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원 야외 법회겸 7월 부경 공부모임이 원장스님과 45분 법우님들이 동참한 가운데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야외법회는 지난 해 지지난 해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인데 예년에 비해 참석하신 분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오전에 진주 수목원(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을 둘러보고, 오후에 고성에 위치한 옥천사 청련암에서 공부모임을
갖는 일정이었는데
다행히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나무와 숲 사이로 들어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동호회원과 학림에서 공부하신 분들, 오늘 처음 오신 분들까지— 대형버스로도 모자랄 만한 인원이지요?
식구가 많으니 사진도 멀리서 자연스럽게 찍어주셨습니다.
숲속의 초록 색감을 잘 살린 아래 사진들은 아누붓다 법우님 솜씨입니다.
들머리 메타세쿼이아(수삼) 길입니다. 길게 도열한 나무들이 속 시원히 펼쳐집니다.
공룡시대 이후 화석나무로만 알려지다가 1941년중국에서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어 'Metasequoia glyptostroboides' 라는 이름을 얻은 후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 전역에 심겨져 시원스레 여름을 장식하는 나무입니다.
가을엔 작은 바늘잎들 모두 붉게 물드니 또 한번 장관이 펼쳐지겠지요. 수삼나무 길을 지나니 대나무 숲이 나타납니다.
건강한 초록빛에 젖어 숲길을 걷는 사이 휴식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사띠마 법우님이 준비해오신 시원한 말차라떼로 땀을 식히는 장면입니다.
수국속길에서 만난 푸른 수국입니다. 물 좋아하는 수국들이 혹한 가뭄을 잘 견디고 예쁜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연초록이나 바닐라빛 어린 속살들이 활짝 피어 시원스런 파란색이 되지만, 장식뿐인 가짜 꽃잎들이고
좁쌀만한 알갱이로 퇴화되어가는 진짜 꽃의 흔적을 가운데에 달고 있습니다.
수국과 노닐다 하산시간이 바쁘게 되어 총총 걸음을 옮기는데 갑자기 나타난 장관입니다.
연꽃 필 철이라는 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만개한 연꽃들을 보니 환호성이 절로 났습니다.
스님께서 산책 시작할 때 '걸음 걸음 마음챙김이어지도록 하라' 고 지도 말씀 주셨는데 빛의 속도로 정신을 빼앗기다니----
"봄, 봄" 마음챙김에 이어 연꽃이 등장하는 여러 경전들이 두서없이 떠올랐습니다.
중간에 빗방울이 들어 수국속길을 돌지 않은 분들이 산림박물관과 수목원 아랫부분을 산책하시다 찍어주신 꽃들입니다.
제겐 노루오줌(오른쪽 위)과 보라색 과꽃만 익숙합니다.
울울창창한 숲길도 거닐었고, 수국 만발한 꽃길도 거닐었고, 활짝 핀 꽃을 담은 연지에서는 발길 멈추고 연꽃구경도 하였습니다.
서로 통성명하고 인사 나눌 시간도 없이 그냥 산책하고 휴식하고, 꽃 앞에선 예쁜 꽃인 듯, 나무 아래선 또 멋진 나무인 듯, 멋진 시간을 보내고----
통유리 바깥으로 연지와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참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학림의 마야부회장님 부부께서 미리 도착하셔서 시원한 수박을 곁들인 점심상을 챙기고 계셨습니다.
여럿이 함께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걱정하시던 동호회회장님이 여러차례 발품을 파시며 수고하신 덕분에
아주 쾌적하게 식사하는 장면입니다.
식사 도중 한차례 소나기가 쏟아져 통유리 바깥으로 시원한 광경을 선사해 주었고,
물기젖은 들판을 바라보며 학림회장님댁에서 준비하신 자두를 먹었는데 후식으로 인기만점이었습니다.
옥천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래 질곡의 역사를 견뎌왔기에 그 터와 건물들이 간직한 이력들이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특히 평생을 불교혁신운동에 기여하셨던 청담큰스님의 출가본산으로 조사전에는 스님영전을 모시고 있는 만큼
큰 스님의 법맥과 종지를 이어가는 훌륭한 도량이었습니다.
아래 세 장의 사진은 아넨자 법우님 솜씨인듯합니다.
옥천사에서 10여분 산길을 오르니 청련암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초파일 학생들이 종이로 만들었다는 물고기등이 곱게 추녀끝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증축불사 염원이 큰 만큼, 이렇게 잘 가꾸어진 좋은 도량을 보는 저희들 마음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주지스님 초대로 풍경좋은 자리에 길쭉하게 자리잡은 청련암 차방에 모두 모였습니다.
사방 유리창으로 숲이 환하게 내다보이는데 천정에도 작은 창을 내어 하늘이 올려다 보였습니다.
7년전 동호회 회장님께서 가족들과 함께 방문했을 때 스님께 차 대접을 받은 인연으로 여기를 자주 방문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오늘 저희들이 또 이 자리에 앉아 있네요.
그때 계셨던 원각스님께서는 아래 옥천사의 주지 스님이 되셨고, 오늘은 감원스님께서 손수 차를 우려 주시며 반가이 맞아 주셨습니다.
좋은 풍경과 스님의 환대에 마음이 환해졌는데, 스님께서 보리원 법회에도 몇차례 다녀 가신 적이 있다하시고, 법당 뒤편 장경각엔 4부의 니까야도 봉안되어 있다하니 더욱 고마운 마음이 일었습니다.
오늘 원장스님께서 선물하신 『전정판 아비담마 길라잡이』도 같이 자리하게 되겠지요.
공부인원이 많아 옥천사 강당으로 공부자리가 옮겨졌습니다.
주지스님께서 시원한 냉방에 좌복까지 두둑히 깔아주셨기에 공부 모임 내 고마운 마음이었습니다.
삼귀의 예와 오계를 수지하고 자애경과 큰행복경을 독송하는 장면입니다.
넓은 공간에서 여러분이 동참하니 예불문을 읽고 들음에 더욱 신심이 일었습니다.
사진 촬영하신 자넷띠 법우님께서도 가장 흐뭇한 광경이라고 말씀하시며 보리원 증축불사의 꿈이 하루빨리 이루어 지기를 염원하셨습니다.
오늘 공부는 『니까야강독』1의 계/정/혜편, 「코끼리 발자국 비유의 짧은 경」을 공부하였습니다.
계정혜 삼학을 15단계로 풀어 자세히 설명하는 경인데 동호회의 라따나 부회장님께서 발제를 맡아 수고해주셨습니다.
모두 함께하는 경전 독송에 이어 당당하고 확신에 찬 발제가 있었고, 질문을 주고 받는 사이 시간이 후딱지나
예정된 법회시간을 넘겼고 못다한 질문들은 다음시간을 기약하였습니다.
주석서에 근거한 원장스님의 상세한 설명과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들이 여러 법우님들께 매우 유익하게 들렸음은 일러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저녁은 시원한 냉면집을 골라 주셨네요. 완벽에 가까운 우리 회장님의 노고에 감탄하며 식사를 마치고 오늘 법회를 마무리하는 시간입니다.
오늘행사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 공양물 보시하신 분들, 참석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렸습니다.
담마뽀니까 회장님 댁에서 법당 공양물을 올리셨고, 양진혁 법우님께서 산책시간, 공부시간에 넉넉하게 음료수와 과일을 준비해주셨습니다.
그외 금일봉 주신 분, 과일 주신 분, 차 주신 분에 이어 통영멸치를 현지구입해서 참석하신 분 모두에게 보시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공양올리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스님께서 가게 벽에 붙은 아래 글귀(常樂我精-놀랍게도 "내자신이 깨끗함으로서 항상 즐겁다."라는 해석이 붙어있습니다.)의 뜻을 바로잡으시는 것으로 긴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상락아정은 버려야할 대표적인 인식임을 강조하시면서 무상, 고, 무아, 부정의 닦아야할 인식에 사무쳐야만 한걸음 한걸음씩 열반에 다가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씀하시는데
좋은 스승을 모시는 기쁨과 고마움으로 가슴이 벅찼습니다.
공부 내용은 동회회 게시판에 정리해서 따로 올려드리겠습니다.
잊지 않고 사진으로 기록 남겨주신 자넷띠법우님을 비롯하여 긴 일정 동안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좋은 글과 사진을 올려주신 수단따 교육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진과 글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답고 유익한 야외법회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야외법회 가서 세 시간동안 발제를 통한 진지한 교학공부와
법담을 나누고 오는 것은 한국불교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입니다.
동참해주신 모든 법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옥천사 주지 원각 스님은 실상사 화엄학림 출신이시라서 잘 압니다.
동진 출가이시고 정말 반듯하신 스님이시라서 화엄학림에서도
스님들의 귀감이 되었던 훌륭한 분이십니다.
청련암 감원 스님께서는 보리원 초기불전학림에도 몇번 동참하셨습니다.
야외법회를 수용해주신 두 분 스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사두! 사두!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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