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23의 과제는 병 속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그릴 것.
<Time in a bottle>
어느새 2024년이 벌써 반이 지나가 버렸다. 시간은 이렇게 빨라지나가 버릴 수가 없다. 정말 모래를 손으로 움켜쥐는 것처럼 그렇게 허망하게 다 빠져나간다.
짐 크로스(jim croce)의 ‘time in a bottle‘이라는 노래의 가사 내용은 사랑하는 사람과 더 함께하고 싶어서 시간을 병에 담아 놓고 싶다는 것이다. 나도 그 병 속에 내 시간을 담아 놓고 싶을까? 그렇지는 않다. 매시간 마다 너무 치열하게 살아서, 때로는 저 동산에 가서 편히 누워 쉬고 싶을 때가 더 많았다.
그 병 속에 만일 시간을 담아 놓아야 한다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그 순간만을 담아놓고 싶다. 내 삶 전체의 시간을 그 병에 고스란히 담아 두고 싶지는 않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은 언제였을까? 돌이켜 보니, 그저 빛나기만 했던 시간은 짧아도 너무 짧아, 그저 머리카락 한 올처럼 가늘디가는 정도의 시간이 있을 뿐이다.
그 병 속에 시간이 아니라 내 맘대로 아무거나 그 안에 담으라고 하면, 나는 빛을 담아 놓겠다. 내 삶 가운데 가장 내가 좋아했던 것이 빛이므로. 그것을 담아 두겠다. 그래서 한 영혼의 어둠을 걷어 주고, 세상 그늘진 곳을 밝게 해 줄 수 있는 눈부신 그 빛을 그 안에 꾹꾹 눌러서 그 병 한가득 담아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