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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계곡면과 영암군 학산면의 경계를 이룬다. 올 봄 16번째 철쭉제가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우선 가학산자연휴양림이 있는 골짜기로 차량을 이용해 접근했다. 이 산에는 종주등산로와 순환등산로가 있다. 이번에는 휴양림단지를 출발, 깃대봉, 바람재, 쉼터, 가리재를 거쳐 다시 출발장소로 돌아오는 순환등산로를 걸어보기로 했다. 휴양림이 있는 자리는 인근 초등학교의 단골 소풍장소였다. 휴양림의 조성으로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노고수를 제외한 모든 풍경은 흔적조차 없지만 추억의 편린들이 흩어져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벌써부터 쥐꼬리망초, 도라지, 금강아지풀, 맥문동, 여뀌, 참취, 등골나물, 꿩의다리가 활짝 피었다. 외래종이며 번식력이 강한 미국자리공도 보인다. 이곳은 주로 참나무숲이다. 숲이 침엽수에서 활엽수로 천이가 일어난 곳이다. 등산로에는 도토리가 달린 참나무가지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참나무거위벌레가 한 짓이다. 이 녀석은 도토리 속에 알을 낳고는 땅에 떨어뜨려 부화한 새끼 벌레가 땅속에서 잘 자라도록 나무를 자르는 것이다. 정교하게 잘 잘라내는 것도 아마 어미의 모성애의 발로일 것이다. 소사나무도 보이기 시작한다. 20여분동안 경사가 45도이상된 등산로를 올라서니 하늘을 배경으로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경사가 심해 등산로도 갈지자모양이다. 등산로 인근 나뭇가지에서는 매미들이 아우성이다. 들녘과는 달리 숲속만큼은 한여름인 것 같다. 벌써 등줄기로 흐르는 땅방울이 웃옷을 흠뻑 적셔온다. 등산로를 가로 막고 있는 바위들을 곧바로 통과하기 위해 밧줄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오르막길에는 밧줄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비록 설악산 공룡능선을 뺨치는 암릉 풍치와 지리산의 일맥처럼 길게 뻗은 능선 줄기가 일품이라는 어떤 이의 소개글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높이에 비해 바위들이 험한 산임에는 틀림없다. 벌써 오른쪽으로 해남간척지와 계곡면 일대가 발아래 펼쳐져 있다.
드디어 1시간 20여분만에 하늘에 닿아있는 것 같은 등산로를 만났다. 등산로 주변에는 벌써부터 나뭇잎에 붉은 단풍이 들어 있다. 깃대봉과 가학봉으로 나뉘는 삼거리에서 숨을 고른 후 깃대봉에 올랐다. 650m높이다. 동북방향으로 기암괴속이 펼쳐져 있다. 월출산이 서쪽으로 역광인지라 안개속에서 해남간척지 수로와 담수호만이 반짝인다. 여기저기 관망하던 차에 깃대봉 표시석 바로옆에 특이한 표석이 보인다. 국방부지리연구소에서 대삼각점을 표시한 표석인 모양이다. '이 표석을 파괴하는자는 의법처단함'이라는 무시무시한 문구도 함께 새겨져 있는 걸 보니 군사정권때나 세워진 모양이다. 가끔 등산 중에 좌우 풍광을 발아래 두고 마루금을 타고 걸어간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래서 정상부의 등산로는 마루금을 따라 발달해 있나보다. 깃대봉에서 바람재, 쉼터에 이르는 대부분의 등산로가 바로 마루금이다. 산아래에서 보면 바위절벽이지만 마루금은 비교적 걷기에 불편함이 없는 코스다. 중간에 명품 소나무들이 몇그루 있어 눈요기하기에 좋다. 특히 등산로 왼쪽에 위치한 소나무는 풍상을 이겨낸 모습이 산수화를 연상케해 포토타임을 갖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두그루 같지만 가까이 살펴보면 줄기 아래가 연결된 한그루다. 마루금 등산로가 끝날 즈음 최근에 새로 만든 쉼터가 하나 있다. 등산로 왼쪽에 자리한 이 쉼터에서는 해남간척지는 물론 우항리공룡화석지, 두륜산도립공원, 고천암호도 한눈에 들어온다. 쉼터를 지나면 등산로는 영암방면으로 향하는 듯 마루금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으로 향한다. 영암군 학산면일대가 발아래 펼쳐진다. 가리재에 이르는 길은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밧줄이 길게 드리워져 등산객의 길안내를 하지만 자칫 지그재그모양의 등산로에 일직선으로 밧줄을 설치했기 때문에 하산길에 다리에 힘이 풀린 등산객들이 오히려 걸려 넘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 고정로프는 등산객이 넘어지지 않도록 한쪽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정로프를 넘나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휴양림단지를 출발한지 2시간 40분만에 가리재에 도착했다. 야생화와 경관자원을 촬영하느라 더딘 걸음이었지만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다. 이 가리재는 오일장이 번창하던 시절에 계곡면 여수리 등 인근 마을사람들이 소를 몰고, 시장에 팔 농산물을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독천장으로 넘어가던 길이다. 산아래 고향마을에서 말로만 듣던 가리재길을 걷는다는 사실만으로 하산길은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가리재길에서 휴양림단지에 이르는 길에는 참나무숲에 이어 곰솔이라고도 하는 해송숲이 우거져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었다. 본격적인 등산로에 들어서면서 단한사람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했지만 샛길로 빠지지 않고 제대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은 등산로주변을 예초기로 다듬어 놓았기 때문이다. 가학산자연휴양림은 1998년에 개장하였고, 구역면적은 100만㎡, 1일 최대 수용인원은 700명, 최적 인원은 450명이다. 휴양림에는 사방댐으로 계곡을 막아 만든 물놀이장과 숲속의 집, 야영장, 정자, 다목적광장, 어린이놀이터, 공동취사장, 체력단련시설 등이 있다. 더 추워지기 전 휴양림에서 1박을 하면서 흑석산의 종주등산로를 걷고 싶다. 어린 시절 아저씨들이 은덩어리를 떼어왔다고 자랑했던 은굴도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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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뭐가 잘못되건지 어디에도 글도 올릴수가 업고 어느반도 열리질 않네요,
아무것도 볼수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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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산 아래 내 고향입니다. 이곳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