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948) - 마음에 새긴 편지
초록 들판이 풍년을 약속하는 8월이 문을 열었다. 카톡에 오른 지인의 문안, ‘초록빛 여름 8월의 시작입니다. 무더운 여름 슬기롭게 이기시고, 건강하고 싱그러운 계절 되세요.’ 모두들 그러하소서!
풍년을 준비하는 8월의 초록 들판
날씨 무덥고 촉촉하게 비 내리는 주일 오전, TV영상으로 수도권 대형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여하였다. 두 시간여 여러 채널을 돌려가며 경청하는 강론이 은혜롭다. 그 중 특히 마음에 닿는 것은 칠순에 접어든 원로목사의 인품과 신앙이 응축된 메시지, 그리스도의 편지다. ‘너희가 우리의 편지라 우리 마음에 썼고 뭇사람이 읽고 아는 바라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고린도후서 3장 2~3절)라는 말씀에 기초한 설교자의 강조점,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향기가 담긴 편지의 수신자이자 발신인이 되자.’
이를 들으면서 30여 년 전 아내와 함께 미국 여행할 때 참가한 신앙 강좌에서 전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1993년 여름, 3주간의 미국여행 중 첫 일주간 미국 텍사스주의 에빌린크리스챤대학교에서 가진 교민들의 신앙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그때 주최 측의 요청에 따라 발표한 간증의 제목이 그리스도의 편지, 30여년의 세월 지나 이를 다시 살펴보는 감회가 별다르다. 인생은 아름다워 시리즈도 그 연장선이기를. 다음은 그 내용.
신앙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한 에빌린크리스챤대학교의 모습
그리스도의 편지
‘너희가 우리의 편지라 우리 마음에 썼고 뭇사람이 읽고 아는 바라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한 것이며 또 돌비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심비에 한 것이라(고린도후서 3장 2~3절)
1. 제목의 배경
몇 년 전 한국의 남쪽 끝 남해대교 건너 노량에 있는 충렬사(이순신 장군의 사당)를 찾았을 때 돌비에 새긴 공의 성품과 공적을 살폈다. 그때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애국자요 수호신으로 여기는 장군의 행적을 돌비에 새긴 것이요 성경의 교훈은 마음 판(육의 심비)에 새기는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한 것(앞의 성경구절)의 좋은 사례임을 깨쳤다. 작년(1992년) 2월 모스크바 방문 때 찾은 공산주의의 원조 레닌의 무덤(사후 70년 넘게 미라로 보존된)에서도 같은 생각이었다. 형상으로 남은 것보다 마음으로 전해지는 메시지가 더 생명력이 강한 것임을. 그래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우리 마음 판에 크게 각인된 그리스도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문안드린다.
2. 펀지
1) 뜻 : 소식을 알리거나 용건을 적어 보내는 서간, 또는 전령
예, 승전보(승리의 소식을 전한 마라톤 전령처럼)와 기쁜 소식(눈의 밝은 것은 마음을 기쁘게 하고 좋은 기별은 뼈를 윤택하게 하느니라, 잠언 15장 30절)
2) 편지와의 인연 : 젊은 시절 15년을 체신부에 근무하면서 우편물 주무과장 3년 동안 한국일보와 함께 어린이편지쓰기대회를 주관하고 한겨울 편지 배달하다 눈속에 묻혀 순직한 집배원(1981년, 안면도 우체국 오기수 씨)의 비석도 세움
3) 직접 쓴 편지들 : 아내에게(결혼에 즈음하여 50일간 기도하며 쓴 글 ‘사랑과 행복에의 기원, 50년을 목표로 매년 결혼기념일에 쓰고 있음), 아이들에게(출생에 즈음하여 한 달 간 기도하며), 여행하며 가족, 친지, 학생들에게(이번 여행 중에는 장모에게)
3. 하나님의 편지
1) 그리스도 : 하나님이 보내신 가장 큰 메신저(너희의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니라(요한복음 14장 24절)
2) 성령 :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요한복음 14장 26절)
3) 성경 :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디모데 후서 3장 16~17절)
4. 돌비와 심비
1) 돌비 : 삶의 축쇄판, 업적과 표창의 상징(국립묘지‧공원묘지의 수많은 삶의 흔적, 공덕비, 효자비, 감사패, 공로패, 메달 등)
2) 심비 : 마음 판에 새겨진 기록, 약속, 강렬한 인상 등(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에 세운 새 언약은 이러 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예레미야 31장 33절)
5. 맺음말
우리는 돌비와 심비(마음 판)의 양면성을 지니고 살아간다. 곧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 심비에 새길 것은 인자와 진리(인자와 진리로 네게서 떠나지 않게 하고 그 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 판에 새기라, 잠언 3장 3절)요 마음은 생명의 근원(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장 23절)임을 새기자. 하나님의 평강이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립보서 4장 6절)
* 30여 년 전에 쓴 그리스도의 편지를 다시 살피며 충무공의 공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것을 확인하였다. 수십년 지나 충무공의 백의종군길(서울 - 순천 - 합천,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과 명량해전 승리의 길(진주 - 곡성 - 진도, 금년 3월)을 걷기로 답사하며 그 삶의 고뇌와 성취가 후대의 본이 됨을 깊이 새겼다. 그 한 부분, 지난 3월 한국체육진흥회의 명량해전 승리의 길 걷기의 마지막 행로인 진도에서 이순신 벽파진 전첩비를 접하며 다음과 같이 적은 것으로 30년 전의 피상적인 안목을 바로 잡는다. 사노라면 그런 일이 더러 있는 것을.
‘벽파 항 언덕에 위용을 갖춘 충무공벽파진전첩비(1956년 제막)가 우뚝하다. 진도군 문화설사의 설명, 880여 자에 이르는 비문은 이은상 씨가 짓고 진도 출신 서예가 손재형 씨가 한글과 한자를 혼용하여 새긴 예술작품이다. 비문에서 살핀 노래가사 한 구절, 열두 척 남은 배를 거두어 거느리고 벽파진 찾아들어 바닷목을 지키실 제 그 심정 아는 이 없어 눈물 혼자 지우시다. 이번 탐사를 통하여 새긴 교훈, 극한의 악조건에서도 철저한 준비와 완벽한 대응으로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전과를 거둔 충무공의 지략과 투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가 처한 대내외적 역경을 현명하게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너는 지략으로 싸우라 승리는 모사가 많음에 있느니라.(잠언 24장 6절)’
충무공벽파진전첩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