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개운치 못한 느낌으로 탄광촌을 나와
군후배 재일이를 만났다.
군에서 의과사 제대를 한 이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는데 건강하다.
계급사회 였던 군에서의 인연이었고
오래간만이라 어색하게 만날 수
있었는데 반갑게 맞아주니 고맙다.
여기 저기 친구들을 불러모으고 밤새
술을 마셨다. 고마운 친구다.
사실 나는 지금 그에게 이런 말투며
행동 이렇게 할 수 있는 아무런
위치에도 있지 않지만 서로의 마음을
느끼는듯 하여 편했다.
마을 가운데 커다란 고목이 인상깊다.
23일
삼척에서 태백을 거처
이곳 원주까지 시멘트를 가득 실은
대형 화물차를 얻어 타고 왔다.
태백을 지나치는것이 아쉬웠지만..
이속도면 올해안에 여행을 끝내지
못할듯 하여 아쉬움을 뒤로한채
지나쳤다.
엄청난 양의 화물을 적재해
보통시간의 두세 배인 여섯시간
이상을 걸려 도착했다.
거의 기어왔다 할 수 있다.
한 번 정지하면 무작정 후진밖에 할 수
없는 굽이굽이 고개 길을 능숙한 운전
솜씨로 여유 있게 굽이쳐 가고 있다.
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차도가 있단다.
차가 가는 길이 아니라
운전자들 간의 기본 예의..
이렇게 험한 곳에서 그 기본 예의는
목숨이 걸릴 수도 있단다.
생각해보니 그도 그렇다.
굽이굽이 깊은 계곡에서 잠깐 독함맘
먹으면 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질거다.
그냥...아무일 없듯이 지나가면
얼마나 지난후에 사고차량이
발견될지 모를 일이다.
서로 감정 상하며 운전 할일이 아니네..
라는 생각에 오싹 해진다.
함께 세차를 하고, 저녁을 먹고..
넉넉하게 생긴 분이었다.
여행일지의 한 모퉁이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달랜다..^^
24일
원주에 도착하니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원주에 어딘가 상지대학교가 있다.
군 시절 소대장이 근무하는 곳이라
했지.. 얼굴도 볼겸..
군 시절의 인연을 사회에서 보면
느낌이 어떨까..?
입이 서울이라고 물어 물어 찾아
갔건만.. 공교롭게도 훈련중이라
그곳에 없었다.
하룻밤 자기에는 대학 캠퍼스가 최고지.
아직 개강 전이지만 원래 대학 써클에는
방학이 없고.. 가장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곳이 제일 적응 하기가 쉽다.
"불꽃"이라는 서클에 무턱 대고 들어가
잠자리를 청했다.. 운동권 서클이다.
그곳은 학생과 사회 그 사이에 위치한
또하나의 작은 사회라는 느낌이다.
이들의 파쇼 타도는 어디까지가
적이고 어디까지가 해방 시켜야할
대상인지 모했다.. 모르겠다.
나는 구조적 시각보다
인간적 시각이 더 좋다.
말에서는 흑백 논리를 전개하며..
행동으로는 자기 중심적인 양면 성향이
공존하는 모습을 볼때 종교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을 느꼈다.
하지만 종교를 부정하지 않는다.
공인표.. 동갑네기 그와 함께 밖에서
술을 마셨다.
인연이 닫으면 또 보겠지..
알딸딸한 기분으로 그의 자취방에서
잠을 청한다.
첫댓글 부산으로 무전여행갔을때 챙겨간게 하나있었지
접이식 간이텐트
피면 두사람 빠듯하게 들어가서 몸을 누일수있는 크기였지
부산대학교 교내 나무밑에 그걸 펴서 친구놈과 잘 자고 아침에 수돗가에서 목에 수건걸고 세면하면서 이빨닦고 있으니 부산대학생들이 등교하면서 저놈들은 누군가 ~?? 하는 눈으로 우리를 외계인 쳐다보듯하던 그 시절이 떠오르네 ㅋㅋㅋ
ㅎ.. 그런 비슷꾸리한
추억들 하나씩은 있겠지..
젊음이 좋은거야~
그래도 흠이 안되는
시절이니까~^^
나두 오늘 맨발산행하면서 사람하나 지나갈수 있는 좁은길을 맨발로 걸으며 발을 헛딛는 순간 여러사람 (여기서 여러사람 울언니 남동생 그리고 산악구조대원들이) 고생하겠다란 생각을 잠깐 했더랬어 그길 말고 넓은길도 있는데 그길을 고집하는건 맨발걷기 좋은코스라 위험한데 매번 가게되는 그길은 두사람이 걸을수 없기에 다행히 아무도 내쪽으로 걸어오진 않았지 풍경이의 글을 읽고 다음주는 욕심을 좀 내려놓고 넓은길로 가려고 고마워
참.. 대단한걸 하는구나..
맨발.. 쉽지 않을테데~^^
옛낡 군대가기전 후배들과
도봉산을 오르는데..
거의 정상 못미쳐서 어느
아짐이 발목을 심하게 접질렀어..
후배 하나를 빨리 내려가서
구급차 부르라고 보내고..
나무가지로 부목을 대고
들쳐업고 뛰어 내려갔지..
잘 알겠지만 산은 생각보다
위험하고 사고는 한순간이야~
늘 조심해~
여행중에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선하셔서 다행 이란 생각이 들었어.
트럭 기사 약속을 지켰네. [ 풍경이의 글에 등장 하셨잖아 ] ㅎㅎㅎ
다음 여행길이 어디인지 궁금해 지네 ㅎ
만난 사럼들이 모두 선한사람..
음 생각해보지 않은 거네?
사람은 다 선하다고 생걱했나?..ㅎ
날 안재워준 사람은
나쁜 사람이었나?..ㅋ
암튼 그런 개념 없었어~^^;;
@풍경 잠을 안재워 주셨다고 나쁜 사람 아니지 ㅎㅎㅎ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여 재워 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
글이 선해서 그런가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던거 같아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