 약속 있고
天霽皆吾閑坐時 (천제개오한좌시) 개었을 땐 언제나 할 일 없어 앉아 있다
腹飽輟飡逢美肉 (복포철손봉미육) 배불러 상 물리면 좋은 고기 생기고
喉瘡忌飮遇深眊 (후창기음우심모) 목 헐어 못 마실 때 술자리 벌어지네
儲珍賤末市高價 (저진천말시고가) 귀한 물건 싸게 팔자 물건값이 올라가고
宿疾方烡隣有醫 (숙질방전린유의) 묵은 병 낫고 나니 이웃집이 의원이라
碎小不諧猶類此 (쇄소부해유류차) 자질구레 맞지 않음 오히려 이같으니
楊州駕鶴況堪期 (양주가학황감기) 양주 땅, 학 탄 신선 어이 기약하리오
19. 蓼花白鷺 (요화백로)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前灘富魚蝦 (전탄부어하) 앞 여울에 물고기와 새우가 많아
有意劈波入 (유의벽파입) 생각하다 물결을 가르고 들어가니
見人忽驚起 (견인홀경기) 사람을 보고는 홀연 놀라 일어나
蓼岸還飛集 (요안환비집) 여뀌꽃 언덕에 다시 날아와 모였네
翹頸待人歸 (교경대인귀) 목을 빼어 사람 돌아가기를 기다리다
細雨毛衣濕 (세우모의습) 가랑비에 날개 깃 젖는구나
心猶在灘魚 (인유재탄어) 마음은 오히려 여울 고기에 있는데
人道忘機立 (인도망기립) 사람들은 멍하니 서 있다고 말하네
20. 焚藁 (분고)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少年著歌詞 (소년저가사) 어린 시절부터 시를 지어서
下筆元無疑 (하필원무의) 붓만 잡았다 하면 그만둘 줄 몰랐지
自謂如美玉 (자위여미옥) 아름다운 구슬이라고 내 먼저 자랑했으니
誰敢論瑕疵 (수감론하자) 그 누가 감히 흠집을 따졌으랴
後日復尋繹 (후일부심역) 뒷날 와 다시 들추어보니
每篇無好辭 (매편무호사) 편 편마다 좋은 글귀 하나도 없구나
不忍汚箱衍 (부인오상연) 글상자를 차마 더럽힐 순 없어
焚之付晨炊 (분지부신취) 밥짓는 아궁이에 불살라 버렸네
明年視今年 (명년시금년) 작년에 지었던 글도 올해에 다시 보니
棄擲一如斯 (기척일여시) 예전과 다름없어 또다시 버린다네
所以高常侍 (소이고상시) 옛시인 고적도 이런 까닭에
五十始爲詩 (오십시위시) 나이 쉰 되어서야 처음 詩를 지었지
21.雪中訪友人不遇 설중방우인불우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雪色白於紙 (설색백어지) 눈빛이 종이보다 희어서
擧鞭書姓字 (거편서성자) 채찍을 들고 성명을 적어두었다
莫敎風掃地 (막교풍소지) 바람이여 눈을 쓸지 말고
好待主人至 (호대주인지)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다오
22. 訪外院可上人用壁上古人韻 (방외원가상인용벽상고인운)-李奎報(白雲居士)
方丈蕭然古樹邊 (방장소연고수변)고목나무 옆에 있는 쓸쓸한 방장
一龕燈火一爐烟 (일감등화일노연)감실에는 등불이 빛나고 향로에는 연기 이네
老僧日用何須問 (노승일용하수문)노승의 일상사를 어찌 물어야 알리
客至淸談客去眠 (객실청담객거면)길손이오면 청담을 나누고 길손이 가면 조네
23. 次韻白樂天在家出家詩 (차운백락천재가출가시) - 李奎報
端坐觀空萬慮澄 )단좌관공만려징)단정히 앉아공을 관찰하여 온갖생각맑아지니
老禪肌骨髮惟仍 (노선기골발유잉)기골은 늙은 선승인데 머리카락만 남아 있네
在家未碍先成佛 (재가미애선성불)속세에 있어도 성불하기에 거리낌이 없건만
披毳何須要作僧 (피취하수요작승)무엇 때문에 가사를 입고 중노릇을 하겠는가
自始腰抛丞相印 (자시요포승상인)처음 허리에 찬정승의 인장을 버렸을 때부터
廻看心有祖師燈 (회간심유조사등)조사의 등불을 돌이켜 볼 마음이 있었네
箇中一段堪嘲事 (개중일단감조사) 그런 중에 꼭 한 가지 웃지 못할 일은
妻置盃呼忽錯應 (처치배호홀착응)술상차렸다는아내의소리에나도모르게대답하네
24. 杜門 두문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爲避人間謗議騰 (위피인간방의등) 인간의 비방과 의론에 오름을 피하여
杜門高臥髮鬅鬙 (두문고와발붕승) 문 닫고 누우니 머리털만 덥수룩
初如蕩蕩懷春女 (초여탕탕회춘녀) 처음엔 마음 설레인 봄처녀 같더니만
漸作寥寥結夏僧 (점작요요결하승) 차츰 고요한 여름 참선하는 중이 되네
兒戱牽衣聊足樂(아희견의료족락)아이들이 장난치고 옷을 당겨도 그런대로즐거울 수있고
客來敲戶不須應(객래고호부수응)손이 와 문을 두드려도 꼭 응할 것 없네
窮通榮辱皆天賦(궁통영욕개천부)궁통과 영욕은 모두 하늘이 주는 것이니
斥鷃何曾羨大鵬(척안하증선대붕)같잖은 메추라기가 언제 대붕을부러워 하더냐
25. 炤井戱作 (소정희작) - 李奎報 이규보 1168~ 1241
不對靑銅久 (부대청동구) 오래도록 거울을 안 보았더니
吾顔莫記誰 (오안막기수) 내 얼굴도 이젠 알 수가 없네
偶來方炤井 (우래방소정) 우연히 우물에 비친 모습을 보니
似昔稍相知 (사석초상지)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녀석일세
26. 詠井中月 (영정중월)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幷汲一甁中 (병급일병중)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으리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병 기울이면 달빛조차 간데 없음을.
27. 論詩 (논시)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作詩尤所難 (작시우소난) 시 지음에 특히 어려운 것은
語意得雙美 (어의득쌍미) 말과 뜻이 아울러 아름다움을 얻는 것
含蓄意苟深 (함축의구심) 머금어 쌓인 뜻이 진실로 깊어야
咀嚼味愈粹 (저작미유수) 씹을 수록 그 맛이 더욱 순수하나니
意立語不圓 (의립어불원) 뜻만 서고 말이 원할치 못하면
澁莫行其意 (삽막행기의) 껄끄러워 그 뜻이 전달되지 못한다
就中所可後 (취중소가후) 그 중에서도 나중으로 할 바의 것은
彫刻華艶耳 (조각화염이) 아로새겨 아름답게 꾸미는 것뿐
華艶豈必排 (화염기필배) 아름다움을 어찌 반드시 배척하랴만
頗亦費精思 (파역비정사) 또한 자못 곰곰이 생각해볼 일
攬華遺其實 (람화유기실) 꽃만 따고 그 열매를 버리게 되면
所以失詩眞 (소이실시진) 시의 참뜻을 잃게 되느니
爾來作者輩 (이래작자배) 지금껏 시를 쓰는 무리들은
不思風雅義 (불사풍아의) 풍아의 참뜻은 생각지 않고
外飾假丹靑 (외식가단청) 밖으로 빌려서 단청을 꾸며
求中一時耆 (구중일시기) 한때의 기호에 맞기만을 구하는구나
意本得於天 (의본득어천) 뜻은 본시 하늘에서 얻는 것이라
難可率爾致 (난가솔이치) 갑작스레 이루기는 어려운 법
自?得之難 (자췌득지난) 스스로 헤아려선 얻기 어려워
因之事綺靡 (인지사기미) 인하여 화려함만 일삼는구나
以此眩諸人 (이차현제인) 이로써 여러 사람을 현혹하여서
欲掩意所? (욕엄의소궤) 뜻의 궁핍함을 가리려 한다
此俗寢已成 (차속침이성) 이런 버릇이 이미 습성이 되어
斯文垂墮地 (사문수타지) 문학의 정신은 땅에 떨어졌도다
李杜不復生 (이두불복생) 이백과 두보는 다시 나오지 않으니
誰與辨眞僞 (수여변진위) 뉘와 더불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낼겐가
我欲築頹基 (아욕축퇴기) 내 무너진 터를 쌓고자 해도
無人助一궤 (무인조일궤) 한 삼태기 흙도 돕는 이 없네
誦詩三百篇 (송시삼백편) 시 삼백편을 외운다 한들
何處補諷刺 (하처보풍자) 어디에다 풍자함을 보탠단 말인가
自行亦云可 (자행역운가) 홀로 걸어감도 또한 괜찮겠지만
孤唱人必戱 (고창인필희) 외로운 노래를 사람들은 비웃겠지
28. 折花行 절화행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牡丹含露眞珠顆 (모란함로진주과)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美人折得窓前過 (미인절득창전과) 신부가 모란을 꺾어 창가를 지나다
含笑問檀郞 (함소문단랑) 빙긋이 웃으면서 신랑에게 묻기를
花强妾貌强 (화강첩모강)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檀郞故相戱 (단랑고상희) 신랑이 일부러 장난치느라
强道花枝好 (강도화지호)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美人妬花勝 (미인투화승) 신부는 꽃이 예쁘다는 데 뾰로통해서
踏破花枝道 (답파화지도) 꽃가지를 밟아 짓뭉개고 말하기를
花若勝於妾 (화약승어첩) 꽃이 저보다 예쁘시거든
今宵花同宿 (금소화동숙)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시구려
29. 種花 (종화)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種花愁未發 (종화수미발) 꽃을 심을 때는 피지 않을까 걱정하고
花發又愁落 (화발우수락) 꽃이 피면 또한 지는 것을 걱정한다
開落總愁人 (개락총수인) 피고 지는 것 모두가 근심스러우니
未識種花樂 (미식종화락) 꽃 심는 즐거움을 알지 못 하겠네
30. 代農夫 (대농부)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帶雨鋤禾伏畝中 (대우서화복묘중)논바닥에 엎드려 비 맞으며 김을 매니
形容醜黑豈人容 (형용추흑기인용)그 모습 흙투성이 어찌 사람 모습이랴
王孫公子休輕侮 (왕손공자휴경모)왕손 공자들아 농부를 멸시 마소
富貴豪奢出自農 (부귀호사출자농)그대들의 부귀호사가 모두 농부 덕분이야
新穀靑靑猶在畝 (신곡청청유재묘)푸른 잎 새 곡식은 여물지도 않았는데
縣胥官吏已徵租 (현서관리이징조)아전들이 벌써부터 조세 내라고 다그치네
力耕富國關吾輩 (력경부국관오배)나라 부강하게 하는 일이농부 손에 달렸거늘
何苦相侵剝及膚 (하고상침박급부)어찌 이리 모질게도 농부들을 침탈하나
31. 春日 (춘일) - 李奎報 이규보 1163~1241
柳撚金絲揚曉風 (유연금사양효풍)금실같은 버들은 새벽바람에 나부끼고
一雙閒燕語玲瓏 (일쌍한연어령롱)한 쌍의 한가로운 제비는 영롱하게 지저귄다
美人垂起心煩悶 (미인수기심번민)미인은 자고 일어나 마음이 괴로워서
皓腕擎花吸露紅 (호완경화흡로홍)흰 팔로 꽃을 높이 들고 붉은 이슬을 마시네
32. 荷池 (하지)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幽禽入水擘靑羅(유금입수벽청라)한마리 새물속에 들며 푸른비단물결을 가르니
微動方池擁蓋荷(미동방지옹개하)네모난 연못에이는작은파문이 연잎을 감싸안네
欲識禪心元自淨(욕식선심원자정)선심이 원래부터스스로 맑은 것을 알고자 하니
秋蓮濯濯出寒波 (추련탁탁출한파)가을연꽃반짝이며찬 물결 속에서 솟아오르네
33. 妬花 (투화)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鼓舞風所職 (고무풍소직) 바람의 직책은 만물을 고무하는 것
被物無私阿 (피물무사아) 만물에 입히는 공덕 더하고 덜함이 없는 걸세
惜花若停風 (석화고정풍) 만일 꽃을 아껴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其奈生長何 (기내생장하)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 있을까
花開雖可賞 (화개수가상) 꽃피는 것도 좋지만
花落亦何嗟 (화락역하차) 꽃지는 것 또한 슬퍼할 일 아니네
開落摠自然 (개락총자연)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일 뿐이네
34. 詠忘 (영망)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世人皆忘我 (세인개망아)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잊으니
四海一身孤 (사해일신고) 온 세상에 오직 이 한 몸 호젓하구나
豈唯世忘我 (기유세망아) 어찌 세상만이 나를 잊었겠는가
兄弟亦忘予 (형제역망여) 형제도 또한 나를 잊었다
今日婦忘我 (금일부망아) 오늘은 아내가 나를 잊었고
明日吾忘吾 (명일오망오) 내일에는 내가 나를 잊을 것이니
却後天地內 (각후천지내) 그런 뒤 세상천지에는
了無親與疏 (요무친여소) 친함도 소원함도 없음을 깨닫게 되리
35. 詩癖 (시벽)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年已涉縱心 (년이섭종심) 나이 이미 칠십을 지나 보냈고
位亦登台司 (위역등태사) 지위 또한 三公에 올라 보았네
始可放雕篆 (시가방조전) 이제는 시 짓는 일 놓을 만도 하건만
胡爲不能辭 (호위불능사) 어찌하여 능히 그만 두지 못하는가
朝吟類蜻蟀 (조음류청솔) 아침엔 귀뚜라미처럼 읊조려 대고
暮嘯如鳶鴟 (모소여연치) 저녁에도 올빼미인양 노래 부르네
無奈有魔者 (무나유마자) 어찌할 수 없는 시마詩魔란 놈이
夙夜潛相隨 (숙야잠상수) 아침 저녁 남몰래 따라 와서는
一着不暫捨 (일착불잠사) 한 번 붙어 잠시도 놓아주지 않아
使我至於斯 (사아지어사) 나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네
日日剝心肝 (일일박심간) 날이면 날마다 心肝을 도려내
汁出幾篇詩 (즙출기편시) 몇 편의 시를 쥐어 짜내지
滋膏與脂液 (자고여지액) 내 몸의 기름기와 진액일랑은
不復留膚肌 (불복류부기) 다 빠져 살에는 남아 있질 않다오
骨立苦吟哦 (골립고음아) 뼈만 남아 괴롭게 읊조리나니
此狀良可嗤 (차상식가치) 이 모습 정말로 우스웁구나
亦無驚人語 (역무경인어) 그렇다고 놀랄만한 시를 지어서
足爲千載貽 (족위천재이) 천년 뒤에 남길만한 것도 없다네
撫掌自大笑 (무당자대소) 손바닥을 부비며 홀로 크게 웃다가
笑罷復吟之 (소파부음지) 웃음을 그치고는 다시 읊조려 본다
生死必由是 (생사필유시) 살고 죽는 것이 필시 시 때문일 터이니
此病醫難醫 (차병의난의) 이 병은 의원도 고치기 어렵도다
36. 兒三百飮酒 (아삼백음주)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汝今乳齒已傾觴 (여금유치이경상) 나이도 어린 네가 벌써 술을 마시다니
心恐年來必腐腸 (심공년래필부장) 머지않아 네 창자가 다 썩을 게 분명하다
莫學乃翁長醉倒 (막학내옹장취도) 고주망태 네 아비를 닮을 일이 뭐 있느냐
一生人度太顚狂 (일생인도태전광) 평생토록 남들이 미치광이라 하는데
一世誤身全是酒 (일세오신전시주) 몸을 망치는 건 모두가 술 탓인데
汝今好飮又何哉 (여금호음우하재) 네 녀석도 좋아하니 이게 대체 뭔 일이냐
命名三百吾方悔 (명명삼백오방회) 어쩌다가 네 이름을 三百이라 지었더니
恐爾日傾三百杯 (공이일경사백주) 술 삼백잔을 마실까봐 후회가 막심하다
37. 美人怨 (미인원)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腸斷啼鶯春 (장단제앵춘)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네
落花紅簇地 (락화홍족지) 붉은 꽃 떨어져 온 땅을 덮었는데
香衾曉枕孤 (향금효침고) 향기로운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하여
玉검雙流淚 (옥검쌍류루)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네
郞信薄如雲 (랑신박여운) 님의 약속은 부질없는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水 (첩정요사수) 소첩의 情은 흔들리는 물 같으니
長日度與誰 (장일도여수) 긴긴 밤 뉘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翠 (추각수미취) 시름겨운 눈썹을 펴 보려나
38. 詠菊 (영국) -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春風三月百花紅 (춘풍삼월백화홍) 춘삼월 봄바람에 붉게 핀 온갖 꽃들이
不及秋天菊一叢 (불급추천국일총) 한 떨기 가을하늘의 국화만 못 하구나
芳艶耐寒猶可愛 (방염내한유가애) 향기롭고 고우면서 추위를 견뎌 오히려 사랑스러운데
殷勤更入酒盃中 (은근경입주배중) 더구나 술잔 속까지 말없이 들어오네
39. 梨花 (이화)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初疑枝上雪黏花 (초의지상설점화) 처음엔 가지 위 雪花인 줄 알았는데
爲有淸香認是花 (위유청향인시화) 맑은 향기가 있어 꽃인 줄을 알았다네
飛來易見穿靑樹 (비래이견천청수) 푸른 나무 사이 사이로 휘날릴 땐 보이더니
落去難知混白沙 (낙거난지혼백사) 흰모래에 떨어져 섞이니 알 수 없었네
40.言悔 (언회) -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我性本訥言 (아성본눌언) 나는 본디 말이 둔하여
庶幾無口過 (서기무구과) 지금까지 거의 말 실수 없었는데
昨日率爾言 (작일솔이언) 어제는 선뜻 내뱉은 말이
我死誰代者 (아사수대자) 나 죽으면 누가 나를 대신하리 하였네
有客笑而對 (유객소이대) 객이 웃으며 대답하기를
子語似未可 (자어사미가) 자네의 그 말은 옳지 못하이
才俊世所稀 (재준세소희) 뛰어난 재주는 세상에 드무니
當憂代者寡 (당우대자과) 대신할 이 드물다 근심할 수 있지만
子非異於人 (자비이어인) 자네는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라
所益無一箇 (소익무일개) 세상에 도움준 거 하나도 없다네
何必見代爲 (하필견대위) 자네같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가
俚唱宜無和 (리창의무화) 어찌 굳이 대신할 이를 찾는단 말인가
其言雖似訐 (기언수사알) 그의 말이 비록 비방하는 말 같지만
其意未大左 (기의미대좌) 그 뜻은 크게 틀린 말도 아닌지라
我悔前言失 (아회전언실) 나는 내 말이 실수였음을 깨닫고
起拜再三謝 (기배재삼사) 일어나 거듭거듭 감사의 절을 했네
41. 聞國令禁農餉淸酒白飯 (문국령금농향청주백반) - 李奎報
長安豪俠家 (장안호협가) 장안의 부유한 집에서는
珠貝堆如阜 (주패퇴여부) 구슬과 패물이 산같 이 쌓얐는데
용粒瑩如珠 (용립형여주) 방아 찧어 지은 구슬같은 쌀밥을
或飼馬與狗 (혹사마여구) 말이나 개 에게도 먹이며
碧료湛若油 (벽료담약유) 기름 같은 맑은 청주를
霑洽童僕味 (점흡동복미) 종 들도 마음껏 마시네
是皆出於農 (시개산어농) 이 모두가 농부가 지은것이지
非乃本所受 (비내본소수) 날때부터 받아 나온것이 아니네
假他手上勞 (가타수상노) 남의 손의 힘을 빌리고는
妄謂能自富 (망위능자부) 무릇 스스로 부자가 되었다고 하네
力穡奉君子 (역색봉군자) 힘 들여 농사지어 군자를 봉양하니
是之謂田父 (시지위전부) 그들을 일컬어 농부라고 하네
赤身掩短褐 (적신엄단갈) 알몸을 베옷으로 가리고
一日耕幾畝 (일일경기구) 날마다 얼마만큼 땅을 갈았던가
才及稻芽靑 (재급도아청) 벼 싹이 파릇 파릇 돋아나면
辛苦鋤랑유 (신고서랑유) 고생스럽게 호미로 김을 매네.
假饒得千鍾 (가요득천종) 풍년들어 천종의 곡식을 거두어도
徒爲官家守 (도위관가수) 한갓 관청것 밖에 되지 않는다오
無何遭奪歸 (무하조탈기) 어ㅉㄹ수 없이 모조리 빼앗겨
一介非所有 (일개비소유) 하나도 소유하지 못하고
乃反掘鳧자 (내반굴부자) 땅을 파 오리처럼 캐 먹다가
飢부不自救 (기부불자구) 굶주림에 지쳐 쓰러진다오
除却作勞時 (재각작노시) 노동할때 아니라면
何人餉汝厚 (하인향여후) 누가 이들에게 넉넉히 먹여줄까
所要賭其力 (소요도기력) 바라는것은 힘을 취하기 위해서이지
非必愛爾口 (비필애이구) 이들의 입을 아껴서가 아니네
粲粲白玉飯 (찬찬백옥반) 희디흰 쌀밥이나
澄澄綠波酒 (징징녹파주) 맑디맑은 청주는
是汝力所生 (시여역소생) 모두 이들 힘으로 생산한 것이니
天亦不之咎 (천역불지구) 하늘도 이들을 허물치 않으리라
爲報勸農使 (위보권농사) 勸農使에게 말 하노니
國令容或謬 (국령용혹류) 國令이 혹 잘못된 것이 아니요
可矣卿與相 (가의경여상) 높은 벼슬아치들은
酒食厭腐朽 (주식염부후) 술과 밥에 물려서 썩히고
野人亦有之 (야인역유지) 野人들도 나누어 갖고는
每飮必醇酎 (매음필순주) 언제나 청주를 마신다오
游手尙如此 (유수상여차) 노는 사람들도 이와같은데
農餉安可後 (농향안가후) 농부들을 어찌 못 먹게 하는가
42. 枯木 (고목) - 李堪之 이담지
白虹倒立碧山陰 (백홍도립벽산음) 하얀 햇살, 푸른 산 그늘에 비추고
斤釜人遙歲月深 (근부인요세월심) 나무꾼도 안온 지 오래 되었네
堪歎春風吹又過 (감탄춘풍취우과) 봄바람은 또 불어 지나가건만
舊枝無復有花心 (구지무복유화심) 묵은 가지, 다시 꽃피울 마음 없는 듯
43. 紅燭淚歌 (홍촉루가) - 李塏(朝鮮) 이개 1417~1456
房中紅燭爲誰別 (방중홍촉위수별)방안에 켜 있는 촛불 누구와 이별 하였기에
風淚汎瀾自不禁 (풍루범란자부금)바람결에 촛농이 주루룩 그칠 줄을 모르는가
畢竟怪伊全似我 (필경괴이전사아)끝내 이상하다 저것이 온통 나를 닮아서
任情灰盡寸來心 (임정회진촌래심)속 심지 타도록 마음대로 내버려 두는구나
44. 偈頌詩 (게송시) - 李都尉 이도위
學道須是鐵漢 (학도수시철한)도를 배우려면모름지기무쇠로 된 놈이라야 하리니
着手心頭便判 (착수심두편판) 손을 붙히고 心頭 편하게 하라
直趣無上菩提 (직취무상보제) 곧바로 무상보리로 나아가려거든
一切是非莫管 (일절시비막영) 일체의 시비에 상관하지 말라
45. 閨情 (규정) - 李端 이단
月落星稀天欲明 (월락성희천욕명)달은 지고 별도 듬성, 날이 밝아오는데
孤燈未滅夢難成 (고등미멸몽난성)가물거리는 등불아래 꿈도 꾸어지지 않네
披衣更向門前望 (피의갱향문전망)저고리 걸치고 행여 님 오시나문밖에 나서니
不忿朝來鵲喜聲 (불분조래작희성)아침 기쁜 까치우는소리에,원망하지 아니하리
* 46. 撲棗謠 (박조요) _ 李達 이달 1539~1612
隣家小兒來撲棗 (인가소아래박조)옆집 어린아이 대추 따는 것을 보고
老翁出門驅小兒 (노옹출문구소아)할아버지 문을 나서며 아이를 쫓네
小兒還向老翁道 (소아환향노옹도)어린아이 노인을 돌아보며 말하길
不及明年棗熟時 (불급명년조숙시)내년 대추 익을 때까지 사시지도 못할 텐데
47. 田家行 (전가행) - 李達 이달
田家少婦無野食 (전가소부무야식) 농가의 젊은 아낙 끼니 거리 없어
雨中刈麥草間歸 (우중예맥초간귀) 보리 베어 빗속에 풀섶길로 돌아오네
生薪帶濕烟不起 (생신대습연불기) 풋나무는 젖어 연기조차 나지 않고
入門女兒啼牽衣 (입문여아제견의) 딸내미는 옷자락에 매달리어 칭얼대네
48. 佛日庵贈因雲釋 (불일암 인운석) - 李達 이달
寺在白雲中 (사재백운중) 절이 흰구름 속에 묻혀있네
白雲僧不掃 (백운승불소) 흰구름 스님은 쓸지 않고
客來門始開 (객래문시개) 객이 와서야 비로소 문을여니
萬壑松花老 (만학송화로) 온 골자기에 송화꽃 날리네
49. 祭塚謠 (제총요) - 李達 이달 1561~1618
白犬前行黃犬隨 (백견전행황견수) 흰둥이는 앞서 가고 누렁이는 따라가고
野田草際塚루루 (야전초제총루루) 들 밭가의 풀숲에는 무덤들이 늘어섰네
老翁祭罷田間道 (노옹제파전간도) 제사 지낸 늙은이는 밭 사이 난 길로
日暮醉歸扶小兒 (일모취귀부소아) 저물 녘 아이 부축 받고 술 취해 돌아오네
50. 畵鶴 (화학) - 李達(朝鮮) 이달 1539~1612
獨鶴望遙空 (독학망요공) 한마리 학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夜寒拳一足 (야한권일족) 밤은 찬데 한 다리를 들고 서 있네
西風苦竹叢 (서풍고죽총) 참대 숲에 서풍이 불어오더니
滿身秋露滴 (만신추로적) 온 몸에 가을 이슬 맺혀있네
51. 刈麥謠 (예맥요) - 李達 이달
田家少婦無夜食 (전가소부무야식) 시골집 젊은 아낙 저녁 거리가 없어서
雨中刈麥林中歸 (우중예맥림중귀) 빗속에 보리 베어 숲속으로 돌아오니
生薪帶濕煙不起 (생신대습연불기) 생나무는 습기 먹어 불길도 일지 않고
入門兒女啼牽衣 (입문아녀제견의) 문에 들어서니 어린 딸은 옷 잡고 우는구나
52. 神勒寺 (신륵사) - 李達善 이달선
禪房僧已寂 (선방승이적) 선방의 승려들 이미 고요해지고
獨坐夜將分 (독좌야장분) 혼자 앉으니 밤은 깊어가는구나
知有漁舟過 (지유어주과) 고깃배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江心人語聞 (강심인어문) 강 가운데서 사람의 말소리 들린다
53. 閨情 (규정) - 李達衷 이달충 ~1385
贈君同心結 (증군동심결) 저는 그대에게 동심매듭을 드렸고
貽我合歡扇 (이아합환선) 그대는 제게 합환선을 주셨지요
君心竟不同 (군심경불동) 그대 마음 끝내 같지 않아
好惡千萬變 (호악천만변) 사랑하고 싫어함이 천만번 변하니
我歡亦未成 (아환역미성) 저는 어디에서 기쁨 찾을까요
憔悴日夜戀 (초췌일야련) 밤낮으로 그대 그리워 야위어 갑니다
棄捐不怨君 (기연불원군) 날 버리셨어도 그대 원망 안 해요
新人多婉련 (신인다완련) 젊고 아름다운 새 여인을 얻으셨으나
婉련能幾時 (완련능기시) 그 아름다움 얼마나 갈까요
光陰疾於箭 (광음질어전) 세월은 화살보다 빠른 것을
焉知如花人 (언지여화인) 어찌 알리오, 꽃과 같은 저 여인도
亦有欺皺面 (역유기추면) 얼굴에 주름질 날이 있다는 것을
54. 秋雨 (추우) - 李德懋 이덕무 1741~1793
徹夜農談野客留(철야농담야객유)유숙하는 야객과 밤새워 농사 얘기
雨垂甲子角禾頭(우수갑자각화두)갑자일 내린 비에 벼눈에 싹난다네
灑池蓼病紅將退(쇄지륙병홍장퇴)못에 심은 시든 여뀌꽃엔 붉은 빛 사라지고
滴체족凉語轉幽(적체족량어전유)그윽히 섬돌에떨어지는발자국소리,맑은 말소리
已厭多霖過半歲 (이엽다림과반세)이미 반년이 넘도록 많은 장마가 계속되니
預愁無月作中秋 (예수무월작중추)달 없는 한가위 맞을까 미리부터 근심한다
乍騰米價群商喜 (사등미가군상희)쌀값이 폭등하여 장사치들 기뻐한다
但願年豊此輩休 (단원년풍차배휴)제발 풍년 들어 이런 놈들 사라졌으면 하네
55. 秋夜雜感 (추야잡감) - 李德懋(炯菴) 이덕무 1741~1793
四壁蟲聲空自勞(사벽충성공자노)벌레 소리에둘러싸여부질없이 홀로 괴로운데
江鴻漠漠入雲高(강홍막막입운고)강 위 기러기떼는 아득히높은구름속에날아든다
寒燈誦咽靈均賦(한등송인령균부)쓸쓸한 등불 아래서 굴원의 초사를 읽다가
大石磨繁日本刀 (대석마번일본도)큰 숫돌에 뒤집어 일본칼을 갈아 보기도 한다天地寧爲耕釣수(천지녕위경조수)천지간에생겨나서어찌 밭갈이와낚시질로보내랴
英雄不願狗鷄曺(영웅불원구계조)영웅이 개나 닭처럼 되기를 바랄 수야 없지
奇男從古多韜彩(기남종고다도채)기이한 남자는 예부터 광채를 숨기나니
霧豹深林知惜毛(무표심림지석모)깊은 숲 안개 속, 표범은 털빛을 아낄 줄 아네
56. 歷路訪李伯瞻 (역로방이백첨) - 李德懋 이덕무 1741~1793
瓜盤聽雨思疇昔 (과반청우사주차)오이 먹으며 지난 날 생각하니 빗소리 들리고
紙유談詩到夕陽 (지유담시도석양)詩를 이야기하니 들창에 석양빛 비친다
近宅秋聲連古木 (근택추성연고목)집 근처, 가을소리 고목에 이어지고
注江雲氣結微霜 (주강운기결미상)강에 머문 구름기운 가는 서릿발 맺었구나
松邊白堞歸程遠 (송변백엽귀정원) 소나무옆 하얀 城堞위 갈 길도 먼데
留約籬花共읍香 (유약리화공읍향) 울타리의 꽃향기 함께 맡자 약속하네
57. 曉發延安 (효발정안) -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不已霜鷄郡舍東 (불이상계군사동) 客舍 동쪽 새벽닭 울음 그치지 않고
殘星配月耿垂空 (잔성배월경수공) 새벽별은 달을 짝해 하늘에 반짝인다
蹄聲笠影?朧野 (제성립영몽롱야) 말굽소리 갓 그림자 몽롱한 들판에
行踏閨人片夢中 (행답규인편몽중) 꿈 속에서 아가씨를 밝으며 가네
58. 村家 (촌가) -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荳穀堆邊細逕分(두곡퇴변세경분)콩깍지더미 옆 작은 길 나누어지고
紅暾稍遍散牛群(홍돈초편산우군)붉은 해 솟으니 소 떼는 여기저기로 흩어지네
娟靑欲染秋來峀(연청욕염추래수)산아래가을 하늘을고운 푸른빛으로 물들이려니
秀潔堪餐霽後雲(수결감찬제후운)빼어나게 깨끗한 하늘에비 갠뒤구름먹고싶어라
59. 曉望 (효망) -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吠犬村村有 (폐견촌촌유) 마을마다 개들이 짖어대고
飢鴉樹樹啼 (기아수수제) 나무마다 굶주린 까마귀 울어대네
凌凌寒폄骨 (릉릉한폄골) 싸늘한 추위는 뼛골을 찌르는데
山月遠天低 (산월원천저) 산 위에 달은 먼 하늘에 나직히 떠 있네
60. 酬曾若 (주증락) - 李德懋(炯菴) 이덕무 1741~1793
達觀事外烟棲神(달관사외연서신)사물의 본질을 달관하며 정신을 기르느라
白荳영扉掩涉旬(백두영비엄섭순)콩덩굴이 사립문에 얽히도록열흘이나닫아두었다오
長夏凉思繁葉樹(장하량사민엽수)긴여름,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 시원함 느끼며
南山幽臥素心人(남산유와소심인)남산골 깊은곳, 마음이 깨끗한 사람 누웠다오
盆花故起涓涓色(분화고기연연색)화분의 꽃은 회색 빛을 띠고 일어나 죽어있고
檻日爭禁재재辰(감일쟁금재재신)난간의 해는 빠른 세월 다투어 막는다오
勁익飛鷗遙目送(경익비구요목송)날아가는 갈매기,힘찬 날개짓 멀리서 바라보니
映空自在水雲身(영공자재수운신)허공을 비추며 저절로 구름과 한몸이 되었네
61. 朝詠 (조영) -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無事高人住 (무사고인주) 일 없는 고상한 사람이 머물어
菊籬成小門 (국리성소문) 국화 울타리에 조그마한 문 내었다
二年江漢夢 (이년강한몽) 두 해 동안 강 사람의 꿈이 있어
終夜古今言 (종야고금언) 밤이 새도록 古今을 이야기한다
庭落何來葉 (정락하래엽) 뜰에 떨어진 잎은 어디서 날아 왔는지
墻明遠處村 (장명원처촌) 담장넘어 먼 곳의 마을이 환히 보인다
生涯雲水外 (생애운수외) 구름과 물 밖의 한가한 생애
晴日散鷄豚 (청일산계돈) 개인 날씨에 닭과 돼지가 흩어진다
62. 偶題 (우제) -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身似太倉제米陳 (신사태창제미진)몸은 큰 창고에 늘어놓은 쌀톨 같지만
乾坤兀兀坐江濱 (건곤올올좌강빈)天地간 강가에 우뚝이 앉아있다오
詩能日課徒閒士 (시능일과도한사)시를 일과로 삼는 한갓 한가로운 선비지만
松耐霜寒是可人 (송내상한시가인)찬 서리 이긴소나무에 견줄 만한 사람이라오
63. 偶吟 (우음) - 이덕함
紫陌難投足 (자맥난두족) 번화한 거리에는 발붙이기 싫어
柴門獨保閒 (시문독보한) 문 닫아걸고 홀로이 한가롭게 살아가네
文章無補世 (문장무보세) 나의 문장이 세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踪跡且歸山 (종적차귀산) 발걸음 이 산골로 돌려야 했네
詹月淸詩肺 (첨월청시폐) 처마에 걸린 달이 시상을 맑게하고
溪風灑醉顔 (계풍쇄취안) 계곡 바람은 취한 얼굴 씻어주네
靈芝何處秀 (영지하처수) 신령한 영지는 어디에서든 뛰어나
我欲採而還 (아욕채이환) 나도 캐어 돌아오고 싶어라
64. 齋居卽事 (재거즉사) - 李民宬 이민성 1570~1629황
爭名爭利意何如 (쟁명쟁리의하여) 명예 이익 다퉈보니 어떠하던가
投老山林計未疎 (투로산림계미소) 늙어 山林 깃드니 뜻 성글지 않도다
雀噪荒堦人斷絶 (작조황계인단절) 거친 뜰 참새 짖고 사람은 없어
竹窓斜日臥看書 (죽창사일와간서) 竹窓 빗긴 해에 누워 책을 보노라
66. 閨怨 (규원) - 李梅窓 이매창 1513~1550
相思都在不言裡 (상사도재불언리) 말로 하지 못하는 애끓는 심정
一夜心懷빈半絲 (일야심회빈반사) 밤새, 품은 마음에 머리 半이나 희었다오
欲知是妾相思苦 (욕지시첩상사고) 소첩의 그리운 정 아시려거든
須試金環減舊圓 (수시금환감구원) 금반지 닳아진것을 보시구려
67. 御水臺 (어수대) - 李梅窓 이매창 1513~1550
王在千年寺 (왕재천년사) 왕이 있었던 천년이 지난 옛절에
空餘御水臺 (공여어수대) 공허히 御水臺만 남아 있네
往事憑誰問 (왕사빙수문) 지난 일, 아무도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臨風喚鶴來 (임풍환학래) 바람이 불러온 鶴을 내려다본다
68. 閑居 (한거) - 李梅窓(朝鮮) 이매창 1513~1550
石田茅屋掩柴扉 (석전모옥엄시비)돌 밭, 초가집 사립문 닫고 사니
花落花開辨四時 (화락화개변사시)꽃 지고 꽃 핀들 계절을 알 수 있겠는가
峽裡無人晴盡永 (협리무인청진영)골짝엔 사람 없고 맑은 날은 길기도 한데
雲山炯水遠帆歸 (운산형수원범귀)구름 낀 산,반짝이는물에멀리돛단배 돌아온다
69. 贈醉客 (증취객) - 李梅窓(朝鮮) 이매창 1513~1550
醉客執羅衫 (취객집나삼) 술 취하신 님 사정없이 날 끌어당겨
羅衫隨手裂 (나삼수수렬) 끝내는 비단저고리 찢어 놓았지
不惜一羅衫 (불석일나삼) 비단 저고리 아까워 그러는 게 아니지요
但恐恩情絶 (단공은정절) 맺힌 정 끊어질까 두려워 그렇지요
70. 題墨松圖 (제묵송도) - 李方膺(淸) 이방응 1695~1754
一年一年復一年 (일년일년복일년)그 동안 살아온 수많은 세월
根盤節錯鎖寒煙 (근반절착쇄한연)뿌리 뻗고 가지 무성 찬 기운이 서렸네
不知天意留何用 (부지천의유하용)이를 남긴 하늘의 뜻 알 수 없거니와
虎爪龍鱗老更堅 (호조용린노갱견)범 발톱,용 비늘 늙어갈수록 더욱 단단하구나
71. 奇東魯二穉子 (기동로이치자) - 李白(唐) 이백 701~762
吳地桑葉綠 (오지상엽록 吳地의 뽕잎 푸르름 더하고
吳蠶已三眼 (오잠이삼안 누에는 벌써 새 잠이 들었네
我家奇東魯 (아가기동노 그리운 내 집,東魯에 있건만
誰種龜陰田 (수종귀음전 구산 기슭 뽕나무는 누가 가꿀지
春事已不及 (춘사이불급) 농부는 한창 봄 일에 바쁘나
江行復茫然 (강행부망연) 무심한 강은 유유히 흐르네
南風吹歸心 (남풍취기심) 남풍에 고향에 가고픈 마음 실어나 볼까
飛墮酒樓前 (비수주루전) 아련히 떠오르는 그리운 주루
樓東一株桃 (루동일주도) 주루의 양지녘엔 복숭아 한 그루
枝葉拂淸煙 (지엽불청연) 지금 쯤 도화는 만발했으니
此樹我所種 (차수아소종) 내가 몸소 심었던 그 나무
別來向三年 (별래향삼년) 떠난지 벌써 삼년이 되었네
桃今與樓齊 (도금여루제) 복숭아와 주루는 여전하겠지
我行尙未族 (아행상미족) 아직도 타향에서 떠도는 신세
嬌女子平陽 (교여자평양) 귀여운 내 딸 평양
折花倚桃邊 (절화의도변) 복숭아 가지 꺽어 내 생각 할까
折花不見我 (절화불견아) 그러나 뵈지 않는 아빠의 얼굴
淚下如流泉 (루하여류천) 말없이 홀로 서서 눈물 흘리리
小兒名伯禽 (소아명백금) 귀여운 내 아들 伯禽
與姝亦齊肩 (여주역제견) 누이와 함께 오늘도 아빠 생각
雙行桃樹下 (쌍행도수하) 복숭아 나무 아래도 나란히 걸어가는
撫肩復誰憐 (무견복수련) 그 누가 돌아보아 주리
念此失次第 (념차실차제) 오늘도 자식 생각
肝腸日憂煎 (간장일우전) 날마다 애간장 태우네
72. 宣州謝조樓餞別校書叔雲 (선주사조루여별교서숙운) - 李白(唐)
棄我去者 (기아거자) 날 버리고 떠난
昨日之日不可留 (작일지일불가류) 어제는 만류할 수 없거니와
亂我心 (난아심자) 나를 괴롭히는
今日之日多煩憂 (금일지일다번우)오늘 또한 시름만 더할 뿐
長風萬里送秋雁 (장풍만리송추응)휘몰아오는 바람, 가을의 기러기를 보내고
對此可以酣高樓 (대차가이감고루)지금은 이 높은 누대에서 곤드래 마신다
蓬萊文章建安骨 (봉래문장건안골)그대 蓬萊의 문장과 建安의높은 기풍 지녔고
中間小謝又淸發 (중간소사우청발)그거기다 소사같은 청신한 재주 지녔어라
俱懷逸興壯思飛 (구회일흥사사비)그대에게는 표일한 감흥에다 장엄한 사색
欲上靑天覽日月 (욕상청천람일월)마치 하늘에 솟구쳐 달도 보고 해도 보려니
抽刀斷水水更流 (추도단수수갱류)칼로 물을 베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擧杯銷愁愁更愁 (거배쇄수수경수)술로 시름 달래도 시름은 더욱 서글퍼 지네
人生在世不稱意 (인생재세불칭의)인생은 가도가도 어려워,
明朝散髮弄扁舟 (명조산발농편주)내일이라도머리칼휘날리며조각배 타고 놀리라
73. 南陵別兒童入京 (남릉별아동입경) - 李白(唐) 이백 701~762
白酒新熟山中歸 (백주신숙산중귀)흰 술이 익을 무렵 두메로 돌아오면
黃鷄啄黍秋正肥 (황계탁서추정비)노란 닭이 기장을 쪼며, 가을은 한창 살찐다
呼童烹鷄酌白酒 (호동팽계작백주)동자를 불러 닭을 잡고, 흰 술을 따르면
兒女嬉笑牽人衣 (아여희소견인의)아녀자에꼬마까지희희낙락서로의옷자락을끈다
高歌取醉欲自慰 (고가취취욕자위)부어라 마셔라! 목청을 돋구어 스스로 달래고
起舞落日爭光輝 (기무락일쟁광휘)너울너울 춤을추노라면,찬란한광채가노을보다 부셔라
游說萬乘苦不早 (유세만승고불조)이제사 황제를 뵙나니, 한스럽다 늦은 연분이
著鞭跨馬涉遠道 (착편고마섭원도)달려라!먼길을어서달려라!준마의등짝에채찍을 친다
會稽愚婦輕買臣 (회계우부경매신)회계의어리석은아낙네가가난한 주매신을 업신여기듯
余亦辭家西入秦 (여역사가서입진)나 또한 집을 나서 장안을 간다
仰天大笑出門去 (앙천대소출문거)하늘 보며 껄껄 웃고, 문 밖을 나서니
我輩豈是蓬蒿人 (아배기시봉호인)우린들 어찌, 초야에만 묻히랴
74. 對酒問月 (대주문월) - 李白(唐) 이백 701~762
靑天有月來機時 (청천유월래기시) 맑은 하늘 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我今停盃一問之 (아금정배일문지) 내 지금 잔 멈추고 물어보노라
人攀明月不可得 (인반명월불가득) 사람이 달을 잡아둘 순 없어도
月行却與人相隨 (월행각여인상수) 달은 항상 사람을 따라다니네
皎如飛鏡臨丹闕 (교여비경임단궐) 달빛은 선궁의 나는 거울처럼
綠烟滅盡淸輝發 (녹연멸진청휘발) 푸른 안개 걷이고 맑게 빛나네
但見宵從海上來 (단견소종해상래) 밤이면 바다 위에 고이 왔다가
寧知曉向雲間沒 (영지효향운간몰) 새벽이면 구름 속에 사라지네
白兎搗藥秋復春 (백토도약추복춘) 옥토끼는 계절 없이 약을 찧고
姮娥細栖與誰隣 (항아세서여수린) 항아는 누구에게 의지해 사나
今人不見古時月 (금인불견고시월) 사람은 옛날 달을 볼 수 없어도
今月曾經照古人 (금월증경조고인) 저 달은 옛 사람도 비추었으리
古人今人若流水 (고인금인약류수) 사람은 언제나 물처럼 흘러가도
共看明月皆如此 (공간명월개여차) 밝은 달은 모든 것 다 보았으리
惟願當歌對酒時 (유원당가대주시) 내가 노래하며 잔을 들 때에
月光長照金樽裏 (월광장조금준리) 달빛이여 오래도록 잔을 비춰라
75. 渡荊門送別 (도형문송별) - 李白(唐) 이백 701~762
渡遠荊門外 (도원형문외) 멀리 荊門山 밖으로 건너와
來從楚國遊 (래종금국유) 楚땅에서 노닐게 되었는데
山隨平野盡 (산수평야진) 산은 평야를 따라 다하고
江入大荒流 (강입대황류) 강은 넓은 들로 흘러드네
月下飛天鏡 (월하비천경) 달이 떨어지니 天鏡이 나는 듯하고
雲生結海樓 (운생결해루) 구름 피어나 신기루를 이루네
仍憐故鄕水 (잉린고향수) 고향의 강물 더욱 그리워하며
萬里送行舟 (만리송행주) 만리로 떠나는 배 전송하네
76. 烏夜啼 (오야제) - 李白(唐) 이백 701~762
黃雲城邊烏欲棲 (황운성변오욕서) 노을지는 성 주변에 까마귀 깃들고자
歸飛啞啞枝上啼 (귀비아아지상제) 날아와 까악까악 가지 위에 홀로 울고
機中織錦秦川女 (기중직금진천녀) 베틀 위 비단 짜는 진천의 아가씨
碧紗如烟隔窓語 (벽사여연격창어) 연기 같은 창 너머 정든 님 목소린가
停梭悵然憶遠人 (정사창연억원인) 물레북 손에 든채 멀리 떠난 그대 생각하며
獨宿空房淚如雨 (독숙공방누여우) 빈방에 홀로 자니 눈물이 비오는 듯
77.久別離 (구별리) - 李白(唐) 이백 701~762
別來幾春未還家 (별래기춘미환가) 헤어진 지 몇해던가 돌아가지 못한 채
玉窓五見櫻桃花 (옥창오견루조화) 옥창에도어느덧다섯 번이나앵두꽃 피었겠지
況有錦字書 (황유금자서) 비단에 쓴 아내 편지
開緘使人嗟 (개함사인차) 뜯으면서 흘리는 한숨
至此腸斷彼心絶 (지차장단피심절) 아내는 애가 끓어 울며 불며
雲환綠빈罷梳結 (운환록빈파소결)검은머리윤나는 머리채를곱게빗어동여 맸지만
愁如回포亂白雪 (수여회포난백설) 회오리 같은 시름에 눈발이 흩날리겠지
去年寄書報陽臺 (거년기서보양대) 지난해엔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듯
今年寄書重相催 (금년기서중상최) 올해에도 서둘러 편지를 보내네
東風兮東風 (동풍혜동풍) 봄바람아 어서 불어라
爲我吹行雲使西來 (위아취행운사서래) 그대를,구름이 흐르듯서쪽으로 보내 주오
待來竟不來 (대래경부래)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대 오지 않고
落花寂寂委靑苔 (락화적적위청태) 꽃잎만 소리 없이 파란 이끼에 쌓이네
78. 金陵酒肆留別 (금릉주사류별) - 李白(唐) 이백 701~762
風吹柳花滿店香 (풍취류화만점향) 바람살살,버들꽃 펄펄 주막집에향기그윽한데
吳姬壓酒喚客嘗 (오희압주환객상) 吳땅의 아가씨 방금 뜬술로 맛을보라 권하네
金陵子弟來相送 (금릉자제래상송) 금릉의 젊은이들 나를 전송하거늘
欲行不行各盡觴 (욕행부행각진상)갈길차마일어서지못한채한잔드세또한잔 드세
請君試問東流水 (청군시문동류수) 여보게!저동쪽으로흐르는 물 보고 물어 보게
別意與之誰短長 (별의여지수단장)그대들 말리는 정과견줄 때어느것이깊겠는가
79. 與夏十二登岳陽樓 (여하십이등악양루) - 李白(唐) 이백 701~762
樓觀岳陽盡 (루관악양진) 누각 경치로는 악양루가 그만
川逈洞庭開 (천형동정개) 강물 아득히 흐르고 동정호가 탁 트였네
雁引愁心去 (안인수심거) 기러기는 내 맘 속 근심 끌고 날아가고
山銜好月來 (산금호월래) 산은 둥근 달 머금고 다가서네
雲間連下榻 (운간연하탑) 구름 사이에 잠시 머물고
天上接行杯 (천상접행배) 하늘 위에서 술잔 주고 받네
醉後凉風起 (취후량풍기) 취하니 또 서늘한 바람 일어
吹人舞袖回 (취인무수회) 너울너울 춤추는 사람 옷소매 휘두르네
80. 山中問答 (산중문답) - 李白(唐) 이백 701~762
問余何意棲碧山 (문여하의서벽산) 나에게 왜 청산에 사느냐고 물으면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으며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물따라 묘연히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 일세
81 將進酒 (장진주)-李白(唐) 이백 701~762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아는가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래) 황하가 하늘 저 위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부복회) 바다로줄달음한뒤 다시하늘로돌아가지못한걸.
又不見 (우불견) 또한, 보지 못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 고당의 노인이 저 거울 앞에서 백발을 보고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아침만해도파랗던머리에그날밤흰눈이웬말이냐는 탄식을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 뜻을 얻었거든 마음껏 즐기게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 술둥이에 왜 달만 둥둥 떠 있나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하늘이나를세상에보냈을때필시쓸모가 있겠거늘
千金散盡還復來(천금산진환복래)가져온돈은모두 쓰자구나그러면 다시 벌리려니
烹羊宰牛且爲樂(팽양재우차위락)염소도 잡고 소도 잡아 노세 노세 만껏 노세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장부가 잔을 잡았거든 삼백 잔을 비워야지
岑夫子, 丹邱生 (잠부자, 단구생) 岑선생! 丹邱형!
將進酒, 杯莫停 (장진주, 배막정) 드세 드세 잔을 드세
與君歌一曲 (여군가일곡) 내 노래 한 번 하려니
請君爲我傾耳聽 (청군위아경이청) 그대 귀를 기울이게 !
鐘鼓饌玉不足貴 (종고찬옥불족귀) 종치고 북치면서 산해진미 무얼하나
但願長醉不用醒 (단원장취불용성) 취하면 그만이고 안 깨면 더 좋은 걸
古來聖賢皆寂寞 (고래성현개적막) 옛날부터 성현이란 모두 쓸쓸해
惟有飮者留其名 (유유음자유기명) 어찌 술꾼처럼 천고에 이름을 남기랴!
陳王昔時宴平樂 (진왕석시연평락) 진왕도 별거있나. 평락사에서 잔치나 벌이고
斗酒十千恣歡謔 (두주십천자환학) 천금가는말술을퍼붓고는마음껏즐기지않았었나
主人何爲言少錢 (주인하위언소전) 주인 되는 사람이 돈이 없어서야
徑須沾取對君酌 (경수첨취대군작) 얼른 술을 대령해서 그대와 취할거야
五花馬, 千金구(오화마, 천금구)오색빛 찬란한말이나천금의가죽옷은어디에쓰나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동자 불러 美酒와 바꾸어다가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얼씨구 절씨구, 우리 만고의 시름을 녹이세
* ( 逈= 멀다,빛나다, 아득히. 銜= 재갈 함.물다,머금다,품다,원망하다. 榻= 걸상, 긴 의자.
82. 奔亡道中 (분망도중) - 李白(唐) 이백 701~762
渺渺望湖水 (묘묘망호수) 아득히 호수를 바라보면
靑靑蘆葉齊 (청청노엽제) 파랗게 갈대 잎의 바다
歸心落何處 (귀심락하처) 돌아가는 마음 어디서 머물까
日沒大江西 (일몰대강서) 해는 강 저편에 지는데
歇馬傍春草 (헐마방춘초) 말에게 봄풀을 먹이면서
欲行遠道迷 (욕행원도미) 내다보면 길은 아련할 뿐
誰忍子規鳥 (수인자규조) 누가 소쩍새를 견디라
連聲向我啼 (연성향아제) 소리소리 나를 울리네
* (묘= 아득할 묘. 蘆= 갈대로. 齊= 가지런할 제.
83. 江雪 강설(강의 눈) 柳宗元(유종원)
千山鳥飛絶 모든 산에 새가 나는 모습이 사라지고
萬徑人踪滅 온갖 길에 사람들의 발자국 없어졌다
孤舟蓑笠翁 배 한 척, 도롱이와 갓을 쓴 늙은이가
獨釣寒江雪 눈이 오는 추운 강에서 홀로 낚시 할 뿐이라
84. 南樓望 남루망(남루에서의 경치) 盧瑄(노선)
去國三巴遠 고향을 떠나 멀리 삼파까지 와서
登樓萬里春 누각에 올라서니 말리 저쪽까지 봄 경치로다
傷心江上客 그러나 강가의 이 나그네는 마음이 괴롭다
不是故鄕人 여기 고장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85. 秋風引(추풍인) 가을 바람의 노래-劉禹錫(유우석)
何處秋風至 어디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지
蕭蕭送雁群 살살 불고 기러기 무리를 보낸다
朝來入庭樹 아참이 되어 마당의 나무에까지 불어오는데
孤客最先聞 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86.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유월이십칠일방호루취서)
6월 27일, 망호루에서 취하며 적음-蘇軾(소식)
黑雲飜墨未遮山 까만 구름이 묵을 뒤집어 아직 산을 가리지도 않는데
白雨跳珠亂入船 하얀 소나기가 진주를 떨어뜨리는 듯 난잡하게 배에 들어온다
卷地風來忽吹散 땅을 휩쓰는 바람이 갑자기 불어와 쓸어 버리더니
望湖樓下水如天 망호루 밑에 물은 하늘 같이 푸르도다
87. 村夜(촌야) 마을의 밤-白居易(백거이)
霜草蒼蒼蟲切切 서리 내린 풀이 푸르고 벌레가 찍찍거려
村南村北行人絶 마을 남쪽, 마을 북쪽에 오가는 사람이 없어졌다
獨出門前望野田 홀로 문 앞에 나가 들을 바라보니
月出蕎麥花如雪 달이 뜨고 메밀꽃이 눈 같이 하얗다
88. 出塞行(출새행) 출정의 노래-王昌齡(왕창령)
白草原頭望京師 흰 풀밭 모서리에서 서울쪽을 바라보니
黃河水流無盡時 황하 물이 흘러 끝이 없다
秋天曠野行人絶 가을 하늘, 넓은 광야에 오가는 사람이 끊어졌는데
馬首東來知是誰 말 타고 동쪽으로 가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89. 山中問答(산중문답)-李白(이백)
問余何意棲碧山 자네에 묻네, 어찌 푸른 산 속에 사는고?
笑而不答心自閑 웃으며 대답은 않으나 마음은 저절로 한가하네
桃花流水요然去 복숭아꽃, 흘러가는 강물,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別有天地非人間 이 속세와 다른 천지가 따로 있겠지
90. 除夜作(제야작) 섣달 그믐날에 만듦-高適(고적)
旅館寒燈獨不眠 여관의 추운 등불 아래 홀로 잠을 못 이룬다
客心何事轉凄然 나그네 마음은 어쩐지 외롭기만 하다
故鄕今夜思千里 고향에서는 오늘 밤에 천리 멀리 있는 나를 생각하고 있겠지
霜빈明朝又一年 서리 내린 듯한 머리에 내일 되면 한 살 더 나이를 먹네
91. 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 봄날에 이백을 생각함-杜甫(두보)
白也詩無敵 이백이여 당신의 시는 적이 없다
飄然思不群 속세를 초월해서 생각은 뛰어난다
淸新庾開府 맑음에 있어서는 유개부의 시와 같고
俊逸鮑參軍 뛰어남에 있어서는 포참군의 시와 같다
渭北春天樹 나는 지금 위북 땅, 봄 하늘의 나무 밑에 있지만
江東日暮雲 당신은 강동 땅, 해 지는 구룸 속
何時一樽酒) 언젠가 항아리 하나 앞에 두고
重與細論文 다시 함께 자세하게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구나
92. 香爐峰下新卜山居草堂初成偶題東壁 白居易(향로봉하신복산거초당초성우제동벽)-백거이
(향로봉 밑에 새로 산거를 정해 초가집을 처음 짓고 문득 동쪽 벽에 적음)
日高睡足猶용起 해 높이 뜨고 충분히 잤는데 아직 일어나기가 귀찮고
小閣重衾不파寒 작은 집에서 이불을 겹치니 추위도 무섭지 않네
遺愛寺鐘기枕聽 유애사의 종소리는 베개에 기대어 듣고
香爐峰雪撥簾看 향로봉의 눈경치는 발을 들어올려 본다
匡盧便是逃名地 광로는 바로 명성에서 피하는 땅으로 알맞고
司馬仍爲送老官 사마는 노후를 보내는데 안성맞춤의 관직이다
心泰身寧是歸處 마음이 편하고 몸이 편안하면 그것이 자기가 돌아가야 할 곳이지
故鄕何獨在長安 고향은 어찌 유독 장안이어야만 한단 말이요
93. 送秘書晁監還日本國 王維(송비서조감환일본국) 왕유
(비서 조감의 일본 귀국을 보냄)
積水不可極 큰 바다는 끝이 없는데
安知滄海東 어찌 이 바다의 동쪽을 알 수 있으리오
九州何處遠 세상 어떤 먼 데로 갈 것인지
萬里若乘空 말리 하늘을 타는 것과 같도다
向國惟看日 나라를 향하는데 오직 태양을 보고
歸帆但信風 돌아가는 배는 오직 바람을 믿는다
鰲身映天黑 큰 거북이 몸이 하늘에 비쳐서 까맣고
魚眼射波紅 물고기 눈이 파도 사이에 빨갛게 얼른거린다
鄕樹扶桑外 고향 나무는 일본 저쪽에 있고
主人孤島中 주인은 절해의 섬 안으로 가련다
別離方異域 헤어지면 정말로 이국땅이니
音信若爲通 소식이 어떻게 전해질 수 있을꼬
(비서 조감 고대 일본인 아베노 나카마로(阿倍仲麻呂). 중국명은 조형(晁衡). 일본에서 중국으로 건너가서 중국 조정에서 일을 했다. 이 시는 그가 귀국할 때 읊은 것이다.)
94. 哭晁卿衡 곡조경형(조형을 동곡함) 李白(이백)
日本晁卿辭帝都 일본의 조형이 장안을 떠나
征帆一片요蓬壺 가는 배의 돛은 하나 일본땅을 돌아서 간다
明月不歸碧海沈 명월은 돌아오지 않고 푸른 바다로 사라져
白雲愁色滿蒼梧 흰 구름 속에는 걱정의 빛깔이 창오 땅에 가득찬다
(나카마로가 조난당해 죽었다는 부보를 접해 지은 추도의 시. 사실은그는 조난당한 후 월남에 표착했으나 중국에서는그가 죽었다는 소문이났다.
95. 花石亭 화석정 李珥(이이)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 숲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지나가되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취해 떠드는 나그네의 뜻은 끝이 없다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멀리 강은 하늘에 이어져서 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서리 내린 단풍나무는 햇빛을 받고 빨갛다
山吐孤輪月(산토고륜월) 산은 홀로 있는 달을 내뱉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강은 말리 멀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함축한다
寒鴻何處去(한홍하거처) 추운 날에 큰 새는 어디로 가는고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그 소리는 노을진 구룸 속에 사라진다
96. 踰大關領望親庭(유대관령망친정)
대관령을 넘어가 친정을 바라봄-申師任堂(신사임당)
慈親鶴髮在臨瀛 (자친학발재임영) 그리운 어버이는 백발로 임영에 계시고
身向長安獨去情 (신향장안독거정) 내 몸은 서울을 향해 그리운 홀로 땅을 떠난다
回首北坪時一望 (회수북평시일망) 돌아보고 북쪽 산 마을을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 (백운비하모산청) 흰 구름이 날아가는 아래 해 지는 산이 푸르도다
97. 제목 없음-무명씨
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 금의 항아리 속의 맛난 술은 민중의 피요
玉盤佳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 이쁜 접시의 맛난 음식은 백성의 기름이라
燭淚落時民淚落 (촉루락시민루락) 촛불이 눈물이 떨어질 때면 민중의 눈물이 떨어져
歡聲高處怨聲高 (환성고처원성고) 환성이 높은 곳에서는 원망의 소리가 높으니라
이도령이 암행어사가 되어 마을로 돌아와 변학도의 연회장에서 변학도의 비리를 호소하며 읊은 시.
98. 采蓮曲 채련곡(연꽃을 따는 노래) 許蘭雪軒(허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가을에 맑은 호숫물 옥돌처럼 흘러가고
蓮花深處繫蘭舟 (연화심처계난주) 연꽃 피는 깊은 곳에 난초 배를 매 놓고서
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연자) 당신 보고 물 건너서 연꽃을 던졌는데
或被人知半日羞 (혹피인지반일수) 혹시 남이 봤을까 봐 반나절 부끄럽네
[출처] 漢詩 모음(98수)|작성자 청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