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 날 설레는 마음에 잠이 쉽게 오질 않았다. 7년만에 다시 가보는 홍콩! 손꼽아 기다린 그 날이 드디어 왔다. 어린애 같은 마음으로 출발을 준비했다. 옷도 그제 산 자켓을 입고, 머리에 무스도 바르고 한껏 멋을 낸 다음 아차산 역으로 갔다. 그것도 30분이나 늦게... 지하철을 타고 갈 때 머리가 좀 아팠다. 졸렸다. 그래도 기분만은 너무 설레였다. 김포공항 도착. 병무 신고를 한 다음 체크인을 했다. 그런데 우리의 예정된 이코노미 자리가 없다고 해서 정말 운이 좋게도 비지니스 클래스를 타게 됐다. 이럴 수도 있구나.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 비지니스 클래스 자리는 너무 좋았다. 좌석 간격도 넓고, 자리도 엄청 컷다. 최신 영화도 나오고, 서비스도 정말 좋았다.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점심 메뉴판을 보고 뭘 먹을지 고르려고 했는데, 그 요리가 다 나오는 것이었다. 후.... 훈제 연어, 넙치 침, 아이스 케잌, 치즈, 삼페인, 와인, 초크렛, 비스킷...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머리가 좀 아팠다. 비행기 타면 머리가 좀 아팠다. 어쨌든 드디어 홍콩에 도착. 그런데 날씨가 너무 흐렸다. 비도 조금씩 왔다. 그래서 착륙할 때 풍경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았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투어 이스트 직원을 찾았다. 그런데 잘 못찾서 케세이 퍼시픽 버스 아무거나 탓다가 개쪽 먹고 다시 내려야 했다. 쪽팔림을 뒤로하고 다시 찾은 결과 바로 그 주변에 있었던 것이었다. 우리는 버스로 갈 줄 알았는데, 벤츠가 오는 것이었다. 와!!! 내가 벤츠도 다 타보다니... 이거는 아침에 비행기부터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벤츠를 타고 호텔로 왔다. 프루덴셜 호텔. 체크인을 하는데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관계로 호텔 직원하고 실랑이도 벌였다. 갑자기 500HK$를 내라고 하는데 너무 당황하여 한숨만 쉬고, 한국에서 이미 돈을 냈다고 몇 번을 말했다. 그 직원이 다시 말하기를 디포지트, 리펀드, 리스펀스... 아~~~ 다시 돌려준다는거구나! 드디어 말 뜻을 알아들은 나는 영어가 짧음을 부끄러워 하면서 오백달러를 주고, 방으로 들어갔다.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방에 들어가니 좀 작았다. 그런데 화장실 물이 안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을 불렀다. 그리고 티브이도 잘 안되서 사람을 또 불렀다. 후... 드디어 짐 정리를 하고 거리로 나섰다. 우선 호텔 옆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시켰다. 좀 느끼했지만, 첨이라서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나는 완자가 들어있는 국수를 먹었고, 시호는 고기덮밥을 먹었다. 그리고 간 곳이 스타페리 타는 곳! 사람들한테 물어물어서 2층 버스를 타고 갔다. 첨 타보는 2층 버스, 볼 때는 신기했는데 막상 타보니 그냥 그랬다. 좀 높다는 것 빼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스타페리를 탔다. 바다 바람을 맞으며 홍콩섬으로 다가갔다. 홍콩섬의 멋있는 고층 빌딩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날씨만 맑았으면 더 좋았을 뻔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필리핀인 것 같은 여자한테 사진 촬영도 부탁했는데 친절하게 잘 찍어 주었다. 홍콩섬에 내려서 센트럴에 있는 리유앤 거리를 찾아나섰다. 첨에는 고층 빌딩 때문에 어리둥절 했다.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서 드디어 리유앤 거리로 왔다. 정말 친절하게 알려준 서양 여자분 너무나 고마웠다. 생각보다 무척 작았다. 물건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약간 실망했다. 그냥 한바퀴 돈 다음 빅토리아 피크로 갈 준비를 했다. 중간에 잔돈 바꾸로 오락실에 들렸다가 몇 판하고 나왔다. 환율이 작년보다 2배로 뛰어서 엄청 비싸게 느껴졌다. 555담배 한 갑 사려고 값 물어봤다가 정말 정말 놀랐다. 32홍콩달러! 6,400원 정도. 환율이 안올랐어도 3,200원 정도라니!!! 빅토리아 피크로 가기 전 저녁을 먹기로 했다. 걸어가다 보니 셩완역까지 오게 됐다. 거기서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다. 이번에도 그냥 아무거나 시켰다. 시호는 국수, 난 죽이었다. 죽 밑에는 조개 같은 것이 있었는데 무척 니글니글 거렸다. 넘어올 것 같았지만, 여기서 아니면 또 어디서 먹겠냐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다 먹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빅토리아로 가기 위해 트램을 타기로 했다. 방향을 잘 몰라서 여러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어느 친절한 아가씨의 도움으로 드디어 트램을 탔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땡땡 거리면서 가는 것이 버스와는 또 다른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어디서 내릴 줄 몰라서 앞에 있는 어느 서양 남자한테 물어봤다. 정말 친절한 아저씨. 우리 옆에 있던 아저씨한테 물어서 우리한테 알려줬다. 우리 옆에 있던 중국인은 좀 띨띨하게 보였는데 영어를 잘했다. 가면서 그들하고 대화도 나눴다. 외국에서 낯선 사람과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들이 가르쳐 준 곳에서 내려서 다시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몇 사람을 걸쳐서 길을 알아냈다. 조그마한 키에 정말 곱상하게 잘 생긴 남자였다. 자기를 따라오라고 했다. 양조위를 닮은 것 같았다. 어쨌든 길을 알아내서 또 갔다. 거기서 또 다시 물어봤다. 인도사람인 것 같았는데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드디어 피크트램 타는 곳에 왔다. 조그마했다. 거기서 집에 전화를 하고 맥주 두 캔과 망고 말린 것을 사가지고 피크트램을 탔다. 중1 때 왔을 때는 못타본 것이었다. 이국적이었다. 올라가는데 옆에 건물들이 다 기울어져 보였다. 혹시나 밑으로 미끄러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도 아주 약간 들었다. 금방 올라갔다. 비가 오는 관계로 추웠다. 그것도 꼭대기니까 더 추운거 같았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썰렁했다. 말로만 듣던 100만불짜리 야경을 봤다. 멋있긴 멋있었다. 그런데 비가 좀 오고, 구름이 많이 껴서 하늘이 뿌옇게 보였다. 사진도 찍고, 가지고 간 맥주도 한 잔 씩 했다. 물방울이 밑에서 올라오는데, 몹시 추웠다. 거기 있는 커피숍은 비쌀 것 같아서 가지도 못하고, 기념품 가게 몇 군데 들렸다. 건강 구슬 두 개 샀다. 그리고 다시 트램을 타고 내려왔다. 거꾸로 가는 기분이 좀 이상했다. 트램에서 내리니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가는 버스가 바로 있었다. 거기로 가서 페리 쿠폰으로 입장을 했다. 밤에 보는 구룡반도의 모습도 멋있었다. 말로만 듣던 옛 구룡 시계탑도 보였다. 페리에서 내려서 침샤츄이 거리를 걸었다. 걷다 보니 그 유명한 HMV가 보였다. 눈이 번쩍 띄었다. 들어가서 장국영, 왕비를 찾았다. 정말 시디 많았다. 옛날 것까지 다 있었다. 전부 사고 싶었지만, 환율이 두 배로 올라서 너무 비쌌다. 이삼만원 사이였다. 거기서 비욘드의 뮤직 비디오도 봤다. 아주 크게 비욘드 노래를 틀고 있었다. 내가 아는 노래가 나오니까 너무 반가웠다. 조용히 따라부르기도 했다.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역시 개인으로 오니까 여러 군데 마음대로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것이 좋았다. 거기서 700달러 가까이 샀다. 좀 많긴 했지만, 지금 아니면 살 기회도 없는데 어쩔 수 없었다. 사고 나니 기분이 뿌듯했다. HMV 앞에서 기념 촬영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대가락를 발견! 기쁜 마음에 올라갔지만, 영업 시간이 끝나 있었다. 다음 날 먹기로 하고,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남인가로 떠났다. 야우맛테이인 줄 알고 갔다가 조단역이 더 가까운 사실을 깨닫고 다시 조단역으로 오는 일도 있었다. 조단역에 내려서 남인가로 가는 도중 큰 자라 모양의 가마솥 같은 것이 있어서 발길을 멈추게 했다. 한약 냄새가 나는 걸로 봐서 한약과 자라를 넣은 건강 식품 같았다. 한 사발에 5HK$였다. 값도 싸고 해서 한 사발씩 마시기로 했다. 설탕도 같이 나왔다. 좀 쓴 맛이 났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옆에 있던 사람은 이상한 것을 먹고 있었는데 꼭 생간 같았다. 이렇게 건강 음료도 마시고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서 드디어 남인가(나이트마켓)로 갔다. 그 때 시간이 열시반쯤 됐었다. 우선 요기를 하기로 했다. 아무데나 들어갔다. 좀 싸게 보이는데로... 자리가 없어서 다른 사람 두 명하고 합석을 하게 됐다. 우리는 아무거나 시켰다. 국수였다. 시호는 계속 국수라고 투덜거렸다. 음식에서 너무 꾸리꾸리한 냄새가 났다. 앞에 앉은 사람 또한 그런 냄새가 났다. 정말 역겨웠다. 넘어올 것 같았다. 그런데 앞에 앉은 여자는 참 맛있게 국수를 먹었다. 국수는 그런대로 였는데, 만두는 정말 니글니글거렸다. 시호 만두는 더했다. 앞에 앉은 사람은 빨리 가지도 안았다. 우리는 이 놈들 정말 안가네, 빨랑 좀 제발 가라 이 놈들아 이러면서 히히덕 거렸다. 다른 사람이 우리말을 못 알아들으니까 정말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욕을 해도 참 재밌었다. 그렇게 구린내 나는 국수를 먹고 우리는 남인가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러 가게가 문을 닫고 있었다. 원래는 다음 날 가려고 한 것이었는데 하루 먼저 온 것이었다. 그래서 다음 날 또 오기로 하고 호텔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호텔로 가는게 문제였다. 길을 몰랐다. 방향 잡기가 무척 힘들었다. 지도를 봐도 헷갈렸다. 또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 드디어 호텔로 돌아왔다. 프루덴셜 호텔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어쨌든 숙소로 돌아오니 몹시 피곤했다. 발바닥이 무척 아팠다. 그런데 물이 먹고 싶어서 다시 나만 나왔다. 냉장고에 있는 물은 비싸니까 사오기로 했다. 12시가 넘어서 그런지 가게 문이 다 닫혔다. 여기 저기 돌아다닌 끝에 찾은 곳이 써클 케이. 거기서 물과 오렌지 쥬스를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병주한테 전화도 한 통했다. 깜짝 놀라는 병주. 흐흐흐.... 방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했다. 욕조에 물을 받고 몸을 풀었다. 그리고 하루를 마쳤다. 7년만에 다시 와서 맞는 홍콩의 첫날 밤이었다. 그렇게 3일의 여행 중에 하루가 끝났다.
5일
아침에 일어나니 무척 추웠다. 창문에는 찬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비도 오고 있었다. 비가 와서 약간 기분이 우울했다. 햇빛이 쨍쨍하게 내려쬐야 하는데... 아침부터 아쉬움이 밀려왔다. 씻고 아침을 먹으로 나섰다. 어제 남인가 주변에서 봐둔 대쾌활을 찾아가기로 했다. 아침되니까 길이 또 가물가물했다. 사람들한테 물어물어서 드디어 말로만 듣던 대쾌활에 도착! 음식을 시켜야 하는데 무척 갈등됐다. 뭘 먹을지... 아무거나 시켜봤다. 나온 음식은 큰 나뭇잎에 싸여 있었다. 깜짝 놀랬다. 도대체 이게 뭘까? 밥을 찐거였다. 그냥 밥이야? 첨에 놀랬는데 밥 속에 닭고기 껄죽하게 볶은 것이 있었다. 느끼했다. 전날 먹은 구린내 나는 국수 생각이 났다. 양도 적고 해서 또 다른 음식을 시켰다. 양식이었다. 느끼해서 레몬코크도 시켰다. 레몬을 먹으니 좀 니글거림이 가라앉았다. 밥 먹고 기념 촬영도 했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우리는 스탠리 마켓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지로 했다. 그래서 조단역에서 MTR을 타고 차이완역까지 갔다. 거기가 종점이었다. 그 동네는 변두리 티가 났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간단히 요기하기로 하고 세븐일레븐으로 들어갔다. 라면을 먹기로 했다. 나는 되도록 느끼는 것을 피하려고 애써서 라면을 골랐다. 사천 어쩌고 하는 라면이었다. 다행히 별로 느끼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호 라면은 약간 느끼했다. 라면을 먹고 있는데 어떤 애가 이상한 국수를 먹으러 왔다.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는데 아주 맛있게 먹는 같아서 내가 물어봤다. 딜리셔스 디쉬? 몰랐다. 그래서 중국어(광동어)로 호(好)라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거기서 집에 가서 끓여 먹을 라면 세 개와 오렌지 쥬스, 우유, 껌을 사가지고 나왔다. 사람들한테 물어서 스탠리 마켓행 버스를 탓다. 책에서만 보던 미니버스였다. 버스에서 앞에 있는 사람한테 물으니 15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우리는 될 수 있는 한 많이 물어보기로 했다. 스탠리 마켓까지 가는데 비가 많이 왔다. 걱정됐다. 이러다 짧은 여행이 망하는 것은 아닌지... 가는 길은 산길이었다. 멋있는 집도 보였다. 제발 비가 멈추기를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드디어 스캔리 마켓에 도착했다. 거기는 관광객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것 같았다. 서양 사람들이 많았다. 서서히 돌아보기 시작했다. 엽서를 봤는데 가격이 한 장에 HK1$였다. 이럴수가... 전날 빅토리아 피크에서 HK3$에 샀던 것이었다. 바가지였구나! 울분을 삭히면서 여러 가게를 돌아다녔다. 좀 좋아보이는 것은 너무 비쌌다. 환율이 두 배니까... 돌로 만든 도장을 사고 싶었다. 여러 군데 물어보니 HK150$인 것이었다. 그런데 어떤 가게는 HK80$! 정말 쌌다. 사고 싶었다. 그래도 책에서 읽은 바대로 값을 깎기 시작했다. 우리 두 개 할테니까 합해서 HK130$에 하자고... 안된다는 점원. 150에서 140, 나는 계속 130을 말했다. 결국 130에 낙찰! 한국에서 도장 파는데 오천원 든다고 하니, 이 값이면 정말 쌌다. 도장도 멋있었다. 점원이 어디에서 왔냐고 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안녕하세요'를 외치는 것이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말을 하다니 정말 반가웠다. 그 점원도 여러나라 인사말 정도는 연습하고 있었나보다. 우리는 다시 다른 가게로 돌아다녔다. 특별히 신통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기념품 가게는 거의 다가 비슷했다. 물건도 비슷하고, 다만 값이 가게마다 틀릴 뿐이었다. 우리는 또 계속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전날 산 건강구슬이 HK13$였던 것이다. 또 한 번 어제의 바가지에 놀랐다. 아니 이 가게가 유난히 싼 것이었다. 그래서 두 개를 샀다. 물건 파는 아줌마는 필리핀인이었는데 내가 어제 하나에 30$줬다면서 여기가 무척 싸다고 했다. 그 아줌마 영어 잘했다. 시호는 모형 배를 사려고 가격을 흥정하다 너무 비싸 다른 가게로 이동했다. 이동한 가게가 또 그 필리핀 아줌마 가게였다. 나도 눈에 띄는 것이 진시황 토우였다. 책에서 봤던 것이었다. 사고 싶었다. 시호도 배를 사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본격적으로 가격 흥정에 나섰다. 가격은 주로 내가 깎았다. 배는 첨에 200$부르는 것을 120$까지, 토우는 110$이던 것을 80$까지 깎았다. 합해서 200$. 나는 더 깎았다. 190$에 하자고. 그러나 더 이상은 안됐다. 너무 그러니까 쫌생이 같기도 했다. 그래서 낙찰 본 가격은 HK200$. 그 아줌마 너무 좋은 것 같았다. 값도 잘 깎아주고,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 대화도 나눴다. 한국인이라 그러니까 자기 조카도 한국에 있다고 했다. 아마 불법체류자? 암튼 또 반가웠다. 그렇게 물건을 사고 이번엔 왓슨스에 들어갔다. 거기서 호랑이 연고를 HK29$에 샀다. 다른 것은 별로 살게 없었다. 그리고 환율 때문에 비쌌다. 우리는 시장에서 나와 주변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사진도 찍었다. 그러고 나서 리펄스 베이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기로 했다. 멋있는 2층 버스였다. 우리의 문제는 어디서 내리냐 하는 것이었다. 옆에 있던 중국 사람한테 물어봤다. 그랬더니 자기가 내릴 때 되면 말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2층에 올라 가고 싶어 올라가려다가 갑자기 그 중국인이 불러 세우는 바람에 다시 앉았다. 자기가 말해 주겠다는데 올라가지 말라고 했다. 맞어, 올라가면 말해줄 수가 없지... 계속 앉아 갔다.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내릴 때 되니까 그 중국인이 말해줬다. 방향까지 말해줬다. 정말 고마웠다. 드디어 리펄스 베이에 도착. 아직도 비는 오고 있었다. 비야 제발 멈춰라~~~ 해안가로 갔다. 중1 때는 못 걸어본 해안가였다. 잠시 거기서 사진 촬영을 하고 옛날에 갔던 사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방향을 몰랐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나는 옛날에 본 KFC가 생각나서 계속 KFC를 물어봤지만 몰랐다. 택시냐고 그러기도 하고. 그 때 시호가 '붓다' 이러니까 그 때서야 알아채고 방향을 알려줬다. 우리는 거기로 걸어갔다. 아~~ 옛날에 봤던 바로 거기구나! 좀 바뀐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도 없고 무척 썰렁했다. 비가 와서 그런가... 일단 우리는 요기를 하기로 했다. 어디갈까 하다가 그냥 맥도날드로 가기로 했다. 거기서 나는 더블 치즈버거 세트를 시켰다. HK17$였다. 먹으면서 사진도 한 번 찍었다. 어떤 중국 사람은 번갈아 가면서 사진 찍기에 바빴다. 이런 곳에 처음 오나? 전형적인 중국 사람처럼 생겼다. 너무 좋아하는 걸 보니 대륙 사람인 것 같기도 했다. 거기서 나와 사원으로 갔다. 향을 피우면서 절은 하는 사람이 좀 있었다. 나도 향을 하나 샀다. 그리고나서 나도 그 사람들과 똑같이 향을 피우면서 절을 했다. 소원도 빌었다. 가족의 평화 나의 전과 등등... 향을 만졌더니 손에 노란 것이 묻었다. 그래서 바닷물에 손을 씻으러 내려갔다. 그런데 옆에서 어떤 인도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오더니 '하와유?' 이러는 것이었다. 좀 이상했지만, 나도 그냥 '하와유' 이러고 말았다. 그런데 가까이 오더니 어떤 종이를 주면서 막 뭐라고 했다. 나는 느낌이 이상해서 그냥 노땡큐 이러고 자리를 피했다. 그러고 시호한테 갔다. 그런데 벌써 시호 옆에 다른 인도 사람 2명이 붙어 있었다. 가까이 가니 계속 시호한테 'good luck for you' 이러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시호 가슴에 조그만 모조 꽃을 달아주면서 또 계속 굳럭포유를 외쳤다. 나는 시호한테 수상하다고 그냥 가자고 했지만, 시호는 계속 그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었다. 그 인도인들 시호보고 1,2,3 중에 숫자를 고르라고 해서 시호는 3을 골랐더니, 거참 신기하게도 종이를 쫙 찢고 펼쳐보이는 것이 3이적힌 종이였다. 그러면서 작고 납작한 돌멩이 같은 것을 주더니 행운이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메모지를 꺼내더니 시호한테 200$를 적으라고 했다. 나는 적지 말라고 했지만, 시호는 적고야 말았다. 그리고 나서 그들이 200$을 내라고 하는 것이었다. 시호는 또 돈을 주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는 2$줄 알았다네... 그 때 나는 재빨리 시호 가슴에 있는 꽃을 떼어 내고, 신경질을 내면서 필요없다고 하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약간 무서운 느낌도 들었다. 덩치도 엄청 큰 세 명의 남자들이니 만큼 섬뜩했다. 우리는 다시 사진을 찍었다. 근데 정말 변한 것 같았다. 그리고 전에 가 보지 못했던 곳에도 갔다. 정면에 보이는 가게로 들어가서 그 뒤 쪽으로 나갔다. 거기서 사진을 찍고 사원 밖으로 나갔다. 거기서 한국의 르망도 봤다. 시호는 거기서 기념 촬영. 나는 내려가다가 BMW앞에서 기념 촬영. 그리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버스를 타기로 했다. 물어봐야했다. 사람들이 없었다. 가다가 보니 BMW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 시호가 물어봤다. 거만해 보일 줄 알았던 사람이 무척 친절하게 알려줬다. 그 사람의 말대로 버스를 타러 갔다. 2층 버스였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버스가 많이 흔들렸지만 사진을 찍었다. 가다 보니 정말 고급스런 주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와... 별장 같았다. 고개를 하나 넘자 시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근데 2층 버스가 불안해 보였다. 커브 돌 때 혹시 기울지나 않을지 염려가 됐다. 2층은 나뭇가지에 부딪치기도 했다. 그래도 재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로 타보지 못하는 것이니까... 암튼 우리는 센트럴에 내렸다. 그리고 나서 책에서 본 홍콩상해은행을 건물을 발견하고 잠시 들려 보기로 했다. 건물이 상당히 멋있었다. 정말 독특했다.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 구조도 독특했다. 잠시 구경을 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약간 추웠다. 건물 앞에 있는 사자상에서 기념 촬영도 했다. 홍콩상해은행이 발행한 돈을 보면 나오는 그 사자였다.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그 출발 지점인 항성은행을 가기로 했다. 방향을 몰라서 경찰관에게 길을 물어봤다. 그 사람 말대로 찾아 가다가 꼭 에스컬레이터 타는 곳처럼 보여서 올라갔다가 헤매게 됐다. 방향을 못 찾았다. 그래서 또 주변의 사람한테 물어봤다. 어느 젊은 여자였다. 우리는 항성은행을 물어봤다. 그 사람이 방향을 가르쳐 줬지만, 잘 못알아 들었다. 그러자 정말 정말 친절하게도 직접 항성은행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이렇게 친절할 수가!!! 그런데 막상 항성은행까지 오긴 했지만, 가장 길다는 에스컬레이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은행안에서 보초서고 있는 경비병한테 또 물어봤다. 1층으로 내려가라고 했다. 다시 1층으로 왔지만 그 에스컬레이터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무표정으로 서있는 경비병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뭐라고 그러면서 옆에 있는 여자한테 물어보라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경비병은 상관한테 혼나고 있었다. 미안했다. 어쨌든 그 여자한테 책을 보여주면서 가장 긴 에스켈레이터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런데 그 에스킬러이터가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암튼 에스컬레이터 라인이란 소릴 듣고 알려준 대로 갔다. 가면서 우표 가게에 잠시 들려 기념 우표도 두 장 샀다. 그렇게 애써서 찾은 결과 드디어 에스컬레이터를 찾을 수 있었다. 정말 기뻤다. 너무 힘들게 찾아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니 홍콩인들의 생활상이 보였다. 빈민촌 아파트도 보였고, 주변의 도로, 또 아주 멋있는 건물, 까페 등등 계속 계속 올라갔다. 끝이 안보이는 것 같았다. 정말 길었다. 그 에스컬레이터는 홍콩인들의 혈세로 만든 것이라 했다. 그다지 필요치 않으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에스컬레이터 매일 돌리는 전기값만 해도 엄청날 것 같았다. 우리는 한 번 끝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한참을 올라가니 드디어 끝이 보였다. 와... 드디어 다 올라왔구나. 타고 오면서 한가지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에스컬레이터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지점에서 거꾸로 내려가기 하면서 장난도 치고,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다시 센트럴로 가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몽콕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버스의 방향을 몰랐다. 또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봤다. 서양 여자였다.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또 한가지 느낀 점은 역시 서양 사람의 영어가 알아 듣기 쉽다는 것이었다. 홍콩 사람의 영어는 왠지 이상했다. 정말로 이상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만났었다. 다시 한 번 영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버스가 빨리 오지 않았다. 기다리면서 지나가는 차들을 보니 대부분이 고급차들이었다. 벤츠가 가장 많아 보였다. 또 BMW, 볼보, 롤스로이스도 가끔 보였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버스가 왔다. 미니버스였다. 시내로 내려가면서 보이는 주변의 풍경이 외국이라는 것을 실감케했다. 높은 곳에서 번화한 아래 중심가로 내려가는 모습이 신비했다. 이번에 내릴 곳은 대충 알고 있었다. 트램이 다니는 길에서 내리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지점을 놓쳐 버렸다. 앞에 앉은 사람한테 센트럴역을 물어보니 바로 여기라고 했다. 그래서 재빨리 운전사한테 내려달라고 했더니 버스는 이미 도로 복판에 와있었다. 할 수 없이 스타페리 선착장까지 갔다. 거기서 내려 걸어서 선트럴역까지 갔다. 가다가 또 한 번 길을 물어 봤다. 전날 와 본 곳이었지만, 방향이 헷갈렸다. 물어 물어서 역까지 갔다. 우리는 몽콕으로 향했다. MTR을 타고 몽콕역에 도착했다. 금방 갔다. 10정도 걸린 것 같았다. 역에는 도착했는데 어느 출구로 나가는지가 문제였다. 그래서 무슨 중심이라고 적힌 출구를 향해 나갔다. 나가서 보니 몹시 번화한 곳이었다. 사람도 무척 많았다. 그렇게 화려하진 않았지만, 붐비는 사람들로 봐서 상당한 중심 지역 같았다. 우리는 우선 저녁을 먹기로 했다. 주변을 보니 마침 대가락이 있었다. 우리는 거기로 들어갔다. 뭘 먹을지가 문제였다. 뭘 시킬까... 쌀밥을 먹고 싶었다. 마침 옆에 광고판에 쌀밥 위에 소스가 곁들어진,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음식이 있어서 그것으로 했다. 그런데 막상 음식을 가져와서 보니 느끼하고 별로였다. 쌀은 별로 없는 듯 했다. 옆에서 식사하는 사람을 보니 아주 흰 쌀밥에 맛있게 보이는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래서 시호가 음식 이름을 물어보니 그 중국인이 메모지에 적어 주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에는 그 음식을 먹기로 하고... 식사를 다 마치니 느끼했다. 그래서 낮에 먹다가 남은 오렌지 쥬스를 꺼내서 먹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여인가를 찾아서 대가락을 나왔다. 방향을 몰랐다. 또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가르쳐 준 대로 가다가 확실히 가기 위해서 또 다시 물어봤다. 여인가가 어디냐고... 그랬더니 바로 여기랜다. 후후... 바로 이 곳이었구나! 벼룩시장 같았다. 가게도 아니고, 그냥 니앗가에 여러 물건들을 올려 놓고 파는 곳이었다. 지나가다 보니 금방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우리가 찾으려고 애를 썼던 모조 로렉스 시계였다. 야... 드디어 로렉스를 발견한 것이었다. 첫 번째 들른 곳에서 값을 물어보니 잉~~~ 너무 비쌌다. 책에서 보던 것과는 딴 판이었다. 그래서 깎기 작전에 들어갔다. 그런데 생각대로 값 흥정이 잘 안됐다. 그래서 여러 군데 돌아보기로 하고 다른 곳으로 갔다. 그런데 로렉스 파는 것이 불법인 것 같았다. 물건은 보여 달라고 해도 안보여주고 로렉스 책자만 보여 주기 때문이다. 두 번 째 들른 곳에서는 쫓겨남(?)도 당해야 했다. 책에서 본 대로 무조건 깎으라는 말에 따라 처음부터 왕창 값을 깎아 불렀다. 또 약간 거짓말을 섞어서 내 홍콩 친구가 여기서 로렉스는 200HK$라고 우기기도 했다. 그랬더니 그 주인 더 이상 안되겠던지 그러면 그냥 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흐흐... 이렇게 쫓겨나다니... 우리가 너무 심하게 깎았나? 하지만 환율이 두 배로 올라서 우리로서는 최대로 깎을 수밖에 없었다. 다시 다음 번 곳으로 갔다. 그 곳에서는 로렉스 금딱지가 160HK$까지 준다고 했다. 그리고 스포츠 시계는 전 곳하고 값이 비슷비슷했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금딱지를 사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시호가 금딱지는 나이들어 보인다고 해서 나도 시호처럼 스포츠 시계로 마음을 바꿨다.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값을 깎을 것인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잠깐 쉴 겸 근처에 있는 오락실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젊은 여자가 오락하면서 당당하게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리고 10대 중반 쯤 되는 여자 애들 두 명이 남자 친구 오락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소위 날라리 기집애들... 오락 몇 판하고 나서 계획을 짰다. 값은 내가 집중적으로 깎을 테니까 시호는 옆에서 자꾸 부추기라고 했다. 오락실을 나와서 우리는 아까 왔던 곳에서 반대 골목으로 들어갔다. 로렉스 파는 곳이 보였다. 이 곳은 우리가 로렉스를 가리키자마자 직접 물건을 꺼내서 보여 주었다. 값을 물어봤다. 480HK$을 불렀다. 깜짝 놀랬다. 계속 베리 익스펜시브를 불렀다. 그랬더니 380HK$까지 값이 내려갔다. 그래도 비쌌다. 우리는 두 개 살테니 더 싸게 하자고 계속 그랬다. 600HK$까지 해준다고 했지만, 나는 계속 500HK$를 주장했다. 주인은 더 이상 안된다고 했지만, 나는 승부를 걸었다. 500HK$로... 580, 550까지 내려가니 옆에서 시호가 그냥 하자고 했다. 그래도 나는 좀 더 기다려 보자고 하고 계속 500을 말했다. 돈이 없다고 하면서 계속 그랬다. 520HK$. 그냥 할까 했지만 500으로 밀어 부쳤다. 그런데 주인이 나만 계속 그러니까 화가 난 모양이었다. 시호한테 계산기를 주면서 값을 찍으라고 하는데, 시호는 520을 찍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재빨리 계속 500을 찍었다. 주인이 더 이상 안된다면 그냥 할 셈으로... 근데 안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여기는 520으로 값을 잡아 놓고, 다음 곳으로 가려고 돌아서는데 주인이 부르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내 작전이 성공이었다. 결국 로렉스 두 개를 500HK$에 사고 말았다. 은근히 기뻤다. 환율만 안올랐으면 싼데... 우리 돈으로 하나에 오만원이었다. 그렇게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모조 로렉스가 홍콩의 인기 쇼핑 품목 중에 하나라니 한 번 살만했다. 우리는 물건을 꼼꼼히 살폈다.혹시라도 이상이 있으면 안되니까... 다행이 괜찮았다. 겉으로 보기엔 짜가 티가 안났지만, 만져보니 날짜 보는 볼록한 부분이 꺼칠꺼칠했다. 흠... 우리는 서로 잘 샀다고 하면서 일단 호텔로 돌아가서 좀 쉬기로 했다. 가기 전에 술을 한 번 사보려고 값을 물어보니 너무 비쌌다. 그리고 담배가 다 떨어져서 사긴 사야겠는데 너무 비쌌다. 그래도 큰 맘 먹고 사기로 했다. 뭘 살까 하다가 럭키 스트라이크가 눈에 띄었다. 토플 선생님이 언젠가 한 번 말씀하신 그 럭키 스트라이크! 한국전쟁 때도 있었다는 그거였다. 나는 그것을 28HK$에 샀다. 좀 작았다. 그런데 뜯어보고 나서 놀랬다. 나는 거꾸로 들어가 있는지 알았다. 하나 뽑아 보니 이게 웬일인가? 필터가 없는 것이었다. 이런... 이런 걸 어떻게 핀단 말인가? 그래서 우리는 필터를 살까해서 다시 담배 팔던 곳으로 갔다. 그리고 물었다. 이 담배 필터 없냐고... 그랬더니 원래 럭키 스트라이크는 필더가 없는 담배라고 했다. 그냥 피기로 했다. 정말 불편했다. 우리는 호텔까지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역으로 내려가긴 했는데 조단행이 안보였다. 야우맛테이가 끝인거 같았다. 그래서 한 번 물어보기로 하고 어떤 중국인 남자한테 물어보았다. 조단가려면 어느 거 타야하는지... 그랬더니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하면서 직접 길을 안내해줬다. 가면서 그가 일본인이냐고 물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면 꼭 일본인이 아닌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었다. 역시 일본의 경제력은 대단한가보다. 그래서 우리는 코리언이라고 말해주면서 한국 정말 좋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약간 이상해 보였다. 좀 지저분해 보이는 수건을 목에 걸치고 있으면서 지하철을 타서도 얼굴을 닦고, 코도 풀고 그랬다. 뭐하는 사람이지??? 지하철은 야우맛테이에서 한참 멈춰 섰다. 그런 다음 엉뚱하게
6일
짧은 2박3일의 홍콩여행의 마지막날이다. 여전히 날씨는 우중충했다. 다행히 비는 안왔지만, 날씨는 매우 흐렸다. 햇빛 쨍쨍한 그런 날씨는 기대했었는데... 우리는 식사를 하고 구룡공원으로 갔다. 조그만 박물관이 있었다. 역사박물관이었다. 입장료 HK10$에 비해서 볼 것이 상당히 많았다. 중학생 정도 보이는 홍콩학생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그들은 일본이 한국을 과거에 점령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그 사실을 주지시켜줬다. 구룡공원은 조용했다. 여느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몇 시간 후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밀려와 아쉬움이 커졌다. 공원에서 나와서 침샤쵸이부근 걸었다. 주윤발 주연의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영화간판이 강한 인상으로 눈에 들어왔다. 역시 주윤발은 멋있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비교적 깔끔해 보이는 가게로 들어갔다. 주스와 빵, 그리고 이름모를 완자를 시켰다. 그 완자 맛은 별로였다. 값은 비싸고.... 친구와 나는 마지막으로 여행책자에 나와있는 뱀스프 파는 곳을 찾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야우마테이로 갔다. 지도 안내에 따라 걸어가니 드디어 '스네이크 수프' 간판을 발견했다. 밥 그릇보다 좀 큰 그릇에 뱀 수프를 담고 그 위에 콘 칲을 몇 개 뿌린 것이었다. 체크살 무늬의 뱀 고기가 상당히 맛이 좋았다. 친구는 뱀술도 5잔이나 마셨다. 나는 너무 독해서 못마시겠던데... 다시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길 찾는 것도 이제 익숙해진 것 같다. 쉽게 잘 찾아왔다.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 줄 세단을 확인했다. 드디어 체크아웃하고 2시25분, 벤츠가 떡하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꼭 회장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짐을 트렁크에 싣자 차가 출발했다. 역시 차가 좋아서 그런지 무척 편안한 느낌이었다. 언제 또 이런 벤츠를 타볼까...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내려주는 기사에게 US1$ 팁으로 주고, 공항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 만일 다음에 홍콩에 온다면 이제 카이탁 공항이 아니겠지... 쳅락콕공항으로 옮기니까... 입국수속을 밟았다. 한국에서 떠날 때처럼 비즈니스클래스로 업그레이드 되는 행운은 못잡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운이 많이 따라 준 것 같다. 드디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것으로 중1때의 첫 번째 홍콩여행에 이어 두 번째 홍콩여행을 마쳤다. 홍콩은 꼭 다시 오고 싶은 도시이다. 스타페리를 타면서 바라본 홍콩섬의 고층빌딩들은 너무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홍콩... 기회가 된다면 홍콩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3번째 홍콩여행을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