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주만 있으면, 우리말 겨루기가 네 자리 수를 찍게 된다. 사실 우리말 겨루기가 100회 특집은 물론이거니와 최강자전도 잘 열지 않는 게 현실인데, 실질적으로 특집을 한 회차는 400, 600, 900회 정도뿐이다. 그래도 1000회 특집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영광스러운 1000회를 그냥 평범하거나 연예인, 외국인으로 보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이번에 1대 100 400회를 언급한 이유는, 이 특집은 아쉬운 점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1대 100은 이미 역사 속으로 이사한지 8년이 흘렀지만, 퀴대와 우겨와 같이 퀴즈 트로이카를 이끌었던 프로그램이고, 100회 단위 특집이나 주년 특집도 자주 해 주어서 재밌게 본 바 있다.
한데, 400회 특집은 석연찮은 점도 많고,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래서 나도 1대 100을 좋아했지만, 얼마 보지 않고 다른 데로 채널을 돌린 바 있다. 물론 100회 특집을 무조건 성대하게 하라는 법은 없고, 제작진의 결정에 따라 달린 거긴 하지만, 400회 특집이면 적어도 과거 1대100 1인 우승자를 초청해서 대결을 펼치고, 셰프 특집은 다른 때 해도 좋았을 텓데, 왜 굳이 400회때 편성해야 했는지 의문점이 가더군요. 특히 맛녀가 먹방으로 흥행하던 시기라 최근 유행하는 먹방 유행에 편승하려는 거 밖에 안 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 그래도 400회 특집답게 이전 문제를 풀어보고,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면 그나만 나았을 테지만, 400회 특집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고, 셰프 특집 답게 요리 문제가 대부분이었죠. 거기다가 400회 특집이라고 북이, 킴이 찬스를 도입하고 조우종 아나운서와의 대결에서 승리해야 찬스를 얻을 수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패배되어서 미공개되었지만, 아마 예전 찬스였을 것으로 추측), 찬스 획득 게임이 더 가관이었습니다. 찬스 쓰기 위한 게임이 짜장면 빨리 먹기인데, 어느 분께서도 살다살다 짜장면이 저렇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 것도 처음일 정도로, 그 게임을 했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지나는 동안 자장면도 불었을텐데, 자장면을 먹는 분도... (만약 찬스조차 안 썼으면...) 차라리 찬스 게임을 200회나 300회처럼 예전 문제를 몇 문제 맞히어서 성공하면 찬스를 쓰도록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거기다가 안전 문제에서도 안 좋았는데, 11년 전 같은 방송사의 예능에서 떡을 빨리 먹는 게임을 하다가 떡이 기도에 막혀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지 못한 게 생각이 나더군요. 설령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급하게 먹으면 체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물론 돈쭐이 빨리 먹기 대결을 펼치고, 먹방이 예전만큼 아니지만 지금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걸 보면 변한 건 거의 없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이번 1000회 특집에서 옛 mc들 모아놓고 하는 것보다는, 1000회 특집이 성대하게 꾸며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대 100 400회처럼 형식적인 게 아니고, 실력자들의 한판승부가 열렸으면 합니다. 물론 언급했듯이, 이는 제작진들의 결정에 따라 달린 거지만, 글로벌 우겨로 1000회 특집도 한 달이나 미루어졌는데, 이번 특집을 통해서 우리말 겨루기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특집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