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 2>를 읽고 있다
제13장. 지식사회학
포퍼는 막스 쉘러와 칼 만하임의 <지식사회학> 이론을 소개한다. 지식사회학이란 한 사람의 정치성향은 대개 무의식적으로 결정된다고. 그런데 무의식은 그 사람이 속한 사회적 환경에 영향받고, 사회적 성향이 유사한 사람들의 무의식 총합 이 곧 그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된다는 이론이다. 그러므로 집단적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사회적 환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지식인이라는 주장이다.
(이 이론은 사회과학보다 칼 융이나 에리히 프롬의 집단 무의식을 풀면 더 쉬운거 같다. 융은 한 사람 안에는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이 있는데, 집단 무의식은 개인이 속한 집단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축적된 성향으로, 이것이 의식화된 것이 바로 군중심리라는 이론이다. 그렇기에 한 집단이 무의식에 강하게 사로잡히면 내 사적 불만을 해소할 가상의 적을 만들어 공격하며 ((심리학에선 이를 투사라고 한다)) 현대 정치에서도 중세시대 마녀사냥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바로 정치의 종교화 현상으로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
이에대해 포퍼는 두 가지 면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데:
첫째. 지식인이라고 해서 쉽게 자신이 속한 사회적 환경을 뛰어넘기 어렵다. 오히려 반대 예가 더 많을 수 있다
둘째. 그렇기에 심리학에서 논하는 것과 같은 자기분석을 통해 한 집단이 정치적으로 성숙해지기를 기대하는건 넘 요원한 일이기에 정치 제도 자체가 절대로 민주주의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리학이 2nd 전공자로서 지식사회학자들이나 융이 주장하는 집단무의식이 한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결정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쉬운 예로,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정치성향이 갈리는 것이 가장 쉬운 예가 되겠다.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지역적 문제 외에도, 마르크스의 계급이론에 따른 세대별 성향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다만 그 해결책에 있어서는 (심리전공자이기에 더욱) 포퍼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 개인이 자신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자기분석을 통해 <의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어마무지하게 힘든 일이다 (그게 그렇게 쉬울 것 같으면 사람들이 인생때문에 괴로울 일이 훨씬 적을 것이다). 다만 의식을 <정치성향>만으로 좁혀서 생각하면 가족간의 애착관계, 그리하여 지역과의 애착관계 등 여러 개인적 요소의 강, 약 유무에 따라 사회적 성향은 <지식을 통한 객관화>까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선 반드시 극우나 극좌를 걸러낼 수 있는 민주적 절차가 가장 중요하다는 포퍼의 생각이 참으로 옳다는 생각이다
첫댓글 무조건 투표나 극단적인 정치성향에 대해서 무의식의 관점에서 이해를 하면 참 무섭기도 하고 책을 통해서나 심리학을 기본으로한 자기분석의 필요성이 더 당위성을 띠게 되는 것 같다. 차악을 선택한다고 해도 민주적 절차와 투표를 통해 극단적인 정치성향을 걸러낼 필요성은 더더욱 있어 보이고 스스로 의식을 변화시키고 개선할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된다.
군중심리로 불안을 숨기기도 하는 일인으로 개인의 성장환경이 무의식에 영향을 주고 정치성향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 지식을 통한 객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 완전 공감한다.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 또한 군중심리였고 투사였는데 정치와 경제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공부하지도 않았었다. 무지에서 오는 맹목적인 거부감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만큼 계속 관심을 갖고 배워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