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첫 솔로 앨범 발표한 옥주현 “다음 음반에는 재즈 색깔 입히고 싶어
6월 공연에는 뮤지컬 제작자 설도윤씨가 옥주현과 함께 무대에 선다. 마침 고등학교
때까지 성악을 공부해 오페라나 뮤지컬을 볼 기회가 잦았던 옥주현이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 ‘뮤지컬’을 꼽자 윤희정이 반가워했다.
옥 방송에서 노래하는 건 3∼4분이면 끝나잖아요. 그래서 몇 시간씩 노래해야 하는 뮤지컬 무대에 올라 혼신의 힘을 다해서 노래해보고 싶어요. 그러면 정말 공부가 많이 될
것 같아요.
윤 그럼, 공부 많이 되지. 나는 뮤지컬 ‘시카고’와 ‘넌센스’에 출연하면서 인생이
달라진 것 같아. 60여명의 스태프하고 6개월을 같이 지내며 연습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많이 배웠지. 대사는 또 좀 많은가. 그 많은 대사 외우느라 죽는 줄 알았어.
옥 그래도 꼭 해보고 싶어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뮤지컬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윤 ‘미스 사이공’은 어떠니? 너한테는 그런 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노래도 예술이고.
윤희정이 6월 공연을 마치면, 그 무대를 거쳐간 게스트들의 모임인 ‘윤사회(윤희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통해 설도윤과 ‘한식구’가 될 수 있다며 좋은 인연을
맺어보라고 귀띔하자 옥주현이 환하게 웃는다.
옥주현은 오랫동안 공을 들인 끝에 마침내 5월 중순 솔로앨범을 발매했다. 그룹 핑클이 아닌 가수 옥주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꼼꼼하게 마무리하다 보니 앨범
발매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졌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음색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핑클 앨범을 낼 때는 네명이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제 음색을 1백 퍼센트 발휘할 수 없었어요. 핑클 앨범 작업할 때 (성)유리 목소리가 들어가면 10년은 어려 보이는
반면 제 목소리가 부각되면 10년 더 나이 들어 보인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는 걸요. 어쩌면 그래서 일부러 더 어리고 예쁜 목소리를 내려고 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들어본 사람들 중엔 옥주현이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이에 대해 윤희정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 여러 명이 함께 노래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그렇지만 난 우리 딸이 멤버들과 어우러져 노래하면서 절제하고 양보하는 것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어. 그러다 보면 그 아이의 재능이 양파껍질 벗기듯 새로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옥주현은 새 앨범에서 ‘에코’ ‘주얼리’ 등의 앨범을 성공시킨 프로듀서 박근태와
함께 자신의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전체 12곡 중 7곡의 가사를 썼다. 옥주현은 이미 가수 제이, 안재모 등이 부른 노래의 가사를 쓴 적이 있다. 이런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윤희정은 제자의 숨은 재주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너에게 그런 재주가 있었어? 대단하네. 노래의 70%는 가사로 승부가 나지. 난 가사가 중요하다는 걸 나이 삼십이 돼서야 알았는데 넌 참 빠르구나.”
옥주현은 이번 솔로앨범에는 재즈의 색깔을 전혀 반영시키지 못했지만 앞으로 재즈로
덧입혀질 자신의 음악 색깔이 기대된다고 했다.
“전 재즈라는 세상에 막 태어난 아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직 재즈를 흉내내는 것조차 무리죠. 하지만 앞으로 애드리브나 코드 등에서 재즈의 색깔을 조금씩
넣고 싶어요.”
“너무 많이 알면 괴로운데…(웃음).”
배우면 배울수록 자신이 노래해온 장르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며 끝까지 배워보고 싶다고 욕심을 내비치는 옥주현에게 윤희정이 한마디한다.
“사실 재즈를 제대로 배우려면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아. 하지만 네가 지구력을 갖고
진짜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면 내가 가진 수백곡의 편곡들을 다 내줄 수도 있어.”
자신이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던 탓에 윤희정은 옥주현의 관심과 열정을 기특해하면서도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한편으로 자신이 늘 ‘재즈를
10년만 먼저 알았더라면’ 하고 아쉬워하는 만큼 제자가 진심으로 재즈를 해볼 생각이 있다면 얼마든지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 멀리서, 가보지 않은 길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제자에게 손을 흔들어 길을 안내하는 스승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