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거나 벤치에 앉아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거나 노을을 등에 업고 어딘가로 걸어가는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남자는 모르면 몰라도 아니 열이면 아홉 열 그녀의 앞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그런데 미래의 제 모습을 모르는 것 같이 여인의 앞모습도 미래의 일이므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거나 왠지 등이 따가운 시선을 느껴 고개를 돌리기 전에는 기대하던 얼굴인지 취향인 얼굴인지 속이 보이지 않는 검정 비닐봉지처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미래는 그런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미래를 미리 안다는 것은 신의 세계를 넘보는 것이다 미래는 희망이 웅크리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신은 미래의 저쪽 어딘가에 어느 순간 뒤돌아설 여인의 앞모습 같은 희망이라는 장치를 마런해 놓은 것이다
*1960년생인 독일의 현대 미술가 Sabine Liebchen이 그린 여성들의 여러 형태의 뒷모습을 보고 쓰다.
첫댓글 신의 세 계를 넘보는 것이다
미래는 희망이 웅크리고 있는 곳이다
네 쉬어 갑니다
늘 읽어 주시니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