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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는 걷는 일이 꿈 같다. 불뚝한 능 사이를 지나 고개를 갸웃거리듯 비스듬히 선 첨성대를 마주하러 가는 여정은 사뿐하다. 황남동 고분군에서 오릉까지 걷는 길은 고즈넉하다. 옛 정취 짙은 골목에 둥지 튼 황리단길은 볼거리 많아 쉬엄쉬엄하다. 각각의 길은 공기의 밀도와 무게가 달라서 무엇 하나 놓치기 아쉽다. 길 끝에는 아늑한 숙소가 여행자를 맞을 채비를 한다. 두 팔 벌려 따뜻하게 웃는 어미가 아장아장 걷는 아기를 기다리듯, 포근하고 부드러운 잠자리의 이야기다. 여행자의 방 '여행자의 방'에서는 한국관광 품질인증제 인증 업소 가운데 엄선한 숙소를 소개합니다. 경주시 Gyeongju 141미니호텔 위치(경주 시내 시작점이다), 가격, 청결도, 서비스 모두 착한 궁극의 비즈니스호텔. 블루보트 게스트하우스 영리한데 성실하기까지 한 게스트하우스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데 더 좋아질 것 같아 앞날이 더 기대된다. 와담정 & 경주한옥1번가 지친 삶 짊어지고 도망친 곳이 여기라면 금방 여물 것 같다. 따뜻한 주인이 맞이하는 포근한 잠자리. ①너와 나의 아지트 같은 블루보트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자 막 세탁을 마쳤는지 섬유유연제 향기가 난다. 학창 시절이 생각나 잠시 웃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고 집으로 들어서면 비슷한 냄새가 났다. 그 공기는 긴장을 풀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의 콘셉트가 첫인상과 비슷한 결이다. 친구 집에 놀러 온 사람을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 이 야무진 설정에 맞춰 게스트하우스 구석구석을 옹골차게 꾸몄다. 여행을 사랑하는 주인은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한다. 여행자의 필요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춰 뭐든 뚝딱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셈이다. 게다가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누구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갔으면 하는 예쁜 마음까지 갖췄다. 그러니 정갈하고 착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의 친구 집에 놀러 온 느낌이 드는 게 마땅하다. 블루보트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 중앙은 조식 식당이다. 조식 시간 외에는 카페처럼 사용할 수 있다. 벽면을 따라 배치한 객실은 총 7개, 베드는 25개다. 게스트하우스의 특성상 공간의 독립성이 보장되기 어려운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열심을 다했다. 침대마다 독서 등과 작은 책상을 맞춤 제작했고 블라인드를 설치해 4인실이나 6인실에 묵어도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침대 아래에는 짐 둘 공간을 수납형으로 깔끔하게 제작했다. 객실마다 도어록을 설치해 안전 문제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블루보트 게스트하우스의 객실 게스트하우스 직원에 대한 평가도가 언제나 높다. 처음 만났는데도 원래 알던 사람과 대화하는 듯 편안하다. 게다가 자신의 경주 여행 경험과 손님들의 여행 콘셉트를 바탕으로 동선과 효율을 고려해 최적의 여행 루트를 짜 준다. 헤어질 때 아쉬울 정도로 친근해서 꼭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귓속말 Tip 주소 경북 경주시 원화로 252-1 ②진심과 소신이 묻어나는 141미니호텔 독일에서 공부한 현재의 대표가 부모가 운영하던 모텔을 완벽히 탈바꿈시켰다. 경주 최초의 비즈니스호텔을 열겠다는 야심으로 보다 세련되고 젊은 모습으로 재개장한 것. 대실을 없애고, 지하와 2층에 비즈니스 센터, 조식 레스토랑, 북 카페, 작은 회의실, PC 라운지, 흡연이 가능한 테라스 등 공용 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시작 단계에서 반대도 많았지만 돈보다는 이미지를 쇄신하고 호텔 자체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시대가 바뀌고 여행의 스타일도 바뀌면서 그의 고집과 뚝심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왼쪽/오른쪽]141미니호텔에서 만든 가이드북 / 141미니호텔 북카페 [왼쪽/오른쪽]PC 라운지 / 141미니호텔의 객실 호텔에서 직접 만든 가이드북이 꼼꼼하고 빈틈이 없다. 호텔을 중심으로 펼쳐진 관광지 안내와 교통편이 상세하게 기재돼 있어 경주를 처음 방문하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141미니호텔은 무엇보다 청결에 중점을 둔다. 숙박 내내 상쾌할 수 있었던 이유다. 빗, 샤워 가운은 자외선 살균 후 비닐 포장해 비치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마치 새 물건을 뜯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안심이다. 화장실, 침구, 컵 등은 두말할 것도 없다. 체크인 전 항상 방 상태를 두 번 이상 꼼꼼히 점검한 덕이다. 세스코에서 청결도를 검사했을 때 급호텔보다 한 수 위였다고. 검사하러 나온 사람들도 놀랄 정도였단다. 최소한 내 집보다는 깨끗한 게 분명하다. 귓속말 Tip 주소 경북 경주시 원효로 141 ③포근한 품이 그리울 때 와담정 & 경주한옥1번가 황남동 고분군과 경주 오릉을 연결하는 탑동에 고요한 마을이 있다. 이름은 탑리. 바람 아래 새소리 하나 놓치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 이곳에서 의좋은 자매가 나란히 한옥을 짓고 손님을 맞는다. 와담정과 경주한옥1번가다. 와담정 & 경주한옥1번가 두 한옥은 각각 너른 마당 한편에 ‘ㄷ’ 자로 둘러선 모양새다. 황토로 정성껏 지은 진짜 한옥이라 뜨끈한 방에서 자고 일어나면 산뜻하다. 담장을 따라 나무가 도열해 있고, 마당 중앙 화단에는 소나무가 자리했다. 아직 어린나무들이지만, 세월이 지나 훌쩍 자라면 아름다운 집에 운치를 더할 게다. 마당에서 아이들 노는 소리가 정겹다. 주인은 어린 객들이 무료할까 싶어 민속놀이기구들을 채비했다. 와담정 & 경주한옥1번가 객실 방은 3인실, 4인실, 6인실, 독채로 구성했다. 선비의 방 같은 소박한 모양새지만 침구만큼은 공을 들였다. 순면에 비단을 덧댄 침구는 어찌나 포슬포슬하고 뽀송한지, 만화 찰리 브라운의 라이너스처럼 어디에나 가지고 다니고 싶을 정도다. 고요한 밤, 포근한 비단 이불에 누워 듣는 풀벌레 소리가 아름답다. 인생 별거 있나. 이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귓속말 Tip 와담정 경주한옥1번가 주변관광지 [왼쪽/오른쪽]대릉원 벚꽃길 / 대릉원 대릉원 황남동+경리단길 = 황리단길 황리단길 [왼쪽/오른쪽]리앙 냉파스타 / 배리삼릉공원 선물 가게 ‘배리삼릉공원’은 아름다운 물건이 가득해 지갑이 쉬이 열린다. 책방 ‘어서어서’는 책을 구입하면 직접 제작한 약 봉투에 넣어준다. 책 산 이의 이름을 묻고 봉투에 정성껏 쓰는데, 그 순간을 보는 일은 마치 마음을 꺼내 진료를 받고 약을 먹은 듯 위안이 된다. 길 안쪽 골목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일도 아름답다. 세월 진하게 묻은 담장, 문, 벽, 기와 등을 조용히 보는 일이 평온하다. 첨성대 첨성대 출처 : 청사초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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