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드레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댓글 작성 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다해주세요.
숙부들아 안녕
소라방에 반말 작성 게시물이 허용됐는데
반말 갈기는 글이 별로 없는것 같아
내가 한번 나대보려고 해...
요즘 소라방에
한국인 독서량 존내 낮음 게시물 종종 올라와서
댓글 많이 달리잖아.
나도 책이라는 물성 그 자체와 독서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라
댓글로 독서에 관한 여러 의견 오고가는거
잘 보고 있음.
그래서 이분위기 틈타 딱히 심각하지는 않게
책에 관한 수다를 떨어보려고해.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의
책이 나오는 장면 스샷과 함께...
반말하니까 너무 씬나!!!
근데 책 주제로 소라방에 글쓰는건 처음이라
넘 떨려!!!!
나 숙부 취미라고 하긴 뭐하고
혼자 한번씩 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바로 책을 한 번에 왕창 주문하는 거임.
책들을 장바구니에 계속 차곡차곡 쌓아두다가
어느 날 한 번씩 장바구니를 조짐.
책 한꺼번에 왕창 배송받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다른 소비와는 달리
책은 돈 쓰고 죄책감도 안 들고요???
주말 혹은 연휴 내내 집에 틀어박혀 여러권 쌓아놓고 서문 목차 뒤적거리고
쫍은 책장에 새 책 껴넣느라고 책 다 꺼내서
테트리스 하는 재미도 있쟈나!
(누구야... 철지난 쟈나체라고 한 숙부....)
암튼 한 번에 몇십 만원씩 갈기기 때문에
자주는 못그러고 어쩌다 한번씩 하는
숙부의 소소한 이벤트임.
가장 최근에 한 장바구니 털기 파티를 얘기해볼게.
장바구니엔 5백만원 넘게 책이 쌓여있는데
그 중에서 또 고르고 골라 40만원 넘게 주문을 갈김.
구입한 책 중엔 예전에 읽은 책인데 다시 생각나서
또 읽고 소장하려고 산 책들도 있고
진짜 몇 년간 장바구니에 들어있었던 책도 있고
몇 년이 뭐야...
2010년에 장바구니에 넣어 놓은 책 이번에 구입ㅋㅋ
책 뭐샀는지 궁금한 숙부들 있을지 몰라 리스트를 작성해볼게!
<이단은 어떻게 정통에 맞서왔는가> _후지타 쇼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 여성, 자연, 식민지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 _마리아 미즈
<살과 돌 : 서양문명에서 육체와 도시> _리차드 세넷
<이방인> _알베르 카뮈
<조상의 눈 아래에서 : 한국의 친족, 신분 그리고 지역성> _마르티나 도이힐러
<예술과 사회이론 : 사회학적 미학의 길잡이>
_오스틴 해링턴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14 : 보수 보수주의> _라인하르트 코젤렉 외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17 : 민주주의와 독재> _라인하르트 코젤렉 외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13 : 근대적/근대성, 근대> _라인하르트 코젤렉 외
<욥기와 만나다 :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한 운명의 책> _마크 래리모어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_벤저민 카터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 : 자유주의의 본질적인 모순에 대한 분석> _패트릭 J.드닌
<열녀의 탄생> _강명관
<성과 속> _M.엘리아데
<연옥의 탄생> _자크 르 고프
<좁은 화랑 :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
_대런 애쓰모글루 외
<궁극의 리스트 : 문학과 예술 속의 목록사>
_움베르트 에코
<옥스퍼드 세계사> _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이 책이 바로 12년동안 장바구니에 처박혀있었던ㅋㅋ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좋으니까
언제 읽어도 상관없는거 아니겠어!!!
난 움베르트 에코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데
딱 봐도 그림책이쟈나??
에코 취향이 워낙 방대하니까
얼마나 많은 그림과 사진이 들어있겠어!!!
제목도 목록이쟈나 목록 ㅋㅋ
이런 책은 못참지 하고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지만
가격이 비싸니까 구입 순위에서 계속 밀리게 되더라고ㅋ
이런 비싼 책들을 보통 장바구니 털기 파티때 구입함...
어차피 쓰려고 작정한 돈이니까!
암튼 근데 책은 한꺼번에 배송되지 않고
4권과 14권 두 박스로 나뉘어 배송되었는데
하필 또 14권 들은 박스가 배송중 파손으로
다시 물류창고로 되돌아가 다시 받는데까지 졸라 오래걸려
숙부의 파티를 망쳤다고 한다...
근데 숙부들은 책 샀는데
스크래치나 찍힘같은
약간의 파손 있는 책 받으면 어떻게 해?
나는 읽는데 지장 없으면 교환 안하는 편이거든...
근데 하필 주문한 책 중에 4만원이 넘는
제일 비싼 책이 이런게 오면 빡이 쳐요 안쳐요??
웬만하면 그냥 읽겠는데
가격을 생각하니까 눙물이 난다 이거에여...
귀찮아... 근데 빡쳐... 하 귀찮아... 근데 존빡
이거 반복하다 결국 교환받음ㅋ
근데 생각해보면 4만원짜리 티셔츠 샀는데 저렇게 찢긴거 받으면
바로 환불이나 교환 갈길텐데
왜때문에 책은 고민이 되는걸까?
암튼 간만에 한 장바구니 털기 파티는 결국
이렇게 찔끔 찔금 책 받으며 허무하게 끝났음.
암튼 구입한 목록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나는 문학을 즐기지 않아.
<이방인>이 하나 껴있긴 하지만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작가가 쓴 책은 읽지 않음.
학자가 쓴 책만 주로 읽음.
난 허구보다는 사실에 관심이 있고
주관적인 것보다는 객관적 의의가 있는 텍스트를 좋아함.
그래서 에세이 같은것도 안좋아하고...
남의 주관적인 생각이 궁금하지 않읍니다... ㅋㅋ
문학을 읽기는 하는데 그 읽는 기준이라는것도
인류 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정도의 작품 아니면 안읽어.
그러니까 사실 이것도
순수하게 문학으로써 이야기를 읽는게 아니라
그 작품의 지적인 측면이 궁금해서
그거 알고 싶어서 읽는거임...
지독하쟈나ㅋㅋ
소드도 그렇고 사실 어딜가든 책을 주제로 한 이야기의
거의 한 8~90%가 문학 소설이라서
나같은 부류는 가뜩이나 적은 독서 인구 안에서도
진짜 존나 한줌단이라 거기서 조차도 만나기가 어렵냄...
책 읽는 사람으로서 쩜 외롭쟈나ㅠㅠ
다들 소설 얘기 하고 있는데
갑분 <암흑의 대륙> 같은 책 얘기 꺼내기
존나 뻘줌하다 이거에여...
20세기 유럽의 역사가 흔히들 생각하듯
민주주의, 자유, 진보에 기반을 두고 있는것이 아니며
전간기 유럽에서 반자유주의 체제들이
왜 그렇게 별다른 저항없이 쉽게 자리를 잡았는지
오히려 유럽의 전통에서
민주주의의 뿌리가 깊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책이야.
진짜 좋은 책이지만
책 추천해 달라는 사람한테 선뜻 추천은 못하겠는 책...
일단 인문서들은 대부분 죵나 비싸거든 ㅠㅠ
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유럽사에 대한 지식이 어느정도인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말하는 책이란
문학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무내...
암튼 책 취향이 이렇다 보니
어디서 책 얘기 나오더라도 끼어들기가 쥰내 애매함.
근데 한줌단이라고 해도
나같은 숙부가 있긴 있을거아니야?? 소드에도??
문학 소설에 관심없고
역사 철학 예술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비문학만 읽는 숙부들!!!!
티안내고 혼자 읽어서 그렇지 있쟈나...
지적허영이 책읽기의 가장 큰 동력인 사람들!!!!!!!!
(내얘기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런 숙부들을 위한 책 추천을 해보려고해!!
사실 책 추천 하는거 조심스럽쟈나...
일단 책값도 비싸고 영화랑 다르게
읽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는 일이고
에너지도 많이 써야 하니까
괜히 나때문에 시간낭비 돈낭비 할까봐
추천하고나면 쥰내 찝찝함
내가 읽는 책의 종류란게 쫌 그르키도 하고
같은 비문학으로 나눈다고는 해도
일반 대중 교양서보다는
좀 더 학문적인 내용을 선호하는지라...
근데 분명 나같은 숙부도 있을거라 생각해서...
소드에 회원이 몇인데!
좋은 책이라고 하면 책이 어렵든 지루하든
지적허영이 정신과 육체를 지배하는 인간들은
일단 읽는다 이거에여ㅋㅋ
암튼 그런 숙부들을 위해 위에 구입한 책들 중에
여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도구인 가부장제에 대한
두 학자의 두 권의 책을 추천해 보도록 하게써...
근데 책사진마다 저 초록색 머플러는 왜 깔려있냐면ㅋ
사실 이 글은 원래 크리스마스때
마투방에 올리려던 거임...
그래서 책 사진 찍을때 크리스마스 분위기 낸다고
초록색 머플러도 깔고 염병을 떨었음 ㅋㅋ
근데 계속 딴짓하면서 하다 보니까 아침이 된거야....
찍은 사진이 아까워서 마프방에 올릴라 했는데
이번엔 마땅한 말머리가 없는거지ㅋㅋ
이 뭐 애장품도 아니고...
그래서 쓸데없이 책 사진만 잔뜩 찍고 글은 못올렸다고 한다...
암튼 <열녀의 탄생> 이거 읽잖아?
조선을 극혐하게 됨...
난 이 책 거의 십년도 더 전에 읽은거 같은데
(2009년 출간)
책 읽고 난 뒤로는 한번도
조선을 훌륭한 나라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음다...
이 책은 강명관 교수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조선시대 남성-양반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가부장적 욕망을 실현하는 텍스트를
여성의 대뇌에 설치하는 과정을 추적"한 책이야.
고려와 16세기 이전 조선 사회의 여성은
자기만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어.
상속 제도가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는
균분상속이 원칙이었거든.
대를 잇는 것을 사회적으로 우선시하지 않았기때문에
재산이 수평적으로 이전될 수 있었음.
해서 여성은 자신만의 재산을 소유할 수 있었고
여성의 경제적 능력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기초가 됨.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불변의 진리...
또한 고려와 17세기 중반까지의 조선 사회에서
혼인 이후의 거주형태는 대개
남편이 아내의 집에서 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음.
이때까지 여성의 지위는 나쁘지 않았어.
당연하쟈나.
내 돈 있어... 결혼해도 엄빠랑 살아....
그러나 17세기라는 점이지대를 거치면서 달라지게 됨.
재산상속 제도가 남녀 균분상속에서
장자우대 상속으로 바뀌고
결혼 후 거주 형태가
아내가 남편의 집에서 거주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여성의 지위는 확연히 낮아지게 돼.
상속제도를 바꿔 경제권을 상실케 하고
거주형태를 바꿔 여성을 '시집' 속에 가두게 되자
비로소 여성의 일상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음.
족같다 이거에여...
그리고 17세기 이후
고려에서는 없던 관념인 열녀가 출현하게 돼.
열녀란 알다시피
죽음으로써 절개를 지키는 여성을 말해.
열녀담론은
남성은 복수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여성은 사회적으로 인정된 단 한사람의 남성과만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남성 중심의 성적 욕망을
윤리화한 것이야.
유일한 남성에게 성적으로 종속되어야 한다는 사고는
여성에게 허락된 공인된 유일한 남성이 부재하게 되면
여성에게 자신의 신체 일부 혹은
그 전체를 희생할 것을 요구하게 되지.
그러나 남성한테 그것은 윤리가 아니었어.
시발놈들아...
가부장제는 여성의 생명까지도
윤리의 이름으로 요구하는
여성을 남성의 욕망에 따라 작동하는
기계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음.
세뇌는 '품위 있는 교양의 함양'이라는
우아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남성-양반은
국가권력이 장악한 인쇄 출판 기구를 동원해
문학이라는 껍데기를 쓴
남녀차별과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담고 있는 텍스트를
존나게 생산 유통하기 시작함.
이를테면 <삼강행실도>의 열녀편과 같은것.
관념이란 그 존재만으로 의식화되는 법은 없어.
관념을 주입하는 주체가 있어야 하고
그 주입을 실현할 강제적 수단이 있어야함.
남녀를 차별하는 정교한 관념이
성리학에서 유래한 것이라면
조선조의 남성-양반은
그 관념을 여성의 대뇌에 설치하려고 한 주체였으며
국가권력은 바로 그 강제적 수단이었던것.
같이 읽으면 좋은책...
위에 구입한 책 중 가장 비싼 벽돌책인
<조상의 눈 아래에서>와 같은 저자의 책이야.
훨씬 더 먼저 나온 책이구!
마르티나 도이힐러는 한국사에 관한
진짜 세계적인 석학이고 대가임.
이 책은 고려(유교화 이전 시대)와
조선 전기(유교화의 시대)를 중심으로
사회의 변천을 다루고 있는데
친족주의, 제사, 가계계승, 상속제도,
여성의 위치, 혼인관계, 상장례 등
그 과도기에 일어난 특징적인 변화들을
연구한 책이야.
조선 초기 왕들은 여성을 교화하려고
한글로 쓰인 책들을 보급했는데
여성에게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던 책은
1475년 성종의 어미니 소혜왕후가 편집한
<내훈>이라는 책이야.
이 책은 여자아이에게 여성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으로
다음 4가지를 가르치지.
첫째, 도덕적 행위, 즉 여성은 재능이 뛰어날 필요가 없으며 조용하고 차분해야 하며 정숙하고 예의범절이 있어야 한다.
둘째, 얌전한 말씨, 즉 여성은 말을 잘할 필요는 없으나 상스러운 말이나 공격적인 말은 삼가고 잘 가려서 해야 한다.
셋째, 정숙한 외모, 즉 여성은 아름다울 필요는 없으나 의복과 외모가 청결해야 한다.
넷째, 여성으로서의 의무, 즉 여성은 똑똑할 필요는 없으나 베를 짜거나 손님을 접대하는 의무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1475년에 여자아이를 가사 영역의 도덕적 수호자로 훈육하기 위해 뿌려진 텍스트가 왜케 익숙한 소리로 들리져????????
2023년에 살고 있는 우리도 이런 좃같은 소리 살면서 한 번씩은 다 들어 봤자나???????
진짜 오래된 개소리였던것....
유교사상은
중국 사회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에서는
세계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저자는 말해.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여성을 중심으로 사회 변천을 분석할 때
그 변천의 특징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함.
유교화 이전 시대에는 경제적 독립을 누리던 여성이
조선시대에 와서는 상속권을 잃음으로써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종속되는 결과를 낳았고
여성의 권위 상실은
가족제도에 깊은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신분제도에까지 주목할 만한 변화를 일으키게 되었다고.
같은 저자라 이 책도 관심 가질 숙부 있을지 몰라서
<조상의 눈 아래에서> 이 책은 대단한 책은 맞는데
너무 비싸고 나도 아직 다 못읽었고
걍 군데 군데 읽고 있는 중이라
추천은 못하게따ㅋㅋ
근데 진짜 놀랍긴해...
이 책은 저자가 50여년간 공부한 한국사 연구를 집대성한 책인데
신라 초기부터 19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이정도 스케일의 한국사 연구를
1935년생의 스위스 사람이 했다는 사실 자체가!!
60년대에 연구를 시작했다는데
중국도 일본도 아닌
그시절 정말 변방일 뿐인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체 어떤 생각으로 관심을 갖게 된건지
진짜 상상도 못하게써...
그시절 자료 구하기도 어려웠을텐데
어떻게 연구를 지속 할 수 있었는지
공부하는 사람들 진짜 대단해...
소드에도 분명 직업으로써 학문 하는 숙부들 있을거야??
진짜 멋져...
내가 정말 동경하는 부류들임 ㅋㅋ
나도 한 때 지적허영이 최고조로 뻗쳤을때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 있는데
끈기 1도 없는 나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바로 주제파악 하고 독자의 길을 가기로ㅋㅋ
언젠가 소드내 학자님들이 쓴 논문이나 책들도 읽고 싶읍니다...
암튼 이 책은
2018년에 나온 책인데 나도 너무 비싸서
계속 장바구니에만 넣어놓고 폰소유만 하고 있다가
절판될까봐 이제사 구입...
성리학 ㅅㅂ 한반도에서만 받아들인것도 아닌데
왜때문에 대한민국이 여전히 제일 족같지???
싶은것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랄까 ㅋㅋ
한 구절만 적어보자면
"중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사대부들이 의례의 규정을 시대상황에 맞게 수정하고자 노력했지만 한국인은 주희의 의례적 처방에 맞게 사회조직을 바꿨다."
네....
17세기 이후 조선에서
열녀가 폭발적으로 발생했던 원인은
자발적 행위라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대.
그 자발성은
열행이 그 자체로서 인간이 실천해야 할 정당한 행위,
가치있는 행위라는 관념에서 나온 것이라는 거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전쟁 상황에서
여성들이 적들의 강간 납치의 위협에 놓이게 되었을때
수많은 여성들은 <삼강행실도>의 열녀편의 지시에 따라 정확하게 행동했어.
<동국신속삼강행실도>는 임진왜란에서 열녀가 된 441명의 사례를 싣고 있는데
그 사례들은 거의 동일한 서사를 갖고 있어.
그것은 그것들이 사실이라기보다
그것들을 어떤 동일한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의 산물이라는 증거라고 저자는 말해.
그 욕망이란
여성의 죽음을 열녀로 기억하고
또 열녀를 대량으로 생산하고자 하는 욕망이라는 거지.
국가-남성은 전쟁이라는 위기를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했던것.
남편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여성들은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서 죽음이라는 장렬한 행위를 선택한다고 믿었어.
그것이 강간과 같은 폭력에 맞서
인간으로서 자신의 주체성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은거야.
그러나 그 저항이
유일한 남성에게 성적으로 종속되어야 한다는
주입된 사고에 의한 성적 종속성의 실천이라면
이게 과연 주체적 행위가 될 수 있는거야??
이 성적 종속성은 국가- 남성의 이익을 위해 고안된 것이고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된 것이었어.
그러니 조선시대 여성의 주체라는 것은 결국
국가-남성에 의해 제작된 주체였던 것이지.
"이것은 여성의 행위가 여성 주체가 아닌 남성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타자의 사유에 의해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성은 가부장제 속에서 드디어 남성이 되었다.
스스로 가부장제를 실천했던 바,
그 명확한 실례가 바로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다.
시어머니는 가부장화한 여성이다.
여성이 완벽하게 가부장화하였을 때 더 이상의 가부장제는 필요하지 않았다.
흔히 중세 사회에서의 주체적 여성이라고 해석되는 경우,
그것은 남성과 대립하는 여성이 아니며
가부장제의 모순을 꿰뚫어본 여성 주체도 아니다.
그저 가부장제화한 여성, 곧 그 의식의 주체가
여성의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가부장제적인 여성을 말한다.
그 주체는 타자에 의해 왜곡된 주체, 곧 타자에 의해 오염된 주체인 것이다.
19세기 말, 여성은 국가-남성에 의해 완벽하게 오염되어 있었다.
이 오염이 조선의 가부장제가 가장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는 원리였다."
<열녀의 탄생> 마지막 문단
저기 근데
나 가부장제 관한 책 두 권 추천하다고 해놓고 지금 몇 권을...
<열녀의 탄생> 말고 또다른 책 소개는 아직 시작도 안...
내가 좀 설명충이라 원래도 글 길게 쓰는 편인데
한 번 입털기 시작하니까 멈출수가 없내...
나 그동안 책 얘기 떠들고 싶었나봐 ㅋㅋㅋ
앞에 말 너무 많이 해서
이번 책은 간단하게 소개해보게써!!!!
이 책은 여성문제를 말하려면
근본적인 착취 구조인
자본주의를 문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해.
자본주의는 가부장제 없이는 작동하지 못함.
가부장제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더 강화되었음.
둘이 존나 상호작용 쩔음.
가난한 국가의 여성에 대한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의 착취 없이
산업화 된 국가에서 부가 축척될 수는 없음.
우리가 마트에서 일용품이나 의류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은
가난한 국가의 여성이 심하게 착취당했기 때문.
여성의 노동은 언제나 생산적이었지만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여성의 가사노동과 비공식 영역의 노동을
언제나 숨겨버림.
그래서 임금노동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경제와 생산활동을 분석하는 맑스주의를 비판하면서
임금노동은 빙산의 일각이고
여성,식민지, 자연에 대한 착취가
수면 아래의 빙하처럼
자본주의 사회의 큰 토대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해.
그러니 여성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이 자본주의 착취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것...
또한
여성들이 임금노동시장에 많이 진출하고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교육과
성차별을 금지하는 법이나 문화를 통해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여성문제를 이데올로기나 문화의 문제로만 여기는 페미니즘도 비판해.
페미니즘의 목표는
이 체제 내에서 여성도 남성과 같은 권리를 누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착취와 억압이 없는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어야함.
그것을 실현하려면
생활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소비습관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야.
소비주의로 부터의 해방이
잘사는 나라의 여성이든 못사는 나라의 여성이든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이라 주장함.
요즘 소드에서도
소비주의에 대한 문제의식 많이 공유하잖아.
소비에 대한 문제도 결국 페미니즘과 연결되는 것.
이 책이 처음 발간된게 1986년이고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된게 2014년
그리고 지금 2023년인데...
저자의 분석이 지금도 너무 유효해서
읽다보면 깝깝해지기도 하고 ㅠㅠ
여성의 삶은 나아지고 있는건가?????
숙부들아
수다 더 떨고 싶은데
찍어 놓은 책 사진도 더 있고
독서 스타일 관련 투표도 더 추가하고 싶고 말야
나는 책에 밑줄을 긋는다 안긋는다 뭐 이런거??? ㅋㅋ
지적인 독서에 관심 있는 숙부들을 위해
책 읽는 방법이라던가 순서같은거
그리고 그런 책읽기의 필요성
그런것도 한 번 얘기해보고 싶기도 하고 말이야...
한번 입 여니까 끝이 없네?????????
근데 글이 지금도 이미 너무 길어서
그만 쓰도록 하게씀.
저런 내용들에 관심있는 숙부들이 있다면...
있다면!!!
다음에 또 글 올려보도록 할게ㅎㅎ
근데 쓰고보니 또 걱정된다...
<열녀의 탄생>도 내가 적은 내용만 보면 뭔가 재밌을것 같쨔나???
근데 실제 책 내용은 그당시 사료들 인용하고 분석한 것이 대부분이라
막상 읽으면 쥰내 지루할수 있음 주의...
근데 재밌어!!!!!!!!(((((((((나)))))))))ㅋㅋㅋ
그러니 숙부들아 혹시라도 내가 소개한 책들에 관심이 간다면
우선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로 해요...
숙부들의 돈은 소중하니까... ㅋㅋㅋ
암튼 결론은 그래도 좋은 책 많이 읽쟈고!!!
마지막으로 책에 관한
내가 좋아하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 하도록 하게씀.
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in angulo cum libro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장미의 이름 서문 中 >
글 너무 좋고 감사하긔!!!
저도 북라너긔! 정성스러운 게시물 감사하긔 추천해주신 책들 다 읽어볼꺼긔 !!
와🤩 전 요즘 에세이만 읽었는데 숙부님 글보고 예전에 전공 공부한다고 뚜꺼운책 열심히 읽던 제가 생각났어요🥲아련아련… 글 너무 고맙습니다!!! 마르티나 선생님 책 언젠가 한번은 읽어보고싶어요!📚💕
글 넘나 유익하긔 추천 책 찾아서 꼭 읽어봐야겠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