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댄스인에게는 댄스가 있어서 행복하다.
집값이 떨어지고, 주식이 폭락하고 환율이 바닥을 기고있어도 댄스인은 마냥 즐겁다.
몇 푼의 돈 뭐가 그리 중요한가?
아직 건강하고 음악속에 풍덩 빠져들 수 있는 몸의 기교와 감성이 살아있으니 말이다.
오늘 양재동에서 학원을 운영하신다는 박재훈샘 이야기를 들었다.
주5일 매일같이 10타임에서 14타임을 소화한다는데,
하지만 왠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 들어올때 노 젓는다고 젊을때 부지런히 버는 것도 나름의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사는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다.
하긴 나도 그 나이 때는 그렇게 살았으니 남말할 건 아니지만.
원래,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늘 춥고 배가 고파야한다.
등따시고 배부른데 무슨 예술을 한다고 하나.
그러니 그들이 하는 건 예술이 아니다.
암만 춤을 잘춘다고 주위가 치켜세워도 그저 보기좋은 예능인에 불과하다.
삶에 치열함이 없으면 눈빛은 바로 썩어든다.
야성을 잃은 사자는 그저 무늬만 사자일 뿐이다.
오백년 묵은 거북이를 박재해 놓고 그걸 거북이라고 부를 순 없다.
그저 거북이 껍질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튀어나오려는 배를 저주한다.
비만은 내 나태한 삶의 표본이다.
칼로 도려낼 수 없다면 열심히 운동해서 군살을 없애야지.
이따금씩 눈빛이 맑고 초롱초롱 빛날 때가 있다.
비로소의 내가 확실하게 살아있음을 느끼는 때다.
어쩌면, 음악에 취해 춤에 취해 사랑에 취해 무아지경을 경험하고 있을 때가 그 때일지 모른다.
춤 파트너와 하나가 되어 플로워 위를 나플나플 날아다니는 소망.
아무리 춥고 배고파도 춤안에 나를 녹여낼 수 있다면.
춤을 배우고 비로소 많은 사랑을 했다.
그녀들은 새록새록 사무치는 하나하나의 사랑이다.
내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듯이 그녀도 나를 사랑하였으리라.
눈이 내려와 대지를 하얗게 물들여 주었으면 좋겠다.
천상의 연주에 맞춰 탱고춤의 화려한 발자국을 선명하게 남겨둘 수 있으리라.
나는 천성이 불나방이다.
언제든 화려한 불길에 뛰어들어 생을 초개와 같이 버릴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이따금 동태눈깔 처럼 치켜뜨고 세상을 절망의 눈빛으로 바라볼 때도 많다.
이제 그만 살았으면 싶을 때가 그렇다.
내 안에는 나와 또다른 모습인 나와의 결투장이다.
때때로 피보라가 휘날린다.
나는 내가 승리하기를 간절히 원하곤 한다.
초롱한 밝은 눈빛에 그럴듯한 미소를 흘리는 아름다운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