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광풍 메카니즘과 다가오는 서민의 재난 |
제조업 초토화된 미국, 건설업자와 금융업자의 결탁과 언론의 침묵 |
현재 미국은 제조업이 완전히 초토화되어 있습니다. 미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축은 군수산업과 금융산업, 의약품이지만 이는 내수경제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미국의 내수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축은 주택산업인데 이것에 대해서는 한국이나 기타 외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미국에서 현재 제일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는 산업은 건설업이라고 합니다. 소위 '맥맨션' 이라는, 똑같은 형태의 단독주택들이 미국의 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집지을 곳이 없으니 깊은 산속이나 사막들 (소위 엑저브(EXURB)라 하는 외곽의 외곽지역) 에까지 집을 짓고 있습니다. 건설업은 미국의 인구 5%를 고용하고 있으나, 이에 관련된 부동산업자, 건축자재업자, 개발업자, 하청업자, 융자업자, 건축가, 인테리어업자 등 관련된 사업들을 모두 합하면 건설과 주택 관련부문은 미국인 중 10%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낮은 이자율과, 최근 몇 년간 과열되었던 부동산 경기입니다. 집들이 먼 곳으로 나가게 되니 자연히 상점들, 그것도 미국식의 거대한 월마트식 상점들이 따라서 지어지게 되고, 이에 따른 건설수요도 따라서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은 더 이상 굴뚝산업을 권장하지 않기 때문에, 브라운 앤 루츠, 벡텔 등의 거대 건설업자들은 부시의 전쟁기계에 달라붙어 해외의 '복구사업'이나 카트리나 복구사업 같은 국책 이권사업에만 몰두하고 있고, 집을 짓는 것은 '맥맨션'의 대부라고 볼 수 있는 '톨 브라더스' 등의 외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건설업자들입니다. 이들은 다시 하청을 주어 이익을 따먹습니다. 이러한 집들의 질은 별로 좋지 않다고 합니다. 건축업자들은 어차피 5-7년 후에는 이사를 갈 것이고 그 때는 새 주인이 다시 집을 수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집을 짓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경기 과열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거액의 융자를 받아 높아진 가격으로 집을 샀습니다. 허접한 집도 대도시나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으면 40만 달러 (약 4억원), 좀 좋다는 집은 70-80만 달러 (7-8억원)를 호가하며, 백만 달러가 넘는 집들도 무수하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사람들도 현금을 내고 그런 집들을 산다는 건 불가능하므로 여러 가지 방법의 융자를 받아 사게 마련이며, 그 때문에 가계에 이자부담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더우기, 집을 갖고 있던 사람들도, 집값이 상승함에 따라 재융자를 받아, 그 돈으로 suv 등의 소비에 열중하여, 미국경제가 망한다 망한다 하면서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여러 개발 프로젝트들은 대개 개발업자들 (톨 브라더스 같은 건축업체와 결탁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은행에서 미리 돈을 빌려 집을 어느 정도 지어놓은 후에 분양하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나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 집을 살 만한 사람은 이미 거의 다 샀기 때문에, 점점 불어나는 주택물량을 소화할 길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위에서 말한 융자금 문제도 큽니다. 50만 달러를 융자받으면 한 달에 내야 하는 돈이 이자율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3천 달러가 넘는데, 웬만한 사람들은 한 달에 3천 달러를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부동산업계에서는 금융업계를 채근했고 금융업계는 처음 몇 년(주로 2년이나 3년) 동안은 이자만 내는 융자상품을 개발했으며, 최근 2년간에 팔린 집들은 이런 이자만 내는 융자를 받아 팔린 경우가 반이 넘는다고 하는데, 이제 이들이 원금을 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상환금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집을 구입한 사람들의 상당수는 빨리 집을 팔아서 이익을 볼 투기목적으로 산 경우도 적지 않은데, 부동산경기가 차가와지고 있어서 이들에게는 재난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언론은 부동산 관련 광고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들을 쉽게 올릴 수가 없습니다. 부동산 폭등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신문에 나면 당장 후폭풍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오는 지역에서는 이런 게 아직 피부에 느껴지지 않으나, 미국이 점점 최후의 피난처로서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그쪽에서도 아픔이 시작될 겁니다. 폴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