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 이한명
이 계절은 삶과 죽음의 혼돈이다
큰 이파리 사이 행간의 슬픔을 읽지 못하고 세상 건너 간 이별의 빨간 단풍
어김없이 계절은 서쪽으로 몰려가고 노랗게 물든 마음들이 길을 나서기 바쁘게 가을 잎 먼저 툭 떨어진다
널찍한 강보에 쌓여 허공에 툭 떨어진 노란 열매는 자주 운동장에서 홀로 뒹굴었다
오래된 서랍을 열고 잠자던 일기장을 꺼내 그날의 곱던 햇빛과 바람과 머리칼 날리던 옆자리의 그녀를 만난다
남자에게도 상실의 계절이 있다면 간이역의 그 삐걱대던 판자 집 같은 것 아닐까
살면서 살펴야 할 것들이 많다 파란색 노즐을 들것인지 빨간색 노즐을 들것인지
새들도 자기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나뭇가지를 골라 앉는다
가을이 부서진다 노랗게 노랗게 샛노랑 그리움만 남겨두고 바람 속에 운다
다섯 시 방향 출구를 알리는 하루의 마감 소리들
그 품에 보듬어 주지도 못할 노년의 세월이 모여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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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이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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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7 10:1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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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부학장님 입동을 하루 앞 두고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11월 첫째주 화요일 좋은글 잘 감상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건강유의 하시고 감기조심 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
위원장님 감사합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요
계절감이
물씬 물씬
좋으네요^^
위원장님 감사합니다
쌀쌀한 날씨 감기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