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 가는 우취문화를 살리려면
1976년, 원주에서 군 생활을 하던 중 고향 친구, 지인, 아내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편지들의 봉투에 붙어 있는
우표를 보다 보니 도안이 마음에 들어, 물에 불려 우표를 떼어 내고 말려서 책갈피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런 우표들을 앨범에 한
장, 두 장 넣어 두어 수집한 지도 40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모아 둔 우표와 서울에 있는 우표상에서 구매한 우표, 그리고 지인과의 교환 등으로 생겨난 우표들을 토대로 작품을 만들어 출품도 하고 입상도 했습니다. 가끔은 앨범에 모아 둔 우표를 꺼내 보고 행복에 젖어 보기도 합니다.
취미라는 단어에는 전문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좋아서 즐겨 하는 일이며, 아름다운 것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라는 사전적인
뜻이 있습니다. 평생 동안 우표문화를 취미로 즐겨 온 일원으로 그동안 보고 듣고 느낀 우표문화의 실태를 알리고자 합니다.
홍영식 선생에 의해 우리나라에 최초로 우표가 발행되어 보급·사용된 지 132년이 되었습니다. 모든 우편물에 우표가 부착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고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보급되자 이메일, 문자메시지가 편지를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모든 우편물에 증지 한 장을 부착하면 어디로든 배달되는 시대가 되어 창구에서 우표를 찾는 사람도 없고 우체국
창구 직원들도 처리가 편리한 증지로 우표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가꿔 온 우표문화를 이대로 포기할
것인지, 대안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우표가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예술을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만국우편연합(UPU)에 가입한 190여 국가에서 자기 나라를 알리는 수단으로 우표를 발행·사용하고 있어 아마 이 세상에서 우표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우취연합에 가입한 55개 우취단체의 모든 회원들이 단합하여 지혜를 모으면 우취문화의 꽃을 다시 피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14년 가을, 홍천우편문화연구회 주관 17회 우표전시회 때 서울에서 온 젊은 우취인 한 분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그분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전국의 우체국에 방문하고, 관광인을 직접 소인한 후 손으로 엽서를 써서 보내 준 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엽서를 읽어 보면 보내 주신 분의 정성과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며 그 고마움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작년에 그분은
저희 회원 12명에게 기념우표 발행 때마다 손편지를 써서 발송하였습니다. 언젠가는 직접 쓴 손편지를 대상으로 작품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2015년 가을에는 우취의 보급·확산을 위하여 홍천우체국에서 이틀간 오전 중에만 우편물에 우표를 붙이고 관광인을 소인하여
발송하는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편물을 발송하려는 고객 중에서 우표를 찾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꺼져 가는 우취문화를 살리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우표가 국가의 상징이며 문화를 전하는 수단임을 알고 우표 보급을 위해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우표를
사용하고 그 실적을 경영 평가에 반영하여 우취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또한 한국우취연합 산하 우취단체 전 회원이
편지쓰기 운동을 전개할 것과 모든 우편물에 우표 붙이기 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합니다.
꺼져 가는 우취문화가 되살아나기를 소망하며 전국에서 우취문화를 선도하시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행운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 신재두 홍천우편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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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본인은 연하우표에 관련된 전지,시트,발행 안내카드,연하옆서를 수집을 해오고 있습니다.
소중한 우표사랑 이야기를 읽고보니
우표가 없어도 편지가 배달되는 현실을 새삼느껴 봅니다.
아마도
한국우취연합 우수동 카페에 가입한 우리 동호인들이 활성화를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회원님 모두가 이글을 읽어 보셨으면 참 좋겠네요!
저도 이인기님말씀에동의합니다 신재두회장님의글을 읽고나니 수집을 중단중에있는 본인이 부끄럽게느껴집니다.
정말 가슴에 와닿는 좋은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우취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