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7월12일도 일요일로, 제주도는 가는 비가 내리며, 바람이 제법 강한 날씨였습니다. 하이 원 대회를 만족스런 기록으로 완주를 한 후, 한 달 만에 제주대회 도전장을 내었습니다. 클럽회원들의 성화와, 제 스스로의 자신감과 신체적 컨디션도 양호한 상태 였든지라, 일년 뒤 회갑 때 갖기로 한 제주대회의 참가 결정을, 한해 앞당겨 하게된 것이었습니다. 고령에다, 한달이 체 못된 지난경기의 피로도나 신체조직의 회복에도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만용을 부린 것이었었지요! 어쨌든 만용이라 하고라도 자신감 하나만은 확고하였기에 내린 결정이니 만치, 클럽차원에서도 많은 회원이 제주대회에 대국적으로 참가하기로 결정이 내려졌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회를 이틀 앞둔(금요일)오후에 가게에서 절단 작업도중, 오른손 등에 큰 열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두꺼운 유리가 떨어지면서 오른 손등에 박혔는데, 상처가 제법이어서,병원 응급실에 누워 봉합수술중에 든 생각은, “제주대회를 말리는 조상의 계시”쯤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 수술이 끝난 후, 의사에게 사정 말씀을 드렸드니, “1주일정도는 물에 넣지말라”는 답변이었는데, 재차 부탁형의 요구에, “물밖으로 나온후는 바로 소독등 응급 처치를 하라”며, 수술용 투명 고무장갑을 주면서, “끼고 테입핑을 하라”고도 일러 들었는데, 내심으로는, 그게 크게 도움 될 사안이 아니었지요, 잠간의 수영이 아니고, 3.8km의 장거리 수영이기에.
저는 미신이나 징크스등으로 부터는 자유로운 사람입니다만, 좀은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죽어도 가족이 다 보는 앞에서 죽겠다고, 두 딸년과, 제대후 교원 임용고시 쪼우고 있는 아들놈까지 해서, 가족 전원이, 제주도(저는 난생처음으로)엘 하루전에 도착해, 회원들과의 식사를 마치고는 가족만으로 예약된 팬션에 여장을 풀었는데! 부상으로 생겼든 문제가 해소가 되질 않고, 대횟날 새벽까지 말썽을 부리는 것이, 항생제용 근육주사와 내복약 등이 설사를 유발케 한다는 걸, 그날 새벽에야 알게 되어, 약을 봉지째 쓰레기 통에 버린후, 중문 해수욕장의 수영 출발전에 한번더 화장실을 다녀온 후, 수트를 끼어 입었었는데, 아내는,“지금이라도 포기하라”고 안달이었지만 개성(개 같은 성질)강한 제가 그쯤에서의 포기는 사실 어려웠었지요.
제주대회에서 수영종목은 빼먹고 대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바람 때문에 파도가 심한 경우가 해당이 되겠으며, 그날도, 수영을 하느냐, 마느냐, 로 대회본부측에서 고민을 하였으나, 정상적인 3종경기로 진행하길 결정했다는 소식에 저는 다행스레 생각을 했습니다. 설사 등으로 힘들겠지만, 예까지 온 이상은 명실상부한, 아이언 맨 대회를 치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지요! 실재 파도는 조금 과장해 집체만 했었는데, 그래도 저는 매일 수영을 하는 사람이라 좀은 유리한 입장이 될 수도 있었겠고, 과거 스쿠버 다이빙 등으로 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이라, 늘~ 수영에서는, 클럽 회원 중에서도 앞서 나오는 그런 상황 이었습니다.
파도는 해안 가까이 수심이 얕아 지면서 삼각파도가 생성이 되며, 조금만 해안을 벗어 나면 너울성 파도로, 수영하기에는 큰 불편이 없지요. 약,1km전방의 부표를 2회(3.8km) 왕복하는 코스인데, 파도에 밀려 해안을 떠나기가 힘드는 상황에서는, 수차례의 잠영으로, 삼각파도 구간을 벗어나는 게 요령이지요! 부표를 돌아 해안으로 향할 때는 파도가 밀어 주니, 의외로 수영하기 쉬우나, 해안 가까이 와서는 큰 삼각파도가 몸을 덮치기 때문에 물 먹을 일도 많다는 게 사실입니다. 어쨌든 예상 데로 수영을 일찍 나오게 되어, 사이클 바꿈 터에서, 대충 상처를 소독 하고는, 패달 링에 올인 하게 되었습니다.
사이클코스가 180.2km면 그의 제주도를 일주 하는 거리인데, 등을 밀어 주는 바람 덕분에 성산 일출봉 까지는 평속40km가까운 속도로 내달렸으나, 서쪽으로 핸들을 꺽자, 오 마이 갓! 차라리 끌차(자전거를 끌며 걷는 것)가 나을 지경이었습니다. 남은 거리가, 100수십km나 될것 같은데, 아찔한 생각뿐이었지요! 심지어는 횡풍과 돌풍으로 넘어 지는 선수들도 있을 정도 였었지요. 한참을 달리다보니, 앞서 가든 주자들이 모여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설사가 두려워 저는 먹을 엄두를 내질 못하고, 힘겹게 패달링에 열중 할 수밖에 없었는데, 안개비가 내리는 가운데, 돈네코 힐을 힘겹게 오르는 중에, “형님 먼저 갑니다” “큰 형님 힘 내세요“등을 외치며, 클럽 회원들 모두가 추월해 가는 상황이었었지요.
천신만고 끝에 컷 오프(경기시작10시간이내)에 걸리지 않고, 마지막 달리기 코스에 진출을 했습니다만 먹은 것은 물뿐인데 설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이 깔려오는 주로옆의 밀감밭에서, 모기를 쫒는 시간이 아까울정도로 후처리를 하고는 주로에 합류를 했는데, 체력은 그의 바닥이나, 그로키 상태여서 걷다 뛰다를 반복하다, 코아양과(마산의 유명빵집)에서 준비해간
통 팥빵 두 개를 먹고는, 다소의 에너지가 충전이 된듯했고, 사이클에서 나를 앞질러 갔든, 젊은 회원들을 하나둘 앞질러 갈 때는, 의외의 힘이 솟구치기도 했었지요! 지금 생각해도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제주대회를 치르므로 해서, 스스로 진정한 철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한시간에 정해진 코스를 완주 하므로 받게 되는 철인증의 의미와는 별개로, 열다섯 시간 반동안의 시간을, 물 몇 모금으로 완주를 할 수 있도록 건강한 영육을 주신 부모님께 대한 고마움과, 스스로의 의지에 대한 깨달음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면 된다“ ”나는 할수 있다“라는 교훈적 의미를 가족 앞에서 당당히 실행해 보임으로서, 가장으로서의 적잖은 긍지도 갖게 되었구요! 완주후의 제 몰골은 가관 이었습니다만, 기력을 다해 도전한 제주대회가 제 건강에는 크게 도움이 되었을 걸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장시간의 단식은 아니었다 하고라도!ㅎㅎㅎ
가족과의 마지막 사진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힘든 대회 이지만, 여느 대회보다 많은 회원이 참가해서 완주했습니다.
수영출발, 파도가 장난이 아닙니다.ㅎㅎㅎ
사이클 출발.
돈네코 경사로를 업힐중!
마지막 달리기(42.195km)월드컵 경기장을 낀,
시내 간선도로, 7km구간을 3회 왕복하는.
체중이 많아 빠졌든 걸로!
07시에 시작, 15시간 27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산철인클럽의 참가 회원들 기록,
중간치기로 들어 왔었네요. ㅎㅎㅎ
*돈네코 힐= 한라산 자락의 경사로로, 제주대회 사이클 코스로 제일 힘든 구간,
하이원때의 만항재나 태백선수촌에 비하면, 조족지혈 정도의!
첫댓글 보기 좋은 모습들입니다. 다음에는 40대 것? ㅎㅎ
철인운동을 늦게 입문했었고,
40대에는 다른 운동 했습니더.ㅎㅎㅎ
@박광순 아쉽네예.ㅎㅎ
별나게 살았군요.
별난 삶은 현재 진행형!
혼자만 좋았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