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란트를 활용키로 하다
2022.7.10
5월 15일부터 본당 독서단장을 맡기로 했다.
독서봉사는 서울, 여주를 거쳐 제주도까지 20년 이상했기에
생소한 분야도 아니고 평일미사에도 참례하기에 쉽게 응했지요.
하지만 봉사자분들의 연세가 많아 그만 하시겠다는 분도 많고
본당신부님 방침이 한 달에 1인 한 번정도로 배정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러면 공소 두 곳 포함하여 45명 정도가 필요한데 20명이 부족했다.
신규단원 모집을 위해 본당주보에 공지하고
매일미사 참여하신 분을 유심히 관찰하여 새로운 분을 보면
미사 후 말을 건네며 봉사를 부탁했다.
갑자기 나의 신앙의 멘토였던 조 도밍고 형제님이 떠오른다.
그 분은 항상 사람낚는 어부로 충실하신 분이었다.
쌀가게를 하면서도 늘 손님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성당에서는 봉사할 만한 분을 찾아내는데 열심이었다.
대상이 선정되면 끈질기고 집요하게 부탁해서
결국 그 형제의 권유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사무장이나 구역장들에게서 하실만한 분을 추천받아
집으로 직접 방문하여 부탁하는 형식으로 접근하여
7월 25일 현재 35명까지 확보하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본당 그라시아 성가대에 남성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입단할 것을 결심하고 7월 10일 성가대로 올라갔다.
학교다닐 때 제일 성적이 좋지 않은 과목이 미술과 음악이었고
아내 바울리나가 테너인 자기 파트를 유지못하고 다른사람을 따라간다고
적극적으로 반대를 해서 망설였지만
기타를 배워 악보는 볼 수 있었기에 일주일 정도 고민한 후
성가대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아마도 성령의 이끄심이 있었겠지요.
요즈음은 화답송과 복음환호송을 독서자가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봉사자들이 조금 실수도 있지만 하겠다는 적극성이 좋아보인다.
신부님과 교우들의 격려도 많은 힘이 된다.
오는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 특송을 위해 연습도 하고,
집에서는 흥얼거리며 음원을 듣고 익히고 있다.
새롭게 도전하는 독서단장, 성가대~
가슴을 뛰게 합니다.
손녀 요안나 방문
7.19~21
딸 사위와 함께 요안나가 제주에 왔습니다.
우리집에서 2박 3일, 제주시 시댁에서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장마철인데도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바닷가 해변에도 가고
집 마당에 풀장을 만들어 함께 즐기기도 했습니다.
이틀 간은 물에 들어가기 싫어서 울더니
가는 날은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 즐겁게 풀장에서 놀았습니다.
처음 이틀은 요안나 덕분에 내가 물놀이를 잘 했고,
떠난 후에도 철거하기가 아쉬워 그대로 둔채
밭에서 일하다 더우면 하루에도 수 차례 들어가
물놀이를 하면 더위가 가십니다.
풀장은 요안나가 할아버지에게 선물한 것이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다 요안나~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거라.
로마에서 날아온 사진과 메시지
7.21
로마에 계신 스승예수제자수녀회 수녀님이 아래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전해오셨습니다.
우리가족 5명(부부, 딸과 사위 그리고 요안나)의
이름과 세례명을 보내주면 교황님 강복장을 받아서 보내주시겠다는~
사진에는 여주에 살때 친하게 지내던 수녀님들이 많이 보입니다.
바오로딸, 스승예수제자, 선한목자 수녀님들
참깨를 털며
2022.8.5
금년에 참깨농사가 잘 되었습니다.
정성을 들여 가꿀 때는 이런 저런 이유로 기대치 이하였는데,
금년엔 참깨를 털고 난 참깨대를 마늘 덮개용으로 쓸 요량으로
파종시기보다 한 달 앞서 씨마늘로 남겨놓은 사이사이에 뿌려놓았는데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기대이상의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아내도 신바람이 났습니다.
성당마트에 내놓을 물건이 별로 없었는데
지난 번 땅콩을 소량 판매했는데 인기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방금 짜온 참기름을 담고, 볶음깨도 용기에 담았습니다.
잎마늘 심는 날
2022. 8.11
오늘 일년 농사 중 가장 중요한
풀마농(잎마늘)을 심었습니다.
금년에는 마늘을 심고난 후 털고 난 참깨대를
마늘밭에 덮을 요량으로 참깨를 일찍 파종했는데
다행히도 잘 여물어 7말 정도 수확을 했습니다.
본당 마트에도 2말 기름을 짜서 팔고
나머지는 은인, 친적들에게도 나눌 생각입니다.
금년에는 생석회를 뿌리고,
비료도 일반 복합비료 대신 조금 비싼 다드린을 뿌렸습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었지만 흐린 날씨에
적당히 바람이 불어 일하기에 최적의 날씨입니다.
파놓은 골에 알맞게 마늘을 흩어놓으면
심는 자매님들이 심기가 훨씬 편하다고 해서 골마다
적당량의 마늘을 뿌려놓았습니다.
그 결과인지 오후 2시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약간 마늘이 모자라 한고랑 심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지나고 나면 그 뜻을 알게 되겠지요.
항상 나의 계획에서 벗어난 일도 지나고 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을 여러 번의 체험으로
알았기 때문이지요.
며칠 후 지나가던 최 마리안나 자매님이 밭의 빈 여백을 보시고
마늘이 모자라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씨 마늘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여백없이 밭을 마늘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모든 것을 주님께 의탁하면
주님께서 항상 좋은 결과로 이끄신다는 것을 또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안에 하나
2022.8.21
오늘 용수공소 미사 후 의미있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신창본당을 중심으로 조수공소, 용수공소, 김대건 신부님 표착성지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본당중심의 일체감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용수공소 미사(저녁 8시) 후에 고발비나 자매님 댁에서
일치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주님을 모시는 자리에 작은 주님(술)을 모시고 즐거운 자리를 가졌습니다.
특히 용수성지 사무장으로 오신
김 아우구스티노 형제님과 김 크리스티나 자매님 부부,
조수에서 오신 이영기 베드로 형제님, 이분도 형제님 부부,
본당 총회장님, 용수 공소회장님 부부, 율리아 총무님, 안나 단장님,
용수의 젊은 레오 형제님이 자리를 같이 하여 화합의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물론 신부님과 수녀님도 자리를 함께 하셨습니다.
안주겸 반찬으로 준비해주신
한치무침, 삶은 전복, 돼지갈비찜도 훌륭했지만
귀한 성게알을 숟갈로 떠먹을 수 있도록 많은 양을 준비해주셔서
참석자 모두가 감탄의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음식을 장만해 주신 발비나 자매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 참 좁다
2022.8.25
오늘 새벽미사 후 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처음보는 분이기에 아내가 '처음 뵙겠습니다!"하고
인사를 하면서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매(황 모니카)는 3일 전
서울에서 제주 한달살이를 하러 왔답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딸과 함께~
성당에서 10분정도 떨어진 곳에서 사는데
매일 미사에 참례할 수 있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너무 좋다고 합니다.
남편은 사업을 하기에 같이 하지 못했지만
추석에는 제주에 와서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서울에 있을 때 친하게 지내던
임 세례자요한 형제를 잘 안다는 말에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었지요.
모니카 자매님은 체나콜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시며,
임 세례자요한 형제는 회장으로 활동하기에 잘 아는 사이인 것이지요.
세례자요한 형제는 나와는 같이 사목회 활동을 했고,
여주로 이사가기 전 같은 쁘리시디움에서 레지오 활동도 4년 간 했습니다.
너무 반가워 주차장에 서서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기념사진을 찍고 연락처도 공유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미사에 참례하니까 만나기로 하고 헤어지며
우리집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같이 온 딸이 꽃꽂이를 좋아해서 시간이 날 때
제대 꽃꽂이를 도와준다는 문자와 함께
성모상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학창시절 민병철 영어학원 다닐 때 배운 문구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What a small world!"
정자(亭子) 이야기
2022.9.5
지난 8월에 조그만 정자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만든 것이 아니고 돈을 주고 만들었지요.
만들고 나서 지난 주일 처음으로 8명을 초대하여 개업식(?)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맥주, 그것도 생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시내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서 5리터 2통을 사서 맥주집에서 마시듯이
직접 따라서 마시는 분위기를 가졌습니다.
안주는 아내의 특별한 안주 골뱅이 무침을 선보였습니다.
을지로 본사에 근무할 때 유명한 맥주집인 '골뱅이 신사'에
나와 함께 3번을 방문해서 배운 것입니다.
여주에 집을 지을 때, 대부분은 아내가 관여했지만
정자와 집주위에 돌담을 쌓고 정원을 꾸미는 것은 제가 관여했지요.
일하다가 쉴 때는 정자에 드러누워 잠시 쉬기도하고,
한가할 때는 기타도 튕기며 노래도 흥얼거리고,
손님이 오시면 집안보다는 정자에서 환담을 나누는 장소였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추억의 장소였지만
제주에 와서 정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아내가 만들자고 제안해 만들고 나니 다시 정자의 맛(멋)을 느낍니다.
비록 조그마한 정자이지만 이름이라도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주에서 서예와 수묵화를 배울 때
선생님이 호를 지으라고 해서 지은 호가 있습니다.
한 달여를 생각한 후에 심천(深泉)이라고 지었지요.
내고향 샘골(용천)의 천과
제2막 인생을 살았던 여주 도전리(원심동)의 심자를 합쳐서
깊은 샘이라는 뜻의 호를 짓고 낙관도 새겼지만 출품은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용수리(龍水里)에 살고 있는데 마을이름도 물과 용이 들어가 있어
나는 물과 인연이 있는 모양입니다.
작명의 숙제가 하나 생긴 것 같습니다.
앞으로 3막 인생을 살고있는 제주도에서도
정자로 인한 좋은 추억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봅니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곳에서 찾을 수 있기에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생각과 도전을 할 생각입니다.
새로움은 설렘과 함께 가슴을 뛰게 만드니까요.
첫댓글
참 아름다운 작품에서
가정사의 세상의 관계에 포근함을 느낍니다
세잎 클로버 님
할배가 왜 손녀는 울리셔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