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ewegt, nicht zu schnell, 2. Andante quasi allegretto, 3. Scherzo: Bewegt, 4. Finale
Wiener Philharmoniker conducted by Zubin Meh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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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는 1874년에 [교향곡 2번]의 작곡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교향곡 4번] 작곡에 착수해 거의 1년에 걸쳐 완성했는데, 이를 ‘1874년판’이라 부른다. 이 버전은 우리가 오늘날 ‘브루크너 4번’이라 알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특히 스케르초는 완전히 다른 곡이다. 초고를 빈 필에 보여준 뒤 싸늘한 반응에 실망한 브루크너는 1878년에 다시 개정에 착수해 3악장은 새로 쓰고 나머지 악장들도 꽤 많이 수정한다. 다만 4악장은 초판의 모습이 꽤 남아 있는데, 이를 ‘민속 축제 피날레’(Volkfest Finale)라고 부른다. 작곡가는 1881년 2월 20일 전곡 초연을 위해 악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1880년 판) 4악장을 전면 교체하게 되고, 이 4악장이 오늘날 우리가 듣고 있는 형태이다. 이후에도 몇 번의 작은 수정이 더해지는데, 1881년 12월 10일 2차 연주회를 위해 약간의 수정을 하고 이는 하스 판에 반영되어 있다. 오늘날 하스 판보다 더 많이 선택되는 노바크 판에는 1886년 뉴욕에서 출판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수정이 더해져 있다. 아래의 각 악장 설명은 1878/80 노바크 판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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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만의 어법이 확립된 4번 교향곡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은 (이른바 [습작 교향곡]과 [교향곡 0번]까지 포함해서) 작곡가의 여섯 번째 교향곡이면서 장조로 되어 있는 최초의 교향곡이다. 이 작품은 훗날 브루크너 교향곡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알려지게 되는 몇 가지 특성을 최초로 드러내고 있어, 브루크너만의 어법이 확립된 교향곡으로 일컬어진다. 예를 들어 ‘브루크너 개시’라고 불리는, 1악장 첫머리에서 현악기군이 연주하는 신비한 트레몰로 그러나 물론 이 곡은 그 자체만의 개성도 충분히 갖고 있다. 1악장 주제가 4악장에도 등장함으로써 전체적인 통일성을 살리고 있으며(이런 경향은 [교향곡 5번]에서 한층 강화된다), 대부분의 브루크너 교향곡이 종교적인 승화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데 비해 이 곡은 자연친화적인 면모가 더 두드러진다 (1악장 2주제나 3악장의 스케르초 섹션 참조).
브루크너 교향곡의 복잡한 버전 문제 거의 모든 브루크너 교향곡에 공통되면서 다른 작곡가의 경우에는 거의 찾을 수 없는 특징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버전’ 문제이다. (오래 전에 출간된 음악 서적에는 일본식으로 ‘판본’이라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곡 자체와는 큰 상관이 없는 얘기이지만,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이니만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소심했을 뿐 아니라 자기 작품에 대해 병적일 정도로 회의적이었던 브루크너는 한 번 작품을 완성한 다음에 스스로의 판단이나 지인의 권유에 의해 개정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런 개정이 꼭 한 차례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개정판조차도 지휘자에 의해 마음대로 변경, 생략되어 연주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브루크너 연주사의 초창기에는 작곡가의 지인들이 자의적으로 편집한 버전(뢰베 판이나 샬크 판 등)이 주로 연주되었지만, 작곡가 사후 로베르트 하스레오폴트 노바크 특히 노바크 판의 경우 브루크너가 개정 작업을 벌인 각 시기마다 편집판을 따로 내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므로 문제는 대단히 복잡해진다([교향곡 4번]의 경우 1874 노바크 판, 1878/80 노바크 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상당히 흥미로운 것이기는 해도, 각 버전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버전보다는 지휘자의 해석을 기준으로 선호하는 녹음을 고르는 편이 더 낫다. 다만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1874년판만은 이후 버전들과 꽤 많이 다르므로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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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ckner: Symphony No. 4 in E-Flat Major "Romantic" Wiener Philharmoniker Karl Bö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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