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래빠의 십만송
가르마 첸치창이 옮긴 영역본을
이정섭 풀어 옮김
2568.6.28
제2부 미라래빠와 제자들
24. 죽어가는 뵌 신자의 개종
스물두 명의 가족들은 한결같이 질병에 걸려 있으니
우둔한 마음의 병에 걸려
한없는 고뇌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네.
열병은 상체를 뜨겁게 하고
분노의 불길은 가슴속에 타올라
발광하는 야크 소처럼 끙끙대며 신음하네.
한기는 아랫도리를 차갑게 하고
정욕의 들끓는 소용돌이는 음란케 하네.
끄랜 병은 허리를 괴롭히고
자아에 집착하는 수종병(水腫病)은 부풀어 커지네.
생명 에너지 고갈병(枯渴病)으로 고통당하고
자만심은 부풀어 숨이 막히네.
가슴은 불치병에 걸린 듯
남을 깔보고 자신을 드높이네.
마침내 가족들은 오독(五毒)의 침상 위에 앓고 있네.
‘이것’이니 ‘저것’이니 부질없는 일들에 탐착하여
덕행 향한 마음은 찾을 길 없고
죄악의 물을 목말라 찾으며
덕의 약을 토해버리네.
시방(十方) 향해 잡담의 가래를 내뱉고
여덟 가지 세속 바람의 추한 옷 입고 있네.
십악(十惡)의 친척들은 침대 주위 에워싸고
마음은 무명(無明)의 먹구름에 가려
끌리는 곳마다 돌아다니며 재물과 부를 구해 헤매네.
이 질병은 암담하여 희망이 없네.
이는 내 노래의 둘째 마당이니
질병을 읊은 노래라.
이런 질병 고치려면 어떤 처방 유익한가?
‘뵌’ 의식 유익하고, 점(占) 또한 도움이 되나니
수행자는 그대 위해 점을 치리라.
뭇 존재들의 덧없음을 사자(使者)로 삼아
점치러 보냈더니
훌륭한 점쟁이를 불러왔네.
부동(不動)의 신심 방석을 펼치고
신뢰의 정화수를 떠놓고
진리를 숭앙하여 보리쌀 더미 쌓았네.
이리하여 심오한 진리의 가르침을 묻도다.
점쟁이 유능한 스승은
사대 원소(四大元素)의 별점을 치고
여덟 의식[八識]의 팔자(八字)를 헤아리네.
이리하여 아홉 수레[九乘] 바퀴를 그리니
길흉의 예언은 이제야 할 수 있네.
이는 내 노래의 셋째 마당이니
별점에 관한 노래라.
점쟁이, 점을 치고 나서 예언하기를
스물두 명의 가족 점(占)은
참으로 나쁜 징조라......
시작 없는 오랜 세월 이전부터
윤회계와 열반계의 기초 위에
무지 (無知)의 가마를 세웠기에
주인(主人)인 순수한 현현(顯現)은
증오와 정욕의 화부(火夫)들을
불붙은 장소에 남겨두었네.
가마와 불과 불타는 용광로 때문에
지혜의 아버지 신[父神]은 집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고
지복의 지신(地神)은 물러나 멀리 사라지고
자각의 정복신(征服神) 역시 떠나버렸네.
지고한 삼신(三神)들이 떠난 뒤로
악마들은 고통의 소나기를 퍼붓네.
이리하여 여덟 가지 세속 바람은 일어나고
삶의 고뇌가 윤회계에 나타났네.
불타는 분노는 무서운 악마요,
충동적인 욕정은 사악한 마녀요,
눈 어둔 무지는 사나운 용신(龍神)이요,
날카로운 질투는 짼릭 악마요,
이기심과 편견은 또랙 악마요,
자찬과 과대 망상은 마모 악마요,
악행과 습관적인 사고는 무서운 악마 신제이네.
주인이여, 이 악마들이 그대를 괴롭히네!
점쟁이의 예언에 의하면
그대 생명은 매우 위험하네,
태어난 자는 누구든 죽어야 하니까.
점쟁이의 예언에 의하면
그대 가족의 앞날은 상서롭지 못하네,
만남이 끝나면 헤어지기 마련이니까.
점쟁이의 예언에 의하면
그대의 재산은 번창하지 않으리,
얻음이 다하면 잃게 마련이니까.
점쟁이의 예언에 의하면
그대가 원수들과 상대함은 용이치 않네,
언제나 우월할 수는 없으니까.
불길한 징조를 바꾸려면
뵌 의식 행할지라.
이는 내 노래의 넷째 마당이니
그대의 운명에 관한 노래라.
보리심 사경 합장 _()_
미라래빠의 십만송
가르마 첸치창이 옮긴 영역본을
이정섭 풀어 옮김
2568.6.29
제2부 미라래빠와 제자들
24. 죽어가는 뵌 신자의 개종
이제 나는 그대 위해 뵌 의식의 노래 부르리니
첫째날 아침에는
뵌의 심오한 가르침으로
하늘나라 삼장(三藏)의 기초를 놓도다.
입으로 전해지는 가르침과 수련, 그리고 명상은 속죄물이요,
순수한 가르침은 성찬 예물이네.
네 가지 딴뜨라의 노래를 읊조리고
갈망 없는 입문 예물을 바치네.
하늘로 올라간 아버지 위해
근본무명(根本無明)을 깨닫는 지혜를 바치고
물러난 지복의 지신을 위해
네 악마에 대한 승리를 바치고
자각의 정복신 위해서는
자아[我相]포기의 예물을 바치네.
여덟 가지 세속 바람의 나쁜 사념은
무욕(無欲)의 각성검(覺醒劍)으로 끊고
고뇌에 찬 세속의 고통병은
지복의 영약으로 고치네.
불같이 타오르는 분노의 악마는
공의 지혜로 독살시키고
자극하는 욕정의 마녀는
마음의 본질[一心]로 정복하네.
무지의 용신을 제압하려고
자아 해탈의 여덟 용을 불렀도다.
자만심의 마왕을 정복하려고
공성 지혜의 사슴뿔로 들이박고
질투심 짼릭 악마를 정복하려고
대성취의 지혜 화살을 퍼붓도다.
자찬(自讚)의 악마 마모를 정복하려고
주객(主客)을 여읜 기도를 염송하네.
자아 집착의 이기심을 정화하려고
이타의 예물을 드리고
습관적 사념인 신제 악마를 무마시키고
마음 가는 길 텅 비어 있음을 알리는 춤을 추도다.
사악한 악마들이 날뛰면
이렇게 처방하여 쫓아내고
사악한 귀신들이 창성하면
이 의식 행하여 사로잡을지라.
성찬 예물 바치려면 이렇게 바칠진저!
마음의 본성은 태어남도 죽음도 없네.
이 뵌 의식 행하면
목숨을 위협하던 악귀들은 사라지네.
진아 발현(發現)의 친구는
모이지도 떠나지도 않지만
집안 모든 갈등과 위협을 없애네.
영원한 재산은 고갈되지 않기에
빈곤의 두려움은 사라지네.
이와 같이 뵌 의식 행하면
불길한 징조는 좋은 징조로 바뀌네.
진실로 그대가 이해한다면
그대 겪는 온갖 고통은
거룩한 가르침으로 화하네.
이 뵌 가르침 따르면
온갖 나쁜 일들은 선한 일로 바뀌네.
이는 내 노래의 다섯째 마당이니
악마를 굴복시키는 노래라.
보리심 사경 합장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