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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캄보디아 재래시장.
캄보디아에서 몇년간 살다 보니 처음과 달리
이 나라 정서와 생활 등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는 해소된 것 같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에도 필수 기본 식재료인
간장, 소금, 설탕, 미원, 생선액젓, 참기름 등은
값 비싼 한국산이 아닌 태국이나 캄보디아, 중국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한다.
가격이 한국산 제품에 비해 배 이상 싸다는 가격상의 메리트가 물론 중요한 구매 요인이지만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맛이 없었다면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소 주관적인 평가일지 모르나 간장이나 소금은 오히려 국산 보다 더 맛이 있는 것 같다
설탕이나 미원(현지어는 아지노모또~~) 생선액젓은 국산제품과 맛의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하겠고, 참기름은 중국산이 700ml 한 병에 5$인데 비해 국산은 따따블이
중국산 참기름은 국산 참기름에 비해 진한 맛은 덜하지만
워낙 가격차이가 많이 나서 싼 맛에 애용한다
예외적으로 고춧가루, 고추장, 된장은 한국슈퍼마켓에서 구입
현지에서 만든 저렴한 고춧가루가 물론 있기는 하지만
현지산은 고추씨까지 함께 빻기 때문에 색상이 흐리다는 단점과 함께
현지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그게 되면 무엇보다 고추씨가 너무 많아서
김치를 먹을 때 고추씨까지 함께 씹히는 관계로 부득이 국산고춧가루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국산고춧가루는 현지 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국산고춧가루를 사용해 본 현지인들은 한국고춧가루가 현지 산에 비해 색상이 진하고 곱게 빻아져서 품질이 훨씬 우수하다는 것만큼은 인정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 상류층 캄보디안 들은 한국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국산고춧가루를 제법 애용하는 편이다.
고추장, 된장은 대용품이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쩔 수 없이 한국슈퍼마켓에서 구입할 밖에....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바로 김치다.
한국인의 입맛이 어디 가겠는 가~~^^
김치 담그는 방법을 몰라서 처음 한동안은 한국슈퍼마켓에서
1킬로에 5~6$나 하는 김치를 구입해서 조금씩 아껴먹었지만,
요즘은 인터넷에서 김치 만드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한 번에 10킬로씩 푸짐하게 담가서 마음껏 먹는다~~
직접 배추를 구입해서 김치를 만들어 보니
1킬로에 약 4,000~5,000리엘 정도의 비용이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배추가격은 들쭉날쭉 이다.
1킬로에 2,000리엘 할 때도 있고 3,200리엘 할 때도 있고....
김치재료 구입 때문에 현지 재래시장을 자주 찾다 보니 재래시장의 어수선하고 왁자한 분위기 때문에 정신없었던 처음과 달리, 사람냄새 나는 재래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오히려 정감 있게 느껴지면서 제법 친숙하게 다가온다.
요즘엔 시장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제법 시간을 죽이는 편이다.
덕분에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재래시장의 다양한 모습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한국의 재래시장과 똑 같이 말린 생선이나 오징어, 새우 등을 파는 건어물 상점도 있고,
캄보디아식 젓갈을 파는 상점이 있는가하면,
심지어 한국과 별 차이가 없는 캄보디아식 열무김치, 각종 장아찌 종류를 파는 상점까지 모두 있다.
그 중 캄보디아 열무김치와 무장아찌, 오이장아찌는 그 맛이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구입해서 맛있게 먹고 있다.
한국의 재래시장에서 배추김치, 열무김치를 비롯한 각종 김치종류를 구입하게 되면 국물이 포함된 전체중량을 기준해서 판매금액이 정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이곳 캄보디아 재래시장은 한국에서의 기존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게 해준다.
한국의 열무김치와 맛과 모양이 거의 같은 캄보디아 짝퉁열무김치는 1킬로에 불과 3,000리엘(0.75$)이다.
하나를 집어 맛을 보았더니 한국의 열무김치와 별 차이가 없어서 좋아라 1킬로를 구입했는데 판매방식이 순박하기 그지없다.
캄보디아 재래시장의 판매방식은 먼저 열무김치만 건져내서 비닐봉투에 담아 저울에 중량을 측정한다.
1킬로가 조금 넘게 되면 그 다음에 추가로 국물을 퍼서 열무김치가 들어있는 비닐봉투에 함께 넣어주는데 최종적으로 국물이 들어간 열무김치를 저울에 달아보면 1. 5킬로 정도의 중량이 나간다??
오이장아찌도 마찬가지다. 캄보디아 오이장아찌는 염장된 물에 담겨져서 판매된다.
오이장아찌의 판매가격도 1킬로에 3,000리엘이다.
짭짜름하면서 톡 쏘는 국물 맛이 한국의 동치미국물 맛과 거의 같았고 간도 적당해서 1킬로를 재차 구입했는데 역시나 같은 방식으로 국물을 뺀 오이장아찌만 비닐봉투에 넣더니 1킬로가 맞춰지자 추가로 국물을 다시 별도로 넣어준다.
국물이 들어간 오이장아찌의 중량 역시 1.5킬로 정도가 나간다??
캄보디아 무장아찌는 염도와 당도가 적당히 맞추어져 있어서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넣고 함께 무쳐먹으면 한국의 무장아찌를 무친 것과 그 맛이 똑 같다.
판매 가격은 썰지 않은 통무장아찌는 1킬로에 3,000리엘(0.75$), 먹기 좋게 잘게 썰어놓은 무장아찌는 4,000리엘(1$)이다.
먹기 좋게 잘게 썰어놓은 무장아찌가 나중 집에서 다시 칼질을 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생략될 수 있어 1킬로를 또다시 주문했는데 마음 좋은 캄보디아 아줌씨가 무장아찌는 국물이 없음에도 1킬로가 넘게 듬뿍 준다.
열무김치 1킬로, 오이장아찌 1킬로, 무장아찌 1킬로, 도합 국물포함 4킬로가 넘게 구매했는데도 불과 2.5$밖에 안 된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흡족한 미소가 입가에서 떠날 줄 모른다(이정도 밑반찬이면 한 달은 거뜬히 해결할 수 있다)~~^^
캄보디아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의 가격은 무척 저렴하다.
배추 1킬로 2,000~3,800리엘(작황에 따라 가격변동 폭이 큼)
오이 1킬로 1,500~2,000리엘
무 1킬로 1,500~2,000리엘
쪽파 1킬로 2,500~7,000리엘(작황에 따라 가격변동 폭이 큼)
양파 1킬로 1,500~2,500리엘
아무리 1차 농산물 판매 가격이 저렴하다지만 별도로 소금과 설탕을 넣어서 가공한 오이장아찌와 무장아찌의 판매 가격이 1킬로에 4,000리엘을 넘지 않는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오이, 무등 1차 농산물의 구입가격 대비 판매 가격만 따진다 해도
1킬로에 2,000리엘의 판매마진이 채 안 붙는다는 이야기다.
인건비나 염장가공비 등등은 아예 계산에 넣지도 않았다.
밑지는 장사야 하지 않겠지만 이렇게 저렴하게 판매해도 과연 이윤이 남기는 남는 것인지....
캄보디아 무장아찌와 만드는 방법에 있어 차이가 별로 없는 국산 단무지를 한국슈퍼마켓에서 구입하게 되면 통단무지가 3~4개 들어있는 한관에 무려 12$나 한다!
한관의 무게가 약 3.75kg인 점을 감안한다면 국산단무지의 1킬로 당 판매 가격은 3$가 넘게 된다.
만드는 방법이나 맛에 있어 별반 차이가 없는
캄보디아 무장아찌와 국산 단무지가 무려 5배 이상이나 가격차이를 보인다??
이건 양반이다.
양념을 한 한국 무장아찌의 한국슈퍼마켓 판매 가격은 400그램에 무려 4$나 한다.
만약 캄보디아 상인이 캄보디아 무장아찌를 재료로 한국식으로 양념을 해서 판매한다면
아마 1킬로에 5,000리엘 또는
500그램에 2,500~3,000리엘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것이 틀림없다!
한국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무장아찌와 비교하면 무려 8배나 가격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결국 캄보디아상인 들은 마진을 적게 붙여서 최종소비자 가격을 책정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는 한국과 같은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거의 직판형식으로 판매하는
캄보디아 특유의 단순한 유통구조와
상거래 에 있어서는 욕심 없는 캄보디안들의 순박한 정서 때문에 가능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캄보디아는 대부분 직접 만든 단순 1차 가공식품을 최종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하거나 아니면 여러 도매상에 최소한의 마진을 붙인 저렴한 가격에 납품한다.
그리고 도매상 역시 납품받은 구입원가에서
최소한의 판매마진을 붙인 최종소비자 가격을 책정, 판매하게 된다.
제조와 판매의 일원화 또는
제조와 판매의 이원화라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바람직한 유통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농산물을 활용한 단순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배추, 무 등을 비롯한 여러 1차 농산물의 유통구조 역시 단순해서
농산물 1차 생산자는 재배한 농산물을
계약한 농산물 도매시장의 여러 도매상에게 트럭으로 실어 공급하고
농산물 도매상은 산지에서 공급받은 농산물을 역시나
최소한의 판매 마진만을 붙여서 최종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단순한 유통,
판매구조를 가지고 있다.
농산물 도매시장 외, 다른 대형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의 판매가격 역시 다르지 않아
대부분 같거나 마진이 조금 더 붙은 역시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뿐이다.
프놈펜 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에 있는 소규모 재래시장 상인들은 이곳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구입한 각종농산물에 적당한 유통 마진을 붙여서 인근 주민들에게 판매하는데 판매마진이 작게 책정되는 것은 다르지 않다.
물론 최종소비자인 캄보디아주민이 농산물도매시장이나 기타 여러 대형시장에서 직접 구매한다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겠지만 구매량이 아주 많다면 모를까 하루 찬거리를 위한 소량의 구매를 위해서라면 시간상으로나 거리상으로 볼 때 조금 더 지불하고 구입한다 한 들 억울할 일이 전혀 없다.
결과적으로 외곽지역의 시장상인들이 최종 유통판매자가 되는 셈인데
최종유통단계를 다 합한다 해도 캄보디아의 농산물유통구조는 3단계를 넘지 않는다.
한국슈퍼마켓 역시 다르지 않아서 배추, 무, 홍당무, 양파 등을 비롯한 여러 농산물을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구매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한국교민들의 입맛에 맞게 조금 다듬고 랩으로 개별 포장을 한 다음 짭짤한 마진을 붙인 가격으로 교민들이나 캄보디아 중, 상류층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농산물 유통구조는 그 얼마나 복잡한가.
모르긴 몰라도 한국의 농산물 생산지에서 1차 유통업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캄보디아의 농산물 생산지에서 이 곳 농산물 도매시장에 공급하는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6차, 7차에 이르는 복잡, 다단한 유통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매 한 단계,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유통마진이 붙어,
결국 생산지에서 헐값에 구입한 최초의 매입 가격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3~4배의 유통마진이 붙은 최종소비자가격으로 둔갑하게 된다.
따라서 현행 한국의 이런 복잡한 유통구조는 유통업자 들만이 모든 이윤을 독점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필연적으로 조성시켜, 결과적으로 정작 산지에서 고생한 애꿎은 농민과 서민들의 허리띠만 옥죄는 불합리한 구조적 모순을 고착화 시킬 수 밖에 없다....
어제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재래시장을 찾았다.
작심하고 한 달간 먹을 많은 양의 김치나 깍두기 등을 담그기 위해서가 아닌 한, 나 역시 간단한 찬거리를 구입할 때에는 동네재래시장을 찾는다.
동네재래시장은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카레라이스를 만들 때 필요한 양파, 감자, 홍당무 그리고 돼지고기를 1$어치 구입하고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는데 오이장아찌를 팔고 있는 10대의 앳된 캄보디아 소녀가 시야에 들어온다.
마침 오이장아찌도 얼마 남지 않아서 1킬로를 구입했는데 당시 시간은 오후 5시 경이었다.
한국만 떨이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 캄보디아 재래시장도 떨이판매가 있다~~
오후 5시 정도면 캄보디아 재래시장은 거의 파장분위기다.
캄보디아 소녀는 얼마 남지 않은 오이장아찌를 마저 팔기 위해서 악착같이 장터에 남아있었는데
내가 1킬로를 주문하자 가다렸다는 듯이
듬뿍 듬뿍 비닐봉투에 담기 시작했는데 무려 1.7킬로나 담아준다.
마지막 보너스로 국물을 추가로 넣어주는 것은 당연!
국물이 들어간 오이장아찌를 저울에 달아보니 2킬에 육박한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3,000리엘~~
순박한 캄보디아 소녀의 이방인에 대한 마음 씀이 너무 가상해서 1$를 손에 쥐어주며 잔돈은 필요 없다고 하니 입이 함박만 하게 벌어지며 어꾼 쯔란~~
양파나 감자를 살 때에도 마찬가지인데 오후 5시 경이면 대부분 파장분위기 라서
팔고 남은 감자나 양파 등을 1킬로 정도 구입하더라도
대다수 상인들은 정량을 초과해서 여유 있게 담아준다.
장난삼아 쪽파나 쥐똥고추를 손에 잡히는 대로 적당히 집어서
먼저 구입한 양파, 감자가 들어있는 봉투에 슬며시 집어넣고
요건 뽀너쓰~~하고 미소지어보이면
캄보디아 재래시장의 상인 역시 이방인의 알뜰함에
순박한 미소를 만면에 지어보이며 재미있어 할 뿐이다~~
캄보디아 재래시장을 찾을 때마다 나는 이들의 순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정겨운 정서에 힘입어
나 또한 정신적 안정과 편안함에 젖어든다.
그리고 한국과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단순한 유통구조와
최소한의 유통마진만을 붙여 최종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욕심 없는 캄보디아 재래시장 상인들의 순박한 상행위에 힘입어서
불과 500$라는 적은 생활비만으로도 이 곳 캄보디아에서
궁상떨지 않고 한 달을 충분히 살아가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캄보디아 재래시장 상인들의 순박한 정서가
자본주의의 폐해로 인해 변질되지 않고 가급적 오래 오래 지속될 수 있기만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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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낙원이라 보면 맞는 말 같군요
아직은 때묻지않은 인심이 살아 있는 곳이라고 볼수있죠
지금은 배추 3000리엘 이하는 없어요.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하네요.
시장에 파장에 가본적은 없으나 야채 중량은 정확히 저울로 재고 그냥 주는 법이 없네요.
가끔 땡초 몇개나 쪽파는 덤으로 줄때는 있습니다.
5불~10불만 가져가도 일주일치 야채와 고기 부식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아요.
중국산 참기름 싸다고해서 돌아다녀서 찾긴 찾았는데
50미리에 2.5불 이라네요
한국사람이 직접짠 참기름은 1.5리터에 25불입니다.
참기름은 어디나 비싸게 파네요.
참기름은 프사 오르사이 가셔서 구매하세요
아침일찍 프사짜 가시면 야채랑 생선 엄청 싸게팝니다.
7시전에 가면 전날거 7시이후에 가시면 방금 들어온물건 싸게 팔아요
건강조심 하시고 즐건주말되세요
감사합니다. 참기름이 오르사이에 있군요.
프사짜는 강변쪽에 있는곳이지요?
담꼬에는 자주가는데 짜는 딱 한번 가보았습니다.
수정 합니다.
프사짜가 아니라
프사트마이를 제가 착각을 했심다.싸트마이 아침에 가시면 1주일치 장보기 좋습니다.
오르사이는 낮에 가시구요
싸담꼬도 아침 일찍 가시면 농산물 도매로 팝니다.
우리가 말하는 새벽시장이죠
@마띠니끄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데 마띠니끄님 지금 캄보디아에 계신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