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은혼식

[라일락]

6월이다.

큰 딸을 낳은 달이다.

6월 12 일.

그 설레고 가슴 벅차던 첫 딸 낳던 날도 6월이고

우리가 결혼한 달도 6월이다.

6월 4 일.

올해는 우리들의 은혼식이 되는 해.

6월 16 일부터 있을 큰 행사가 걸림돌이라 쉬지는 못하고

가을에 여름휴가를 남겨뒀다가 둘이서 여행을 가려한다.

웨딩사진을 다시 찍을까도 생각했는데

남편이 안 따라준다.

얄미워 죽겠어 진짜...ㅎㅎㅎ

가까운 아시아권 여행도 생각해 봤는데 둘째의 언어연수가 8월이라

아마도 다 털릴 것 같다.

최소한 몇년을 생각하고 떠나니  경비가 장난 아닐 것 같아서

엄마가 큰 지출을 할 수가 없다.

더 주름지고 피부탄력이 떨어지기 전에 웨딩사진을 다시 찍고 싶은데....

늙어서 쭈글쭈글 찍으면 추할 것 같아 그나마 있는 탄력으로 어찌 해 볼까..싶은데

해외여행 안 나가는 일과 이 일은 정말 말 안듣네....

참 힘겹게도 걸어 온 길이네~

구비구비 사연도 많았고  눈물도 많았지만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 사랑 해 준 남편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 행복한 가정이 깨어지지 않았다.

엇길도 가지 않았고 아내를 서운하게도 하지 않았다.

늘 그 자리에서 늘 같은 마음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챙기는 남편.

난 뭔지 모르겠지만 2 % 모자라는 느낌으로 어리버리하게 살았는데

그 2 % 부족분이 어쩌면 내 숨통 같은 거 였을거라는 위안을 한다.ㅎㅎㅎ

아이들도 건강하게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줬고

부족한 엄마아빠의 형편에서도 기죽지 않고 잘 커줬다.

억지로 앞날을 꿰 맞추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게 했고

방목에 가까운 자유분방했던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믿음이 된 것 같고.

이제는 아이들도 스스로를 판단하는 능력이 주어졌고

제 갈 길들을 가는 것 같으니 우리 둘의 노후문제만 해결하면 될 듯.

딸 둘이나 하나 아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 노후를 준비하는게 가장 큰 부모노릇이지 싶다.

애들은 공부만 끝내주고 자유롭게 날아가게 둘 것.ㅎㅎㅎ

그런 후의 우리부부는 시골 작은 저수지가 보이는 야트막한 산골마을 양지바른 곳에

아담한 집을 짓고 마당엔 야생화며 고운 꽃을 심어 가꾸며 예쁘게 살련다.

맘 같아서는 지금 당장에라도 그리 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 좀 더 많은 날들을 밥짓는 여자가 되어야 한다.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그까이꺼 하지 뭐....

며칠 전에 둘째한테서 연락이 왔었다.

"건강하게 낳아주셔서 감사한 어무이~`

 은혼식 선물을 뭘로 해 드릴까요?

 제 생각데로 하는 것 보다는 엄마아빠한테

 꼭 필요한 것으로 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언니는 멀리 있고 저랑 막내가 힘을 합칠라꼬요.

 외국여행을 꼭 보내 드리고 싶었는데..

 죄송하고요...저 알바 하나 더 뜁니다.

 셋을 뛰어도 좋으니까 엄마아빠 기쁨이 되겠습니다.

 선물이 결정되시면 연락주세요~~사랑합니다~`어무이~~"

기특한 녀석.....

저 유학준비도 바쁜애가 알바까지 하나 더 뛰면서 우리의 기쁨이 되겠단다.

막내도 용돈을 아끼며 저축해 놓은게 있다고 누나한테 선물을 이야기 하란다.

아~~`

난 어찌할까?

선물은 무지 좋아하는데 이 눈물나는 선물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금붙이란 금붙이는 분재 사면서 다~팔아버렸고

이 참에 핑계 삼아 하나 건져볼까나?? ㅋㅋㅋㅋ

아~~

언제 이만큼이나 세월이 지났냐??

꺽어진 반 백년.

아직은 40 대 마지막 한해를 대롱대롱 살아가지만

내년에는 징그러울 것 같은 50 대.

실감이나 날런지...

늘어진 탄력이나 잡히는 주름이 부끄럽지 않을 50 대를 준비하자.

내 가족이나 주변인들에게나 된장방님들에게나....

그러고보니 나도 꽤 나이가 들었네~`

언제까지나 20 대 그 설레는 첫만남의 기분으로 사는데....

나만 그런가?

남편의 기분을 물어봐야겠다.

만약에 나랑 다른 마음이라면 ?????

.

[복돌이네]

은혼식은 를 혀야 하는디 우째 50이라는게 걸리시는 랄락님 아직두 이쁘구만 또 누굴 놀릴라구

[라일락]

나 분명 오십 밑자리 깔았구요...낼모레 할머니될 나입니다요

[된장녀]

추카추카! 랄락이 내년에 쉰됨을 추카! 은혼식까지 신혼으로 살아온거 축카! 건강추카! 앞으로 50면만 더 쪽쪼기 닭살로 살아주길 믿으며 믿음추카! 개구쟁이라도 좃타. 건강하게만 살아도 잉~~~~~~~ 사랑한다.

[복돌이네]

50년 더는 넘 했당 치아 읍이 쪽쪽 틀니로 쪽쪽

[라일락]

감사혀요~~지금도 개구지게 살아요~~ㅋㅋㅋ 나도 장미주나? 파티도 열어주나?ㅋㅋㅋ

[라일락]

요즘은 인플란트 있어서 개안혀

[복돌이네]

츠암내챙피두 믈러

[라일락]

아내 남자하고 법적으로 쪽쪽거려도 되는데 와 자꾸 시비여 시비가 복돌네 남편하고도 그리 하쇼못함시롱 자꾸 그러네...

[그린플라워]

에구 남들은 내나이도 안 되어 은혼식 한다는데 난 올해 겨우 17년 되었으니 앞으로 은혼식 하려면 8년 남았네. 환갑과 은혼식이 겹치겠구먼... ㅉㅉ 어쨋든 은혼식 축하합니다. 지금처럼 닭살부부로 쭈욱 사시기를 바랍니다.

[라일락]

8년 금방입니다. 살아보니 세월은 흐르는게 아니네요. 연세 드신 분들 읽으면 떾끼하시겠지만 손가갈 사이로 다 흐르는 것 같지만 굵직굵직하게 하나씩 남기고 갔네요. 그린님. 자주 오세요`감사합니다

[양재기]

역쉬 쪽쪼기 부부네요 은혼식도 챙기고,,, 난 그런건 할배 할매들이나 하는줄 알았는디 한남자랑 길게 살고 있는거 해요

[라일락]

당연한 일 아닌가요 저는 기념일은 칼 같이 챙깁니다요살면 얼마나 산다고요...다 챙기며 살아요`

[얼추리]

앞으로도 쭉 행복하게 잘살아 주셔요......

[라일락]

고마우이칭구도 그러고 살어` 언제 또 봄세

[행운의여왕]

추카해요 ! 아직은 마흔아홉~~~~~ 그래도 좋을땝니다아

[라일락]

그래요 좋을 땝니다.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참 가슴이 두근 거립니다. 이 남자랑 오늘은 또 무얼하면서 지낼까 싶어서요...늘 소풍 나가는 애들 같다면 거짓이라고 그럴랍니까

[오월]

그 사랑으로 언제나 행복하시리라 믿습니다 난 첫글에서는 날짜를 분명 못봤거든요 걍 유월에 줄줄이 기념일이다 이렇게만 봤거든~~~~~ 다시 읽어보니 그러네 ㅎㅎㅎㅎㅎ

[라일락]

오월이도 늙는구나..나만 나이들면 억울할건데 아구신나라`

[포농이]

라 누님!! 오십대도 그렇게 징그럽지만 안습니다... 인생이 느긋하여지며...풍족해지는 느낌이니 너무 염려마시고 얼릉오세요... 그리고 은혼식 축하드립니다...

[라일락]

라 누님이라믄서요 그래 놓으시고 얼른 오라시니 언냐 포아재 연세가

[자연산송이]

축하드립니다. 저는 85년 사월에 결혼해서 시월에 ...ㅋㅋㅋ..벌써 스무다섯이나 됐네요(예쁜공주)

[라일락]

감사합니다. 오랫만에 들어 오셨네요바쁘신 가 봅니다 속도위반의 냄시가..흐.....

[탱이]

은혼식 축하드립니다 은혼식 선물 지구전체를 준다고해도 무슨소용있겠어요 건강하고 소중한 가족이 님 곁에 있는것만으로도 세상에서 제일 큰 선물을 받은거잖아요 이번에 딸아이 갑상선수술하고 가족의 소중함 느겼어요 늘 건강 행복하시와요 ^^**

[라일락]

언제 그런 일을...걱정 많이 하셨겠네요 젊으니까 빨리 나을겁니다. 착한 딸인데 그죠 감사합니다. 바쁜 중에서도 이렇게 해 주시고....

[쭈니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구요.은혼식 추카추카 드려요.....^^

[라일락]

네..감사합니다. 쭈니빠님도 은혼식 때 글 올리세요해 드릴께요얼마나 더 있으야 되는지..가만있어봐라..쭈니가 몇개월 아고...손가락 열개는 모자라서 안 되겠네`

[산내음]

축하드립니다,,,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라일락]

감사합니다. 이 행복 오래오래간직하며 살께요`

[울타리]

축하축하 늘 사랑으로 살아가시는 언니 나이가 드는만큼 살아오면서 배움도 많았서니 앞으로는 더 행복해 지실 겁니다

[라일락]

고마워울타리도 행복해야 해. 아픈 몸은 좀 어때 나도 수련회 앞두고 일이 많아서 걱정이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고래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