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849F9395011ADAD39)
멋진 빨간색 자동차를 타고 어디 여행이라도 떠나는 포스지요.
ㅎㅎㅎ 사실은 앞집 언니와 일하다가 장화를 신고 읍내로 염소탕 먹으러 가는 중입니다.
선글래스 하나 꼈는데, 분위기가 완전 달라져서
<어디가 ? 여행가?> 하고 물어 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4A8E395011ADB435)
앞집언니는 사진 잘 안 찍는데 오늘은 남편아무렴이 트럭 대신
앞집언니의 프랑스제 빨간 승용차를 타고 싶다고 청을 넣어서
함께 가는 겁니다.
언니, 머리 매만지며 이미지 관리 중~
남편 아무렴은 새로운 차 타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오늘 신났습니다.
셋이서 신나게 음악을 틀어 놓고 읍내로 달려 가서 염소탕 먹고 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561A395011ADB801)
오늘은 시골에서 선글래스 쓰는게 어떤지 이야기나 좀 해 볼까요.
이 사진은 그저께 냉면 먹으러 가는 중 입니다.
골목에서 읍내에 사는 고향친구를 만났는데 저를 못 알아 보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친구 이름을 불렀더니 저를 아래 위로 훑어 보고는
<어디가 ? 또 외국여행 가는거야?>
하고 물었습니다.
<웬 외국여행? 내가 아무리 털털하다고 해도 일하는 장화 신고 가겠냐>
하고서 둘이 깔깔 거리고 웃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고 친구와 한참 수다를 했네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749B4395011ADBB38)
또 지난번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사진에 있는 신발을 친구가 사 주었습니다.
그것이 봄이었으니 한참 되었는데 시골에서는 이 신발을 신을 일이 없었습니다.
이러다가는 여름이 다 가도록 이 신발을 못 신어 보겠다 싶어서
일하다가 읍내에 갈 일이 있어서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서 이 신발을 신었습니다.
차에 타고 아랫마을까지 내려 갔는데 갑자기 옆에 앉았던 아들이 야단이었습니다.
<엄마는 지금 그러고 읍에를 가시겠다는 거에요?
밸런스를 맞추어야지 이게 도대체 말이 되요.
트래이닝 복에 보석달린 신발이라니......
아빠 엄마 좀 말려 봐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24A7E395011ADC135)
그래서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가지고 집으로 와서
그 보석 박힌 구두 때문에 하늘하늘 원피스를 입고
선글래스도 꺼내 쓰고 모자도 쓰고 다시 읍내로 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4901395011AFB939)
마침 장날이라 뭐 특별한 것이 있나 하고
장구경을 하고 있는데 역시 고향친구인 노총각 H 가 장구경을 나왔습니다.
마늘을 캤는데 금을 알아 보러 나왔다구요.
시골에서는 농사를 지은 다음에 판매가격을 알아 보러 나온 것을 금을 알아 본다고 합니다.
아무튼지 제가 먼저 그 친구를 보아서 살며시 가서
어깨를 툭 치며
<친구야~ 오랫만이다>
그랬더니 친구가 눈이 똥그랗게 되어 가지고
<누구???? 세요~>
하고 물었습니다.
<나야~ 금자~>
하고 선글래스를 벗었더니
<야~ 니 왜그래~ 바람 났어~>
하고 말했습니다.
<바람은 뭔 바람 남편도 저기 있는데.....
야 그리고 바람 난 사람이 얼굴에 이렇게 때 국물이 졸졸 흐르게 하고 다니겠냐~>
그래서 남편과 셋이 만나 한참을 하하 호호 웃었지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74F30395011AFBC04)
시골에서는 아직도 선글래스를 쓰는 것을 바람난 여자~
아니면 건방진 사람이나 쓰는 ~
아니면 외국여행이나 갈적에~
그렇지 않으면 도시사람 전용~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C0C435011C1D21C)
예전에 저희 엄마는 눈이 정말 안 좋았습니다.
2m 앞에 있는 사람도 못 알아 보았는데 안경을 못 쓰셨습니다.
시어른이 계신데 어디 건방지게 안경을 쓰느냐는 것이지요.
지금은 수술을 하셔서 잘 보이시는데 아무튼지 안경도 여자들은 그랬습니다.
저도 그 생각에서 벗어 나고 있는 중인데 아직도 조금은 어색하지만
요즘은 잘 쓰고 일도 하고 읍내에 갈적에 아니면 차에 타고서 어디를 갈적에 잘 씁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494B395011AFAF39)
지난 5월에 갑자기 마당에서 엎어져서 얼굴을 까는 바람에 처음 선글래스를 끼게 되었습니다.
한 3-4년전에 안경점 하는 언니가 좋은 선글래스를 해 주셨는데
아버지께서 보시더니 벌 볼 때 좋겠다고 탐을 내셔서 잘 쓰지도 않으니 얼른 드렸지요.
이번에 다치고 나서 갑자기 선글래스를 찾았더니 언제 누가
쓰던 것을 준 것이 있어서 써 보았는데 그 참 좋더라구요.
특히 산에 가서 일 할적에 눈 부신 것을 방지해 주니까 좋고
밭 맬 적에도 좋았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4915395011AFAC3B)
그런데 이 선글래스가 도수가 약간 들어간 것인지 조금 쓰면 어지럽고
높낮이가 구별이 안됩니다.
제 시력은 현재 양쪽 다 1.5 정도 되니 좋은편이거든요.
그래서 지난번 일본에 갈적에 마음먹고 아주 좋은 선글래스를 하나 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냥 색깔이 들어 있는 것은 다 선글래스 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함께 공부하는 홍대언니 것을 언제 써 보았더니 아주 눈이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일본 가기 전날 홍대언니네서 하루 자고 아침에 일찍 떠나는 여행이었는데,
같이 있으면서 언니가 산 안경점에서 그 안경을 사겠다고 했더니
<야~ 그 선글래스 메이커라 되게 비싸~>
하고 말했습니다.
가격을 물어 보았더니 어지간한 돼지 한마리 값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534B395011AFB503)
그래도 그 선글래스를 꼭 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사면 10년은 쓸 수가 있는데 일년에 열번만 써도
일년에 몇만원 계산하지요~
무엇이든 좋은 것을 사면 그 가치가 있고 또 이렇게 가격이 센 것을 살적에
저는 세분하여 계산을 해 봅니다.
잘 쓸것을 계산하면 사실 비싼것이 없습니다.
그 언니가 잘 아는 안경점을 찾아 갔습니다.
홍대앞에서 아주 잘 나가는 최첨단 유행집 입니다.
거기 메니져님에게 아주 톡 까놓고 말했습니다.
<나는 영월 산골에 사는데 우리동네에서는 선글래스를 잘 못 끼고 다닙니다.
잘못 하면 바람났다고 소문나고 어른들 만나면 미리 벗어서 감추고 인사해야 하고,
이렇게 외국여행이나 가야 쓸 것이지만 적어도 10년은 써야 하니까
기왕이면 나에게 잘 어울리고 가격도 좋으면서 멋진 것으로 주시오~>
그랬더니 처음에 몇개를 내 줍니다.
써 보니 별로 마음에 안 듭니다.
가격을 물어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쌉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B00395011ADC534)
그래서 홍대언니가 가진 그런 것을 달라고 했더니
그것은 너무 비싸답니다.
괜찮다고 하면서 줘 보라고 했더니 걱정스런 눈빛을 하고 내 놓습니다.
역시나 써 보니까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친구가 아주 잘 어울리고 부잣집 마님 같다고 합니다.
내 비록 구찌 가방을 몰라 보아서 그 비싼 가방에 호미를 넣어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기는 하나 눈은 못 속이나 봅니다. ㅎㅎㅎ
이제 가격이 문제 입니다.
나는 이미 가격을 알고 왔는데 메니져님과 주인은 걱정입니다.
시골에서 농사 짓는다는데 돼지 한마리 값을 다 부르면 얼마나 놀랠까
하는 눈치입니다.
둘이서 한참을 의논하더니 제게 제시한 가격은 돼지 반마리 값에 조금 더한 금액입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지요.
홍대언니는 내게 귓속말로 엄청 깍아 준거라고 합니다.
친구인 본인 보다도 훨씬 더 깍아 준 거랍니다.
케이스에 넣어 주면서 그 케이스만 해도 5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얼른 그 케이스는 안 주어도 괜찮다고 집에 있는 것 쓰면 된다고 했더니
그 주인이 말했습니다.
<완전 감동 먹었습니다. 다른 어떤 이들은 선글래스는 아무거나 사고
이 메이커 케이스만 따로 사서 넣어 가는데 금자씨는 반대로군요>
아무튼지 제 인생에서 큰 일 하나 저질렀습니다.
이렇게 좋고 비싼 메이커 선글래스를 사다니......
![](https://t1.daumcdn.net/cfile/cafe/207D93365011ADC82D)
다음날 일본여행에 나섰습니다.
누구 눈치 안 보고 실컷 선글래스를 껴 보아야지~
했는데 가던 날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선글래스를 가방에서 꺼내 보지도 못했습니다.
선글래스도 그렇지만 시골에서는 또 양산 쓰는 것도 흉입니다.
시골어르신들은 양산도 술집여자나 서울 부잣집 마님이나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물 받은 양산을 쓸 새가 없어 가지고 왔는데
이런~ 우산으로 쓰게 생겼습니다.
둘쨋날도 비가 내렸습니다.
나중에 그치기는 했지만 역시나 양산 쓸 날씨도
선글래스 쓸 날씨도 아니었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147BC7365011ADCB31)
셋쨋날에 드디어 해가 쬐끔 인심을 쓰면서 났습니다.
기회는 이때다 하고 선글래스를 써 보기로 했습니다.
이 사진에 있는 곳은 항구도시 요코하마 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도시가 왜 이렇게 어두컴컴 한 것입니까~
카메라의 뷰파인더는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둘이서 헤매고 있으려니 가이더가 사진을 찍어 주면서
<두 분 다 선글래스를 끼고 도시가 어둡다고 타령이에요~>
ㅎㅎㅎ 선글래스를 벗으니 멀쩡한 도시를 어둡다고 평을 했구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137C9E365011ADCF2F)
다음날까지 주구장창 선글래스 실컷 썼지요~
패션으로도 아주 좋아요~
덕분에 요즘은 시골에서도 잘 씁니다.
전에는 어르신들 만나면 얼른 벗곤 했는데 요즘은 그냥 인사 합니다.
딱 만나서 얼굴 뵙고 말씀 나누는 때가 아니면요~
ㅎㅎㅎ 콩 밭을 매면서도 쓸 것이구요~
선글래스를 쓰면 시골에 살면서도 어쩐지 덜 외로운 것 같고
잠깐을 쓰고 밭에 가면서도 여행 가는 것 같다니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07C3B365011ADD72F)
첫댓글 성글래스와 양산이 시골에서는 아직도 조심스럽나 봅니다. 선글래스나 안경은 렌즈가 좋은 것을 써야 합니다. 눈은 한번 버리면 회복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나이들면 자외선 차단을 해야 합니다.
낯익은 사람들이 보이는군요,... 반갑습니다.![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