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내가 세원고 연극부에서 하는 공연을 본것중에 최고의 연기력과 최고의 스케일이 갖추
어진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11월 8일에 덕양 어울림누리 극장에서 열린 세원고 연극부의 "영원한 사랑, 춘향이"를
두고하는 말이다. 그날은 학교로 4교시까지만 하고, 전학생(3학년을 제외한)들이 연극을 관람하
러 갔다. 그리고 공연은 3시에 시작할 예정이었다. 나는 취재때문에 일찍가서 운좋게도 리허설을
볼수있었다. 리허설은 본 공연과는 다르게 또 다른 묘미가 있었다. 실수를 하고 웃는 배우며, 관
람석에서 호통을 치는 선생님, 또 배우만큼 바쁜 스텝들, 그들의 움직임은 본공연의 긴장됨과
조용함과 상반되는 또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무대에 올라가는 몇십분을 위해 몇십일
을 쏟아 부은 그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리허설때 지적해 준 많은 부분을 본공연때는
척척 들어맞게 연기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또한 정작 배우들은 (웃긴하지만) 리허설에 더 긴장하
는 듯 했다. 이는 선생님이나 스텝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때 만큼은 모두다 "연극을 사랑하는 사
람" 이었다. 잠시 쉬는시간에 인터뷰를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공연은 3시가 조금 지난 3시
20분쯤에 시작되었다. "영원한 사랑 춘향이"는 고전의 그것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요소가 가이된,
작곡가 김민기씨의 "노래극" 같았다. 즉 "춘향전이되 춘향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주 춘향전
이 아닌것은 아니였다. 노래와 현대적인 율동이 지금을 대표하는 요소라면, 한복을 단아하게 차
려입은 배우들이 추는 조용하고도, 소박한 춤은 과거를 대표하는 요소였다. 지금과 과거, 그 상
반된 요소가 어우러져, 새로운 춘향전이 태어난 것 같았다. 맘에 남는 장면은 많지만 그중에
두개만 고르자면, 이도령이 과거를 보러갔을때 "과거는 출세의 길이요"라는 다른사람들의 말을
단박에 토막내며 "아니요!" 하는 장면과, 마지막에 이도령과 춘향을 축하하여 했던 율동과 음악
이 마음에 남았다. 첫번째것은 마치 그말이 과거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라, 지금 현세에도 통하는
말이기에, 내생각으로는 "과거보다는 현재의 세태를 풍자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두번째것은 굉장히 열정적이었고, 마지막답게 눈을 뗄수가 없었으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로 느끼
게 해주었단 점에서 마음에 남았다. 공연이 끝나고 인터뷰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친구들
과 같이가지 못해 아쉬웠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리허설과 본 공연에서는 보지못했떤 또 다른
모습도 많이 보았고, 겸손함도 느낄 수 있어 역시 "전국제일" 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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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 공연 소감문
영원한 사랑, 춘향이를 보고...20804 김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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