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14일....
상호 '빨간내복' 이라는 가게를 하나 차리게 되었다.
집에서 살림만 하였기에 세상물정도 몰랐고, 어떻게 가게를 꾸려나가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뭐에 떠밀리듯..엉겁결에 차리게 된 가게였기에
가게에 나가 손님을 맞는 것도 두려웠고 무엇을 어떻게 구하는지 팔아야 하는지 ...
막막한 마음뿐이었다.
과천에서 속옷가게 10년을 하였다는 사람을 소개받아 가게를 정식 오픈하기 전에 그 가게에 가서
눈으로 배우고 시장도 그분과 함께 다니면서 물건을 구하고 거래처도 소개받고 그랬다.
자본도 없이 시작했던 일이라 물건도 아주 기초적인 것만 깔아놓고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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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오픈 하던 날
그렇게 두려운 마음으로 가게를 오픈하였는데 물건은 없었지만
동네에 속옷가게가 없다가 생겨서 그랬던가..
의외로 손님이 많아 하루 매출이 50~70만원이었기에 혼자서 거의 내내 앉을 틈도 없이
하루종일 서서 물건을 팔고 포장을 하고 ..
어렵게 시작했지만 이렇게 하면 금새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떨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내 경기가 하락하면서 신용대란이 시작이 되었고
그 여파가 우리가게에 까지 오면서 매출은 급락하였다
당시 우리동네에는 경매대란이라는 말이 나돌정도로 여기저기 빌라들이 죄다 경매가 되곤 했었다
더불어 나에게도 힘든일이 겹쳐오면서 너무나 많은 일을 겪다보니 자신감도 없어지고 의기소침해져서
13평공간에 갇혀 감옥살이 하는 것 같아 스트레스도 받고
자꾸 우울해지는 마음에 가게하나 꾸려나가는 것이 너무 고달프고 힘들었다.
가게에 나가는 것이 지옥에 끌려나가는 기분이었다.
거기에 천성이 사람들하고 수다를 떨거나 하지 않았고 말없이 조용했던 성격이었기에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는 것이 참 힘들었고 무심코 던지고 가는 손님들 말에
상처도 받기도 하여 남몰래 혼자 울기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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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바꿔야 했다.
13평의 감옥이 아니라 13평의 이 공간에서 삶의 활력이 생기는 곳이라고 생각을 바꿔야 했다.
손님들 말에 상처받지 말자....
정다운 손님들이 더 많은 것에 위안을 삼자..
그리고 살기 힘들고 어려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자....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경기도 좋아지겠지.....
그렇게 하나씩하나씩 생각을 바꾸었다.
모든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고 싶었다.
손님들하고 대화하는 것도 나의 '속옷이야기'라는 카테고리에
새로운 이야기거리 소재가 되는 즐거움으로 삼았고,
이야기만 들어주는 것으로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니
진심으로 그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슬픔도 나누어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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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게는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다.
정도 나눠주고 뭐라도 더 줄께 없을까... 챙겨보게 된다.
7년동안 가게를 했으면서도 프로가 아니고 아마추어같다고 나의 어리숙함을 말할때,
속으로는 내가 장삿꾼이 되지 않았음에 내심 흐믓하기도 하다.
물론, 돈을 벌고자 시작한 일이지만 조금 덜 벌더라도 나는 내 방식대로 장사를 하고 싶을 뿐이다.
아빠, 엄마 생일선물이라고 천원짜리 양말을 사는 아이들에게는
너..참 착하네..칭찬과 함께 가장 예쁘게 포장을 해서 주고......
때로는 사고자 하는 물건값이 일 이천원 부족할때에는
부족한거 제가 채워드릴께요...하고 드리기도 하며..
손님이 "이렇게 퍼주면 뭐가 남아요?" 하고 물어오면 "정이 남지요~! "하고 대답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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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동안 내가 지켜온 철칙이 있다면....
첫번째는 항상 웃는 얼굴과 친절이다.
너무 친절해서 다시 왔다는 말을 들을때에는 나도 기분좋고 행복하다.
어떤 손님은 내 미소를 칸나꽃 같은 미소라고 표현을 해주기도 하였다.
어떻게 항상 그렇게 웃는 얼굴이냐고 말해줄때, 내가 첫번째를 잘 지키고 있음에 스스로도 대견해 하고있다.
두번째로는 흔히 말하는 '마수'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제일 첫번째 손님이 올 경우 때로는 살물건이 없는데 자신이 첫번째 손님임을 알고 망설일때가 있다.
그러면 얼른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준다.
세번째로는 현금교환이다.
물건을 살때 혹시라도 사가지고 가서 맘에 안들어 할까봐 망설이는 손님들에게
언제든지 현금교환 가능하니깐 편하게 가져가시고 맘에 안들면 들고 오라고 해준다.
네번째로는 그냥 줄 수 있는 것은 언제든지 나눠주자이다.
요즘은 군고구마와 귤을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재미로 산다.
다섯번째는 담배 한갑을 사가지고 가도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항상 한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인삿말은 나의 거의 일상어가 되었다.
위의 다섯가지는 잘 지키고 있는데...
사실은 정말로 바꿔야 하는 것이 딱 한가지가 있다.
가게 오픈시간이다.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가 영업시간인데
밤12시까지는 잘 지키는데 오전 11시오픈시간을 제대로 잘 못지킨다.
굳이 궁색한 변명을 하자면 늘 늦은 귀가에 늦게 잠들고 아침나절에는
집안일에, 또는 은행이나 업무를 보게 될 경우, 전날 새벽시장을 갔다 올경우..
부족한 잠을 오전에 풀고 나와야 할 경우.....
그러다보니 오전 11시는 제대로 못지키고 겨우 12시 정도를 지키고 있을 뿐인데
이것도 종종 어길때가 많다.
오늘처럼 갑작스럽게 물류창고에 갔다와야 할때에는 문을 잠그고 갔다와야 할때도 있다.
아르바이트 두고 할 형편도 아니다보니 혼자서 영업하려니 지키지 못할때가 참 많다
그러나 말처럼 궁색한 변명이고 조금만 노력하고 부지런을 떨면 얼마든지 지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가게오픈시간 지키기에 심혈을 기울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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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딸하고 함께 물류창고에 가니 오늘은 아드님이 빠졌네요..
항상 한세트로 오시는데.....
그랬다. 물류창고 갈때에도, 새벽시장갈때에도 나는 우리딸과 아들을 데리고 간다.
물론 딸아이는 운전을 해주고, 아들은 짐꾼이 되어주지만
항상 같이 시장을 다니다보니 이젠 어리숙한 나보다 더 물건도 잘 고르고
나보다 더 능숙하게 일처리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그동안 눈썰미로 배운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가게를 차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생겼다고 본다.
7년동안...
2002년 12월 가게 오픈하기 며칠 전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고,
2004년 12월에 가게문을 닫아야 하나? 할정도로 가장 큰 시련이 왔었고
2006년 12월에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고,
2008년 12월에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공교롭게도 늘 12월은 나에게 큰 사건들이 생겼다.
2010년 12월에는 좋은 일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시작은 미미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그 말처럼.......
7년동안 큰돈은 벌지 못했다.
아직도 물건할때에는 부족한 돈을 구하느냐 애먹고 있다.
하지만 처음 가게 오픈했을때의 사진과 지금의 사진을 비교했을때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인들이 나에게 단체복이나 타올이나 기타등등 소개해주고 연결해주기도 하여
예전보다는 확실히 덜 힘들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젠 더 이상 가게가 감옥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나에게 정년이 필요없는 일이 있음에 감사한다.
2009년 12월14일 7년이 되는 이쯤에
다시 초심의 마음으로 되돌려 본다..
담배두 팔어유? ㅎㅎㅎ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언제나 번창하시고 ,, 따뜻한 가계가될듯해요 ~~ 이사빛님 성품이 전해지네요 ~~
담배 피우세유??? ㅎㅎㅎ 슈퍼에서도 담배파는데 슈퍼에서 물건사고 담배는 일부러 우리가게로 오는 손님들도 있어유~~ ㅎ
와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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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가 하늘을 찔러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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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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ㅉㅉㅉㅉㅉㅉ
유머가 아니고 사실인데유~~ ^^
담배 피우세유??? ㅎㅎㅎ 이말이 아주 웃겻어유~~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