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국 도착하자마자 평택공장 찾아
이재용 밀착 수행..22일은 정의선과 만나
尹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길 희망"
◆ 한미정상회담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2박3일의 일정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해 곧바로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의 안내로 건설 중인 3라인(P3) 내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밀착 수행을 받으며 곳곳을 돌아본 두 정상은 공동연설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해 한국과 미국 간 '경제안보 동맹'에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안보 자산"이라면서 "과감한 인센티브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앞서 백악관은 "한미동맹이 미국 제조업 투자와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미국 중산층을 위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서 10㎞ 남짓 떨어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곧바로 이동해 미리 기다리고 있던 윤 대통령과 만나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반가움을 표하며 인사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이 부회장과 직원들의 수행을 받으며 공장 곳곳을 돌아봤다. 바이든 대통령이 많은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나누면서 당초 투어 예상 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착한 지 1시간 반 이상 지난 7시 40분에서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마련된 공동 기자회견장 앞에 선 두 정상은 공동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캠퍼스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간 반도체 협력의 역사가 매우 깊다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이 땅의 첫 반도체 기업으로 한미 합작의 한국반도체가 1974년 설립됐다"면서 이것이 미국 오스틴시와 테일러시의 첨단 파운드리 공장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램리서치와 듀폰 등 한국에 투자하고, 한국의 반도체 업체와 협력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21일 열리는 공식 환영만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재계 주요 인사들과 접촉한다. 이 행사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 수장들이 모두 참석한다. 방한 마지막 날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일정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이다.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70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데,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한 자리로 관측된다.
[박인혜 기자 / 한예경 기자 / 이승훈 기자]
한미 반도체 동맹, 삼성 3나노 최첨단 웨이퍼에 깊게 새겼다
한국 도착하자 삼성 평택공장부터 찾아간 바이든
방명록 대신 웨이퍼에 서명
세계 첫 생산 앞둔 3나노 제품
TSMC보다 앞선 첨단공정 선봬
中 패권 맞서 반도체 기술동맹
미국은 설계, 한국은 제조 분업
일각선 '칩4' 동맹에 우려도
20일 오후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입국 직후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했다. 사진은 2021년 4월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영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반도체가 국가안보의 핵심 품목임을 강조하는 모습. [AP = 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한미 양국이 손을 잡았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이를 견제할 수단으로 한미 반도체 동맹이 맺어진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첨단 분야에 사용될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하는 다음주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공식 출범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국 합의에 기반한 협의체로 만들어지는 IPEF는 6개 분야를 두고 있지만 핵심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무너진 반도체 공급망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IPEF는 다분히 중국 견제의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 재건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미국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생산이 영향을 받자 자국 내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기지 마련을 희망해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부문에서 미국은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68%로 압도적 1위인 데 비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부문에서는 47%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첨단 공정은 거의 없고 오래된 공정이 대부분이다.
자국 내에 반도체 첨단 공장 유치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경쟁법안 통과를 서두르고 있다. 이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총규모는 52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한다. 이를 감안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1조원)를 투입해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TSMC 또한 미국 애리조나에 1000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는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자국 내에 반도체 공장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두 손을 들고 환영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질 뿐 아니라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택캠퍼스 방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방명록 대신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실리콘 판이다. 특히 이는 삼성전자가 상반기 양산을 밝힌 차세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반 세계 최초 3㎚(㎚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시제품이라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이 기술력에서 경쟁자인 TSMC를 앞선 첨단 미세공정 제품을 한미 양국 정상 앞에 선보인 것이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포함되는 것이 한국으로서도 나쁜 선택지가 아니다. 한국은 반도체 장비의 45%를 미국 기업에 의존한다. 반도체 국산화가 많이 진척됐다고 하지만 장비의 경우 아직 15%에 불과하다. 여기에 반도체 설계 기업의 대부분이 미국 업체다. 파운드리를 육성하려는 삼성전자의 경우 안정적인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는 한국도 안전한 공급망 확보와 함께 미국의 반도체 핵심 원천기술에 보다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며 "첨단 반도체 공정으로 우리가 이행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미 반도체 동맹이 장기적으로 '칩4(Chip 4)' 동맹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한국, 일본, 대만 정부에 개별적으로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는 칩4 동맹을 제안한 바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칩4 참여 여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기업의 입장과 국가의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고해진 한미 반도체 동맹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2016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 때처럼 유사한 사태가 재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반도체나 배터리 제조에 필수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승훈 기자 / 정유정 기자]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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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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