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7:1-13
찬송가 280장 ‘천부여 의지 없어서’
우리는 지금까지 사사기에 등장하는 열 두 사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사사들을 통해 인물 중심으로 본문을 살펴보았다면 오늘 본문에서는 사사 시대를 살아가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보편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가와 어머니의 타락(1-6절)
(1-2) 에브라임 산지에 미가라 이름하는 사람이 있더니 그의 어머니에게 이르되 어머니께서 은 천백을 잃어버리셨으므로 저주하시고 내 귀에도 말씀하셨더니 보소서 그 은이 내게 있나이다 내가 그것을 가졌나이다 하니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내 아들이 여호와께 복 받기를 원하노라 하니라
본문에 등장하는 미가라는 이름의 뜻은 ‘여호와 같은 이가 누구시냐?’’입니다. 이러한 이름의 뜻을 가진 미가의 삶은 이름에 걸맞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미가가 자신의 어머니의 은 천백 개를 도둑질 하였고, 자신의 은이 없어진 것을 발견한 어머니가 훔쳐간 사람을 저주하였습니다. 저주의 내용은 자세히 나오지는 않으나 아마 미가의 어머니는 ‘내 돈을 가져간 사람은 여호와의 저주를 받아 죽기를 바란다’는 식의 저주를 하였을 것입니다. 이 저주를 들은 미가는 두려운 마음이 생겼는지 어머니에게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미가의 모습에는 진정한 회개 보다는 그저 두려움 때문에 죄를 고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자신의 아들이 부모님의 돈에 손을 대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올바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훈육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가의 어머니는 전혀 아들을 혼내지 않고 바로 태세를 전환하여 내 아들이 하나님께 복 받기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미가의 어머니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갑니다.
(3) 미가가 은 천백을 그의 어머니에게 도로 주매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내가 내 아들을 위하여 한 신상을 새기며 한 신상을 부어 만들기 위해 내 손에서 이 은을 여호와께 거룩히 드리노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이 은을 네게 도로 주리라
미가의 어머니는 자식에게 하나님의 계명을 올바로 가르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스스로 우상을 만들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결국 미가의 어머니는 은 이백을 가지고 한 신상을 만들어 미가의 집에 놓았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하였는데, 은 천 백개 중에서 몇 개를 사용하였습니까? 천 백개 중에서 이백 개만 사용해서 신상을 만든 것입니다. 나머지 은 구백 개는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가 또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미가의 어머니가 신상을 만든 이유입니다. 그녀가 신상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감사입니까? 돈을 잃었다가 찾았기 때문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로지 아들을 위함입니다. 여기서 미가의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가의 어머니는 단지 신앙을 축복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신앙의 허울과 형식만 남아 하나님의 말씀과는 전혀 관계 없이 살아가는 이스라엘의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미가의 어머니는 지속적으로 말과 행동이 다른 신앙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머니에게서 자란 미가 역시 올바른 신앙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를 통해 신상을 받은 미가는 자신의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4-5) 미가가 그 은을 그의 어머니에게 도로 주었으므로 어머니가 그 은 이백을 가져다 은장색에게 주어 한 신상을 새기고 한 신상을 부어 만들었더니 그 신상이 미가의 집에 있더라 그 사람 미가에게 신당이 있으므로 그가 에봇과 드라빔을 만들고 한 아들을 세워 그의 제사장으로 삼았더라
미가는 개인 신당을 가지고 있었고, 그 신당에는 에봇과 드라빔이 있었습니다. 에봇은 제사장들이 입는 정교한 의복이고, 드라빔은 신의 뜻을 알아내는데 쓰는 우상입니다. 미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아들을 세워 자기 마음대로 제사장을 세웠습니다. 미가는 어떤 잘못을 하고 있습니까?
개인 신당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하나님 보시기에 옳지 않고, 에브라임 지파 사람이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은 것은 더욱 용납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섬겨야 하는 이스라엘이 왜 이렇게 타락하게 되었는지 본문은 증거합니다.
(6)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당시는 모두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동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왕이 없다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표면적으로는 사사 시대를 살고 있었기에 실제로 왕이 없었기에 사람들이 자기의 소견대로 살아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왕이 없어서라기 보다 만왕의 왕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왕으로 여기지 않는 데서 오는 영적인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미가와 그의 어머니는 철저하게 하나님을 제외하고 자기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고, 그 누구도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는 모습을 보아 알 수 있습니다. 미가의 가정 이야기를 넘어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합니다.
레위인의 타락(7-13절)
(7) 유다 가족에 속한 유다 베들레헴에 한 청년이 있었으니 그는 레위인으로서 거기서 거류하였더라
본문에서 레위인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은 베들레헴에서 거류하던 사람입니다. 거류한다는 단어는 나그네와 같은 삶을 살았다는 뜻입니다. 이 사람은 지금 거주할 곳을 찾아다니다가 미가의 집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에 미가는 레위인과 대화를 나눕니다.
(9-10) 미가가 그에게 묻되 너는 어디서부터 오느냐 하니 그가 이르되 나는 유다 베들레헴의 레위인으로서 거류할 곳을 찾으러 가노라 하는지라 미가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나와 함께 거주하며 나를 위하여 아버지와 제사장이 되라 내가 해마다 은 열과 의복 한 벌과 먹을 것을 주리라 하므로 그 레위인이 들어갔더라
미가는 레위인에게 “네가 어디서부터 오느냐?“라는 질문을 하였고, 레위인은 자신이 레위인임을 밝히고 거류할 곳을 찾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미가는 자신을 위하여 아버지와 제사장이 되어 달라고 말하며 거래 조건으로 해마다 은 열과 의복 한 벌과 먹을 것을 주겠다고 말합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레위인에게 가장 큰 걱정은 먹고, 입고, 사는 의식주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레위인의 고민을 미가가 해마다 의복과 먹을 것과 거주할 곳을 제공해 주며 의식주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레위인이 누구입니까? 이스라엘 전체에서 선별된 지파로, 하나님이 지정하신 성소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들은 절대로 어느 개인에게 소속되어 사사로운 직무를 맡아서는 안 되며 철저하게 하나님께만 속해야 하지만 레위인은 당장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미가라는 사람의 개인 산당의 제사장이 된 것입니다. 미가의 개인 제사장으로 섬기게 된 레위인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11) 그 레위인이 그 사람과 함께 거주하기를 만족하게 생각했으니 이는 그 청년이 미가의 아들 중 하나 같이 됨이라
레위인은 미가집에서의 생활을 만족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미가의 아들 중 하나처럼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거래는 개인 산당에 제사장이 필요했던 미가와 의식주가 필요했던 레위인에게 서로 도움이 되는 계약이었습니다. 미가는 레위인을 거룩하게 구별하고 그 청년이 미가의 제사장이 되어 함께 살아갔습니다. 미가가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세운 것에 어떤 문제들이 있습니까?
첫째로 레위인 중에서도 아론의 자손만이 제사장으로 세워질 수 있지만 본문에 나오는 레위인이 아론 자손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둘째로 분명 미가는 본문 10절에서 레위인에게 집의 아버지가 되어 달라고 했지만 실상은 11절에서 보는 것과 같이 미가의 아들 중 하나 같이 되어 버렸습니다.
셋째로 미가가 직접 레위인에게 제사장직을 주었습니다. 제사장직은 레위인이 레위인에게 줄 수 있는 것이지만 자기소견대로 행한 것입니다. 자기 소견대로 행한 미가의 모습으로 오늘 본문은 마무리 됩니다.
(13) 이에 미가가 이르되 레위인이 내 제사장이 되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하니라
미가는 레위인을 자신의 개인 제사장으로 삼았기에 여호와께서 복을 주실 것이라 말합니다. 미가에게 레위인은 마치 복을 주는 부적과도 같은 존재였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미가 가족의 모습과 타락한 레위인의 모습은 당시 이스라엘의 무질서하고 타락한 현실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모두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고, 기복신앙과 우상숭배가 만연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결코 성경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혹시 우리의 신앙에도 미가와 같은 기복신앙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교회에 나오기 때문에, 헌금을 내기 때문에 혹은 교회에 등록되어 있다고 해서 복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복음을 잃어버리고 외형적 성장과 형식적 예배, 형식적인 기도와 헌금을 하고 있다면 내 모습이 바로 미가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을 열심히 믿어서 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체가 복이십니다. 하나님을 믿어도 고난과 어려움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에게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면 그는 분명 복 된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길 원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어떻게 믿고 있습니까?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십니까? 나의 삶에, 나의 가정에 복을 주시는 분이십니까? 다시 말씀 드리지만 하나님 자체가 복이십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실 때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을 묵상하며 그분을 믿는 것 자체가 내 삶에 가장 큰 복임을 기억하며 기쁨과 감사를 고백하는 한 날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 도
하나님, 미가의 모습을 통해 기복신앙에 빠져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며 회개합니다.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면, 헌금을 열심히 내면, 봉사를 열심히 하면 복을 받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자체가 복임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며 나의 신앙이 다시금 주님을 올바로 향하게 하시고, 오늘 하루도 주님과 동행하는 한 날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의식주를 위해 자신의 신앙을 저버린 레위인처럼 살기보다 주님을 위해 나의 것을 포기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셔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가지 않고, 하나님의 소견에 옳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하루도 동행하여 주시고, 인도하여 주실 것을 믿으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미가의 이름 뜻은 무엇이며 나는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는지 적어봅시다.
2. 당시 이스라엘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동했습니다. 나의 신앙에도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동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적어봅시다.
3. 레위인은 의식주에 대한 결핍이 있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4. 미가는 개인 제사장을 세우며 복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복에 대한 개념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작성: 김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