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마지막 글이 올라 온지 4일 되었지만, 제가 5일을 못 기다리고 하루 먼저 글을 씁니다.
저도 이제는 한 물 간 나이에 횡재하는 재테크 수단을 배워 볼 요령으로 10in10카페에 가입했습니다.
근데, 여차직 저차직 해서 이렇게 돈을 모았다는 사람은 별로 없고, 소득이 많은 사람이 글을 쓰면 돈자랑한다고 악플이 왕창 달리는 사태가 벌어 지고
돈이 없는 가운데 열심히 벌어서 집이라도 한 채 건질라고 아웅다웅 살고 있는데 웬쑤의 시엄니가 또 무슨 날이라고 손 벌리고 해서 살기가 힘들다라는 글들이 주로 올라 와서,
별로 횡재하는 데는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의 처지를 한 번 읊어 볼테니 잘 하고 있는 건지 함 봐주세요.
1. 아파트
식구는 네 명인데 화장실은 하나뿐인 작은 아파트에 삽니다.
주위에서는 나이에 맞는 평수를 살아야 된다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저는 50평이 넘어야 하니 한참 못난 인생입니다.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다 보니 이구동성으로 화장실 두 개 있는 아파트로 이사가자고 합니다. 단, 이 동네에서... 에휴! 돈이 하늘에서 떨어 지나? 그래. 좋아. 로또가 될 때까지만 기다려!
이 집 팔고 값싼 동네로 이사가면 가능하겠지만, 집팔고 세금내는 거가 싫어서 그냥 눌러 삽니다. 따라서, 식구들을 위해서 제가 맨 나중에 화장합니다. 힘주고 있으면 참을 만합니다.
현재 기대도 할 수 없는 재건축에 목매달고 기다리며 삽니다. 5년 쯤이면 결판이 나겠지요.
2. 주식투자
양대 주식시장 (酒食/株式)에 계속 투자중입니다.
酒食시장에서 주로 선호하는 종목은 소주이고, 요즘은 건강 문제로 투자가 뜸한 편입니다.
株式시장에서는 미상장 벤처 주식 두 군데에 묻지마 투자를 했습니다.
하나는 천배의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했는데 수년후에나 원금 정도를 건질 전망이고,
또 하나는 거금을 투자했는데 지금 회사를 정리하는 중이라는 우울한 소식.
둘 다 친구나 친척에게 투자한 거라서 패 죽일 수도 없고...
연신 혀를 차는 마눌님한테 얼굴을 못들고 지냅니다.
그래도 제 주위에는 1억에서 3억까지 날린 사람들이 수두룩 합니다.
하루는 3억 터진 놈하고 소주 한 잔하는데, 이 놈이 글쌔 저는 자기보다 적게 터졌으니 그만큼 돈 번거라면서 소주값을 저한테 바가지 쒸운 일이 있습니다.
그러면, 주식투자 안한 사람은 3억 터진 사람한테 비하면 3억 벌었고, 1억 터진 사람보다는 1억 벌었다는 결론인데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 그럼 앉아서 2억을 날린건데....
이해가 안되는 어리둥절한 가운데 소주값 바가지는 썼고....
3. 은행 예금
전부 마눌님이 관리하고 있어서 지금 어디에 얼마가 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묻지마 투자 실패때문에 저의 권리는 일체 없습니다.
쥐꼬리 같은 월급에서 신용카드/보험료/전화요금/핸드폰요금 등 자동이체 완료후 30만원 용돈(교통비 포함)만 남기고 전부 마눌님한테 송금하는 신세입니다.
4. 애마
88년부터 타던 중고 갈색 스텔라(현대)를 92년 말에 폐차하고, 왕자표 백마(대우)를 뽑았는데 지금까지도 별로 고장도 없고 해서 계속 운행중입니다.
마눌님이 출퇴근하시면서 쪽 팔려 죽겠다고 차 좀 바꾸자고 야단인데 어디 돈 있으면 뽑으라고 하니 또 그냥 말없이 다닙니다.
내일이 취항 만 12주년 기념일인데, 차량가격 83만원에 보험료는 89만원입니다.
가끔씩 엘지화재에다 덤테기를 쒸웠더니 보험료로 응수하더군요.
15년 정도 타고 다니면 혹시 신문에라도 나서 독지가가 렉서스 한 대 안 뽑아 줄라나요?
5. 돈먹는 하마들
딸내미는 착각 속에 사는 대학생. 학교 수업에 필요하다고 중고 카메라 사느라 거금이 들었는데, 보유 중인 카메라가 벌써 3대입니다. 그기에다가 자기가 공주쯤 되는 줄 압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는 한 철 지난 옷을 50~70% DC해서 사입는데, 돈도 못버는 애들이 백화점에서 명품만 사 입을라고 해서 지 엄마가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함을 질렀다는데, 딸내미 왈, 뭐 자기만 그런게 아니라나요?
아들내미는 중학생. 노는 거는 전교에서 1등이고 여학생들한테도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만, 이 번에 반대항 농구시합에서 한 골도 못 넣는 바람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교 성적은 담임선생님이 부모를 모두 소환해서 훈계를 할 정도입니다. 학원 수업을 못 따라 가겠다고 해서 단독 과외를 시키고 있는데 뭐? 선생님하고 스타일이 안 맞아서 도로 학원 다니겠다나요?
6. 로또 투자
맞벌이를 해도 저축을 제대로 못하는 가운데에서도 유일한 희망이 로또 복권 사는 겁니다.
마눌님은 저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1등 되는 순간 마눌님한테 절반 뚝 떼어 주면서 "니 마음대로 하세요" 하고, 닉네임도 '경처빈대'에서 다른 멋있는 걸로 바꿀라고 생각중 입니다.
7. 결론
이런 전차로 재테크를 아무 것도 못하고 조용히 삽니다.
뭐 잘못된 거 있으면 충고 좀 해 주세요.
첫댓글 참 잼있게 사시는군요... ??
글을 감칠맛나게 쓰시는군요 ^^
글 쓰시는게 예사 솜씨가 아닌것 같습니다.책한번 써보심 어떨런지... 잘읽고 갑니다.삶의 진솔한 얘기
글이 너무 재마납니다.ㅎㅎㅎㅎㅎ 멋쨍이..홧팅~
절대 잘 못하고 있지 않아요. 사람사는 냄새가 찐하게 묻어나고 있네요
흠흠..다들 사는게 고만 고만 하잖아요? 유별나게 사는 사람들 많을라나?
그래도 2억 털릴 돈은 있었으니 나보다 낫네요. 그래도 우짭니까, 사람 사는게 다 그런걸.......
아! 2억 털린거는 3억 탈린 놈 보다는 3억 벌었고 과 1억 털린 놈한테는 1억 더 벌었으면 기준을 3억에 두면 그냥 2억 손해 본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잘 이해가 안되죠? ㅎㅎㅎ
그럼 주식해서 본전만해도.. 3억 번거내요..ㅋㅋㅋ 그런데 누구는 그러더군요.. 주식해서 10% 이익내봐야 그간 맘고생한거 생각하면 번것도 아니라고..맘고생해도 좋으니 연간 15%씩 10년만 해봤으면..
우울했는데..너무나 진솔하게 사시는것 같군요...잘읽고 갑니다.ㅎㅎㅎㅎㅎ
경처빈대님글은 항상 기분좋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비록 서울에 계시지만 자주자주 들리셔서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글구 언제 시간되시면 꼭 부산에 놀러오세요!무지 뵙고싶어요*^^*
불량감자님/5억 터진 사람 옆에 있으면 5억 번거고요...신씨여왕님/사진에서 봤는데 무지 미인이시네요. 아! 다른 여성 회원님들도 다들 미인이시고요. 저는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합니다. 근데, 마눌님한테는 23년 동안 예쁘다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는데...쑥쓰러워서...갱상도 문디이들 중 한 명입니다.
'경처빈대' 님의 닉이 참 편하게 느껴지네요....^^ 마눌님....^^ 님... 지금 행복하시죠? 행복하신거 같아요...^^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나도 경처빈대님의 연배 쯤 돼서 남들한테 내 자식들을 애정있게 표현하며 살고 싶네요!!
이 늦은시간에 켐방에 프린트한다고 랑이랑 왓는데..한참 웃고 갑니다. 덕분에 엔돌핀이 팍팍 생기네요 ~.~
경처빈대님.. 정말 사람을 즐겁게 해주시는 분 같아요. 항상 글을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짓게 합니다.
경처빈대란 닉네임이 이유가 있었네요 ㅋㅋㅋ... 로또대박 맞아 멋진 닉네임 바뀌는 그날까지... 행복하게사세요^^
힘 내세요.전투잡스를 하면서 꽤 짭잘한수익을 얻고 있답니다 . 저는 통신생활 상품권 사업을 하는데 아주 괜찮아요. 관심있으시면 알려 드릴께요. 돈 벌어서 차도 바꾸고 집도 옮기세요.