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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우승을 이끈 최용수 감독 |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우승의 기쁨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서울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1라운드에서 전반 36분에 터진 정조국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90점을 확보한 서울은 울산 현대와 비긴 전북 현대(승점 78점)를 제치고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자력 우승을 확정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올 시즌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무리를 잘해서 기쁘다”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용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부족한 나를 믿고 따라와줘서 너무나 자랑스럽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그럴 자격이 있는 친구들과 올 시즌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며 지낸 것 같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용수 감독의 공식 인터뷰 전문
▲ 우승 소감 쉽지 않은 올 시즌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마무리를 잘해서 기쁘다. 세 경기 남기고 홈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한 점도 나와 우리 선수들에게 크게 다가왔다. 우리 선수들이 부족한 나를 믿고 따라와줘서 너무나 자랑스럽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그럴 자격이 있는 친구들과 올 시즌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며 지낸 것 같다. 고맙다.
원클럽맨으로서 선수, 코치, 감독까지 좋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구단주에게 감사 드린다. 특별한 관심으로 축구팀에 무한한 애정 보여줘 그게 힘이 됐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너무 고맙다는 말 해주고 싶다.
▲ 올해 서울이 우승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선수단 같다. 나는 내가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가고 싶었다. 도우미 역할을 해주고 싶었다. 서로 믿고 신뢰를 형성하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달려온 게 시즌 우승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 선수로 우승할 때와 감독으로 우승할 때의 차이점은? 선수일 때는 내가 정말 잘해서 우승한 줄 알았다(웃음). 진짜다. 지금은 감독이란 위치에서 보자면 내가 잘했다기보다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줬다.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선수 때는 우승을 못해도 내년 시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서울 감독이란 자리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위치 아닌가? 그 과정에서 따르는 많은 고난도 선수들과 같이 공유했다.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 올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스플릿 시스템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사실 감독 첫 해 이렇게 우승을 한다는 게 내 자신에게도 썩 좋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이 순리라는 게 있는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 뜻하지 않은 이런 영광된 자리에 내가 있게 된 것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 우리는 K리그에서 표적이 됐다. 슬기롭게, 내가 아닌 우리로 내년 시즌을 대비해야 할 것 같다. 많은 숙제가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절대로 물러설 생각은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강인하고 끈끈한 내부 결속으로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펼치겠다.
▲ 올 시즌의 고비는 어디? 데얀의 일(태업 파문)이다.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데얀의 그 일 이후로 내가 깜짝 놀란 게 있다. 선수들이 데얀을 걱정하는 전화, 문자를 보내더라. 그걸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도 데얀과 나는 계속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했다(웃음).
▲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데? 울산이 우승한 걸 봤다.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제 목표가 생겼고 쉽지 않겠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 K리그가 아닌 아시아 정상이라는 목표를 선수들과 공유하겠다.
▲ 가장 고마운 선수는?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 육성팀에서 키우고 있는 선수들. 이들은 훈련장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등 출전하는 선수들보다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그 친구들에게는 미안할뿐이다.
▲ 서울이 예전과 달리 단단해졌다고 했는데 어떤 계기로 찾아왔는지? 난 성격이 다혈질이다. 거침없는 표현도 많이 했었다. 사실 선수들 인터뷰 보면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항상 내가 아닌 우리란 단어를 쓰고 개인이 아니라 팀, 공격과 수비를 같이 할 수 있는, 우리 축구를 할 수 있게끔 하나가 된 것 같다. 자기들끼리 이해해주고 도와주니 ‘으쌰으쌰’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
▲ 주장 하대성과 고참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이 컸을 것 같은데? 우리팀은 연령별로, 국적별로 분담이 잘 되어 있다. 현영민, 김용대 그리고 밑에 막내들까지 서로 마음을 공유한다. 자기들끼리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믿음이 있다. 항상 상대의 거센 도전을 받았는데 우린 그 때마다 강하게 팀워크를 다졌다. 감독이 생각하는 한 마디는 선수들끼리도 세뇌가 된다.
▲ 왜 하대성을 주장으로 선택했나? 주장이란 자리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중간 가교 역할 해줄 수 있어야 하는 자리다. 리스트를 쭉 보다가 하대성이 지난해 잔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잘 못했는데 완장을 채워주면 책임감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선수의 인성과 잠재력도 봤다. 그래서 하대성을 선택했는데 상당히 본인이 많이 희생한 것 같다. 선수들도 그런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 하대성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 경기 끝나고 가장 먼저 김용대와 포옹했는데? 선수들이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혼자 바보 됐다(웃음). 유일하게 나랑 눈 마주친 사람이 김용대였다. 팀이 최소 실점이란 성적을 낸 건 김용대가 전 경기 출전에 놀라운 선방으로 팀을 맡아 수비가 안정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믿고 정상적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 서울의 ‘무공해 축구’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됐나? 페어플레이를 강조 많이 했다. 올해 스플릿 들어와서 최소 경고, 파울, 세트피스 실점을 생각했을 때 절대적으로 파울이 많고 경고가 많을수록 정상 자원을 가동할 수가 없다. 그래서 컨셉을 그렇게 잡았는데 만족한다. 깨끗한 페어플레이가 욕심이 난다. 물론 결과를 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 이제 3경기 남았는데 남은 경기 어떻게 준비할지? 일단 오늘 K리그에서 우리가 최강자라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이제 세 경기가 남았다. 우리의 경쟁팀들은 우리를 끝까지 따라왔고 우리는 결과로 보여줬는데 이런 경쟁이 우승으로 오지 않았나 싶다. 나머지 세 경기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 동안 경기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게 내 생각이다. 그 뒤에는 가족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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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박경훈 감독 ⓒ이상헌 |
▲ 제주 박경훈 감독, “서울의 우승을 축하한다”
FC서울의 우승을 축하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서울을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전반을 버텨내고 후반에 승부를 걸려는 전략을 준비했는데 전반전에 너무 쉽게 실점했다. 후반에 전면 압박으로 반전을 일궈내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 내년을 기약하겠다. 내년에는 꼭 서울을 이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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