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8월31일 시행,
제2차 경찰공무원(순경)시험
[고득점 합격기]
안녕하십니까,
2013년 2차 경찰공무원 순경시험에서 경기청 일반지원하여 평균 84점을 받은 조익범이라고 합니다.
저는 2010년 20살 되던 해의 8월에 의무경찰에 입대하여 2012년 6월 5일자로 만기 전역해서 한 달 놀고 그 해 7월부터 1년 2개월의 수험기간을 거쳐 운이 좋게도 다수의 인원 채용 덕에 합격하게 된 사람입니다.
대학은 지방 모 대학에 한 학기 다니고 성년식도 못 했고, 축제 같은 것도 없었고 다만 G20행사는 부대 최고 막내로써 치룬... 그런 사람입니다.
여타 의경생활 하시면서 고생하신 선배님들께는 우스운 소리지만 제 입장에서는 인생에 있어서 남들 할 것들 못해보고 오로지 노란 참수리 하나 가슴에 심어보고자 무식하게 달려들었습니다.
아직도 제 점수를 보고 실감이 안 나네요. 채점 12번 했습니다.
제 점수는,
2012년 2차 경찰채용 40 80 40 40 60 (101단)
2012년 3차 경찰채용 50 60 55 50 50 (서울 전의경)
2013년 1차 경찰채용 65 60 80 60 85 (서울 일반)
2013년 2차 경찰채용 85 65 90 95 85 (경기 일반)
입니다.
2012년 2차 채용이 인생 첫 경찰시험이네요. 22살 때.
2013년 1차의 경우 8개월, 2차의 경우 딱 1년 2개월이네요.
우선적으로 말씀드리지만 결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 열등감, 갈등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어린 나이에도 해냈고 그럼으로 인해 여러분도 충분히 해내실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드리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을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공부 시작을 앞두신 분들이라면 절대적으로 경찰영어 기출 4-5개정도를 시간 20분 재고 한 번 풀어보세요. 거기서 점수가 어느정도 냐에 따라 여러분 수험기간이 결정됩니다. 뒷부분에 영어를 따로 서술하겠지만 제 주변에서도 나머지 평균 78 맞고도 영어 딱 한 문제 때문에 고비를 맛보는 분들도 계십니다. 반드시 잡고 가야하는 영어입니다.
저는 집은 수원이고 노량진 학원가는 출퇴근으로 딱 2달 다녀봤습니다.
새벽 4시에 기상해서 수업 듣고 마치고 집에 오면 1시고.. 그 생활이 2달이었습니다
아침 한 끼 집에서 챙겨먹고 점심 저녁은 삼각김밥 하나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빙그레 바나나 우유 하나로 버텨냈고, 특히나 군대에서 워낙 맛있는 것을 많이 챙겨먹어서 살을 빼야 할 입장이었기에 더더욱이 악착같이 버텨냈던 것 같습니다. 제대할 때 100kg, 지금은 80kg입니다. 1년 만에 20kg 을 감량했네요..
노량진 2달 기본강의 1회독을 마치고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하면서도, 2013년 1차 시험까지는 집에 가서 점심 저녁 챙겨먹고 했지만. 1차 시험 낙방 후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그 2-30분 되는 시간도 아깝게 여기며 공부했던 것이 오늘의 저를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끝나고 안 사실이지만, 어머님께서는 일부러 도시락을 안 싸주셨다더군요. 제가 스스로 이를 갈면서 싸가지고 가는 것이 진짜 제 공부라고 생각하셔서 독한 마음으로 절대적으로 도움을 안 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좀 짠합니다.
서문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글을 보시고 참고가 되시라는 것이지 결코 어린놈이 먼저 돼서 우릴 약올리는 것이 아닌가, 또는 자랑하려고 올린 글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만약에 하신다면 애시당초 이 글을 읽지 않으실 것을 말씀드립니다.
<필기시험>
말씀드려봤자 입만 아픕니다. 한국사, 영어,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
결코 쉬운 과목들이 아닙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과 친하기만 했지 공부와는 전혀 먼 학생이었고,
고1 때 이미 담배, 술 배우고 아침 9시에 등교해서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는 오후 10시 까지 잠만 자다가 야간에 학원가서 2-3시간만 공부 하고 놀던..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잡담이 길었으나, 남자로 태어나서 또는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자기 꿈을 이룸에 있어서 글자 몇 자 때문에 그 꿈을 포기하려 한다면, 그 사람은 결코 나중에 어떠한 일도 못 해낼 것이라는 말, 아버님께 무수히 많이 들어왔고 그 힘이 결국 저에게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 제대할 때 이미 100kg에 육박하는 속된 말로 “돼지”였고, 어느 누가 봐도 저게 무슨 경찰관을 하나 싶을 정도로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직책도 경찰버스 운전병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을 생각하며 체력시험과 제복을 입은 저의 모습을 위하여 살을 뺐고, 그로 인한 결과가 정말 운이 좋게 들어 맞아 이러한 결과가 나왔지 않았나 싶습니다.
잡담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각 과목별 저의 공부방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반드시 참고만 하세요. 이것이 정답이 아닙니다. 맞는 분은 따라가시고 아닌 분은 그냥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한국사> 85점 = 오태진 경찰한국사 기본서+선우빈 테마 60제
이미 잘 아시겠지만, 국사는 절대적으로 기본서가 가장 중요한 과목입니다.
형법, 형소법, 경찰학 같이 어느 정해진 틀에서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상을 반영하고 생각해서 예를 들자면 조선 붕당에서도 “서인”이 어느 성향을 가지고 있었는지, 또 그들이 어떠한 왕조에 활약을 하면서 업적을 세워놓았는지 등 기본 틀에서 벗어나서 응용문제가 상당한 과목이기 때문에 저는 과감히 문제집은 풀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2차 시험에서 많이 느끼셨겠지만, 순서문제 결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쉬운 것도 아니었구요. 다만 각 왕조별, 시대별 특징 같은 것들을 잘 암기해 놓으신 분들은 저처럼 술술 풀어나가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이번 시험에서 국사를 10분 내로 풀고 넘어가자 생각했는데, 20번 까지 풀고 나서 시계를 보니 10시 08분이었습니다. 시험 시작 시간이 10시인 것은 다들 알고 계시죠? 어느 정도 공부가 되신 분들이라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 하실겁니다. 저도 역시 그랬구요.
국사는 답이란게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우리가 배우는 고려 ‘지눌’ 스님의 목우행 처럼 속된 말로 무식하게 기본서를 계속 정독하는 것이 그야말로 정답 아닌 정답입니다.
문제를 많이 푼다해서 느는 것도 아니고, 특강을 듣는다고 해서 느는 것이 아닌 과목이 한국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절대적으로 기본서에 있는 내용을 누가 얼마만큼 빠삭하게 잘 알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수험기간 1년 2개월동안 2013년 경찰간부 35개, 법원9급 국사 90점, 일반 행정직 7급과 9급은 80점, 순경시험 1주일 전 지방직 9급 시험은 95점 맞고 이번 경찰2차 시험에서 85점 받았습니다.
<영어> 65점 = 신홍섭 스파르타 공무원 영어+우선순위 영단어+경선식 수능 단어집
가장 난해한 과목입니다. 저의 경우는 영어를 아예 못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닌 그냥 그런 성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시험을 준비하려면 최소한 기초 단어와 어휘 정도는 어떤 식으로 나와도 맞출 수 있는 정도는 만드셔야 합니다. 이걸 갖추지 않았으면 감히 공부를 시작할 단계는 아직이라고 해 두고 싶네요.
드리고 싶은 팁 하나는 영어 20문제에서 나오는 2-3문제의 문법 문제의 경우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기출을 쭉 풀어보시다 보면 의아한 점이 생기실 겁니다. 가정법, 관계대명사, 수 일치 등 일부 파트가 정해져있습니다.
전 이걸 조금 늦게 깨달아서 3월에 1차시험 떨어지고 나서 체득하게 되었는데요. 저 부분만 끝장나게 외우고 시험장에 가자는 것이 제 전략이었으나, 막판에 독해와 단어 위주로 한 탓에 완벽히 정리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저 방법이 여러분께서 영어 공부를 하심에 있어서 확실한 도움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역시 일단 문법교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의 기초부터 끝까지 훑고 시작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란 생각.. 잊으시면 안됩니다. 단어>문법>독해 3박자가 갖춰져야 합니다.
따라서 빈출 위주의 공부는 어디까지나 기본기가 갖춰져 있는,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효과를 발휘해 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시험 3일 전 풀었던 지방 학원 모의고사에서 영어가 35점 나와 준 덕분에 반나절을 공부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쓰린 기억을 맛 본 사람만이 후에 달콤한 맛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절대 나는 영어 못하겠다, 과락만 면하자 이런 생각 버리시고 본인이 믿는 선생님이나 교재가 있으면 끝까지 밀고 가세요. 다른 과목 다 똑같지만 영어는 특히, 시간 투자, 하루 1시간 반드시 공부 등이 철저히 지켜져야 여러분을 웃을 수 있게 해 주는 과목입니다.
<형법> 90점 = 김현 기본서, 김현 판례로, 신호진 기출총정리(신기총), 신호진 1년간 최신판례집(2012년도+2013년도)
= 신호진 정선 100선 모의고사
그런 말이 있죠. “경찰 형법은 판례 싸움이다” 제가 공부한 김현 선생님 책 서문에 있는 문구인데요. 100퍼센트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간과하는 것이 시험 특성상 “판례만”나오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신호진 선생님의 기출문제집(신기총)을 보셔서 더 잘 아시겠지요.
그래서 기출문제집이 형법이 다른 어느 과목보다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신에 판례를 잡고 나면 그 후에는 조문이나 이론을 공부함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는 과목이 형법이라는 것도 결코 틀리지 않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미수, 예비, 과실 등 빈출 파트가 존재하죠.
형법의 경우, 일부 수험생들을 보면 “키워드”위주로 암기하는 공부를 하시던데, 그건 정말 휘발유를 가져다 주면서 자살을 방조하는 피고인과 같은 행위입니다. 말을 독하게 했지만 틀리지 않습니다.
판례의 경우 대법원 법관들의 의견과 법조문이 결합되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사건과 결론만 외워서는 시험 통과하기는 힘듭니다.
요즘 추세 역시, 이번 시험 협박죄 문제나 성풍속의 죄 파트에서 나온 문제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죠. 그것도 두 문제 모두 박스였습니다.
물론 “간혹” 키워드 위주로 해서 합격하시는 분들이 계시고는 합니다. 다만 그건 제가 봤을 때는 ‘운’일 뿐이지 잘 먹히지도 않습니다.
대신에 신호진 선생님의 기출 총정리(신기총)는 철저한 분석과 중요 판례 순서대로 배열해 주신 점 등 키워드를 굳이 안 따더라도 자연스레 판례를 학습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점이 제가 공부하면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기본서와 기출 외에 “예방”판례들도 습득하는 것이 올바른 수험생의 자세입니다.
저의 경우 2013년 1차 시험에 8개월 공부하고 형법을 80점 받았지만, 거기서 역시 “듣보잡-모욕죄” 판례의 경우 어디서도 못 본 새로운 판례였습니다. 판례는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눈에 익히지 않으면 암만 봐도 틀리는 것이 판례이기 때문에 두루두루 많이 접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가 신호진 선생님 홈페이지에 질문을 올리고 받은 답변이었는데, 안 보면 틀리는 것이 판례이지만 어느 정도 판례 요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문제 없이 사실관계를 보고도 맞출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번에 공부하면서 정말 크게 느꼈습니다.
또한 기본서와 신기총 이외에 쓸데없이 양을 늘리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수험기간을 연장하는 길이지 절대로 합격하려는 수험생의 자세가 아닙니다. 건방져 보이겠지만 제가 이렇게 해왔고, 수많은 순경시험 합격한 직원분들의 지론임을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김현 판례로”의 경우 굉장한 양의 판례가 수록되어 있고, 제가 신기총을 접하기 이전에 급한 마음에 기본 강의 한 번 듣고 판례로 강의 한 번 듣고 형법을 다져가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여러분께서는 기본서와 신기총 딱 두 개만 완벽하게 잡으셔도 형법 90점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신호진 선생님의 각 년도(최근1년간) “최신 판례집”..
그 두꺼운 기본서와 신기총 다 보고서 얇디 얇은 최신판례집 몇 자 보기 귀찮아서 피보신 분들 많으시죠. 우리 시험 상대 평가면서 컷트라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 문제가 아쉬운 시험입니다.
특히 형법 최신판례의 경우, 2013년 1차와 2차라면 2012년, 2013년 판례가 쏟아지는 건 수험생이 모르면 공부하면 안됩니다.
당연히 내년의 경우에는 2013년과 2014년 상반기 판례가 또 쏟아져 나오겠죠. 그렇다고 기본서와 신기총 판례가 안 나오는 건 아닙니다.
기본을 바탕으로 하되, 형법 90점을 받는데 있어서 최신판례는 자동차가 움직이기 위한 바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바퀴 없이 가는 자동차는 제 상식 선에서는 없습니다 아직은..
저의 경우 2012년 판례는 2013년 1차 시험 2달 전에 구입해서 5번 정도 읽고 운 좋게 효과를 보아 80점을 받음과 동시에 자신감을 얻었지만, 이제는 목숨 걸고 덤벼들었던 시험이 다가와서 2013년 것도 구입하여 속된 말로 “걸레”가 될 정도로 봤습니다.
안 믿기시고 본인들 께서도 나중에 그렇게 되시겠지만 그 많은 판례 요지부터 사건, 결론까지 안보고 술술 외웁니다. 그게 수험생활의 짜릿한 쾌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시험에도 ‘거래가액사건’ 이나 ‘학교아가들 업무방해사건’ 등 2013년 상반기에 나온 판례들을 2013년 2차 시험에 출제를 하고는 합니다.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걸레’짝을 만드실 각오가 되어 있으시다면 이미 그 분은 형법 90점의 맛을 알아가고 계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형사소송법> 95점 = 김승봉 기본서, 신호진 객관식총정리(신객총), 신호진 기출총정리(신기총), 신호진 정선 100선 모의고사
제가 정말 싫어하는 과목입니다. 절차이기 때문에도 그렇고, 그 와중에 짜잘짜잘한 부분에서 자꾸 말장난을 침에 모자라서, 이제는 범위도 넓히고(공판, 재판, 상소 등), 사례형으로 출제를 하는 아주 짜증나는 과목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듯, 내가 대한민국 경찰관이 되고 싶은데 그깟 형사소송법 하나 때문에 포기한다면... 그건 시골 외양간 소 보다도 못한 겁니다.
저는 이 생각을 가지고 기본서 조문과 신객총에 있는 문제를 거의 외우다 싶이 했습니다.
사실 수험 초반에는 김승봉 객관식문제집을 구입했는데, 비방하는 것이 아니고 제 정보가 부족하여 개정판도 안 나오고 해서 부랴부랴 버려버리고 신호진 선생님 기출총정리를 구입했습니다. 이 때가 2013년 1차 시험 4달 전이네요.
급한 마음에 해설 제끼고 문제 지문 위주로 2개월 동안 12회독 했으나 정확도 부족으로 1차 시험에서 형소는 60점 맞고 낙방을 했죠.
기본서 보기도 싫고, 워낙 정평이 나 있으신 신호진 선생님 이셨기에 경간부 준비생들께서 보신다는 객총을 구입하게 됩니다. 무모한 도전이죠.
그러나 내 인생에 이거 하나 못 견디겠나 하고 꾸준히 읽고 외우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외운다는 것이 영어 단어 외우듯 달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조문을 눈에 박는다고 하죠. 계속 보는 겁니다.
굳이 안 외워도,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쓸 수 없다. 어? 이건 위수증이지, 헌법에는 규정이 안 되어 있지. 라는 식으로 가지치기라고 하죠.
파생된 것을 외워가면서 요건 절차 효과 식으로 계속 봐 주는 겁니다. 사실 요건 절차 효과는 노량진 남부학원 김승봉 선생님 방식인데 그걸 따라간 것이 결국 오늘의 제 점수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부 그런 분들도 계십니다. “야 이번에 문제 쉬워서 저래, 저 정도 문제인데 그 점수 못 나오면 병X이지” 등등... 과연 그 분들은 몇 점이나 받으셨을까요.
시험이 그렇습니다. 직원들조차도 문제가 쉬웠다 하지만 결코 풀고 나서 제가 받은 점수를 못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형사소송법이 처음에는 재밌어 보이고, 신기하고, 금방 점수를 올리는 전략과목이어 보이지만, 결코 아닙니다. 꾸준히 무식하게 열심히 하셔야 전략과목이 되어도 되는 것이 형사소송법이고, 또 그렇게 해 놓으면 필기 합격 후에 친구들과 술 먹으면서도 조문이 술술 나옵니다. 그게 바로 소송법 공부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경찰학개론> 85점 = 박준철 기본서, 김재규 기출문제집, 경찰실무종합, 정현신 경감 모의고사
가장 좋아했다가 마지막에 애 먹인 과목이네요. 경찰? 경위? 경감? 난 의경도 나왔고 아버지랑 이모부도 경찰관이신데 껌이지~ 누구나 하는 착각을 하게 하는 것이 이 과목입니다.
처음 경찰시험 준비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책 구석구석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경찰’이 나오기 때문에, 뭔가 자부심 느끼고, 재밌어 보이고, 그냥 벌써 경찰된 것 같이 만들어 주는 것이 이 과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도 잠시 그 어떤 과목보다도 세심함을 요구하고, 또 그것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코 용납을 해주지 않는 과목이 경찰학개론이라고 봅니다.
승진 시험도 보면 형법, 형사소송법은 이미 순경시험 때부터 검증된 사람들이 시험을 보기 때문에 크게 어렵게 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대신 경찰실무(승진용 경찰학개론)에서 엄청난 고비를 맛보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순경시험? 다를까요? 똑같습니다.
저의 경우 한국사,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 영어 순으로 문제를 풀었지만 마지막 경찰학.. 식은 땀 무지 흘렸네요. 경범죄처벌법부터 해서 진짜 우리 실생활에 적용되는 법‘령’이 많고 또 개정도 엄청나게 많이 되고 과목이름 답게 ‘개’론입니다. Dog가 아니라 넓다는 뜻입니다.
공부해보시면 아시겠지만 Bloustine, Sutherland. 등 이게 웬말입니까. 공부하다보면 많이 생각합니다. 아 내가 경찰하려고 이걸 했지 저런 학자를 배우려고 이걸 한게 아닌데..
누차 말씀드리지만 어찌됐건 경찰관이 되는 ‘절차’에 불과합니다. 또한 저런 사람들이 승진시험에서도 항상 같이 노는 것이구요. 답이 없습니다. 하나하나 정확하게 암기하고, 그에 걸맞게 기본서 회독수를 늘리면서 기출문제집을 돌리는 것 뿐입니다.
이례적으로 이번 2차 시험에서는 순경이 아닌 20문제짜리 승진시험문제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모두 기본서 또는 실무종합에 있는 내용이었고, 저의 경우 박준철 선생님 책은 진짜 ‘나오는 부분’만 나오는 책이기 때문에 마약, 외국경찰사, 수사 이런거 하나도 모릅니다. 다만 분명히 나오는 부분은 정해져있기 때문에 오히려 잘만 해두면 효자과목 소리 듣는 것이 경찰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세세하고 정확하게 공부를 해야만이 고득점을 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런저런 특강 자꾸 듣고, 법령특강 귀에 홀리고 이러라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기본서를 딱 펼쳤을 때 어, 전통주의는 로웬탈이지 분리 구문 정보는 정책 죽죽죽.. 나아갈 정도로 만들면 결코 배신하지 않는 것이 경찰학입니다.
선배님들께서도 말씀하시는 팁이지만, 경찰학의 경우 기본서 고르실 때 반드시 나올 것만 나오는 책을 구입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너무 행정법틱한 내용(행정 쟁송이나 행정벌 등..)이 적당히가 아닌 많이 나온 책은 저로써는 비추입니다.
제가 공부한 책의 경우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여러분 선택이기 때문에 고르는 방법만큼은 제 방법대로 하신다면 조금이라도 편히 공부하실겁니다.
제 기본서의 경우 ‘경찰감찰규칙’, ‘경찰윤리강령’, ‘경찰공무원행동강령’ 이런 법령은 실려 있지 않고 따로 법령집에 나와 있는데요. 취향이 다들 다르시겠지만 저는 그런 걸 정말 싫어합니다. 한 권에 다 있어야만 하고 그래야 보기도 쉽고.. 그렇지만 1차 시험에서 경찰공무원행동강령을 내는 것을 보고 아 실무도 봐야겠구나 하고 실무부터 빠르게 속독하고 기본서위주로 착착 해 나간 것이 고득점의 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무에 대해서는 순경이 무슨 실무까지 보냐 라는 설이 다수설이지만, 이번 시험을 계기로 봐야 하는 책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단, 제가 다른 기본서는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왠만한 법령이 실려있다면 굳이 실무까지 볼 필요는 또 없습니다.
힘든거 한 순간입니다. 자기 인생 60평생을 거는 일인데 그 글자 몇 자 때문에 눈물을 흘리기에는 아깝지 않겠습니까. 조금만 견디고 외우시면 분명 시험 보고 나와서 함박 웃음을 터뜨리실 거라 생각합니다.
<필기시험에 대한 느낌..>
형소법, 경찰학의 경우 범위가 엄청 넓고 그것을 넓히려고 하면 얼마든지 넓히기가 쉬운 과목입니다.
형소법 항소? 상고? 기출표시에는 경찰직이 잘 안 보이지만 어찌됐건 우린 수험생입니다. 기출된 것은 이미 달달 외고 있을 정도로 체득을 해야 하고,
경찰학 역시 이번 시험을 통해 기본서 이외의 실무 등에 실려있는 법령이 출제된다는 점을 절대적으로 잡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시험이란게 그렇습니다. 애간장 타도록 외웠는데도 안 나오면 기분 정말 더럽습니다. 그렇지만 그조차도 안 외우면 꼭 그건 시험에 나옵니다. 저는 그렇더군요. 어쩌겠습니다. 대한민국 경찰관이라는데, 글자 몇 자 못 외워서 속 태우느니, 잠깐 빠삭하게 외우고 안 나오더라도 “에이, 안 외웠어도 됐네~ 그래도 점수는 잘만 맞네~” 할 정도가 되면 이미 그 분은 트랙에서 1000미터 연습을 하고 계시겠지요.
저의 경우 시험 한 달 전 쯤에 신호진 선생님의 최신 판례 특강, 그리고 형법, 형소법 ‘정선’ 모의고사 100선과 정현신 경감 경찰학 모의고사 사서 하루에 10회독 하고 시험장 들어갔습니다.
이게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시험 적중률을 떠나서, 막판에 내가 공부를 잘했나, 괜찮을까 하는 압박감을 한방에 해소해 주었으니까요. 두려움 잠깐 잊고 책에 몰두하시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하루에 10회독이 가능하냐구요? 맘만 먹으면 20회독도 가능합니다. 까부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어느 상황이든 자기가 절박하고, 노란 참수리 하나에 미쳐서 책을 보게 되면 애연가분들의 경우 담배 생각도 안납니다. 내가 이 책을 머리 속에 박지 않고서는 담배조차도 피울 자격이 없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저는 책을 봤었기 때문에 가능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여러분은 저보다 훨씬 더 좋은 능력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더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잡담>
대한민국 공무원 시험 중에 가장 쉽다고 하며 무시 당하는 순경시험...
그것도 인원이 사상 초유로 뽑아서 이런 수기를 쓰는 것 자체가 사실은 부끄럽습니다.
제가 본 이 시험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되레 저는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에 임했기에 여러분께서도 주변에서 자꾸 무시해도 그냥 신경 쓰지 마세요.
반드시 그렇게 무시하는 사람들이 자기 시험 못 붙고 샘나서 그런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의 경우 집에서 걸어서 15분 되는 거리의 독서실에 혼자 다니면서 핸드폰도 없고, 밥도 도시락 3분 만에 먹어 치워버리고 양치하고 공부하고.. 이게 반복이었습니다.
처음 8개월 때는 아예 사법고시나 경간부처럼 일요일은 쉬면서 했지요. 하지만 2013년 1차 끝나고 나서는 일요일 휴무 없이 계속 달렸고 정 아니다 싶을 때는 아는 현직 형님들께 연락드려서 소주 한잔 얻어먹고 했습니다. 같이 공부한 동기랑 달리기도 하고 이런 저런 스트레스도 풀고 했었지요.
말씀드리지만, 술 좋아하시는 분들 드시는 건 좋아요. 시험 2달 전엔 절대 안 되죠.
근데 그 술 상대가 될 수 있으면 경찰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경찰관이 2년을 해서 들어왔든 3년을 해서 들어왔든, 어찌 됐건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조직에 이미 몸담고 있는 사람이고, 또 이 과정을 겪어온 누구보다 내 마음을 잘 이해해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만큼은 이건 술이 아니라 약이다 생각하고 쿨하게 드시고 다음날 공부에 임하시면 엄청난 효과가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저는 나이도 어린 것이 술에 일찍이 맛들려서 그런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런 한잔 한잔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독서실에서 도시락을 먹다보면, 그 짧은 시간 사이에도 고등학생, 중학생 남녀구분 없이 밥 먹는 저의 등에 대고 그러더군요.. “야 저 병X 뭐냐, 공무원 준비하나보지? 미친 새X, 아 도시락 비린내나네” 등등.. 수 많은 욕들과 무시, 그리고 깔봄 등... 성격 같애선 진짜 한 대 패고 싶죠.
하지만 난 대한민국 경찰관이 될 사람이잖아요. 참고 또 참으면서 담배 한 모금에 날려버리고 또 공부하러 앉고... 이 점이 아마 제가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보다 더 힘들게 공부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무조건 참으세요. 요즘은 더 각박해져서 경찰관이라고 봐 주는 거 절대 없습니다. 근속 24년 차이신 저희 아버님께서도 신임 순경보다도 훨씬 조심하시는 거 보고 하니깐 느껴지더군요.
공부하다 힘들면 “나는 조 순경이다, 대한민국 경찰관이다”
제가 조 씨라 조 순경이랬지만 각자 성씨를 붙이세요. 그리고 공부가 안될 땐 잠시 책을 접으시고 후에 경찰이 돼서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들 등에게 “야 내가 대한민국 경찰관인데 말이야~” 할 생각을 해보세요. 얼마나 희열이 느껴집니까. 소름이 돋지요. 공부하다 힘들면 진짜 그냥 잠시 접고 저 멘트를 떠올리세요.
힘들 때 공부한다고 점수가 오르는 것도 아니고 잠시 멘트 떠올린다고 성적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나는 O순경이다, 대한민국 경찰관이다” 반드시 기억하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치며>
길고 두서 없는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하고 또 죄송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마시고 노란 참수리 그 하나에 미쳐서 공부하시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제대하면서 순경 계급장이 박힌 기동복을 제 방에 걸어놓고 항상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주변 지인들, 의경 동기들 모두 왜 이렇게 까부냐고 무시하곤 했지만, 그 사람들 지금은 아무 말도 못합니다. 아 돼지가 결국 해내는 구나, 그것도 고득점으로..또는 내가 그러면 안됐구나 등등.. 결국 될 사람은 어찌됐건 꾸준히만 하면 될 수 밖에 없는 게 경찰시험인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제가 이 글을 쓰기까지 도움 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신 저의 최측근 선배님이시자 자랑스런 대한민국 경찰관이심과 동시에 누구보다 존경하는 아버님, 저의 학창생활 12년 동안 남의 자식들은 무슨 대학 간다드라, 얼마를 번다드라 등 화가 치미셨을 법 한데도 모자란 아들 믿고 지원해 주신 어머님, 오빠 경찰공부 한다고 가끔 꼬라지 부리고 말 많아도 하나하나 챙겨주고 조언도 많이 해준 어른스러운 우리 동생...
하늘에 계신 한국경찰 3기 친할아버님, 시골에서 홀로 막내손자 제복입고 거수경례하는 그 날만을 기다리시는 친할머님, 기타 친족분들.. 그리고 2013년 2월에 안타깝게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우리 팀장님... 등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해서 한없이 죄송하고 면목없지만 절대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최연소 경찰관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알지도 못하시는데 십시일반 도움 말씀 많이 주시고 이런 저런 공부 팁 등 지원 정말 많이 해 주신 신호진형사법교실 임진복 실장님께도 정말 부족하지만 무한한 감사의 말씀 전하는 바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께서 반드시 저와 노란 참수리 한 마리 머리에 얹고, 집회시위 현장에서 방패 들고 구슬 같은 땀방울 흘리며 똘똘 뭉친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써 만나 뵙길 다시 한 번 바라고 반드시 되리라 확신합니다. 모두 감사드리고, 정말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최연소 경찰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팁>
한 가지 더 드리고 싶은 팁은, 특히나 형법 형소법의 경우 워낙 적용되는 시험이 많습니다. 가장 난이도 높은 사법고시부터 행정고시, 경찰간부, 경찰순경, 법원직, 국가직(검찰) 등등... 오히려 이게 우리에게는 큰 이점입니다.
그만큼 나올 것이 정해져 있고 그 말장난만 잘 견뎌내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하여 저는 현직에 계신 아는 형님께 전수받은 부분이지만, 기출문제집 등은 공부하실 때 열심히 보시고, 최근 3개년 간 전 직렬 기출문제를 실제 시험지 형식으로 인쇄해서 공부 끝나고 30분 정도 투자해서 쭉 풀어보세요. 한번에 다 풀라는 뜻이 아니라 그냥 30분에만 맞게 풀어보세요. 아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시험지 형태 하며, 문제집에서는 이게 맞다고 했는데 정작 실제 시험에서는 이게 틀리게 해놨네? 문제집에는 4지선다였는데 실제 시험지는 박스 개수선택형이었네? 등등...
저는 그 덕을 엄청 많이 본 입장이기 때문에 교재같은 것은 다른 분들 넘겨드려도 그건 못 드리겠네요. 대신 그게 안 맞는다 하는 분들은 안하셔도 됩니다. 공부란게 그렇거든요. 내가 맞는 걸 찾아 해야지, 안 맞는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춘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잘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