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원주굽이길 11코스 미덕슈퍼~귀래면사무소 구간을 걷습니다. 저도 미덕슈퍼 앞에서 인증샷 남기고 출발합니다. 원주굽이길 홈페이지의 11코스 부귀영화길 소개글입니다.
어제 바람없던 길이 습하고 더워서 힘들었다면, 오늘은 바람이 제법 불어 걷기가 수월합니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마을길을 걷다 만나는 용화사는 참 특이한 느낌의 사찰입니다. 이 사찰의 주지는 외국인 최초 소림사 방장으로 도첩을 받은 분이라는데 우리 팀에게 기념품도 주시고 친절하게 사찰 안내도 해 주셔서 예정보다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코스 대부분이 포장길과 차로를 따라 이동하는 길이라 좀 민밋합니다. 어제 저녁 깜깜해서 몰랐는데 식사를 했던 '농가맛집 농부가' 가는 길이 여기였군요. 하천이 살아있어 참 좋습니다~~ 평범한 농촌의 일상의 삶과 만나는 마을길을 지납니다.... 요즘이 고구마 캐는 시기인가 봅니다. 특히나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이 함께 일손을 돕는 듯 여기저기서 눈에 띕니다. 주인께 코 맹맹이 애교소리로 부탁해 부실한 고구마 몇개를 얻어서 좋아라 합니다. 시골길을 걸을 때 이런 정을 나누어 주시는 재미가 좋습니다.^^ 용화사 방면으로~ 태극기가 휘날리던, 거의 차가 없는 차로입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싱싱한 쑥부쟁이의 생동감을 담아 놓습니다. 이 고구마는 캐고 나서 1달 정도 숙성을 해야 맛이나는 고구마라 지금은 맛이 없다고....안주셨어요.ㅎ~ 시원한 바람골목이던 느티나무 아래 쉼터. 어제는 바람이 1도 아니였는데 오늘은 풍량이 4인만큼 시원한 바람 맞으며 걷습니다. 같음...?? 작은 또랑물 소리도 낭랑하고, 싱싱하고 촉촉한 고마리꽃밭은 환상적이였어요~^^ 바라만 보아도 넉넉해지는 들판이 좋~다~~~~^^ 파란하늘도 좋~다~~ 그런데 좀 덥.다....^*^ 아, 또 호박꽃~~~ㅎ 해가 중천으로 오르면서 햇볕이 다시 강해집니다. 그나마 바람이 좀 있으니 참을만 해요~ 맛나게 익어갑니다... 산 중턱에 용화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뒤에 보이는 산이 미륵산입니다. 산세가 주변과 좀 다릅니다. 박주가리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열매는 먹을 수 있는데, 여러 가지 효능도 갖고 있다합니다. 용화사 입구. 조금만 올라가면 됩니다. 경내로 들어서니 유난히 석물 조각품이 많습니다. 나중에 해설을 도와주신 스님 말씀에 따르면 각각의 기원과 스토리가 담겨 있답니다. 십이지신상도 관음상과 함께 세워져 있는데 원래 순서대로가 아니고 4합? 6합이라든가? 그런 규칙에 마추어져 있대요. 이곳에 있다는 스탬프 박스와 신비한 돌할미당을 찾느라 왔다갔다하는데 마침 지나가시던 친절하신 혜광스님께서 자진해서 저희들을 안내해 주셨답니다. 이 글을 못보시겠지만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11코스 내에 식당이 없어서 고민했는데 용화사로 미리 연락하면 준비가 가능하다고 하시네요~ 용화사는 중국 숭산 소림사 한국본부라하는데, 대한호국불교소림선종총본산이 정식 명칭입니다. 그래서인지 여느 사찰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기가 센 사찰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음양의 기가 현저히 차이가 나서 양쪽에 도열한 나무들도 양에 해당하는 오른쪽 나무들이 훨씬 더 높게 잘 자란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앞줄 가운데 개구리 앞에 서면 기가 예민한 사람은 강력한 기를 느낀다고 하시며 저를 거기 세웠는데 ... 저는 아무 느낌도 없었어요..ㅎㅎ~~
저 전각이 돌할머니가 있는 돌할미당이랍니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신비의 돌할머니랍니다. "돌 절구 안에 길죽한 돌이 들어있는데 이것을 돌할머니라 한다. 이곳 돌할머니에게 세 번 절하고 돌을 들어보면 돌이 안들리면 자기 소원(所願)을 들어주고, 돌이 번쩍 들리면 소원(所願)을 안들어 준다는 전설이 있다. 다만 한가지 소원을 말하면 소원을 들어 주고 여러 가지 소원을 말하면 하나도 안들어 준다고 한다. 한번쯤 이곳을 찾아 구경도 하고 소원(所願)도 풀어 볼 수 있다."(펌) 대웅전 계단 앞에 스탬프 박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메인포스에 설치를 허락해 주다니.... 보통 경건을 강조하는 대웅전 앞이라 참 뜻밖이였습니다.... 11코스 스탬프 그림도 용화사의 돌할머니입니다. 스님이 여러 설명을 해 주셨는데 어쩜 이리 홀라당(?) 까먹었는지...ㅉ... 대웅전과 미륵산을 함께 담아 봅니다. 혜광스님 말씀에 의하면, 이곳은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께서 마지막 생을 보내신 곳이라고 합니다. 대웅전 기둥은 모두 캐나다 미송을 사용했다합니다. 여기서는 주지스님을 방장님이라고 부른답니다. 관음전 앞에서 저희와 인증샷도 함께 찍어주시고, 기념품도 선물로 주셨습니다. 많이 감사드립니다.^^ 저한테는 직접 쓰신 족자도 선물로 주셨어요. 외국인 최초 소림사 방장으로 도첩을 받은 덕산 스님(법명 석연화) 입니다. 올해 연세가 70이시라는데,,,,제가 실례지만 엄청 젊어보시이고 날씬하시고, 그리고 잘 생기셨어요 라고 말해 한바탕 웃어 봅니다.^^ 약수 효과가 세서 입몸이 약한 사람은 부르튼다는 명약수라고 해서 한 바가지 마시고 출발합니다. 정면으로 올라가는 모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도 코스와 만나지만, 발길을 돌려 짧은 구간이지만 숲길로 내려 갑니다. 수량은 적지만 맑은 물이 흐릅니다. 돌을 들추면 가재가 나올 것만 같이 작고 깨끗한 또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개울 스타일이라 이렇게 길게 적습니다..ㅎㅎ~ 또랑을 한번~ 두번 건너면~ 다시 포장도로와 만나고 대부분 이런 길과 둑길을 따라 미륵산 주포리 마을 쪽으로 이어집니다. 용화사에서 예상보다 오래 머물고, 햇볕이 강한 포장도로여서 일부구간은 버스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점심이 준비된 주포리회관, 원주미륵산마을 마을정보센터입니다. 12코스 중간에 식당이 없어 종착점에 도착하게 되면 3시가 넘을 듯해 코스 중간에 있는 마을정보센터에 부탁해 점심을 마추었습니다. 반찬을 수북히 담아 놓은 모습이 딱 시골밥상 맞네요. 여러 반찬을 준비해 주셨지만, 저는 막장에 꿇인 달큰한 배추국이 제일 입에 맞아 두 그릇 뚝딱~^^ 저 고구마도 미리 점심 예약을 할 때 택배로 주문해서 군고구마를 해 먹고 있는데 정말 달고 맛나요~~^^ 농사일로 바쁘신데 우리 사정 딱하게 여기시고 시간을 내어 밥상을 차려주신데 대해 볼수 없는 후기지만 글로나마 다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점심을 든든히 먹고, 향토유적지로 지정된 근처에 있는 신라 56대 경순왕의 영정을 모신 전각인 '경천묘'까지 전용버스로 잠깐 다녀왔습니다.
사진의 경천묘 뒤 미륵산에 있는 주포리 미륵블은 여기에서 산행으로 2시간 이상이 걸린다는군요. 산자락 밑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천묘는 신라 마지막왕 경순왕의 영정을 모신 전각입니다. 이곳 지명이 '귀래면'인데 귀래는 귀한 사람이 오셨다는 뜻으로 경순왕을 의미한다 합니다. 전각 안에는 경순왕 영정 외에는 아무것도 없네요. 왼쪽은 제사를 준비하는 재실입니다. 그림자 없이 햇살이 가득 드는 모습을 보니 '양지 바르다' 라는 말은 이런 곳을 이르는 말 같습니다. 산자락 사이에 포근히 감싸있는 듯하면서 앞쪽은 시야가 열린 곳입니다. 그늘에서 무장해제 하신 듯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계시는 모습이 '걸으러 가요' 하는 말을 꺼내기가 민망한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코스를 좀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햇살이 따가운 도로는 버스로 이동해 종점에서 2.5km 지점 임도길에서부터 걷기로 합니다. 다행히 그늘이 좀 가려주고 있어 걸을만합니다. 내외가 함께 일하는 모습이 정겹고 다정스러워 보입니다. 원주굽이길은 화려하고 유명한 포인트 보다 이런 평범함에서 평안을 공유하는 길인거 같습니다.^^ 배낭도 차에 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마을길을 지나고 있습니다. 중원대로 옆 골목길입니다. 쑥부쟁이와 마지막으로 조우합니다. 통로박스를 지나 귀래면사무소로 향합니다. 지금이 오후 4시10분...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네요... 12코스 종착점 귀래면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로써 원주굽이길 이어걷기 1차 걷기로 9코스에서 ~ 11코스까지 3개 코스 걷기를 마칩니다. 이번달은 아직 여름같은 따갑기도, 습하기도 한 햇볕길이여서 힘이 좀 들었지만 2차 걷기부터는 산뜻한 가을길에서 걸을 수 있겠지요. 10월 넷째주 이곳에서 다시 뵈어요, |
첫댓글 매번 함께 할때마다 느끼는 대단한 추진력과 세심한 배려 까지~
모처럼 1박2일 매력에 빠져볼수있는 귀한 시간이었어요
멋진사진과 자세한 설명으로 마무리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
원주굽이길...
힘든 코스를 토로님 덕분에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걷는 길따라 색색이 변하는 들길에 보는 눈이
즐거웠습니다.
용화사에서~
바라본 파란하늘에 수놓은
구름들은 얼마나 멋있던지요.
맛난 식사와 깨끗한
속소도 여행 일정에
큰 행복이었습니다
토로님 감사합니다^^
날이 더워 눈에 들어 오는 것을
토로님이 찍으시겠지 하면
역시 사진으로 멋지게 정겹게 담아주시니
이심전심이랄까~~
토로님의 감성후기 감탄하며 감사하며(3감 ㅋ)
잘 읽었습니다🤩
멋진 사진 몇장 퍼갑니다💝
역시 좋은길에는 좋은사람이 있는듯 합니다,,,,,
절 역시 아름답네요,,
좋은 길 이었읍니다
좋은사진 잘보고 갑니다~~수고 하셨습니다
다시보니 추억이 새록 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