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도 부루스

[G2뽕똘(권정욱)]

오전 10시 삐리한 조사 3명이 부산 신평주차장에 모였습니다.

밤 근무를 자청하여 허댄끝에 얻은 연휴여서 그랬는지 뻘건 토끼눈을 해가지고....

한 녀석은 구명조끼를 잊어먹고 안가지고 왔고 한놈은 등산화를 신고 나타나고...

감생이 생포를 명 받은 중차대한 이 마당에 군졸들의 꼬락서니이라는 것이 영.....

도끼눈으로 불호령을 내리고 나서 우리는 포부도 당당하게 차를 몰았습니다.

고속도로를 접어들면서부터 우리는 이미 통영권 감생이를 다잡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유는 이상하게 생긴(ET보다 쬐매 잘생기기는 하였지만)

윤대리가 게거품을 물면서 열변을 토하는 무용담 때문이었습니다.

"조용히 해라 운전하는데 방해된다."

"썩을 것이 어디 감히 프로조사가 말씀을 하시는데 테클을 ....."

"프로조사들이 들으면 너 회쳐먹을지 모르니 프로프로 하지마라"

"이것이 나이트에가서 아짐씨 꼬시는 실력을 보고도 인정을 안하네"

"야 꼬셔도 감생이를 꼬셔야지 어디 꼬실것이 없어서 뽁쟁이를 꼬셔가지고

너 취미 희안하데. 똥배가 뽈록한 그런 여자들을 무척이나 사랑하더만?"

"이것이!!!!!"

침묵을 깨고 김과장이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노래미하고 쏨뱅이도 꼬시던데 뭘"

"그렇기는 하지. 대가리 노란물 들인 것하고 조디가 쪼삣한 것하고.

와!~~~~~ 찔리면 아프겠데"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휴게소에서 커피도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차는 목적지를 향하여 달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뿅같다고 할만큼 들떠 있었습니다.

통영을 지나고 거제 구다리를 지나서 드디어 거제어구에 도착하였습니다.



을지호에 차를 싣고 15분정도 달려 한산도에 도착.

해안도로를 타고 한 15분가량 달려 장작지 방파제에 도착하였습니다.

바람도 적당하게 불고 날씨도 따뜻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떠날때부터 비는 오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하고집이 3인방이 아니었으니

그런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만 과연 이런 날씨에도 감생이를 걸수있을까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채비를 총알같이 하고 방파제 끝으로 일제히 엎어졌습니다. 엎어지다니....

그정도로 번개같이 달겨들었다는 표현이지요.

나도 그랬으면서 푸드덕거리는 두 녀석에게 가소로운 눈초리로 일침을 가했습니다.

"어허~~~~~~~~~경거망동을 한다고 감생이가 무냐? 체신머리 없어 `흠흠`"

여유자적한 거동으로 물의 온도를 측정하고 무성하게 자란 몰들을

유심히 살피는 세심함으로 초보인 두 녀석과의 차별화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바다에 눈이 확 뒤집힌 녀석들 귀에는 그런 말이 들릴리가 있었겠습니까.

그리하여 눈까리 씨뻘건 허접한 조사 3인이 드디어 낚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용감하게 품질을 하고 아주 노련한 폼으로 찌를 날렸습니다.

(여기서 잠깐. 위의 말은 모두 거짓이나 사회의 물의가 예상되니 그냥 넘어가십시오

윤대리 성깔이 장난이 아니므로 이렇게 어려운 부탁을 드립니다. 윤대리는 두번

투척하였으나 두번다 줄이 엉겨 푸는데 30분이나 소요 되었음을 고자질 합니다.^^)



입질이 전혀 없었습니다.

1시간이 흘렀습니다. 2시간이 흘렀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갑니다.

순간 꼼꼼하게 챙겨 배낭에 넣어온 초고주장이며 깻잎이

그리고 매운탕거리가 선하게 떠올랐습니다.

우리 셋은 삐꾸에 가득 담긴 밑밥만을 어둑해지는 밤바다를 향해 하염없이 던지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방파제의 등대가 불을 밝혔습니다.

전자찌로 채비를 교체하였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씨꺼먼 밤바다에 떠있는 전자찌의 불빛은 환상적이었읍니다만

기대와 기운은 점점 빠지고 있었습니다. 윤대리는 쪼그리고 앉았고 김과장은 담배만

뻑뻑 피워대고 있었습니다.

찌의 황홀함에 혼수상태에 빠져있는데 스르르 찌가 잠기고 있었습니다.

`왔구나`

대를 힘차게 들어올렸습니다.

묵직한 무엇이 저 어두운 바다 밑에서 저항하고 있었습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너무 오래동안 기다렸던 순간이었습니다.

릴을 노련하게 돌리며 뒷줄을 풀었다 놓았다 했습니다.

다년간 낚시를 하였던 전문조사의 경험으로 봐서 이것은 분명 대물이라는 직감이

딱다구리가 뒷골을 쪼듯이 따갑게 전해 왔습니다.

줄을 점점 팽팽해지고 대끝은 곡선을 그리며 흔들리고 그것을 지탱하며 노련하게

줄을 관리하는 나의 멋진 모습이 더해지고 있었으니 이 절묘한 파이팅은 거의

대하 드라마 였습니다.

그런데 더이상 릴을 돌릴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놈이 저항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다를 쪼갤듯이 반항하는 그 시꺼먼 물체는

'아이구'

갯바위을 무성하게 뒤덮은 몰이었습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기 무섭게 줄은 터지고 전자찌는 둥둥떠서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뜰채를 찾아 허둥대는 나의 모습을 보고

옆에있던 윤대리가 키득키득 웃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밤을 꼴딱 샜는데도 입질을 없었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김과장을 이미 잠에 곯아 떨어졌습니다.

윤대리는 라면을 끓인다고 꼼지락 꼼지락....처량 그 자체였습니다.

나는 어떻하던 한마리 걸어보겠다고 눈에 쌍씸지를 켜고 바다를 째려보고 있었습니

다. 한판 붙어 보겠다는 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깨구리 이단 옆차기였습니다.

"수온이 너무 찹네"

윤대리가 한마디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온은 괜찮았습니다.

"몰때문에 낚시를 할수가 있어야지"

그러나 봄 감생이 낚시에 몰이 없으면 조과도 없는 것이지요.

낚시 방송을 너무 과하게 시청한 윤대리가 낚시 안될때 하던 프로들의

말을 주절대고 있는 것이니 무시하고 넘어갔다고 칩시다.

그러나 당당하게 차별화를 선언했던 내가 비를 맞고 서 있는 꼴이

녀석과 같이 물에 빠진 쥐새끼 신세가 되었으니 비통하고 통탄할 일이었습니다.


꼬박 밤을 밝히고 아침이 찾아왔으나 새벽녘부터 아직 입질은 없었습니다.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깻잎도 동네 노인에게 물 한통과 바꿔치기 하고

쓰레기는 거렁뱅이 밥그릇 핥듯이 깨끗하게 청소하고.....

셋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

3B 와 5B 전유동과 전층조법....목줄 4미터.....

머리속에는 손자가 병법을 꿰듯이 하고 있는데

이런 난해한 조법을 일찌기 깨우치고

낚시에 대해서는 신선의 경지까지 올랐다고 자부하던 내가^^

가격도 상당한 신형무기(낚시대)를 들고 A급 방탄조끼와 굵은 철사 박힌 신형군화를

신고......

아~~~~~~~~~

복쨍이 한마리 못걸고 돌아가야만 하는가.

셋은 머리에 소금을 잔뜩 뿌리고 축 쳐져서 돌아오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거제 대교를 건널때 다리밑 방파제에서는 비가 오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에 취해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김과장이

"저기 가서 한번 하고 가자. 사람이 많은 것으로 봐서는 뭐가 되는갑는데"

대꾸도 하기 싫었습니다.

횡설수설하는 놈은 사형을 시키거나 최소한 구속은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요.

"오늘 같은 날은 연산동에 물 좋겠다. 아는 조용필(웨이터 별명)이가 이런날

오면 물좋다고 하던데"

윤대리가 중얼거렸습니다.

정말이지 윤대리는 뜨겁은 놈입니다. 뜨겁다 뜨거워.



그러나 그렇게 고생바가지를 뒤집어 쓰고 이틀을 지랄같이 보냈어도

마음이 후련한 것은 무엇일까요.

다시 와서 반드시 몰황을 복수하겠다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조금만 더 달리다 보면 셋은 다시 평상으로 돌아가 농담도 하고 커피도 먹고

대진 식당에 가서 돼지고기 두루치기도 먹고 하면서 즐거워 할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낚시라는 것이 그런 것이라는것을 ........

인생이라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조금 깨우쳐가는 40대의 우리가

낚시를 통하여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벗으로서 영원히 우리 셋과 같이 할것이라는 것을....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것을 잘알고 있습니다.



우리 셋은 그날 비만 쫄닥 맞고 배도 쫄쫄 곯아가며 완전히 쥐새끼 되어서

부산에 입성하였습니다.

"다음주에는 어딜 한번 가볼까?" -----> 윤대리

"대호섬 어떠냐?---------------------> 김과장

"그럴것이 아니라 아라비안 나이트 어떠냐. 하단에 있는데 물 좋다더라 ㅎㅎㅎ"->나

"으하하하하하하"-------------------->셋모두다



다음주에는 대호도로 떠나볼까 합니다.

계획은 짜놓았으나 그날은 아무도 시간이 나지 않을 것을 .......

그래서 그 계획은 무산될 것을

우리는 뻔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획은 짜 놓았습니다.

낚시라는 것이 그런것 아니겠습니까.

[겨울나그네(곽봉선)]

ㅋㅋ~ 글을 참 재미있게 쓰시네요.(2번째 칭찬)...언제 한 번 우리낙조 정출때 오시면 소주 한 잔 하면서 수 인사나 한 번 하시지요. 세 분 모두...

[마징가s(서정남)]

정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이게 모두 낚시꾼에 일상이 아닐까 싶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나태공]

잼있는 조행기 잘읽고 퍼갑니다. 맹열조사님들 열심히 하시면 반듯이 정복할날이 있을거니다. 화이팅 ..~~~~~~(울산태공)

[2%부족]

조행기 상 없나요? 있다면 한표!!

[expert(김민철)]

글 잘 읽었습니다.....조아요...^^

[1호대(이수인)]

글 잘 읽었습니다. 너무 너무 잘 읽었습니다. 요즘 거제권은 거제대교 쪽으로 쫌 올라온다 하던데 한번 담궈보고 가실걸 아쉽네요....... 담에는 대물이 기다릴 것입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옵빠(강형선)]

음.....글만 재밌네요...거제권가서 하도 실망많이하고와서 그 심정 절절히 압니다..동감합니다 그래도 뽁쟁이는 하나씩 올라오던데...^^ 담에 잘 돼겠죠뭐...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