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심포니.
정말 잘한다. 최고다.
이들도 흔히 말하는 세계 20대 교향악단중 5번 째에 속하지만 내가 보기엔 1위다. 20대 교향악단 연주를 거의 다 참관했다.
로얄콘서트헤보와 얀손스도 훌륭하지만, 그보다 이들이 더 잘하는것 같다. 대부분의 명문 교향악단의 내한 공연을 보면
연주시간 4분전쯤 한줄로 들어와 기립으로 서서 청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악장이 들어와 죠율하고 다시 조용히 앉아서 지휘자를
기다리고..이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들은 다르다. 마치 학생교향악단 처럼 30분 전에 각자 들어와 소란스럽게 연습을 한다
( 티파니는 의자를 두드리며 연습을 하고). 부산하고 산만하고...그리고 지휘자 들어오고, 조용해지고,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알게된다. 어~ 이런 소리를 내야 되는 거였어? 원래?
매진이다. 합창석에서 보는 1.2.3층에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다. 이들의 박수소리가 공명되어 들린다.
단원들이 듣는 청중의 박수소리가 이런거였구나. 말러의 "거인'(1번 교향곡)은 자주 듣는 곡이고 좋아하는 곡인데 이들은 전혀
다른 차원의 연주를 한다. 정말 관악은 이들이 최고다.특히 목관.
사실 이들을 보기 위하여 대학동창의 1/26~29 자카르타 일정을 포기했다. 대학동창의 자카르타 일정도 꼭 참석한다고 약속한것인데
나는 이들의 연주를 택했다. 3개월 전의 일이다. 2013년 이들이 왔을 때 ( 그때는 무티가 감기가 들어서 로린 마젤이 지휘) 정말
깜짝놀랬다. 아 소리가 이렇게 나는 거였구나를 처음으로 느꼈다. 그 후에 유명하다는 악단의 연주는 모조리 참가했지만 이들 만큼
감동적인 소리를 준 악단은 없다. 하나 더 꼽아 보라면 상트페테르브르크 필. 그들도 훌륭했다. 연주를 듣고 샹트페테르브르크 여행을
생각했었다. 가서 1주일 머물며 음악이나 듣고 오자. 옛 레닌그란드에 대한 소개책자를 샀고, 러시아 일정을 우선 일정으로 잡아도 보고...
옆 자리 친구.( 내 앞 뒤 옆 모두 혼자 온 사람들이다. 혼자 왔다면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주자). 내 옷에서 소리가 난다고 공연중에
지적질이다. 면이나 모가 아닌 기능성 소재의 옷은 소리가 나긴 난다. 나보고 '어름 땅"하란 말인데 그보다 내가 얼마나 움직였다고
그것도 교향곡연주에서...휴식시간에 복도에서 만난 그를 너무 노골적으로 째려 보았는지 후반부 시작전에 앉자마자 사과를 한다.
"참으로 대단한 용기요" 내가 한 말이다. 그걸 지적함으로 모두 다 엉망이 된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말한건데 알아 들었을까?
그와 다음 이야기가 이어졌다. 무티에 대하여 시카고에 대하여...그는 너무나 감격스러운지 흥분됨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건 저랬건 후반부 1시간 동안 나나 그나 어름땅의 자세를 유지해야했다. 서로 한말도 있고, 소리가 우리를 압도하고 무티의
표정과 지휘가 그러하니 우린 몸을 움직이는 저항을 할 수도 없었지만.
라카르토 무티.
1941생 75세다. 배가 좀 나왔지만 젊어 보인다. 작은 손놀림과 가끔은 눈으로 지휘를 한다(이게 합창대석에서 보는 즐거움이지만)
아마 마지막 마에스토로 일것이고 어쩌면 이번이 볼수 있는 몇 개 안남은 기회일것이다 ( 로린 마젤은 2014 작고했다.)
연주 전 1만보를 걷기 위해 사무실에서 서울고로, 네거리에서 언덕길로, 빙~ 돌아가는 루트를 택했다. 예술의 전당 앞에서 모르는
전화가 두번 걸려온 것으로 찍혀있다. 전화를 걸었다.누구세요? 여자였다. 지갑을 주었단다. 지갑.또 잃어버렸다. 그리고 또 찾았다.
이번에는 누군지 얼굴도 보지 못했다. 커피숍에다 맡겨 놓겠다며...다시 온 길을 되돌아가 서둘러 찾아가서 그 커피솝(할리스)
종업원에게 물으니 이미 갔단다.
세상은 이래저래 살 만하고, 살아있는 이승이 진짜 천국이다 in the music, with the music.
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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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CONDUCTOR
리카르도 무티 | Riccardo Muti
이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리카르도 무티는 1941년 나폴리 태생으로 현 시카고 심포니 음악감독이자 빈 필 명예
단원이다. 1967년 청년 지휘자를 시상하는 귀도 칸텔리상을 수상했고, 1972년 클렘페러의 후임으로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로 임명됐다. 1980-1992년 까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1985년 한국도 방문했다. 1986-2005년 까지 밀라노 스칼라 극장의 예술 감독을 맡았고, 1987년 밀라노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임명되었다. 스칼라 사임 후 특정 감독급 포스트에 취임하지 않고 객원
지휘자로 활약하다가 2010년 5월, CSO 음악 감독에 취임했다.
무티는 베를린 필과 빈 필도 정기적으로 객원지휘하고 있는데, 특히 빈 필과는 1973년 이후 거의 매년 포디움에
오르며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993, 1997, 2000, 2004년 빈 필 신년 음악회를 지휘했으며, 2005/06 시즌에는
30 회 이상 지휘대에 올랐다. 빈 필 중추 멤버로 구성된 빈 궁정 악단의 초대 명예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2011년
7월 28일 잘츠부르크 음악제 개최 중 70세를 맞아 빈 필 명예 단원 칭호를 받았다. 1971년 이래 정기적으로
잘츠부르크 음악제에 참여하여 많은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도 지휘하고 있다.
레퍼토리는 우선적으로 모국 작곡가를 많이 소개한다. 전속 계약은 아니지만 주로 도이치 그라모폰, EMI레이블과
레코딩을 진행하고 있으며, 청년 시절에는 필하모니아와 필라델피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앨범을 출반했다. 베르디
오페라 대부분은 EMI와 SONY에서 녹음했으며, 전집을 남긴 것으로는 베토벤 교향곡(EMI), 브람스 교향곡(Philips),
슈만 교향곡(EMI), 슈베르트 교향곡(EMI) 차이콥스키 교향곡(EMI), 스크랴빈 교향곡(EMI)이 있다.
ABOUT THE ORCHESTRA
시카고 심포니 | Chicago Symphony Orchestra
1891년 창설된 시카고 심포니(CSO)는 2016년에 125 주년을 맞는다. 유럽 메이저 오케스트라를 능가하는 연주력과
조직력으로, 지금도 세계 관현악계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주시하는 대표적인 오케스트라이다.
미국 오케스트라는 음질과 레퍼토리 면에서 각각의 지역성을 갖고 있는데 원만하고 뛰어난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보스턴 심포니나 엄선된 음악감독들과 함께 꾸준히 중부 유럽 사운드를 유지하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 비해
시카고 심포니는 화려한 음색을 자랑한다. 현지에선 스테이지의 폭이 좁은 심포니 센터 홀에 맞춰 천장을 향해 음을
울리는 습관이 지금의 ‘시카고 사운드’를 만들었다는 견해도 있다.
125년에 걸쳐 10명의 음악감독을 배출한 CSO의 역사는 6대 프리츠 라이너, 8대 게오르크 솔티 재임기 동안 두 번의
황금시대를 거친다. 헝가리 출신의 라이너는 CSO의 기초를 구축한 지휘자로 평가된다. 수석 연주자를 적극적으로
교체했고 한때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를 영입하려 했다. 1950년대 중반부터 CSO 사운드는 급격한 발전을 경험했고
라이너는 RCA에서 엄청난 양의 녹음을 통해 명반을 양산했다. 라이너는 단원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투어에서의
독자적인 행동으로 1962년 감독직을 사임했다.
장 마르티농에 이어 CSO를 물려받은 게오르그 솔티가 지금 CSO가 누리는 악단의 현재를 닦은 인물이다. 활발한
해외 투어를 실시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앙상블이라는 찬사를 곳곳에서 얻었다. 1969-1991년까지 음악감독을
지냈고 1997년 타계할 때까지 거장형 지휘자와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솔티 시절 CSO
사운드는 강인한 앙상블과 파워풀한 사운드로 지칭되면서 베를린 필, 빈 필에 뒤지지 않는 역량을 보였다. 솔티는
아바도, 줄리니처럼 자신과는 다른 유형의 지휘자를 CSO에 수석 객원 지휘자로 영입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1991년 바렌보임이 감독에 취임해 새 심포니 센터를 개설했다. 2010년 무티를 새 감독으로 맞이한 CSO는 “빈 필,
베를린 필과 비교해 충실하고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얻으며 또 다른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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