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투쟁과 전쟁의 역사임을 인식하고 국가 존립과 번영을
위해 강력한 군사력과 항재전장의 대비태세가 필요함을 인식.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투쟁과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이 지구상에 전쟁을 하지 않는 민족은 없다”고 했다.
또한 미국의 역사학자요 철학자인 듀랜트(Will Durant)는
그가 쓴 『역사의 교훈』에서
“역사에 기록된 3421년 중 전쟁이 없었던 해는 겨우 268년에 불과하다.
이 엄연한 현실을 도외시할 수 없으며 전쟁문제를 피해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 했다.
이처럼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은 늘 인간생활의 한 단면으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고통받는 현실에서도 인류는
전쟁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시간에는 원시시대로부터 농경시대·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돼 왔으며 전쟁이 불러온 참상과 탈냉전 시대에도
전쟁이 계속되는 이유,
그리고 전쟁억제와 예방을 위해 우리가 준비하고 대비할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원시시대의 전쟁
프랑스에서 제작된 ‘불을 찾아서’(감독 장 자크 아노)라는 영화가 있다.
8만 년 전 동굴거주 부족인 우람족은 불씨를 가장 소중히 생각하고 살아간다.
이들에게 불(火)은 생활의 수단이며 동시에 힘의 상징이다.
그런데 다른 족속인 네안데르탈인이 이들을 덮쳐 불씨를 빼앗으려고 싸우다가
그만 불을 꺼뜨리고 만다.
그 결과 추위와 공포감에 도저히 살 수 없게 된 우람족은 용감한 사나이 3명을
선발해 새로운 불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긴 여행 중 다른 식인부족의 습격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기도 하고 때로는
맹수와 싸우기도 하며 끊임없는 투쟁을 펼쳐 나간다.
결국 새 불씨를 찾아 무사히 귀환해 새로운 문명을 발전시켜 나갔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많은 대사가 없으면서도 원시시대의 투쟁과 발전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고대에는 주로 부족과 부족 간의 싸움이 발생했는데 목적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
즉 식량을 약탈하거나 종족 번식을 위해 필요한 여자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이처럼 원시시대의 전쟁은 생존과 자기 보호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원시사회의 규모가 점차 커지자 이들 간 다양한 이해관계의 대립,
씨족의 명예, 복수 등의 원인에 의해 전쟁이 발생했다.
이때의 전쟁은 씨족 전체의 생존권과 연계된 것이었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동원돼 실로 처참한 생존투쟁을 벌였다.
이렇게 해서 한 부족이 다른 부족을 공격해 국가를 건설하고 무기와 전술이
발달함으로써 전쟁양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규모는 더욱 커졌다.
중세시대의 전쟁
인류문명과 과학기술의 지속적 발전에 따라 전쟁수행을 위한 장비와 전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됐으며 전쟁의 명분과 목적 또한 다양해졌다.
중세의 대표적 전쟁의 하나는 칭기즈칸의 유럽 원정이다.
13세기 사람들은 몽고 군대가 지나갈 때마다 그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무리로
적을 제압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몽고 군대는 보통 적보다 수적으로 열세해 페르시아를 정복할 때는
24만 명이었고 중국·러시아·유럽을 정복할 때는 각각 15만 명을 넘지 않았다.
이런 몽고군이 수많은 도시를 파괴하고 1850만 명 이상을 학살하며 세계 30개국
이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기동성을 가진 잘 조직되고 훈련된
군대 덕분이었다.
영토확장을 위한 이런 전쟁 외에 중세시대의 대표적 전쟁으로는
십자군 전쟁이 있다.
종교적 문제로 발단된 이 전쟁으로 양측은 상대편 전투원뿐만 아니라
주민까지 무차별 살해하고 약탈하는 현상이 발생,
유럽 중남부 지역과 이집트 지역에 살던 주민의 3분의 2가 희생되거나
행방불명됐다.
이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종교적 명분과 순례지 확보를 위해 시작된 이 전쟁은
무려 200년간 여덟 차례에 걸친 대회전으로 유럽 사회에서 가장 참혹하고
잔인한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근·현대의 전쟁
제국주의(일국의 정치적·경제적 지배권을 다른 민족이나 국가의 영토로
확대시키려는 국가의 충돌이나 정책) 시대가 도래하자 전쟁은 식민지 지배를
위한 전쟁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영토확장을 위한 근본목적은 과거와 같았으나 근대전쟁은 여기에 이념적
문제가 추가됐다.
근대적 시기의 세계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이념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전쟁은 양 진영의 종주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을 대리해 치러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아프리카 내전·베트남전·아프가니스탄 내전,
그리고 우리나라의 한국전쟁 등이 대표적 전쟁들이다.
특히 핵무기 개발과 함께 제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을 염려하며 인류의 파멸을
걱정하던 세계가 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하던 소련의 몰락과 더불어 인류의
영원한 이상인 평화롭고 전쟁 없는 지구촌을 기대했으나 현실로 나타난
세계의 모습은 기대와 같이 되지 않았다.
여전히 민족적·영토적 근본문제를 둘러싼 전쟁과 내분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테러 예방과 차단을 위한 목적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및 이라크
전쟁과 같은 과거와 또다른 양상의 전쟁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전쟁을 위한 목적과 명분·원인이 무엇이든간에
인류 역사상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전쟁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원한 인류의 분쟁과 갈등
최근 프랑스 AFP 통신은 지난 100년 동안 지구상에서 250차례 이상 전쟁이
일어났으며 이 전쟁으로 1억10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이들 중 민간인은
630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한국국방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전세계에서 벌어진 유혈분쟁은
34건에 이르며 그 외 대치상태에 있거나 분쟁의 위험성이 잠재해 있는 곳을
합치면 84건이나 된다.
그리고 현재도 이라크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비롯,
세계 도처에서 분쟁의 가능성이 활화산처럼 잠재해 있다.
그리고 이런 폭력과 유혈분쟁으로 세계에서는 5초에 3명,
1분에 34명, 1일에 5만 명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고 25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세계를 떠돌고 있으며 1년에 30만 명의 어린이가 전쟁의
총부리에 쓰러지고 전쟁터로 끌려가는 참혹한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갈등과 분쟁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국익을 둘러싸고 표출되는
각국의 이해 대립과 분쟁의 내재적 요인들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즉 오랜 역사적 시간 속에 잠재해 있던 각국의 이해관계들이 민족·영토·종교·
자원·테러 등을 둘러싸고 표면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분쟁 요인은 근본적으로 타협에 의한 평화적 해결이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크게 한다.
또다른 원인의 하나는 오늘날 모든 국가는 때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이용하거나 치명적 위협이 없는 한 적극적으로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요 강대국들은 분쟁해결에 적극 나서기보다 자국의 이익에 따른 선택적 개입,
심지어 분쟁지역에 대한 무기수출로 오히려 분쟁을 조장하기도 한다.
아울러 오늘날 세계는 국경을 초월한 환경오염·전염병·마약밀매·불법이민 문제·해적행위·사이버 테러 등 초국가적 위협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세계평화를 위해 중대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유엔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인류평화에 대한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평화시 전쟁 대비해야
매년 수많은 세계의 관광객이 몰락한 제국 잉카 문명을 보기 위해 해발 2280m의
공중도시 마추픽추(Machu Picchu)를 찾는다.
그곳에서 관광객들은 잉카의 후예인 어린 소년들이 전통악기로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철새는 날아가고’(El Condor Pasa)라는
노래를 연주하거나 세계 각국의 언어로 한푼 달라고 구걸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것이 과거 2000만 명의 인구로 세계적 수준의 높은 문화를 지녔던
잉카 제국이 몰락한 이후 오늘날 처해 있는 현실이다.
한때 화려했던 잉카 제국이 왜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는가.
그것은 외세의 침입에 전혀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피사로 장군은 1532년 11월15일 27필의 기마병과 180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페루에 상륙했다.
그리고 다음날 잉카 황제에게 개종을 강요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대포를 발사,
황제와 주민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보물을 전부 약탈한 후 왕궁을 불태워
버림으로써 잉카 제국은 역사에서 사라졌다.
잉카 제국의 멸망은 국방을 소홀히 한 나라의 최후가 어떠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평화를 바라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로마의 명장 베제티우스의 말처럼
유비무환의 정신을 가다듬고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은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평화는 전쟁을 회피한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강한 군대와 대비태세를
갖추었을 때 비로소 확보되는 것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전쟁은 인간이 존재하는 때부터 따라다니는 일상적인 사건이며
이것이 없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갈파했듯이
앞으로도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
나라를 세우는 데는 천년의 세월도 모자라고 그것을 허무는 데는 한순간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 현실이 비록 평화스럽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미리 전쟁에 대비하지 않으면 필히 전쟁이 찾아온다는 ‘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라는 금언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교육 요지 ♣
▲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전쟁
○ 원시·농경시대 : 생존과 자기보호를 위한 전쟁
○ 중세시대 : 영토전쟁 및 종교전쟁
○ 근·현대 :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해 전쟁유형 다양화
▲ 전쟁억제를 위한 군의 사명과 자세
○ 평화를 바라거든 전쟁에 대비하라
○‘전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항재전장 자세 견지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 명심
<참고 문헌>
▲ 반기성, 전쟁과 기상(상하), 명진출판, 2001
▲ 김지원 역, 전쟁과 인간, 세종연구원, 1998
▲ 이춘근 역, 전쟁의 기원, 인간사랑,1990
▲ 송인영 공저, 왜 전쟁은 일어나는가,한원,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