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밴드를 해오면서,
참으로 여러 가지 일이 많았을 것이라는 건 모두들 충분히 짐작하리라 믿네.
가슴이 터질 듯 벅찬 기쁨의 순간, 눈물이 채 나올 수 없는 비통한 기억,
한 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막막함....
그저 부질없는 동네 아이들이 시작한 골목 행진이 이토록 아름다워지고,
이토록 커지고 강렬해질 줄이야 그 누가 알았겠는가.
노브레인과 전국의 친구들이 이루어낸 것은
아직은 작지만 소중한 것이라고 믿고 싶네.
나 불대갈, 차승우, 황현성, 그리고 비워 놨던 자리에 다시 선 정재환.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 넷은 다시 같은 곳에 모여서 웃었다네.
그 동안 어떤 고비와 위기도 넘길 수 있었던 건,
전국의 친구들이 항상 우리 빈자리를 채워줬기 때문이라 생각하네.
그런데, 앞으로 노브레인에서 차승우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네.
끝까지 한결같을 줄 알았던 승우가 방향을 틀어버린 것 같다네.
끝까지 외길을 고수하겠다던 승우는 다른 생각이 많아져 왔던 것 같다네.
지속되어 온 의견 대립과 불분명한 태도, 잦아져 온 돌발적인 행동에,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승우가 외국으로의 유학 길을 선택했다네.
자그마치 7년이라는 시간동안,
밴드 멤버들과는 물론, 전국의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며 청춘을 외치던 기억들은
우리에게도 그렇듯, 승우에게도 무척이나 소중하리라 믿고 싶다네.
노브레인은 우리가 애당초 가기로 한, 그 길을 걸을 것이네.
처음 모였을 때에 얘기한 그 목표를 향해 계속 달릴 것이네.
우리 모두가 극복해야 할 것은 현실이 아니라, 우리자신이라고 생각한다네.
우리가 불만 가져야 할 것은 세상이 아니라, 스스로의 나약함이라 생각한다네.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인생의 중대하고 과감한 선택을 한 승우에게 격려를 보내주게.
부디 승우가 밖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잘 되었으면 하고, 모두 웃으며 보내주세.
언젠가 다시 만남을 갖게 될 때, 서로 더 발전된 멋진 모습으로 만나게 되길 바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