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월요일
지난 일요일 번개 말톤을 빠졌다.
빠진게 아니라 못갔다.
가족모임에서 담양댐 옆의 별장에 나들이 갔다가 숯불구이와 솔잎주에 취해버렸다.
왠지 몸이 근질근질했다.
수업이 일찍 끝나고 마눌님께 전화했다.
오늘 뛰어보자고.
흔쾌히 뛰겠단다.
저녁을 일찍 먹고 교대로 갔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다.
잘 따라 한다.
담배 끊겠다는 선언이 주효했을까?
아님 다이어트에 혹했을까?
잘 따라 한다.
먼저 호흡법과 보폭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트랙으로 나섰다.
잘 뛰려나?
세바퀴까지는 별 무리 없어 보인다.
호흡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괜찮단다.
오늘 목표는 열바퀴다.
네바퀴째부터 호흡이 힘들다고 호소한다.
실은 나도 힘들다.
처음 10분에서 20분까지가 힘들다.
아마 마눌님도 그 시간이 온 것이다.
속도를 더 늦추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도록 했다.
좀 나아졌는지 속도를 제법 낸다.
나는 벌써 땀이 줄줄 흐르고 종아리와 장단지 근육이 퍽퍽해진다.
근데 마눌님은 까딱없단다.
동안 산행으로 다져진 체력이라며 은근 자랑도 한다.
이정도 페이스라면 10킬로 완주는 문제 없다며 힘을 실어주었다.
여덟바퀴를 돌아오는데 호흡이 힘들고 입이 탄다고 한다.
입으로 숨을 들이 마신 것이다.
따끔하게 지적했더니 코가 시큰거려 어쩘 수 없단다.
공기가 별로다.
밖에서 들려오는 찻소리가 코끝을 성가시게 한 것이다.
난 그런대로 적응했는데 산 가까이 살면서 신선한 산공기만 마셔서 그런 모양이다.
담엔 공기 좋은 광주대로 가자며 꺽일지도 모르는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래도 목표로한 열바퀴는 완주했다.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연신 싱글 생글이다.
당연하지!
벌써 말톤의 작은 희열을 맛본 것이다.
평소 달리기는 엄두도 내지 않았던 마눌님이다.
나랑 똑같았다.
빠른 속도로 하기 싫은 달기기를 했던 기억 때문이리라.
호흡도 엉망이고 힘을 다해 숨까지 입으로 들이 마시면서 도저히 달릴 수는 없는 법.
그걸 깨우친 것이다.
신발이 좋다며 연신 감탄한다.
쿠션이 있는 트랙에 조깅화를 신었으니 달리는 내내 발바닥에 느껴지는 아늑함을 맛보았으리라.
이번주 수말부터는 광주대로 가야겠다.
당분간은 마눌님이 말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다.
그래서 고흥 성지 말톤에 함께 보조를 맞춰 10킬로 완주의 희열을 선물하고 싶다.
물론 우리 교무실 정화샘과 현정샘도 함께.
처음 말톤을 시작한 사람이 10킬로 완주의 희열을 맛볼 수 있다면 행복이다.
그 뒤에는 뛰지 말래도 본인들이 알아서 뛸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까.
말톤의 매력을 알아버리면 그땐 누가 말릴 수도 없다.
그래서 내가 이지경이 되었다.
11 월 5일 수요일
마눌님과 함께 광주대로 갔다.
뒤이어 현정샘과 인규샘...
오잉! 기수진샘이 함께 왔네.
요즘 동신여고 교무실은 온통 말톤 바람이다.
막내의 요란한 말톤사랑이 불러온 참극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부로 담배를 끊기로 선언했다.
몇 차례 실패했었는데 이번엔 기어이 성공하고 싶다.
말톤 할 때마다 숨이 가빠서 힘들었는데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
울 마눌님도 그 담배 끊겠다는 말에 수말에 온 것이다.
몇 바퀴 돌지도 못했는데 숨이 가쁘다.
진짜로 담배 끊을란다.
밤에 외할아버님 제사가 있어 운동을 일찍 마치고 돌아왔다.
11월 12일 수말
담배 끊은지 일주일째다.
기분이 아주 좋다.
생각보다 금단현상이 심하진 않다.
말톤 하려는 의욕에 쉽게 잘 참아진다.
참으로 다행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 고문님과 풀말교의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꾸벅^^.
오늘은
마눌님과 함께 경렬사로 갔다.
지부장,수부 두 후보민도 함께 뛰러 오시기로 했다.
내가 수부후보님 수행을 맡기로 했는데 기다리다 지쳐 벌써 출발 하셨단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마치고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공기도 좋고 컨디션도 아주 좋다.
마눌님의 10킬로 완주를 위해 오늘은 6킬로 도전이다.
일부러 최대한 천천히 뛰었다.
호흡을 편하게 한 뒤에 속도를 낼 것이다.
가는 중에 정숙샘과 영인샘을 만났다.
수부후보 수행 안한다고 한 소리 들었다.
오늘은 마눌님 수행이 더 중요하다.
어쩔 수 없다.
반환점을 돌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호흡도 편해지고 다리도 가볍다.
마눌님도 속도를 더하며 신나게 뛰고 있다.
작은 희열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것이리라.
거의 7킬로를 뛰었다.
쉬지 않고.
즐겁게.
이정도면 10킬로는 충분히 뛸 수 있다.
마눌님도 자신감을 얻은 듯 하다.
두 분 후보와 함께 벽오동 보리밥집에서 찐하게 뒷풀이까지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뒷풀이 덕에 우리 풀말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정숙샘의 말톤후기 참조)
막내 인규샘이 걱정이다.
선배 믿고 들어온 말톤인데
지지리도 못난 선배 보면서 많이 걱정스런 모양이다.
헤헤거리며 웃는 모습이 참 이쁘다.
11월 16일 일요일
지금쯤 고창에선 고문님과 총무님, 그리고 필재샘이 재미나게 뛰고 계시겠네요.
우리식구는 오늘 처가에 단합대회 갑니다.
처남이 고기를 듬뿍 재워뒀다고 초대했거덩요.
가는 길에 뛸까 했는데 혼자 뛰기는 자신이 없어서 대신 자건거로... 헤헤헤...
자전거도 참 좋더라구요.
내리막길엔 가만 있어도 션한 바람과 함께 상쾌함까지...
처가에 도착해서 또 숯불을 피웠답니다.
숯불바비큐에 군고구마까지 맛나게 묵고나서, 따뜻한 구들에 누워 달콤한 낮잠까지...
캬! 좋-다.
요즘 뱃살까지 빼보려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땀이나 빼보려고 또 자전거를 타고 들녘으로 페달을 밟았습니다.
가을걷이도 끝난 들녘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차분한게 참 좋았어요.
농로길을 따라 20분 가량을 달렸는데도 사람들이 없어요.
산으로 둘러쌓인 넓은 들녘에서 한가롭게 평화를 맛보며 한참을 달렸습니다.
길도 평탄하고 좋아서 말톤하기 딱 좋겠다 싶더군요.
집에 돌아와서 마눌님께 그얘기 들려줬더니 먼저 선수치네요.
"앞으로 보성에 가면 그 길로 뛰자고?"
ㅎㅎㅎ.
이젠 마눌님의 생각도 자동입니다.
지난주 수말 경렬사 참 좋았어요.
벌써부터 수말이 기다려집니다.
11월 19일 수요일
어제 첫눈이 내렸다.
한밤중에 가족들과 무등산에 첫눈맞이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의상봉의 단풍과 무등설산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고 싶어 점심 먹고 마눌님과 또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경렬사로 향했다.
물론 뛰기 위해서.
근데 말톤화를 안가져왔다.
하는 수없이 일반 운동화를 신고 뛰었다.
천천히 마눌님과 호흡을 맞추며 함께 뛰었다.
3킬로를 넘어서자 호흡이 아주 편해졌다.
마눌님을 앞질러 뛰어 나갔다.
근데 종아리가 땡긴다.
에고 에고...
말톤화가 아니라 무겁고 딱딱해서인지 근육이 몹시 힘들어한다.
결국 마눌님 혼자 뛰게 하고 뒤쳐져 걸었다.
약 7킬로를 50분에 뛰었다.
대단한 기록이다.
10킬로 정도도 충분히 뛸 수 있었는데 나땜에 돌아왔다.
에고 쪽팔리...
천천히 뛴 것 같은데 이정도면 내 기록과 맞먹는다.
진짜 이러다가 추월당하지 싶다.
벌써 말톤의 매력에 푹 빠진 듯하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상쾌함을 느꼈다며 싱글생글 좋아한다.
다이어트가 목표란다.
부디 성공하길...
11월 23일 일요일
상경투쟁 내내 막걸리리에 취해서리 아침에 족구하러 갔는데 밸밸거렸다.
집에 돌아오니 김대중컨벤션센터 가잔다.
좀 쉬었다 말톤 가려고 했는데...
시큰둥했더니 눈꼬리가 사나워지려한다.
얼른 가겠다고 꽁지내렀다.
마눌님과 두 딸들 모두 신났다.
공짜로 시식하는 곳은 한 곳도 놓치지 않았다.
우리밀 라면, 요구르트아이스크림, 녹차, 치즈케익, 젓갈, 삼겹살, 초밥, 과메기 등등등...
문제가 된 건 바로 이 과메기다.
지난 금욜날 3학년 샘들과 오후에 여기서 과메기를 공짜로 시식하고 맛이 좋아 집에 사왔는데 애들도 맛있다며 잘 먹었단다.
하여 오늘은 오후에 말톤이 그것도 경렬사에서 있다.
그것도 내가 친 벙개다.
고문님과 회장님 그리고 늘 즐거움을 주시는 우리 풀말 교도님들 모두에게 이 맛난 과메기를 대접하고 싶었다.
두 팩을 사고 양념장과 푸성귀까지 샀다.
집에 와서 김을 챙기고 막걸리 까지 사들고 경렬사로 향했다.
장미희샘은 아버님 생신이라 힘들다고 하신다.
고문님이 장미희샘은 믿지 말라 하셨는데, 쬐금 의심이 가긴 간다.
도착해 보니 고문님도 보이고, 어라! 굥샘도 오셨넹!
막걸리 냄새를 기가막히게 맡고 달려오셨다며 놀려댔다.
이어서 동신 사단의 두 여샘도 도착했다.
두 분 여샘이 걱정되어 벙개까지 치고 8킬로는 뛰어봐야 한다고 꼭 오라고 했었다.
도로에서의 달기기에도 적응해야 한다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뛰기 시작했다.
고문님이 옆에서 뛰는 속도와 보폭을 조정해 주시면서 이끌어 주셨다.
3킬로지점을 지나면서 힘들면 돌아가라고 했지만 모두들 묵묵히 잘 뛰고 있다.
호흡도 발도 모두 편해질 시간이다.
다들 자신감에 넘쳐 잘 뛰고 있다.
4킬로 지점 오르막에서 부터 마눌님니 쳐지기 시작했다.
공짜 시식코너를 모두 빠지지 않고 들른 탓이다.
2시까지 먹었으니 속이 편할 리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언덕을 지나 4수원지 다리 중간에서 돌아섰다.
반환점을 지나서인지 마음이 편하다.
돌아오는 길에 혜주샘과 회장님을 만났다.
은근히 걱정했던 두 여샘과 마눌님도 모두 10킬로 완주에 성공했다.
젠장 내가 더 걱정이다.
다음주에는 술도 참아보련다.
체력을 최대한 비축해서 기분 좋게 가볍게 달려보고 싶다.
완주를 하고나면 넘 상쾌하다.
마눌님과 동시에 골인했다.
기특하다.
힘들어도 꾸-욱 참고 잘 달려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막걸리와 과메기를 펼쳐놓고 기분 좋게 잔들이 돌았다.
이후부터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문님의 글을 인용한다.
-고문님의 글과 댓글-
동궁의 텃세(?)와 과잉 충성(?)으로 인해서 막내 박성호쌤이 기가 팍 죽은 상태에서 변칙 번개를 치셨습니다.
12분의 풀말 달림이 들이 속속 도착 가볍게 몸풀고 도란 도란 달리기를 시작 4수원지까지 자기의 능력껏 달리기를 했습니다
우리의 총각 백두 선생님께서는 오늘도 몸의 컨디션이 안좋다고 걷다 뛰다를 반복하시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다 열심히 그 중에서도 동신 사단의 아리따운 여선생님들 대단히 잘 뛰시더이다.
중간에 수부 후보님께서 오시고 걷는지 뛰는지 그 속도가 그 속도인 정수기 님도 뛰시고 경렬사 인근이 풀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야 마랐습니다.
달리기를 마치고 성호쌤께서 과메기와 막걸리를 거기에 속배추에 갖은 양념에 김까지 푸지게 싸오셔서 회식하게 됐는데 문제는 거기서 벌여졌습죠.
회장님께서 아직 도착을 안하셔서 우리 같이 천헌것들은 꽁치 말린것에 김을 쫴끔씩 입만 대고 있는디...............
아뿔싸 동궁이 기절할듯 외마디를 외칩디다.
원 세상에 우리는 회장님이 안계셔서 입만 다시고 있는 김을 취운이 한꺼번에 그것도 마늘네쪽에다 김 넉장을 한입에 털어넣고 있는 모습...
모두가 경악을 하고 쌓던 김을 다시 회수하고 남은 김은 고문이 궁둥이 밑에 간수하고 그제서야 사건이 일단락 됐습니다.
모두다 정신이 혼미하고 회장님에 대한 면목이 없어졌건만 속절없는 취운은 호시탐탐 김만 뺏으려 들고.............
회장님께서 오셔서 과메기를 성은에 감읍하면서 한점씩 얻어(?)먹고 오늘밤은 끝났습니다.
수요일날 뵙께요.
무등경기장, 광주대 편할대로 오후 5시 30분 부터.
성지 순례를 은혜스럽게 마치려면 연습에 연습을 피나는 연습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오늘 하루도 즐거웠습니다.
11월 30일 성지말톤
금욜날 사립동부 참실대회가 성황리에 잘 마무리 되었다.
뒷풀이는 본대회보다 더 성황을 이루었고, 사립동부 참실의 새 지평을 여는 자리가 되었다..
2차 3차까지 마치고 돌아온 시각은 새벽 3시 30분.
아침 10시에 눈을 떴지만 정신은 몽롱하고, 뱃속에서는 전쟁이 한창이다.
마눌님과 딸들이 처가에 김장하러 간다는데 일어나지도 못하고 침대에서 배웅했다.
다행이 3학년은 오늘 휴업이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아점을 먹었다.
미역국에 라면을 끓여 겨우 속풀이를 했다.
그리고 다시 뒹굴뒹굴.
하루종일 뒹굴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핸폰 알람이 울려 일어났지만 아직도 몽롱하다.
옷가지를 챙겨 서종규샘차로 비엔날레로 향했다.
윤영조샘이 챙겨주신 빵으로 허기진 배를 달랬다.
참석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리 마음을 써주셨다.
감사합니다.
성지말톤이 열리는 경기장에 도착했다.
우리 풀말을 반기는 플레카드가 자랑스럽게 펄럭인다.
따뜻한 유자차로 속도 풀고, 가볍게 스트레칭과 체조로 몸도 풀었다.
드뎌 출발.
10시 08분 출발선을 떠나 트랙을 한 바퀴 돌고 시원한 도로로 달려 나갔다.
처음 2킬로까지 속도가 약간 빠르다.
호흡은 괜찮았다.
처음 대회에 참가하는 정화샘과 현정샘도 잘 따라온다.
아직은 호흡이 힘든 모양이다.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채였지만 그래도 잘 달린다.
3킬로 지점에서 현정샘이 앞으로 나선다.
정화샘을 챙길까 하다가, 지난번 경렬사에서 10킬로을 뛰어봤으니 잘 따라오리라 믿고 현정샘을 따라 나섰다.
4킬로 지점에서 현정샘을 치고 나갔다.
마지막 존심을 지켜보겠다고 힘을 냈다.
호흡도 좋고 다리도 상쾌했다.
벌써 반환점을 돌아오는 인규샘을 보며 홧팅을 보냈다.
잘 뛴다.
역시 기럭지도 길고 체력도 좋다.
앞에서 하프팀과 함께 출발했던 혜주샘과 운영샘이 뛰고 있다.
홧팅을 외치고 더욱 힘을 냈다.
내가 선두란다.
인규샘을 못 본 것이다.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벌써 현정샘이 보인다.
허걱...
상당히 거리를 벌렸다고 생각했는데 잘 따라오고 있었다.
7킬로 지점에서 오른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어라!
불안해진다.
지난번 섬진강대회의 악몽이 떠올랐다.
그 뒤로는 다행이 무릎 통증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젠 됐다 싶었는데 오늘 또다시 통증을 느낀 것이다.
아마도 이번 주 수말을 빠진 것이 문제였으리라.
게다가 술까지...
어라!
현정샘이 내 옆에서 뛰고 있다.
허걱...
벌써...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염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호흡은 편하고 좋았는데 무릎 통증 땜에 불안감이 밀려온다.
순간 현정샘이 치고 나간다.
아니, 내가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최대한 통증을 약화시키려 힘을 빼고 있었다.
걷다 뛰기를 반복하며 9킬로 지점을 통과할 무렵 뒤에서 하프 선두가 보인다.
에고! 에고!
또 하프선두에게 추월당했다.
가장 쪽팔리는 순간이다.
요번엔 자신만만했는데...
몸쓸 무릎이...
요번엔 왼쪽 다리 근육에 통증이 느껴진다.
오른 무릎을 의식하다보니 왼발에 힘이 쏠린 탓이다.
저 멀리 운동장이 보인다.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토해내며 트랙을 돌아 드뎌 결승점에 골인!
아! 바로 이맛이야!
순간 모든 고통은 사라지고 짜릿한 희열을 만끽했다.
트랙을 돌아보니 정화샘이 달려오고 있다.
달려나가 홧팅을 외쳐주었다.
동신의 두 여전사는 참으로 대단했다.
대회 첫 출전에서 현정샘은 벌써 나를 추월해버렸고, 정화샘도 내 뒤를 바로 뒤따라 골인했다.
두 분 모두 행복감을 맛보았으리라.
박수를 보내고 싶다.
떡국과 막걸리로 허기를 달래고, 따듯한 탕 안에서 피로도 풀고, 개운한 맘으로 녹동항에서
싱싱하고 맛난 회로 뒷풀이까지...
돌아오는 차안에서 현정샘의 요상한 눈웃음과 스스로의 쪽팔림까지...
에고에고!
에고! 쪽팔리.
다들 행복감에 젖어 흥겨운 노래로, 교주님에 대한 찬양과 예찬으로, 풀말이라는 자긍심에 한껏 도취되어 흥겨운 웃음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내내 시끌벅적..
한바탕 신나게들 놀다보니 어느새 어둠이 내린 광주에 도착했다.
풀말 홧팅!
전교조 만세!
첫댓글 셈님멋저요 하지만 마음과뜻데로되지않은게 세월의흐름이지요 마음은청춘이지만 몸이벌써 ㅉㅉㅉ 힘내세요 과한욕심은금물 건강은건강할때지켜야지요 힘내시구요 항상감사드립니다 아자 홧팅
잘 읽고 갑니다...마눌님 사랑하는 마음이 훤히 보입니다..
뛰는 거리만큼 부부의사랑도 깊어지시리라 미씀니다~~~~~~~~~~~~화이팅~~~
빡샘. 나눠서 올리삼. 화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