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그냥 길에서 주운 lottery ticket(복권)이 당첨된 것은 아니다. 매일 내 깐에 뭔가 발견하는 재미에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고, 의문 나는 건 쑤시고 다니고, 무슨 clue(단서, 실마리)가 좀 잡힌다 싶으면 그 계통을 캐러 다니고 하여간 내 curiosity(호기심)로 정말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그런 것에만 몰두했다.
한 번은 운전 중, 건너편 길가에 ‘신기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기에 그걸 놓칠세라 길에다 그냥 길가에 차 세우고 앞뒤 안 보고 길을 건너다가 달려오는 차에 치어서 “Screech!”(끼-익 하는 소리) 세상 하직할 뻔하기도 했다. (그 뒤로도 그런 일이 몇 번 더 있었다.)
그 ‘신기한 장면’이라는 게 사실 별 거 아닌, 길가에 있는 fire hydrant(소화전)이었지. 마침 fire fighter(소방서원)들이 hydro-(물)을 빼고 있었거든. 뉴욕의 빈민가에 가면 더운 여름날 그걸 틀고 물맞이를 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토론토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 아닌가? 그러니 그걸 사진 찍어 책에 넣으면 hydro-(水)에 hydrant(給水栓 급수전)이 겹치니 얼마나 현실감 ‘짱’인 사진이겠는가?
- fire hydrant의 물을 마시고 있는 흑인 여성. New York City, Manhattan의 그 명성 높은 Harlem Street에서의 사진이다. 목마른 가난한 여성이 그 물을 마신다. 혹시 New York의 수돗물이 품질에서 세계 최고인 거 아시는지? 생수가 필요 없어 이걸 그냥 병에 담아 (bottled water) 파는 회사가 다 있다.
그러나 좋다 이거야. 건져진 것을 종류대로 추려서 창고에 차곡차곡 넣어뒀다. 즉 color slide로 찍은 사진을 분류해서 잘 저장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영어어휘 구성의 어떤 질서가 보였던 건데 Chinese character(漢字 한자)들에서도 그것과 같은, 서로 통하는 맥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English words와 Chinese character, 동양과 서양, 서로 아무 관계가 없을 거 같지? 아냐, 그게 아니더라구. 결국 고대 인간들의 발상은 같았던 것. ‘아, 이것들이 이렇게 서로 통하네···.’
그래서 1993년에 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와 같은 스타일로 1995년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자>를 출판했는데… 아, 그것도 대박이 나서 (이런 말은 없지만) 0.6 million seller가 됐지 뭔가? 참으로 그런 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준 독자들에게 감사, Thanks, 謝謝(사사)[셰셰]다.
그럼, 영어와 한자가 뭐가 어떻게 통하는데?
영어는 phonetic symbol(표음문자)이고 한자는 ideogram(表意文字 표의문자)로 서로 상극인데 뭐가 서로 통한다는 거지? 글쎄, 내 방식으로 갖다 붙이면 꽤 상통하데. 몇 예만 들어 보자. 영어에서는 물이란 단어를 만드는 라틴어에서 온 aqua-와 그리스어에서 온 hydro-가 있다. 한자의 氵변이나 마찬가지로 이게 달린 영어단어는 모두 물과 관계가 있다.
aquarium[아쿠아리엠]: 水族館(수족관) aqueduct: 水道, 水道橋(수도교)
aqua regia [아콰리지아]: (화학의) 王水 * 질산과 염산의 혼합액, 귀금속도 녹인다는 의미에서
hydrogen: 水素(수소) hydroelectric power: 水力 전기
anhydrous: 無水의 * a-는 無(없다)라는 뜻.
한자의 경우를 보자.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아는 물 水 변 氵가 있다. 氵이게 달린 한자는 모두 물과 관계가 있다. 그러니까 모르는 한자도 氵이 보이면 ‘아, 물과 관계가 있는 글자구나···’ 하면 된다. 어디, 몇 자 보자.
洋(양): ocean 海(해): sea 江(강): river 津(진): port
池(지): pond 汗(한): sweat(땀) 沈(침): 물에 잠기다 注(주): 물을 대다
泡(포): 물거품
- Busan Aquarium (부산 수족관)과 또 다른 aquarium services store. 부산 해운대에 가면 aquarium이 있지. 물론 우리나라 여러 곳에 있지.
집에 있는 어항도 aquarium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각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어항과 어항에 따른 서비스를 하는 store가 aquarium services인 것이다. tropical fish(열대어)도 팔고, filter도 팔고 기타 그것에 필요한 것들을 팔지. 사무실 로비의 대형 어항 청소도 해주고.
- 無水(무수)마그네슘. 장(腸) 검사를 할 때 미리 마시고 가는 액체. 물이 아니기에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
炎(염): 불꽃 * “炎症(염증)이 심해서 antibiotics(항생제)를 처방 받았어.”
炳(병): 빛나다 * 炳熙(병희), 炳哲(병철) 등 인명에 많이 쓰지.
熙(희): (불빛으로) 빛나다 (열): 뜨겁다 蒸(증): (불로) 찌다 * 蒸溜酒(증류주)
烹(팽): 삶다 * “兎死狗烹(토사구팽) 당했어….”
- Toronto의 중국인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경영하는 한국식 불고기 식당 華克山莊(화극산장)
화극산장엘 들어가 불고기를 시켜보았더니 테이블마다 강력한 흡입 기계로 아예 불고기판 아래로 연기를 모두 뽑아내어 밖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그러니 도무지 불고기 냄새가 나질 않아… 이러니 맛이 나나. 음식은 코로 냄새를 맡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야, 이거, 오늘은 이야기를 prologue(도입, 서막)밖에 못 했네. 다음 호에서 흥미거리 사례를 만나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