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화 여럿에게 맡기면서 어려워하는 부분 자주 듣곤 하는게 한복 실루엣 부분이다.
어떤 부분이냐면 예컨데 정장과 한복을 비교해보면 이럴것이다.
이 그림에서 왼쪽의 마른남자의 경우
정장을 통해서 체격이 있어보일 수 있고
한복의 경우는 볼륨감이 있고 신체결점을 가려주는 장점이 있기에 보다 체형보정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이건 일상생활의 이야기고 그린다고 한다면 인체형태 잡는게 어렵다는 고충이 있다.
뭔소리인고 하니...
1. 인체 잡기 어려움
저 풍성한 소매와 어깨라인으로 인해서
인물이 서있다, 앉아있다의 상황일 때 연출할 수 있는 다양한 포즈가 있는데 저 원피스형의 의상은 그걸 제약하는데다 저 풍성함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옷주름을 많이 그려넣어야하는데 은근히 그리기 쉬울것 같으면서 어려운게 저 한복이라고 하고 실제로 그려본 결과 그건 맞다.
정장처럼 특정 포즈를 취했을 때 인체의 포즈를 잡기 좋은데비해서
한복은 한복 모델이나 사극 장면보고 이 사람이 어떤 포즈를 잡았는지 투시하기란 쉬운게 아니다.
2. 양장 그려놓고 한복이라 우기기
게다가 그릴 때 자주 아차하는게 바로 정장처럼 그리는 버릇인데 이게 남성한복도 그렇지만 여성한복의 경우에는 드레스나 스판 느낌으로 왜곡해서 그리는 경우도 있다. 양장 그려놓고 옷깃만 그려놓는다고 전통한복이라 할 수 없는데(생활한복, 현대한복 카테고리라면 가능하비만)
원인은 간단한데 정장이나 슬림핏 의상을 예로 들면 이 인물의 몸을 강조하고 싶은데 보통은 웃통 까는 상황을 그리고 싶은데 옷을 입혀놓은 상태에서 강조하려다보니 한복 아닌 한복을 그려놓아버린다.
참고로 이거 이야기하는건 작가가 의도해서 퓨전한복, 현대생활한복 디자인한걸 제외하고 말하는거다. 퓨전한복은 어깨라인에 양장디자인을 적용하기도 하고 양장에서 쓰는 패턴을 활용해서 한복 만들기는 한다.
그런데 그냥 몰라서 그렇게 그린걸 말하는거다.
"어, 그거 그렇게 그리면 안됨. 내가 보내준 사진과 무슨 차이점 있는지 말해보셈."이라는 말을 듣고
5분동안 침묵 지키다가
"...뭐가 다른거죠?;;"
라고 되돌아오는데
이건 예를 들자면...
입문과정에서의 난이도가 심해서 그렇다.
한복기능사, 의상 패턴 디자인 같은거 배우면 어깨라인, 소매라인에 대한 구분할 수 있는데 모르고보면 다 똑같아보이기 때문이다.
3. 한복에 대한 이해부족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 옷고름, 치마말기의 용도를 모르는 경우가 생겨서
작가: 삼한일통님 완성했습니다.
나: 옷고름이 없는데요?
작가: 옷고름요? 그게 뭐죠?
작가: 삼한일통님 완성했습니다.
나: 말기가 없는데요?
작가: 말기요? 그게 뭐죠?
이런 대화 하는게 잦다.
그리고 자주 후회하는 부분인데 한복 그려봤다, 한복 좋아한다, 한복을 안다고 해서 어떻게 입는지, 아니면 어떻게 형태가 고정되는지 다 아는건 아니다.
음.. 더 쉽게 설명하자면 내가 정장입은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정장 단추를 안그렸는데 아무도 이상하다고 말 안하는것 같은거?
4. 자료부족에 의한 엉뚱한 자료고증
예컨데 고구려나 신라의 어떤 사건을 만화로 외주했는데 갑옷이 M모 방송이나 K모 방송의 광ㅁ토 어쩌구와 너무 너무 흡사해서 내가 보낸 자료의 갑옷이 고증 제대로 된거니까 다시 다지인해달라고 수정 요구한적이 있다.
아찔했는데 이들은 일부러 그런걸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컨데 고구려 갑옷 검색하면
높은 확율로 위 사극작품(영화 포함)이 뜰거고 그러면 그 갑옷이 고증 맞는갑다 하고 그대로 참고할 확율 대단히 높다.
역덕후 아니면 저 갑옷하고 고증된 갑옷이라는거랑 뭘 보고 구분한단 말인가?
역덕후나 사극마니아들에 대한 피드백 싫어하는 사람 많은데 나처럼 돈 주고 디자인, 수정까지 요구하는 사람 빼면 그냥 참견쟁이들 아닌가?
이거 해결법 생각해봤는데 문체부 차원에서 어느정도 고증된 시대별 복장 기준을 만들어서 거기서 창작 바리에이션 좀 가미하면 어떨까 싶다.
조선시대까지는 몰라도 그 이전 복장은 너무 사극 바이 사극이고
역사만화책이나 참고자료에서도 복원이 다 달라서 이거 보고라도 참고해야합니다. 할 만한게.. 음... 글림자 작가의 책이나 우용곡님 블로그 소개해보면 좋을듯 하다.
그런데 사극 의상 한번 이상하게 만들면 나중에 파생되는 만화책, 게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도 그 의상 활용하던데...;;;
EBS에서 몇억 투자한 어떤 웹툰 복장도 그러하듯...;;;
아... 그건 자료사진으로 넣는게 내 눈 건강에 안 좋을것 같아서
예전에 만든 이걸로 대체한다.
사극 웹툰이나 영상 만들려면 적어도 자료 이상한거 참고하지말고 이상한거 만들어서 자뻑 인터뷰좀 하지마.
여튼 한복 콘텐츠 만들려고 이것저것 아이디어짜고 복식사 만화 제작도 해봤는데
어떤 참고가 되었는지 솔찍히 모르겠다.
뭐 누군가에게 자극 되서 뭔가 나오면 그분이 내게 가르침 주겠지.
첫댓글 어릴 땐 선덕여왕 의상이 그저 예뻐보였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고증면에서는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