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소감】
‘부산 조카’의 따뜻한 축하 전화에 감동
― 한평생 진실을 탐구해온 자랑스러운 ‘과학자 조카’
― 삼촌의 ‘고백수필’을 읽고 「기적 같은 일」에 축하한다고 말해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ysw2350@hanmail.net)
“삼촌 축하드려요. 숙모님이 건강을 되찾으셨다니,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어요.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 전화 드렸어요.”
부산에 사는 조카다. 한평생 국립대학교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수많은 제자를 지도해온 학자다. 부산 조카는 나와 전화 통화할 때 아직도 ‘작은아버지’라는 호칭보다 ‘삼촌’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다정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나는 칠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장형과 나이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무려 스무 살 차이다. 다른 친구들 같으면 아버지 연세와 같은 분이 장형이다. 그러니 나는 조카들과도 나이가 비슷해서 어린 시절부터 한방에서 뒹굴면서 친구처럼 지냈다.
조카 나이도 어느덧 70을 넘겼다. 그야말로 ‘70 노인’인데, 내게 아직도 ‘작은아버지’라는 호칭 대신 ‘삼촌’이란 호칭을 더 편안하게 여기니, 나도 그렇게 격의 없이 친숙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항렬(行列)을 엄격하게 따지고 자녀들에게 집안의 위계(位階)를 가르쳐온 전통적인 가풍에 따라 조카들은 내게 공적인 자리에선 깍듯이 ‘작은아버지’ 또는 ‘숙부님’이라고 호칭한다.
서두가 길었다. 나는 집안의 여러 조카가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성공하여 국가와 사회를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조카가 ‘부산 조카’다.
물론 다른 조카들도 ‘부산 조카’ 못지않게 전국 각처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지만, 내가 인터넷으로 단편적으로나마 활동을 감지할 수 있는 조카는 대학교 교수인 ‘부산 조카’다.
조카의 학문적인 활동은 나의 ‘정보검색 망’에 가끔 포착된다. ‘부산 조카’의 활동은 인터넷 기사 검색으로도 확인할 수 있고, 유튜브 영상으로도 강의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으니, 그만큼 저명 학자로 알려진 셈이다.
▲ ‘부산조카’의 특별 강연 장면 - 유튜브 화면 일부 캡처
나는 인터넷 기사에서 조카의 이름을 발견하면 마치 내 기사를 발견한 듯 반갑다. 가족 채팅방에도 올린다. 조카가 강의하는 장면을 유튜브에서 발견하면 역시 가족 채팅방에 올려 특별한 소식으로 공유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자주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명절은커녕 집안 애경사에도 만나지 못할 때가 있다. 조카는 외국에 자주 나가기도 하고, 자녀 또한 미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조카가 내게 모처럼 장거리 전화했으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더구나 ‘축하 전화’라니, 뜻밖의 일이었다.
조카가 말했다.
“숙모님이 그 힘든 병고를 잘 이겨내시고 건강을 회복하셨다는 기적 같은 소식을 삼촌의 인터넷 글(제목 : 「백혈병 아내가 살아났습니다」)을 통해 뒤늦게 알았어요.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필자의 ‘고백수필’ 일부 화면 캡처
조카는 그러면서 이른바 ‘불로유(不老乳) 치유’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제가 연구실에서 한평생 학문을 연구해온 과학자입니다. 과학으로 풀 수 없는 신비로운 치유법입니다.
제가 삼촌의 글이라면 누구보다도 신뢰해온 사람이지요. 삼촌의 건실한 생활철학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삼촌의 글은 전적으로 ‘진실’이라고 평소 믿어 왔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번에 숙모님께서 힘든 병고를 이겨내신 것을 토대로 쓰신 ‘고백수필’도 그대로 믿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이 쓴 글이라면 허황한 이야기 같아서 믿지 않을 겁니다.”
조카는 나의 글을 인터넷을 통해 여러 편 꼼꼼히 추적하여 읽었다고 했다. ‘불로유’ 제조방법과 다른 사람들의 치유 간증 사례, 그리고 ‘하늘궁 탐방기’까지도 훤히 알고 있었다. 어떻게 조카가 나의 ‘체험수필’을 꼼꼼히 찾아 읽었는지 놀랍기만 했다.
아마도 멀리 살면서 집안 소식을 자주 듣지 못하다보니 인터넷에 올라오는 나의 생활 수필을 통해서나마 가족들의 근황을 살펴 보는 것으로 짐작됐다.
조카는 그중에서 유독 감명받았다는 대목을 이렇게 언급했다.
“삼촌의 글 중에서 <한 가정의 아내가 몸이 아파 누워 있으면 남편의 생활은 어떨까요? 그 남편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큰지…> 라는 대목에서 저도 공감했어요. 저 역시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삼촌의 그와 같은 솔직한 심정 토로가 울림을 주더군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조카와 오랜만의 전화 통화는 좀처럼 끊을 수가 없었다.
조카는 어릴 때부터 성격이 원만하고 매사 긍정적이어서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집안에서도 삼촌의 뜻을 늘 존중하고, 따뜻한 말을 해주는 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나는 한때 조카와 영화도 자주 보러 다닌 적이 있다. 2편씩 연속 상영하는 영화관이었다. 조카는 과학적인 학문을 전공하였지만, 문학과 예술에 대해서도 깊은 조예를 가졌다. 그래서 나와의 대화는 일단 시작되면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전화 통화를 끝내고 나서 아내가 물었다.
“그렇게 길게 전화 통화하는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일인데, 상대가 누구예요?”
부산 조카의 ‘축하 전화’라고 했더니, “그게 뭐, 축하받을 일인가요. 나보다 더 고생하다가 나은 사람도 많은데요.”라고 말했다.
그렇다. 본인은 축하받을 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조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아내가 몸이 아프면 얼마나 힘든 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글을 읽고 진정으로 걱정해 주고, 따뜻한 위로와 축하의 전화를 해준 조카. 삼촌으로서 가슴으로 느낀 뜨거운 고마움을 감출 수 없어 소감의 일단을 기록으로 남긴다. ■
2023. 5. 28.
삼촌 윤승원 소감 記
♧ ♧ ♧
첫댓글 ♧ 필자의 인사 말씀 :
자랑스러운 조카의 따뜻한 축하 전화는 새로운 활력을 주었습니다. 무엇이든 감동할 일이 자주 생기면 몸도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문학작품이나 영화나 미술이나 정서적으로 감동하면 좋은 기운이 생기고 따뜻한 위로나 축하의 말 한마디에 감동할 줄 알면 생활에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오늘 단체 카톡방에서 저에게 보내주신 수많은 분들의 격려와 축하 메시지가 큰 활력을 주었습니다.
이런 신선한 감동의 언어를 제공해 준 부산 조카에게 고맙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누리소통방 회원님들께도 감사합니다. (필자 올림)
♧‘올바른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올사모]에서
◆ 낙암 정구복(역사가,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023.5.28.19:03
글을 읽어보니 촌수는 3촌, 숙질간이지만 나이로는 동년의 친우 같은 사이입니다. 서로 축하해줄 만한 일이 있을 때 특별히 축하해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의 전화는 마치 영화에서 기분과 감정이 고조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더구나 오랫동안 불치의 병으로 알았던 질병이 구름 가시듯이 없어진 상황은 참으로 축하해줄 일이지요. 이런 숙질간의 대화를 실타래처럼 술술 풀어내는 장천 윤승원 선생의 글에 다시금 찬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두 분 요즘 행복하겠습니다. 가정의 달이 며칠 남지 않은 것이 유감스럽겠습니다. 부디 항상 웃음꽃이 옹달샘처럼 그치지 않는 행복한 가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정구복)
▲ 답글/ 윤승원
존경하는 낙암 교수님의 댓글이 문학평론입니다. ‘숙질간’이라는 표현은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옛 시골 어르신들의 말씀처럼 구수하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조카를 만난 지 몇 해가 됐는지 햇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장형이 돌아가시고 나서 전국 각처의 조카들과 만날 기회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
낙암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요즘 아내가 건강을 회복하여 큰 걱정과 시름이 다소 사라졌습니다. 저보다 오히려 더 건강한 모습을 보면서 난치병도 이젠 심각하게만 여길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더욱 겸손해져야겠습니다.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가정의 달’에 낙암 교수님이 제게 주시는 무언의 가르침이 아닌가 해석합니다. 고맙습니다. (윤승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