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대의 택지지구 ‘수완지구’가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460만 3천㎡ 면적에 오는 2010년까지 2만6천5백여 세대, 약 8만여명이 정주하게 될 수완지구는 내년 상반기까지 15개단지 7천여 세대가 우선 입주를 마치게 된다. 우미린을 필두로 올해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편의시설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아 주민들의 불편은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 2, 3월이 돼야 차츰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이 입주시기를 되도록 늦추거나 건설사 역시 주택경기 호전을 기대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또 투자가치를 따지는 수도권 신흥택지지구와 달리 수완지구는 실수요자들의 구매가 대부분인 터라 기존 아파트 매매 회전율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렇게 입주자체가 늦춰지면서 ‘분양율에 거품이 많다’는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까운 모양이라는 억측까지 낳고 있는 실정. 여기에 신설학교 수 축소 파동, 엉터리 완충 녹지대 사태 등이 더해지며 ‘명품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수완지구의 ‘산통(産痛)’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가깝게는 체육근린시설 등 공공 편의시설 부족, 대중교통 체제 불비, 치안시설 미비 등도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번 주는 광주 도심주거권의 새로운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완지구’를 들여다봤다.
|
|
|
▲ 수완지구는 사계절 물이 흐르는 풍영정천과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구역형 집단에너지 시설인 열병합 발전소 등을 내세운 광주 최대 택지지구다.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모습. | △오락가락 분양율 그 진실은 - 수완지구 입주자나 입주 예정자들에게 항간을 떠도는 분양률에 대한 풍문은 가히 ‘고문’에 가깝다.
분양율은 곧 아파트 자산가치와 직결되기 때문. 고분양가 논란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현재 각종 언론매체들은 수완지구 분양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반면 건설사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60~70% 정도는 된다며 호언장담한다. 분양율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 보니 근거없는 소문만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취재결과 수완지구의 분양율은 15개 단지마다 편차가 들쭉날쭉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7월 말 입주를 시작한 우미린 1차 아파트는 총 366세대 중 173세대가 입주한 상태며 이달 말 80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10월 초 입주 예정인 영무 예다음은 179세대 중 40세대가 입주를 신청했으며 60% 정도의 분양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코오롱 하늘채 경우 753세대 중 615세대가 분양을 끝마쳐 분양율이 80% 가까이에 이른다. 12월 초 입주 예정인 현진에버빌은 분양율이 89%로 넓은 평수임에도 찾는 이가 많았다. 반면 단지별 분양율을 알아보기 위해 각 건설사에 문의해 본 결과 일부 건설사는 70%는 된다면서도 “세대별 분양 수는 데이터가 없어 공개할 수 없다”고 하는가 하면 공개 자체를 꺼리며 황급히 전화를 끊는 등 분양율이 민감한 사안임을 확인시켜줬다.
또한 일반 문의전화 때와 취재 중임을 밝힌 후 들은 분양율의 차이가 커 부풀리기 의혹을 지울 수 없었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자면 분양율은 50% 미만이다”며 “건설사에서 데이터를 밝히지 않고 있어 항간에 떠도는 분양율은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아파트 양극화가 심해 단지별 분양가 편차가 심하다”며 “초기 상승세를 보인 아파트 경우 현재 4천만원 정도 가격이 다운된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구 유재신 광주시의원은 “첨단지구도 초기 분양율이 27%를 넘지 못했으나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 곧바로 도시조성에 탄력이 붙었다”며 “수완지구 현재 분양율이라면 첨단지구보다 빠르게 정주여건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위성철 수완지구 입주예정자 대표협의회(수대협) 부회장도 “언론의 부정적 보도로 수완지구에 대한 인식이 잘못 전달된 측면도 있지만 좋은 위치에 어지간한 층수의 아파트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분양율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다.
△신설학교 공동화 논란 - 지난 9월 1일 개교한 수완 초등학교 전교생은 53명, 교직원 수 9명. 한 학년에 10명이 채 안 되는 미니학교다. 수완지구 입주가 늦어져 빚어진 사태다.
애초 예측이 가능했다고는 하나 사정이 이렇다보니 임대형 민자사업(BTL)로 지어지고 있는 학교 수를 줄여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는 교육부와 지자체가 50:50으로 부담하게 돼 있는 학교재정부담금을 자체재원이 부족한 광주시가 부담하기 힘들다고 난색을 표하면서 애초 17개교(기존의 세종고 포함) 중 5개교를 인가취소하자는 쪽으로 방향이 흘렀다. 그러나 교육여건을 갖춰지지 않으면 도시형성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수대협 측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교육부는 인가취소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5개 교를 학교 예정 유보지로 남겨놓은 상태다. 수완지구에는 내년 3월 초등 3곳, 중등 2곳, 고등 2곳 등 7개 학교가 새로 개교할 예정이며 2012년까지 4개 학교가 추가로 설립될 예정이다.
|
|
|
▲ '풍영정천'- 아파트 단지 사이로 친환경 하천이 흐르는 풍영정천은 수완지구 입주예정자들이 꼽는 수완지구의 특색이다. 분양 초 많은 이들의 관심과 가대를 한몸에 받았던 '풍영정천'은 건천화 문제가 제기되며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 △‘풍영정천’, ‘열병합발전소’ - 풍영정천과 열병합발전소는 토지공사와 입주민이 자랑하는 명품도시의 양대 ‘키워드’다. 수완지구를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풍영정천은 아파트 단지 사이로 친환경 하천이 흐르는 환상을 현실로 만들어줬다. 문제가 된 건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 갈수기 때. 풍영정천 친수하천 조성을 위한 유량, 수질 확보 등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토지공사와 심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70여억원을 들여 장성군 남면 저수지에서 안쓰는 상수도관을 통해 빗물을 끌어들여 건천화 문제는 해소가 된 상황이다. 민간 구역전기사업으로는 국내 최대규모인 열병합발전소도 현재 70%의 공정률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경남기업과 지역난방공사가 지난해 1월 공동출자한 수완에너지(주)는 회사설립과 함께 발전소 건설에 착공해 올해 4월부터 수완지구 일부에 열 공급을 시작했다.
이 밖에도 편의시설, 대중교통 부족 등 사회기반시설확충은 수완지구 조성에 크나큰 당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에서는 ‘명품도시’에 대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입주민들이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집단이기주의를, 조성토지를 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토지공사와 문제가 제기돼야만 움직이는 광주시 등 관계기관들의 불성실한 태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수완지구가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 않다. 수완지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부터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출처:시민의소리
http://www.simin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596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