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관광의 실태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해야 된다며 꺽꺽 처우는 아내를 뒤로하고 묻지마 관광을
다녀왔습니다.
집을 나서며 물 먹은 솜 방망이처럼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고 뒤가 캥겼지만 지난번에
철썩같이 해 놓은 약속을 저버릴수 없어 이번 딱 한 번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눈을
감고 묻지마 관광을 가기로 했습니다.
시간에 맞추어 관광버스에 오르자 누가 틀어놓았는지 카세트 녹음 테잎이 돌아가며
"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빗물이 흐르고 내 눈물도 흐르고
잃어버린 첫 사랑도 흐르네....깜박깜박 김수희가 나와 무겁게 갈아앉은 분위기를 띠워
보려는듯 신나는 노래를 쏱아 놓고 있었습니다.
이렇게해서 말로만 들어오던 묻지마 관광을 난생 처음 떠났습니다.
야릇한 호기심과 함께 조금은 쑥스런 생각이 들었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차에 오르자
앞 자리는 미리 나온 사람들이 편한대로 자리를 잡고 앉아 가벼운 농담을 나누고 있었
습니다.
비좁은 통로를 따라 뒷 자리로 돌아갈때 일단의 여자들이 호기심이 땡기던지 곁눈질로
내 얼굴과 코를 집중적으로 처다보며 찬찮히 훑어내렸습니다.
애! 재, 마식깼따! 그치?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처럼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김수희가 남행열차를 부르고난 후 이번에는 어떤 남자 가수가 "외로운 내 가슴에 꽃 비
를 뿌려요" 흥을 돋구었습니다.
잠시후에 국민 가수 현철이가 나와 "이름표를 달아줘 내 가슴에" 가슴에 코딱지 이름표
를 달아 달라며 발악 발악 악을쓰며 분위기를 한 것 고조시켰습니다.
관광버스가 청주를 출발하여 푸라다너스 가로수 터널을 지날 즈음 은박지 쟁반 하나에
오곡 찰 밥과 반찬으로 다꽝이 나왔습니다.
묻지마 관광을 간다며 아침 밥도 얻어먹지 못하고 나온터라 개눈에 곳감 감추듯 찰 밥
한 그릇을 후딱 해치웠습니다.
현철이가 지혼자 씨부렁거리며 노래를 부르고 들어가자 이번에는 "사랑에 모닥불을
지펴 놓고 무정하게 떠난 사람아!" 애간장을 태우는 목소리로 저지래를 치겠끔 분위기를
잡아갔습니다.
고속도로 입구에 들어설무렵 얼굴에는 개기름이 좔좔 흐르는 한 50대쯤돼 보이는 아주머니
안내양이 앵무새가 지껄이듯 청산유수로 안내 방송을 했습니다.
"오늘따라 날씨도 쾌청하고 옷 깃만 스쳐가도 인연이라던데 여러분을 모시게 되어 반갑
습니다.
모쪼록 이 관광버스는 청주를 출발하여 소주를 지나 맥주를 처먹으며 양주대교를 거처서
월미도를 관광하고 둬 시간 개인행동 시간을 갖고 돌아오는길에 삽교천 방파제를 구경하고
청주로 돌아오면 오늘 모든 일정이 끝나겠습니다.
모처럼 무쟈개 좋은 추억을 만드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은 오늘이 있기까지 일정을 주선한 남녀 대표가나와 간단한 인삿말이 있겠습니다.
먼저 여자측 대표 나오세여.안내양이 들고있던 마이크를 여자 대표에게 넘기자
"안냐새여? (안녕하세요)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오늘은 아무 부담갖지 마시고 애인덜
하나씩 만드시고 오늘 있었던일은 일체 무덤속까지 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앙???."
부담은 있는대로 다 주어 놓고서 부담을 갖지말란다.
"그라고 뒷 동네 오라버니도 옆집 짤순이 엄마도 오늘 하루 다 잊어버리고 좋은 추억을
맹길어 갖고 나오세여. 이왕이면 임신을 시켜도 좋아요." 껄쩍지근한 농담인지 인삿말
인지 역시 푸로다운 인삿말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갖고 나오라던데 좋은 추억이 뭐지?
다음은 남자 대표가 나와서 인사를 하세요.
"화창한 봄날에 아릿따운 아가씨들을 모시게 되어 무쟈개 영광입니다.
짧은 만남이지만 긴 추억과 여운을 맹길어 나오시기 바랍니다. 그라고 지도 임신을 시키는
작업에 동참했으면 족컥구만유?"
남자 대표의 인삿말이 끝나자 기다리기라도 한 듯 멈춰섰던 테이프가 돌아가며"사랑도 했따.
이별도 했따. 사나이 마음 머물곳 어디더냐 라일라일 찻찻차! 라일라일 찻찻차!..."
여자 대표가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종이 컵에 깡 소주 한 컵씩을 따라주며 억지로 먹였습니다.
어떤 여자가 뒤를 따르며 은박지 쟁반에 족발을 담아 여기,안주여! 족발 하나씩을 입에 안겨
주었습니다.
족발을 씹으며 오물딱거리자 먼저 마신 소주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며 싸 하게 가슴팍을
훌치며 지나갔습니다.
이번엔 김국환이가 나와 "사랑이란 믿을수 없어! 믿을수 없어!" 자지러지게 노래를 부르며
바람을 가르듯 지나갔습니다.
몹씨 시장했던지 모두가 처먹는데만 정신이 팔려 누구 하 나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관광버스가 천안 삼거리 휴게소를 얼마 앞두고 누군가 오줌이 마렵다며 차를 휴게소에
세웠습니다.
차가 정차하자 쌍코피 터지듯 모두가 밖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도 시장에 따라 나선 씨오장이 처럼 화장실로 직빵 달려가 거총 자세로 고추를 세워
오줌을 깔겼습니다.
엇저녁에 마신술이 과했던지 고추가 히마리가 하나도 없어 손가락으로 고추를 받쳐들고
찔.찔.찔 오줌을 쌋습니다.(에이 찝찝해라 손가락에 다 묻었네)
오줌을 누은후 차에 오르며 이번엔 내가 여자들의 얼굴을 살피며 자리에가 앉았습니다.
맨 앞 좌석에 빨간 나시옷에 흰 티를 입은 여자가 그중에서 가장 이뻐 보였습니다.
서둘러 나온 탓에 부라자를 안했던지 새끼손가락만한 젓 꼭지가 앵두처럼 톡 튀어나와
눈요기를 주며 사그러든 모닥불에 기름을 부었습니다..(마씩깼다...그치?)
천안 휴게소를 출발하자 또 다시 깡소주 한 컵씩 돌았습니다.
술이 알딸딸 취해야 대담한 행동이 나오는지 억지로 술을 자꾸만 퍼 먹였습니다.
빈 속에 술이 한 고뿌 돌고나자 몸이 히마리가 빠지며 수줍움도 사라젔습니다.
중간에 오이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는데 짓굿은 친구가 오이로 거시기 작품을 만들어
앞뒤로 흔들고 다니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되었습니다.
평택을 지날무렵 이번에는 노래방 시간을 갖는다며 각자 노래 신청을 받았습니다.
누군가가 남행열차를 흔들어대며 부르자 맆스틱도 바르고, 도로남도 부르고 아파트도
댕겨오고, 뽕짝. 지르박. 도롯또. 부루스 등 생각나는대로 한 곡조씩 뽑고 지나갔습니다.
한 참 후에 내 차레가 돌아와 돼지 목따는 소리로 "콩밭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다 젔는다"
음정 박자 상관 없이 노래를 부르자 시쿤둥한 표정들을 지었습니다. 그래도 99점이나
나왔습니다. (애구 진짜로 쪽 팔리네..)
내가 얼렁뚱땅 노래를 끝내자 어떤 젊은 녀석이 빠른 템포의 노래로 분위기를 띠웠습니다.
열녀인척 꿀먹은 벙어리 처럼 의자에 앉아 있던 여자들이 어디서 용기가 솟았는지 비좁은
통로로 쏟아져 나와 흔들고 땡기고 찌르며 불 구덩이로 몰아갔습니다.
한참을 흔들어댄후에 이번에는 "가랑잎이 한닙 두입 떨어지는 지난 가을날" '허무한 마음'
이란 노래로 분위기를 흐느적 거리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너 나 할것 없이 짝을 만들어 얼굴을 비벼대며 거시기를 최대한 밀착시킨채 비비고,흔들고,
문지르며 토사 광란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시기를 비벼가며 눈이 맞았는지 노래가 끝나자 자연스럽게 짝꿍이 정해져 고목나무에
매미가 달라붙듯 자리를 틀어잡고 앉았습니다.
내가 일지감치 점 찍어 두었던 빨간 나시옷을 입은 여자는 일행중 가장 푸레이보이 기질을
가진 녀석이 전쟁터에 나가 무슨 전리품이라도 챙긴냥 히죽히죽 웃으며 여자를 꼭 껴안고
가진 수작을 다 부리고 있었습니다.(蓋 쉐끼, 造捌 넘! 욕이 저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여자보다 남자가 두 명 적은탓에 나에게도 짝궁이 정해젓습니다.
먹빛보다 더 진한 선그라스를 눌러쓴 그녀가 내 옆 의자에 와 앉았지만 영 입맛이 땡기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서먹 서먹한 감을 털어내려고 묻지마 관광의 철칙인 묻지마를 자꾸 캐물었습니다.
미주알 고주알 꼬치 꼬치 캐 묻는게 아니라던데, 나? 파로호.오팔 년 개띠구 사창동에 살아
지금은 에로 작가 지망생이구.. 그이상은 묻지마.....
그녀도 간단히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나는 삼식이 엄마구, 자기보다 나이는 덜 먹구, 지금은 백수녀야...
근데여? 운제부터 자기가 되었어?
또 다시 술이 한순배기 돌았습니다.
술하고 사돈을 맺었는지 아니면 술하고 무슨 웬수가 지었던지 계속해서 술잔이 돌았습니다.
묻지마를 다녀와서 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다 작전이래요. 일보 전진을 위한 고난도 작전요.
이번에는 풀 타임으로 오락시간을 가젔습니다.
버스는 지칠줄 모르고 서해안 고속도로 어디쯤인가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비좁은 통로로 쏟아져나와 흔들고, 찌르고, 땡기고, 비비다보니 어느새 우리가
가려던 목적지 월미도 선착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百問이 不餘一見이란 말이 있습니다.
말로 골백번을 듣는것보다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는것이 훨 났다는 얘기지요.
몸소 체험을 해 봐야 인천물이 진짜로 짠물인지 사이다가 많아도 고뿌가 없으면
정말로 사이다를 마실수 없는것인지 묻지마 관광을 가면 거시기 홍콩도 덤텡이
로 갈수 있다던데 그 말이 그진말이 아닌지 알게 아닙니까?
아무튼 관광버스가 청주를 출발하여 월미도를 향하여 가는 중간 중간에 풀타임
오락시간을 가진후 모두가 지처서 쓰러질즈음 월미도 선착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안내양은 관광버스를 출발하며 월미도에서 2시간 가량 자유시간을 줄터이니 무지
재미난 추억을 만들라며 알듯 모를듯 여운을 남기더니 철썩같이 믿은 약속과는
달리 30분이라는 짧은 자유시간이 주어젔습니다.
12시에 떠나는 유람선의 출발 시간을 맞추어야 된다며 멀리 자리를 뜨지 말라며
신신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통밥을 굴려봐도 30분이란 시간은 쓸모없는 자투리 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여기서부터 김이 팍팍 새기 시작했습니다..
번갯불에 콩 궈먹듯 빠듯한 일정에 쫏겨 앞 뒤 돌아볼 틈도없이 부둣가 여객선
대합실쪽을 우루루 달려갔습니다.
와아~~~! 월미도다!
어디서 불어오는지 바닷 바람에 비릿한 갯내음이 물씬 풍겨왔습니다.
우리 일행이 원족나온 유치원생처럼 방파제를 향해 정신없이 뛰어가자 속모르는
할머니가 점심이라도 먹고가라며 소매자락을 붙잡고 늘어젔습니다.
부둣가 선착장에 다다랐을때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병아리들이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하낫뚤 하낫뚤 앉았다 일어섯다를 반복하며 더러는 저지래를 치기도 하고
더러는 몸을 비비꼬며 코딱지를 후비며 딴전을치며 놀고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저녀석들은 뭘 보려고 여기까지 올라왔지, 설마? 묻지마? 다친데요.
방파제에 도착할즈음 희자매가 부른 '연안부두' 란 유행가가 바닷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멀리 멀리 퍼저나가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한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 싣고오기에
오는사람 가는사람 마음마져 설래게하나.
부두에 꿈을 두고 떠나는 배야........."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모든 예술은 바다에서 시작되고 바다에서 끝난다고,"
"詩가 있는곳에 물고기와,게와,갈매기가 있고 바다가 있는곳에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의 바람기가 발정한 게의 이미지를 더욱 인상깊게 하는 묻지마관광이 있다"
일찌기 바이런과 타골이 좋아하는 바다는 삭막한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묻지마관광을 선사하는 꿈의 요람이기도 합니다. 마져? 맞는말여?
선착장에 도착하고나서 지금까지 상상했던 월미도앞 바다의 낭만이 얼마나 허황
된 꿈이었나를 금방 깨닳을 수 있었습니다.
칙칙하기 이를데없는 잿 빛 바다, 파도가 칠때마다 물결에 밀려 이리저리 떠다
니는 기름덩이,고철덩어리가 다된 페 선박,생선 찌꺼기,죽어서 내다버린 동물의
사체,스치로폴,떨어진 장화짝이 파도가칠 때마다 바다위를 둥둥 떠다녔습니다.
크게 실망하여 부둣가를 거닐때 여기가 6.25 전쟁때 인천 상륙작전을 감행한
한 곳이라는 전쟁 승전 기념 푯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당시 유엔군사령관 맥아더 원수가 전함 261척을 이끌고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
을 성공한 지점인 적색. 청색. 녹색. 해안중 녹색해안으로 해병대가 혁혁한 전공
을 세운 곳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월미도는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나의 부모님이 이곳에서 부두 노동자로
생활 하며 모진 삶을 연명하였던 애환이 서린곳이기도 합니다.
50년이란 세월이 훌쩍 흘러 지금은 옛 정취를 하나도 찾을수 없었지만 이곳 어디
쯤엔가 부모님이 사셨다는 역사적 진실앞에 쓸쓸함이 다가왔습니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어떻게던 눌러 앉았으면 지금쯤 내가 월미도 횟 집 사장 노릇
을 하며 떵떵거리며 살고 있지나 않을까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엄니도 오는사람 가는사람 소매자락 끌면서 댕겨가유 '호객행위'를 하구요..
한참 영양가없는 생각에 정신을 팔고 있을때 정해진 시간이 훌쩍 다가왔습니다
대합실 입구에는 유람선을 타려는 사람들과 먼저온 우리 일행이 마네킹 처럼
늘씬하게빠진 불가리아 여인"히미라" (22세)를 호기심으로 바라보며 농담을 건네
고 있었습니다.
히마라는 눈 웃음을 지으며 여행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불가리아와 요구르트를 먹어서 그런지 살결이 매우 희고 깨끗하고 보드랍
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일행을 마지막으로 코스모스호에 승선하자 유람선이 바다위를 미끄러지듯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선착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피서철이 아니라 그런지 객실은 텅텅 빈채 깔끔하게 제복을
차려입은 종사원만 객실을 오르내리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었습니다.
어디를 어떻게 여행하는 유람선인지 단 한 마디도 이렇다할 안내 방송이 없어
답답한 느낌과 함께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조금만 신경쓰면 더 좋았을텐데.
1층 객실은 나이트크럽처럼 오색 꽃 불 등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어지러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유람선이 월미도를 떠나 점점더 멀어저갈 때 쯤 정해진 레퍼터리에 따라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불가리아여인 4명이 은밀한 부분만 살짝 가린채 무대위로 올라
와 빠른템포의 음악에 맞춰 맺돌작만한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신나게 쌈바 춤을
추었습니다.
온 몸을 흔들어댈때마다 늘씬한 관능미가 눈과 거시기를 피로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넋을잃고 바라보는사이 이번에는 남녀 한 쌍이 무대위로 올라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최대한 우아하고 멋지게 포크땐스를 추었습니다.
유람선이 영종 대교를지나 월미도로향해 되돌아올 즈음 고고타임을 가졌습니다.
모두 무대위로 올라와 흔들고 찌르고 비틀고 흐느적거림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시끄러운 소음을피해 3층 갑판 위로 올라오니 초여름 햇살이 갑판위로 쏟아져
내리며 끈적 끈적하고 비릿한 갯내음이 풍겨왔습니다.
갑판위로 갈매기가 나르며 끼륵 기륵 처 울 그때서야 내가 바다위에 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선상 여행을 마치고 선착장엘 돌아왔을때 점심때가 훨씬 지난뒤었습니다.
배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횟집으로 달려가 정신없이 회를 먹었습니다.
(진짜 마식갰다.)
여기서도 소주와 회를 번갈아 먹고 마시며 몇 번인가 술잔이 돌자 머리가 핑
돌았습니다. 미첬고마잉~~.
술잔이 연거푸 몇 잔 돌고나자 염치없는 놈들이 미리 점찍어 두었떤 짝꿍을 찾아
술을 억지로 처 먹이며 가진 수작을 다 부리고 있었습니다
쪽제비 같은 녀석은 상치 쌈에 회를 넣어 만든 회 봇쌈을 만들어 입속에 넣어
주기도 하고 또 다른 녀석도 수저로 회를 덥석 집어 여패 짝궁의 입속에 넣어주
며 "자기, 많이 먹어!!! 아랐찌? " 입속으로 들어가려던 회가 밖으로 튀어나오
며 구역질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다고 누가 팍팍 주기나 준다더냐?)
아무튼 점심을 처 먹으며 본격적인 불 꽃튀는 탐색전이 벌어젔습니다.
이럴땐 사람도 별 수 없는 짐승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술이 많이취한 녀석은 젓이건 어디던간에 여패 짝꿍의 몸을 떡 주무르듯 주물러
댔지만 그럴수록 여자들은 춘정을 이기지 못해 점점더 발광을 했습니다.
그래 내가 뭐랬어 ? '자유 시간을 충분히 주랬쟎여?'
잠시 쉴 여유도 없이 점심 식사를 마친후 취기가 잔뜩 오른채로 다음 목적지인
삽교호를 향해 차를 신나게 몰았습니다. 비틀 비틀...운전 기사님만 빼놓고 모두
술이 취하여 비틀 거렸습니다.
세계적인 여행가 '토니 휠러' 는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며 지금까지 100 여 나라를
둘러보고 30권이나 넘은 여행 안내서를 펴냈다.
진짜로 처녀여행가 '한비야'도 순전히 발 품만 팔아 지구를 세바퀴 반이나 돌고나서
여행기록을 여러권의 책으로 펴냈다.(많이 팔렸데요)
토니 휠러가 배낭을 짊어지고 100 여 나라를 싸돌아 댕겼던 한비야가 발 품을 팔아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돌았던 파로호가 쥐뿔도 없는 살림에 현찰 박치기로 묻지마관광
을 다녀왔던 여행은 다 같은 여행이 아닌지요?
차원이 다르고 "질" ? 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서 옛말에도 類類相縱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세상 사는일이 다 알고보면 끼리끼리 노는거더라구여)
또 초록은 동색이란 말도 똑같은 말이구여."등신"염생이 풀 뜯어먹는 소리 하구있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겠어요. 묻지마관광에 조개탕이 나오면 먹으면 그뿐인걸요.
오후 세 시가 다 돼서야 관광버스가 삽교천을 간다며 월미도 선착장을 출발했다.
삽교천을 향하여 가는중에도 비실 비실 흔들림은 그칠줄 모르고 끝없이 이어젔다.
가는 길에 버스가 신호를 기다리며 잠시만 주춤거려도 너나 할 것 없이 비좁은 통로로
우루루 몰려나와 시에미 묘 터 다지듯 힘있는대로 발을 굴러가며 정신없이 흔들어 댔다.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오는냥 최후의 발악을 하는것 같았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겠다" 며 아주 착한 얘기만 골라서 했는데 묻지마 관광에 나선 사람들은
오늘 하루가 다 가기 전에 조개란 조개를 모조리 캐고 고추를 심으려는지 지칠줄
모르고 깊고 깊은 수렁으로 빠저들었다.
("수렁에서 건진 내 딸" 영화를 보더라도 건져놔 봐야 만신창이가 다 되었던데...)
아무튼 사랑은 흔들림으로 시작된다더니 묻지마관광이 이짝이 났어요.
흔들림으로 시작하여 흔들림으로 끝나겠네.
"사랑은 언제나/ 흔들림으로 시작된다//......./어찌 흔들림 없이/어지러운 지상에/
사랑을 세울것인가// 몆차례의 흔들림으로/우리의 삶도 깊어가고/흔들림으로 하여/
우리의 사랑도/ 비로소 사랑이 된다// 詩 김성옥.
관광버스가 인천 월미도를 벗어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한 참 달리고 있을때 술 기운이
빠젔다며 또 다시 (어게인) 안주없는 깡 소주가 나왔다.
무조건 한 고부씩 소주를 억지로 떠 넘기는 바람에 주는대로 다 받아 마셧다.
운전기사 아저씨도 덩달아 흥이나던지 이번에는 카세트 테이프를 medley로 바꾸어
보륨을 최대한 올려 놓아 하수구에서 흙탕물이 쏟아지듯 고막을 찢어내는경음악이
콸콸콸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
짜라라라. 짠 짜. 네 박자 속에... 낙똥강 강빠람에 치마폭을 스치면... 현철이도 코딱지
이름표를 달아 달라며 뗑깡을 부리고 나서 김국환이 댕겨가고 김수희.이수일.라훈아
동생 너운아도 또 다시 댕겨갔다.
다음은 신시내란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다.
"히히히 히이! 안녕하세여? 저 똥빵갠대여 시방부터 노래를 할라구 하는디 좀 못해도
내 노래좀 들어볼라여"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사람은 잘난대로살고 못난사람은 못난대로산다아..
야야야들아 내말좀들어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 판친다.
싱글벙글 싱글벙글 고추들 세상 방실방실 방실방실 조개들세상...
묻지마 광광에 썩 잘 어울리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더 묻지마관광을 표현한 노래가 세상 어디에있으랴..
원래 내 주량은 소주 반 병인데 주는대로 받아마신 술이 소주 한 병을 넘게 마셨다.
연거푸 마신 술로 취기가 잔뜩 올라 그만 앉은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삽교천을 향해 가는 도중에 잠깐 필름이 끉기는 바람에 차 안에서 어떤일이 벌어젔는지
재미난 이야기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후배 녀석이 어서 일어나라며 흔들어 깨워 눈을 떠보니 앞 좌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어물전 골목을 향해 우루루 몰려갔다.
어물전 골목으로 들어서자 생선 썩는 냄새와 함께 비릿한 갯내음이 역겨움을 주었다.
어떤 생선가게 앞에 이르렀을때 생선가게 아저씨가 자반고등어 머리를 자르다 말고
손뼉을 처가며 '싱싱한 자반고등어'를 사 가라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가며 사람을
불러모으고 있었다.
수박 걷 핧기식으로 대충 어물전 구경을 마치자 앞서 가던 안내양이 어느 주막집으로
우리 일행을 안내했다.(사실은 끌고들어갔어요. 아마 거시기가 쪼금 있나봐여.)
우리가 들어간 집은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집인데 연탄 화덕을 사이에 두고
빙 둘러 앉아 조개를 구워 먹었다.
피조개. 키조개. 바지락. 대합. 꼬막. 모시조개 홍합 기타등 등 생전 보도 듣지도 못한
여러 종류의 조개가 한 바구니씩 담겨나왔다.(진짜루 마식깼따! 그치?)
안내양은 조개를 캐며 잊지못할 좋은 추억을 만든다더니 결국은 조개를 구워 먹으며
잊고 싶은 추억만 만들었다.
아무튼 똑같은 조개? 는 아니지만 여러종류의 조개를 구워 먹으며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관광 버스가 평택을 지나 천안을 들어설 무렵 아직도 아쉬움이 남았던지 술을 있는대로
따라 마시며 토요일 밤의 열기속으로 분위기를 몰아갔다.
또 다시 똥방개 신시내가 나와 '세상은 요지경' 을 부르고 들어갔다.
천안을 지나자 어느새 차창밖으로 땅거미가 지며 어둠이 내려 앉기 시작햇다.
목적지가 가까워질 수록 밀고, 땡기고, 흔들고, 찌르고 좀처럼 광란의 열기가 식을줄
모르던 묻지마관광도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
하 나 둘씩 자리를 잡고 앉아 더 이상 묻지 말라더니 명함을 주고 받으며 아쉬운
이별 준비를 했다.
눈을 감은채 하루일과를 생각해보니 고적 답사나 먹기위한 이벤트도 아니고 이것 저것
뒤섞인 잡 탕 이벤트가 되어 가슴 한 구석이 텅 빈 느낌이 들었다.
관광버스가 시내로 들어설무렵 몇 명의 남녀가 2차를 간다며 차에서 내려 어둠속으로
사라젔지만 그담 일은 난 증말 몰라요.
목적지에 도착하여 검은 sunglass를 눌러쓴 여인이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나를 흘끔
바라보며 작별 인사를 했지만 댓꾸도 하지 않은채 아내가 입원한 병원으로 달려갔다.
입원실에 들어서자 아낸 수술한 부위가 몹씨 아픈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끙끙 앓고있었다.
아내에게 다가가 수술부위를 어루만지자 아내는 나를 외면한 채 입술을 파르르떨며
모루 누워 눈을감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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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씁쓸하네여`~~ 글은 읽고 나니 맘이 착찹해지네여`~
그말로만 듣던 뭇지마 관광 무슨말이 더이상 필요하겠어여 비내리는 이아침 참 묘한기분이네여
난이 나하고 묻지마 광광 한번 갈텨?회비는 얼만디?근데 난40댄데 괜찮을까?
우리님들 반가워요.......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네여(건강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나도 묻지마 관광한번 가고싶다
인생은 격어봐야 안다고 ㅎㅎㅎㅎ다음엔 저두 끼어 주세요...ㄲㄱㄲ곡꼭이요 참말경험을 해봐야 알겻 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