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추억 상수리(참나무).
이맘 때가 되면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어릴 적에 이맘 때 상수리를 채취해서 팔면 제법 용돈이 쏠쏠했다. 녹록치 않은 살림인지라 겨울에는 나무를 하고 봄, 여름에는 미꾸라지나 장어, 자라를 잡았고 가을에는 뒷산에 올라 상수리를 채취해서 팔았다.
헌데 뒷산이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낙화암과 고란사가 있는 부소산이었다. 지금은 모두 철거되고 없지만 그 당시에는 뒷산에 철책이 쳐져 있었다. 부소산성이었기 때문에 관광지가 되어 나무도 하면 불법이었고 산에 있는 그 무엇도 채취를 못하게 했다.
부소산관리를 하던 분이 친구의 아버님이었다. 그분께서는 마을의 궁핌함을 잘 알고 계시는 터라 나무를 해도 상수리를 채취해도 호통만 치셨지 불법행위에 대해서 눈을 감아주었다. 그래도 우리는 그분이 무서워서 늘 피해다니곤 했다.
어느 날 부소산성의 입구에 커다란 나무에 상수리가 주렁주렁 열렸는데 그 높이가 장난이 아니었다. 필자는 떨어진 것만 주워서는 성에 차지 않아 올라가서 마구 털었다. 신나게 털면 한 가마는 족히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이 요란하게 떠드는 바람에 그분에게 들키고 말았다.
밑에서 줍던 아이들은 도망쳤고 나무 위에 있던 필자는 도망을 칠 수 없었다. 필자는 무조건 위로 올라갔다. 높이가 족히 20m는 넘었는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꼭대기 얇은 기둥을 잡고 있으려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흔들거렸다. 처음에는 호통을 치던 그분께서 필자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자 걱정이 되었는지 내려오라고 하였다. 필자가 대답이 없자..
"인석아. 상수리도 다 가져가게 할테니 내려오너라. 그러다 다친다. 아이구~ 저녀석.."
그분은 어찌할 줄을 모르다가..
"아저씨 간다. 갈테니 어서 내려오거라. 진짜야. 아저씨가 갈게."
그리고는 필자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필자는 한참동안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그분이 더 이상 보이질 않자 나무를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이 들었다. 간신히 내려와서 떨어져 흩어진 상수리를 주웠다. 그러자 어느 새 그분이 긴 막대기를 들고 서있었다. 흠칫 놀라자 그분은..
"앞으로는 나무에 올라가지 말고 이렇게 털거라."
하면서 상수리를 긴 장대로 털었다. 그리고 당신께서 가져온 푸대에 상수리를 가득 담아 주었다. 우리의 곤궁한 처지를 잘 알고 계셨던 그분은 스스로 불법을 저지르면서 필자에게 상수리를 가득 안겨 주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고 계시지 않는다. 그분이 살아계시는 동안 아저씨라고만 부르고 아버지라고 부르질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버님 같이 인자하고 따듯한 분이셨다. 아버님. 고맙습니다.
상수리에 얽힌 추억이 생각나서 주저렸다.
상수리는 참나무과(너도밤나무)의 참나무속에 속하는 갈잎큰키나무다. 상수리, 도토리, 참나무라고 부른다. 열매는 상수리, 상실, 상두자, 상자, 저두, 조두, 도토리라고 부르며 열매의 껍질은 각두, 상실각, 상두라 부르고 나무의 껍질은 상목피, 역모피, 역수피라 부른다.
맛은 쓰고 떫으며 성질은 따듯하고 독은 없다. 소화불량, 장출혈, 장염, 이질, 탈항, 치질출혈, 지혈, 부스럼, 화상, 구강염, 치통을 치료한다. 대체적으로 묵을 많이 쑤어 먹고 그 외에 빈대떡이나 국수, 수제비로 만들어서 먹는다.
상수리묵은 전분이 주성분이어서 수분이 80%이상을 차지한다. 열량이 거의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아주 좋다. 혈액순환을 돕고 포만감을 주어 고혈압, 다이어트에 이만한 음식이 없다. 실제로 상수리(도토리)묵을 즐겨서 먹으면 혈압이 떨어지고 살도 빠진다.
상수리로 건강환을 만드는 방법.
상수리를 겉껍질 째 채취해서 껍질 째 절구에 짓찧거나 아님 껍질을 까서 짓찧어서 말린다. 단 껍질은 버리면 안 된다. 이렇게 짓찧은 상수리와 껍질 모두를 햇볕에 말린다. 같이 섞어서 말려도 된다. 바싹 말린 상수리를 분말로 만든다. 아님 상수리를 껍질 째 서너시간 찜통에 약불로 푹 쪄서 햇볕에 바싹 말려 분말을 내도 된다.
상수리분말 400g.
녹두 300g.
율무 200g.
결명자200g.
메밀 200g.
백작약 80g.
감초 80g
위와 같이 분말하여 찹쌀풀에 개어서 콩알보다 작게 환을 만든다. 환은 제분소에서 만들면 편하다. 이렇게 만든 환을 20~30알씩 하루 3회 복용한다. 꾸준히 복용하면 다이어트, 변비, 치질, 고혈압에 좋다. 가정의 건강환으로 추천할만 하다.
약초연구소 둥지.
전남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50.
010 9388 2053
첫댓글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