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책을 낸다고 하니까 처가쪽 식구들은 책 내는것만도 영광이라 이구동성 합창을 합니다.
그런데 저의 식구쪽은 반응이 영 그렇습니다.
큰 형수님왈 " 그집 식구들은 왜 그렇게 책 내는 것을 좋아해???"
그것도 그럴 것이 일찍이 큰 누님은 남양분유 육아일기에서 장원한 경력이 있고
큰 매형은 수십권 책을 낸 충청도에서 이름난 소설가이고
거기다 큰 형님마저 글 쓰는 것을 좋아하셔 끄떡하면 책을 내겠다고 하니 이지경에 이른 것이지요.
싸이트을 검색하다 보니 매형의 소설 이야기가 떠서 하나 올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제일 많이 감동을 받았던 단편소설집입니다.
늦게나마 다시금 이곳에 소개합니다.
시한부 삶, 그래도 살아야할 이유
안수길 소설가 '세뿔알락하루살이의 사랑' 펴내
2007년 09월 18일 (화) 17:32:24 지면보기 0면 이지효 기자 jhlee@jbnews.com
30여 년이 넘게 소설을 써온 안수길 작가가 단편소설집 '세뿔알락하루살이의 사랑'(빛나리·11,000원)을 발간했다.
안 작가는 30여 년이 넘게 소설쓰기를 해왔지만 여전히 생애에 가장 큰 두려움이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작가가 살아있음에 의미를 붙일 수 있는 유일한 구실이기도 하다.
안 작가가 내놓은 단편소설집에는 '희고 여린 손' '화해법' '세뿔알락하루살이의 사랑' '잔설' '죽음 주변' '흔들바위' '인과' '흔들리는 땅' '먹이 사슬' '깊고 편안한 잠' '탈출기' 등 11편이 수록돼 있다.
창작집의 표제작인 제목도 특이한 '세뿔알락하루살이의 사랑'은 제목만큼이나 특이하고 또 낯설기도 한 젊은 병약자들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간질환으로 입원해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주인공이 위암 선고를 받고 2년여의 기간을 보장받기 위해 투병중인 여성과 만남을 갖는다.
암환자인 적극적 그녀가 소극적 주인공에게 다가가 그 둘은 깊은 관계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퇴원하는 날 주인공에게 이런 쪽지를 남긴다.
'하루살이의 생명은 하루가 고작이죠. 그 중에도 세뿔알락하루살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하루살이의 생은 만 하루도 못된다는데, 그래도 종족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답니다. 비록 짧은 생(生)이지만, 절망이나 체념을 모르는 세뿔알락하루살이의 사랑법은 영원으로 이어집니다. 우리의 삶도 자투리로 남은 짧은 것이긴 하지만 내겐 2년, 댁에겐 반년이라는 세뿔알락하루살이보다 긴 시간이 있습니다.… 우리의 자투리 삶으로도 이 세상에 살다간 흔적, 귀중한 사랑의 열매를 남길 수 있을 것이고, 그 열매가 우리의 삶을 영원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이어주는 끈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당신과 나의 가족, 그리고 세상에 대한 도리이기도 할 거구요. 우리의 만남은 신의 은총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삶의 한계가 단지 6개월이 아닌 긴 세월로 이어지리라는 확신을 받는다.
'화해법', '세뿔알락하루살이의 사랑'은 작가가 작중 인물과 동행하면서 심리내부에 접근해 그 변화 과정을 세밀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서술한 들려주기에 치중했다.
반면에 '먹이사슬', '깊고 편안한 잠' 등에서는 서술자가 작중인물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외형적 상황만을 객관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이른바 보여주기에 주력한 작품이다.
안 작가의 소재는 극히 제한적이다.
약하고 소외되거나, 고통에 시달리는 소시민들의 삶이 소재다. 그들이 고통과 갈등을 겪는 과정은 단순히 패배자들의 호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고통과 갈등 속에 몰아넣는 사회에 대한 일종의 간접고발이다.
가진 자들의 희희낙락한 삶보다, 소외와 고통 속에서도 구원의 길을 모색하며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이들의 삶이 더 가까이 진실쪽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 안 작가 소설속에 흐르는 일관된 주제다.
문학평론가인 임영천 한국문학비평학회 회장은 작품 해설에서 "약자와 소외자에 대한 관심을 줄기차게 표명하고 있는 일관된 안목이 간취된다"며 "과거의 이른바 민중문학적 제재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민중문학의 개념으로는 한 영역 안으로 포괄해서 분류할 수 없는 개성적이고도 독특한 세계가 바로 안수길 작가의 문학 세계"라고 평했다.
■ 안수길 작가는?
1940년에 청주에서 태어나 화려한 수상경력과 함께 1976년 첫 단편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번의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 작가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농민문학회 회원, 뒷목 및 내륙문학 동인, 청주문인협회 회장, 동양일보 논설위원을 맡고 있다.
충북여성문학의 창작의욕 고취를 위해 동양일보와 뒷목문학회가 제정한 8회 충북여성문학시상식이 26일 오후 4시 동양일보 아카데미홀에서 열렸다. 수필 '무'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수필가 이은희(47·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씨는 특별 제작된 황금펜촉패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 안수길 뒷목문학회장, 역대 충북여성문학상 수상자인 박영자·박재분 김경순씨, 소설가 박희팔씨, 시인 신영순씨, 동화작가 김송순씨, 수필가 김다린씨등 충북지역의 문인들과 수상자의 가족, 문우들이 참석했다.
안 회장은 심사평을 통해 "수필 '무'는 발상이 특이하고 소재를 분석적으로 다루는 솜씨가 뛰어날 뿐 아니라, 문장도 과장 없이 평이하면서도 의미전달이 명확한 수작"이라며 "그간 수상자는 여러 작품을 통해 '무'보다 월등한 수준의 필력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 고 밝혔다.
첫댓글 이제 보았습니다
나도 못 본것을 잘도 찾아냈군요.
수고했습니다.
광고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입니다. 전에 내신 역사 소설 두 권도 드라마가 되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습니다. 유명한 화가 그림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시대를 만나 재평가를 받고 어떤 책은 출판 7년만에 대박을 내기도 한다고 하니 다시금 조명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