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끝,
오늘 아침 일어나 보니 날씨가 밝고 환해서
상쾌한 기분으로 월욜 아침을 열었네요
엊그제 토요일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멀리 남쪽
전남 예당으로 늦은 성묘를 갔었지요..
토욜 한낮의 부서지는 햇빛이 유난히 맑고 하늘도 높아
멋진 가을여행을 예감했는데...
지난번 추석날 모였을때 각자 아직 성묘를 못 갔다면서
10월 첫 토요일에 산소에 가려고 예정했다고 서로 말하다 보니
우연히 같은 날이라
그러면 모두 함께 거기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더랬지요
ㅎㅎ
모든 가족들이 각자 그들의 자식들 내외까지 신세대 구세대 모두 함께 움직이니
그야말로 대가족이 모이는 것이네요..
어쩌다 그리 되었습니다...
근래 보기드믄 사건입니다!!
젊은 이들은 다르네요
이 많은 식구들이 한꺼번에 묵을 수 있는 팬션을 뒤지더니
드디어 예당에 팬션이 있음을 발견해 내고는 발빠르게 예약을 합니다...
당신들의 고향인 작은 마을 예당에
이런 예쁜 팬션이 있는 줄을 꿈에도 몰랐던 구세대 남정네들,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지요
팬션이 너무 예쁘지요? ㅎㅎㅎ
워낙 대가족이다 보니 젊은 팀과 나이든 팀으로 나누어서 두 방(집)을 예약했는데
방마다 방 세개에 넓은 거실에 부엌에.. 정말 신이납니다
그러니까 모두 모인 인구가 16명!!!
와우~~~!! ㅎㅎㅎ
우리는 부부만 내려갔는데 아들이 너무 바빠 숨도 못쉬겠다 아우성이니
함께 가질 못했지요
아들은 무얼 부탁한다든가 하면
가뜩이나 신경쓸 일이 많으니까 몹시 피곤해 해서
혹시 컴퓨터에 이상이 있을때도 컴퓨터가 전공인 아들에게 묻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고장나면 아예 컴퓨터 수리가게에 묻곤 하지요
뭔 공부가 그리도 숨도 못쉬게 많은지
하여간 이 아이는 주말 부부임에도 주말에도 와이프 조차 실컷 만나지를 못하는 눈칩니다
그러니 함께 내려가자는 말은 엄두도 못 냅니다
옆지기의 스케쥴로 오후에서야 출발한 우리는 저녁 7시 반쯤에서야
팬션에 도착했네요
주차를 하면서 보니 밤의 어둠을 가르고 넓은 잔디 여기저기서
먹음직스런 고기 굽는 냄새가 마당 가득한데...
한 무리의 우리 팀도 한자리 차지하고.. ㅎㅎ
든든한 조카들 둘이 두군데 불판에
소고기를 굽고, 소시지를 굽고, 연어를 굽고...
지글지글...
정말 환상입니다!!
우리 구세대들은 구워주는 고기 연신 먹기 바쁘고
새며늘들은 날르기 바쁘고
아들들은 굽기 바쁘고
그 사이사이 먹어가며 떠들어 가며...
정말 신나는 한바탕 축제입니다!! ^^*
그렇게 멋진 야외파티가 따로 없네요! ㅎㅎㅎ
이렇게 후손들이 함께 모여 기쁘게 친교를 나누는 장이 마련됨을
주님께 너무나 감사드리며
조상님들 뵈러 오는 일이 없다면 과연 이런 만남이 이루어졌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조상들께서 바라시는 것이 바로 이런 후손들의 사랑의 만남,
사랑의 교류가 아닐까 생각을 해보며
추석 성묘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우린 모두가 화투같은 걸 즐기는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재밌는 놀이는 못하는데...
그대신 밤늦도록 쉴새 없이 봇물 터진듯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니
끊임 없이 배꼽 잡으며 웃다가 웃다가...
정말 시간 가는줄 몰랐지요
밤이 깊어 아쉽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각자 둘씩 들어간 방에서도 두런두런 말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요 ㅎㅎㅎ
저는 고모님과 한 방 짝지가 되어 역시 밤늦도록 두런두런... ^^*
담날 주일, 상쾌한 아침을 맞습니다
예당 사시는 네째 형님이 아침 반찬을 새벽같이 만들어 오셨습니다
된장국과 밑반찬을...
그리하여 일행들 각자 컵라면도 먹고, 밥도 먹고...
아침부터 배부르게 먹고는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미사부터 챙깁니다...
근처 보성성당에서 9시 미사를 드렸네요
이곳 성당은 이미 구면입니다
예당 올 때마다 마침 주일이 겹치면 가게 되는 성당..
잘 생기시고 멋지신 신부님께서 여전히 음성 좋으신 모습으로
신자들을 잘 인도하시고 계시네요...
주님, 이 성당에 축복을!!
그렇게 미사를 마치고 팬션에 다시 돌아와 일행들과
드디어 산소를 갔습니다
어제 일찍 온 팀이 산소마다 국화를 심어 놓아
노오란 국화가 참 아름답습니다
여기서는 각자 자기네 종교식대로
우리는 가톨릭으로, 다른 큰집들은 개신교식대로
각자 알맞게 기도를 마치고..
후두둑둑 벌써 비 오기 시작했으니 서둘러 내려갔지요
이렇게 헤어지기 아쉽다 하여 고모부님께서 점심식사를 내신다 하십니다
거기서 한참을 달려 오직 그곳 뻘에서만 잡힌다는
건강의 보고 짱뚱이탕을 먹으러 순천만으로.....
가는 길...
세상에나!!
우리네 고유 전통의 모습들이 가득한 허수아비 축제가 열려있습니다
비가 제법 오는 통에 내려서 사진을 찍지 못함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얼마나 진짜같고 신기하고 멋진지요!!
코스모스 꽃길을 따라 양쪽으로 길게 끝간데 없이 펼쳐진 길을 따라
허수아비들이 환영인사를 합니다
달리면서 자동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라 제대로 표현이 안됐지만
하여간 너무 재밌고 신기하여 아직도 눈에 잡히네요~ ㅎㅎㅎ
뻘에서만 사는 짱퉁이에 대하여는 언젠가 여기서 이야기를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도 정이 넘치시는 고모부님의 사랑의 초대로 가서... 감사!! ^^*
비오는 날 창밖 너머로는 뻘과 순천만이 보이고...
추어탕보다 몇 갑절 맛있는 짱퉁이탕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
정말 일품입니다
이렇게 하나가 되어 모두들 저마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 행복한
한마음의 모임을
주님께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작별의 시간이네요
아쉬운 이별을 하고 이제 먼길 서둘러 떠납니다
가는 길엔
얼마나 비가 심하게 오는지 앞이 잘 안보일 정도로 심하게 쏟아지네요
이 와중에도 졸립다는 옆지기...
그래도 운전을 바꿔하지를 못했지요.
너무 앞이 안 보일만큼 비가 쏟아지니 전진하기가 두려워서리... ^^
그대신 잠 깨라고 쉬지 않고 조잘조잘...
드디어 휴계소에서 잠깐 눈을 부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에 걸쳐 북쪽으로 올라 가면서 비를 몰고 가는데..
우리가 올라 가는 속도로 비가 그제사 따라 오는듯...
마치 비를 몰고 가는 사람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바로 앞에서부터 비 오기 시작함이
내내입니다.....
그렇게 드뎌 집동네에 오니
어제 시골에 도착했던 바로 그 시간, 7시 반입니다요
ㅎㅎㅎ
도착해서는 대충 저녁을 먹은 후에 씻고 정리하고..
그리곤 낼 아침 풀어내야 할 요한 공부를 인제사 들여다 보고...
이렇게 쉴 틈 없이 움직이다 보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네요
잠을 11시 반에 잤다는 것이지요!!! ㅎㅎㅎ
울방에는 기척도 못 내고 무조건 기냥 쓰러져 잤습니다
이렇게 해서 멋진 주말이 갔습니다
여름휴가도 제대로 못 갔는데
주말을 이렇게 정말 꿀처럼 행복하게 보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넘 멋진 보너스입니다
일행들께 감사하고
주님께 감사를 드리나이다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
님들께서도 오늘
한주간의 월욜 멋지게 시작하셨지요?
님들 앞에 매순간
주님께서 늘 인도하여 주시기를
비옵나이다~
은총의 한 주간 되시옵소서~~
/ 수풀孝在
첫댓글 그런데 계속 사진이 말썽을 부려 새벽 세시를 훌쩍 넘겼습니다..사진이 보이나요?? ^^*
네, 잘 보이네요. 음, 부럽다!!!!
조상님덕에 멋진 파티를 하셨네요.글에서 행복한 모습이 보이네요.....진짜 부러버요.
열심히사시니까여행도행복넘치시네요.건강하소서!
멀리 다녀오셨네요!!!!! 맛난것 도 많이 드시구... 행복한 모습이 글에서 보입니다..
항상 삶의 첫자리에 주님을 모시고 사시는 형님(?)이 존경스럽고 많이많이 부럽습니다. 가사방을 통하여 그런 믿음을 조금씩이나마 배우려고 노력하며 잔잔한 삶의이야기 늘 감사드립니다.
허수아비 축제 멋져요 가족과의 만남도 정겹구요 미사도 드리시고 굳입니다요~
행복한 가족 만남이셨겠네요. 허수아비들의 환영인사가 반가우셨겠습니다.
글속에서 풍기는 수풀님의 마음의 향기가 묻어나는것 같네요. 행복이 따로 있나요. 그날그날 감사하며 사는게 행복일것 같네요.
저도 님의 성묘에 동행한 듯 싶습니다, 모처럼 가족들끼리의 보내는 시간 들이 행복해보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