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영화에서 엑스트라의 팔을 자르는 고무 도끼 제작자의 심정으로/류성훈-
자전만 있고 공전은 없는 춤들
달을 따라 수없이 떠돌려 했지만
허리도 무릎도 가진 적 없는 행성들은
그런 춤을 본 적이 없었다
가장 큰 신전에는 상현도 하현도 있었고
우리는 그것들을 사랑하고
튼튼하게 떠받쳤지만, 재생되지는 않았다
콘덴서가 나가면 콘덴서를 갈고
사람이 나가면 사람을 갈고
죽었던 괴물들이 살아 돌아왔다
누구는 달을, 누구는 괴물을 사랑했고
달은 누가 괴물이건 그들을 사랑했지만
재생되지는 않았다
그렇게도 울고 웃던 영화 제목을 모르겠어
내가 네게서 갑자기 떠날까 두려울 때
용서받지 않아도 되는 나이
전구를 갈아 줄 사람이 필요해서
전구를 갈았다
괜찮아, 천천히 멀어질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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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쏘다(에디터)
좀비영화에서 엑스트라의 팔을 자르는 고무 도끼 제작자의 심정으로/류성훈
양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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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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