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어쓰기 과제
가끔은 시각이나 청각을 의심할 때가 있다. 뭔가 유리창에 부딪힌 것 같은데, 맞나? 바람 소리는 아니다. 약간 둔탁했어. 장비함에 프라이어와 드라이버를 넣느라 제대로 듣진 못했다. 드르르, 드르르… 때마침 작업복에 든 핸드폰이 진동해서 혹시 착각했나 싶었다. 퇴근 시간을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내 사업이니만큼 돈 받고 일하는 쪽을 근무 시간을 헤아려주는 게 옳다고 여겨 맞춰놓은 것이니까. 나는 어두컴컴한 작업장 안을 둘러보았다. 마무, 파워 내려. 소리는 그의 청각 어딘가에 꽂힐 것이다. 작업장 어디에 있건 이런 지시를 하는 내 말을 듣지 못했다고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는 권유하는 말과 명령어를 확실히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윙, 하고 시끄럽게 돌아가던 모터 소리가 조금 후 멎었다. 사방이 조용해지자 바깥 세상의 소리가 작업장 안으로 비적비적 새어들어왔다. 멀리서 차 지나가는 소리. 암탉이 우는 소리. 마무가 움직이는 발소리도 가깝게 들리다가 멀어졌다. 그러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전화하는 소리가 났다.
밖에 있던 소희가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작업장으로 무엇인가를 들고 들어왔다. 소희는 이모의 외동딸이자 이 회사의 납품 판넬을 디자인 하는 사람이었다. 이게 뭐에요? 그것을 보고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알았다. 지난달에도 소희가 죽은 새를 들고 와서 이게 뭔지 물은 적이 있었다. 박쥐 아냐?. 6월의 대낮에 나는 그애의 손에서 옮겨 앉은 박쥐의 날개를 펼쳐 보았다.
2. 읽기 과제
전라매일신문- -커튼이 없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