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영양학

[여울물]

벼 수확을 앞둔 가을, 논의 물을 빼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미꾸라지가 무더기로 잡히곤 했다. 추어탕을 비롯해 여러 가지 미꾸라지 요리는 그간 농사일에서 오는 피로를 풀어주는 보양식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에는 농약을 많이 쓰는 탓에 논에서 자연산 미꾸라지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미꾸라지의 양식이 활발하고, 또 중국 등에서 미꾸라지 수입량이 적지 앟아 미꾸라지의 공급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
미꾸라지는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이용해온 친근한 수산자원의 하나다. 1611년 <동의보감>에 추어(鰍漁)라 나오고, 그 후 1827년경 서유구(徐有榘)가 편찬한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중 <전어지(佃漁志)>에는 ‘이추(泥鰍)’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한글로는 ‘밋구리’라 쓴다. 잉어목 미꾸라지과로 산소가 부족해도 잘 견디며, 진흙 속 유기물을 먹고 사는데, 겨울에는 먹이를 먹지 않고 진흙 속에서 겨울 잠을 잔다. 겨울잠을 자려면 체내에 충분한 영양을 비축할 것이므로 겨울이 되기 전인 가을이 미꾸라지를 먹는 제철이 될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추어의 한자에 가을 추(秋)자를 붙인 것 같다.



칼슘이 풍부, 비타민 D가 흡수율이 높여
삼복더위에 시달리고 힘든 농사일에 지친 몸에 원기를 불어 넣는 보양 식품으로 미꾸라지를 꼽는 것은 양질의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과 철분, 아연 등 중요한 무기질이 풍부하며, 비타민 중에서는 비타민 B2와 B12가 특히 많기 때문이다(표참고). 미꾸라지는 어패류 중에서 지방이 적어 열량이 높지 않으므로 즐겨 먹는다고 해도 비만의 걱정을 덜 수 있다.
우리 국민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 중 하나가 칼슘인데, 미꾸라지는 어패류 중에서도 특히 칼슘이 풍부한데다, 인과 비타민 D도 들어 있어 체내에서 칼슘 흡수율을 높인다. 그래서 페경기 이후 여성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최근 아이들이 칼슘 부족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신경과민이며 난폭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면 신경을 안정시켜 이런 증상을 해소, 예방한다. 성장기 아이들의 골격 형성에도 도움이 되니 여러모로 좋은 식품이라고 하겠다.

 철분과 비타민 B12가 빈혈을 예방
미꾸라지는 빈혈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을 주어 여성, 특히 임산부나 수유부에게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 빈혈은 임산부나 수유뿐 아니라 사춘기 이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혈액 성분 중 적혈구가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Hemoglobin)은 산소와 결합해 온몸의 세포에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헤모글로빈은 철을 재료로 만들어지는 ‘헴’이라는 붉은 색소와 ‘글로빈’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몸속에 철분이 부족하면 적혈구 내의 헤모글로빈이 줄어들고,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빈혈이 생긴다. 이것이 철 결핍성 빈혈로, 여성은 월경 시 출혈이나 다이어트 등으로 위험이 높다.  미꾸라지는 철분의 함량이 다른 어패류에 비해 몇 배나 높아 철분 부족에서 오는 빈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더불어 비타민 B12의 함량이 높아 또 다른 형태의 빈혈인 ‘악성 빈혈(거대적아구성 빈혈)’의 발생도 예방한다.
미꾸라지는 풍부한 또 한가지 비타민인 비타민 B2는 성장을 촉진하는 비타민으로 성장기 청소년에게 특히 필요한 영양소인데,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성분의 하나다. 또한 피부나 점막의 건강 유지에 필요하므로 미용 상의 이유로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임 가장 자리가 헐거나 입술, 혀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 등이 모두 비타민 B2 부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무기질의 하나인 아연 함량도 굴보다는 낮지만 어류 중에서는 높다. 아연은 세포의 생성과 신체의 성장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특히 정액 중에 고농도로 존재하고 있어 성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리 전 흙 냄새를 빼고 소금을 넣어 점액질 제거
미꾸라지 요리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이 추어탕이다. 추어탕의 조리법은 지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뼈와 내장을 함께 조리하기 때문에 미꾸라지의 영양을 완전히 섭취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미꾸라지는 진흙탕 속에서 살기 때문에 조리 하기 전에 몸안에 들어 있는 진흙을 깨끗이 토하도록 해야 한다. 미꾸라지를 손질할 때는 산 채로 용기에 담아 소금이나 기름을 조금 뿌려둔 뒤, 소금물로 여러 번 헹구어야 한다. 살아 있는 미꾸라지는 몸 표면에 ‘뮤신(Mucine)’이라는 점성 물질이 있어 미끈거리지만 소금을 뿌려 항아리에 넣고 뚜껑을 덮으면 미꾸라지가 서로 몸을 비비며 뮤신이 씻겨 나가 미끈거리는 것이 사라진다.

[녹촌]

정보 감사합니다.

[강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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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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