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시는 영남대 윤대식 교수님께서 대구일보에 기고하신 글입니다. 왜 동남권 신공항이 밀양에 유치되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요내용을 정리하면
1) 세계경제체제는 국가간 경쟁에서 광역경제권간 경쟁으로 그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광역경제권(mega-city region)은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1일 생활이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연결된 인구 1천만명 이상의 공간적 단위를 말하는데, 이러한 광역경제권이 ‘규모의 경제’와 ‘집적의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적정 공간단위라는 것이다.
2) 이명박 정부가 ‘5+2 광역경제권’을 설정하고 ‘창조적 광역경제권’ 정책을 추진하게 된 것도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한 시의 적절한 선택으로 판단된다. 대경권(대구∙경북)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을 합친 영남권은 국내 제2경제권을 형성하고 있고, 1천320만명의 인구를 가진 초광역경제권이다.
3) 인구 1천만명 이상의 ‘광역’ 혹은 ‘초광역’ 경제권이 경쟁력을 가진 공간단위가 되기 위해서 ‘하늘 길’의 확보는 필수이다. 전통적인 중공업 제품의 국제물류 처리를 위해서는 ‘바닷길’(해운)이 필수이지만, ‘경박단소형’ 첨단산업 제품의 국제물류 처리를 위해서는 ‘하늘 길’(항공)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4) 영남권에는 현재 김해공항이 관문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일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김해공항은 군사공항 우선의 공항 운영과 소음문제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한 한계가 있다. 그리고 김해공항은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2020년, 활주로는 2025년에 포화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김해공항은 활주로 지반이 약하여 대형화물기의 취항이 불가능한 한계도 가진다.
5) 동남권 신국제공항은 기존의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의 민항기능을 하나로 통합하여 국제관문공항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새로운 국제공항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6) 동남권 신국제공항이 실패하지 않는 공항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충분한 국제항공수요의 확보에 있다.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수요흡수권역은 영남권 인구 1천320만명 뿐만 아니라 광주와 전남 인구 334만명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 역시 영남권은 물론이고 호남권에서도 접근성이 편리한 곳에 입지 해야 가능하다. 현재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는 가덕도(부산)와 하남(밀양)을 비교해보면 1시간 이내에 후보지로 접근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후보지 반경 70㎞ 이내 도시인구의 차이가 340만명으로 나타났다.
7) 심지어 부산시민의 절반 정도는 가덕도(부산)보다는 하남(밀양)이 가깝다. 하남(밀양)은 사통팔달 고속도로로 연결된 반면, 가덕도(부산)는 도로 접근성이 매우 불량하고, 특히 부산시내 혹은 울산에서 접근할 경우 부산시내 통과로 정시성 확보가 곤란하다. 철도 접근성의 경우 우열은 더욱 분명하다. 하남(밀양)은 기존 경부선과 경전선으로 연결된 반면, 가덕도(부산)는 철도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물론 가덕도(부산)에 공항이 건설된다면 새로운 철도의 건설이 필수적이고, 이렇게 될 경우 철도 건설에 막대한 재정투자가 불가피하여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8) 새로운 국제공항은 지역개발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건설되어야 한다. 하남(밀양)은 주변지역에 미개발 가용토지가 많고, 배후도시 건설이 용이하다. 여기에 비해 가덕도(부산)는 주변지역이 이미 개발되어 있어 지역개발 파급효과가 미미하다. 최근 대구경북연구원이 수도권에 있는 전문가에게 의뢰한 입지후보지별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 연구용역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9) 건설비용 측면에서도 우열은 분명히 가려진다. 하남(밀양)의 경우 산지의 일부 절취로 비용증가 요인이 있긴 하지만, 가덕도(부산)의 경우 평균 수심 25m나 되는 바다를 매립해야 하므로 부지조성비가 엄청나게 들 것으로 예상되고 주변지역에서의 접근을 위한 교통인프라 건설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가덕도(부산)의 경우 하남(밀양)에 비해 최소 2배 이상의 건설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10) 안전성 측면에서도 가덕도(부산)는 김해공항과 공역이 중첩되어 김해 군사공항을 이전하지 않으면 신공항 건설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남(밀양)의 경우 김해공항과 공역이 중첩되지 않도록 공항 건설이 가능하다. 이것뿐만 아니라 가덕도(부산)는 부산신항, 진해항, 마산항, 삼성중공업, STX조선해양 등으로 입출항하는 뱃길(가덕수도) 입구가 있어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11) 일본의 간사이 국제공항이 가덕도(부산) 국제공항의 중요한 벤치마킹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간사이 국제공항은 내해(內海)에 입지하고 있고, 가덕도(부산)는 외해(外海)에 입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가덕도(부산)의 경우 간사이 국제공항과 달리 태풍의 길목에 입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상공항의 지반침하문제는 간사이 국제공항의 사례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간사이 국제공항의 경우 개항 후 10m 이상 지반침하가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가덕도(부산)의 경우 평균수심 25m 내외의 연약지반으로 간사이 국제공항의 지반침하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12) 동남권 신국제공항은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단순히 지역의 이해를 넘어 국가경쟁력 향상의 관점에서 필요성과 최적 입지가 검토되어야 한다. 현재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 4개 광역시∙도는 하남(밀양)을 신공항 입지후보지로 선호하고 있다. 부산의 합리적 판단과 대승적 결단, 그리고 중앙정부의 공정한 평가와 판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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